오징어의 영양분과 먹을 때 주의할 점

오징어의 영양분과 먹을 때 주의할 점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수도권에서 가까운 제부도권역에서도 갑오징어와 주꾸미가 제법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낚시로 잡은 갑오징어나 주꾸미를 날것으로 먹을 때 내장을 먹어도 되는지를 질문하는 분들이 많은데, 날것으로는 절대 먹지 않는 것이 좋고 익혀서 먹더라도 가급적 내장은 제거하고 드시기를 권유하고 싶습니다.

오징어류의 내장을 제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생충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고 거기에 더하여 오징어의 정포로 인한 위험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전에 오징어의 기생충이란 포스팅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오징어를 갓 잡아 바로 회로 먹을 때에 내장을 감싸고 있는 부위는 식감이 부드러워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래의 사진과 같은 부위에 특히 기생충이 많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수컷 오징어의 생식기관인 정포를 잘못 먹으면 아래의 사진과 같이 구강내부에 정포(정협)가 박혀 극심한 고통과 함께 결국에는 병원을 찾아 마취를 하고 제거해야 하는 일을 겪을 수도 있으므로 가급적 오징어의 내장을 제거하고 드시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절대 날것으로 먹어서는 안 되는 오징어의 부위는?

 

그러면 이제는 오징어의 영양성분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오징어를 먹을 때 느끼는 맛은 수용성의 성분인데 일반적으로 추출물 성분이라고들 부릅니다.

■ 오징어 맛의 성분

해산물의 추출물성분은 보통 질소함유성분인 유리아미노산, 올리고펩타이드, 유기염기 및 핵산관련 물질과 무질소성분인 유기산과 당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종류와 양에 따라서 맛에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학이 크게 발달한 지금까지 해산물 특유의 맛을 구성하는 성분이 규명된 종류는 가리비, 전복, 바지락, 말똥성게, 대게 등 극소수에 불과하며 오징어는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산물의 주요성분(mg/100g)

구분
전복
가리비
말똥성게
대게
오징어
글리신
174
1,925
842
623
59
알라닌
98
256
261
187
80
글루타민산
109
140
103
19
3
발린
37
8
154
30
7
아르기닌
299
323
316
19
13

따라서 맛의 성분이 규명된 종류와 대비하여 봄으로써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인데 유리아미노산으로 많은 양을 함유하고 있는 글리신, 알라닌, 아르기닌, 프롤린의 성분에서 글리신, 알라닌이 단맛을 크게 좌우하는 성분인데 오징어는 산성아미노산에서 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타민산의 함량이 다른 해산물에 비해 낮은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 오징어의 영양분

오징어는 저칼로리, 저지방, 고단백식품으로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타우린과 EPA, DHA 등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우려가 있는데 HDL이 많고 LDL은 적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과 타우린의 비율이 2.2~3.1로 소고기의 0.6, 돼지고기의 0.8, 닭고기의 0.3에 비해서는 높은 편입니다.

식품의 콜레스테롤 함량

종류
mg/100g
오징어
270
건조오징어
980
낙지
150
소라
140
장어
230
새우
170
소간
240

 

이제 오징어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을 다른 해산물과 비교를 해보면 아래와 같은데 단백질 성분은 우리가 먹는 근육과 피부, 내장의 주성분입니다.

 

해산물의 성분 비교

종류
Kcal/100g
수분(%)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회분(%)
오징어
88
79
18.1
1.2
0.2
1.5
정어리
217
64.4
19.8
13.9
0.7
1.2
전갱이
121
74.4
20.7
3.5
0.1
1.3
참돔
142
72.2
20.6
5.8
0.1
1.3
연어
133
72.3
22.3
4.1
0.1
1.2

 

그런데 우리가 섭취하는 단백질은 몸속에서 분해되어 흡수되는데 오징어의 아미노산을 100으로 보면 참돔, 연어, 전갱이 등은 100으로 동일하며 쌀은 65, 밀가루는 41, 갑오징어나 꼴뚜기는 75로 낮은 수치를 보입니다. 그러나 쌀과 밀가루에 부족한 아미노산인 리신은 어패류에 많이 함유되어 있고 갑오징어와 꼴뚜기에 부족한 아미노산인 발린은 쌀에 기준치 이상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갑오징어는 쌀밥과 함께 섭취하면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가 있습니다.

아미노산 수치 비교

종류
수치
부족
오징어
100
갑오징어
71
발린
꼴뚜기
84
발린
정어리
100
전갱이
100
쌀(정백미)
65
리신
밀가루(중력분)
41
리신

 

■ IPA와 DHA

IPA는 한때 EPA로 알고 있었으나 그린란드의 이누이트족과 덴마크인들이 동일한 수준의 지방을 섭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근경색환자의 비율이 적은 것을 연구하면서 정확하게 규명이 되었습니다. 즉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덴마크인에 비해 이누이트족이 섭취하는 지방질은 물고기를 비롯한 해산물이고 이런 차이로 인해서 혈액 속에 더 많은 IPA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덴마크인과 이누이트족의 질환 발병율(1963년~1967년)

종류
덴마크인
이누이트족
급성심근경색
40명
3명
소화궤양
29명
19명
천식
25명
1명
류마치스 관절염
높은
낮음
궤양성 대장염
높음
낮음

 

IPA는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억제하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며 성인병 예방과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천식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IPA와 DHA 성분은 오징어에 비해 붉은 살 생선이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답니다.

■ 마지막으로

해산물은 신선도가 빨리 저하되기 때문에 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해산물을 냉동하게 되면 단백질과 육질이 변하면서 맛과 식감이 나빠질 수 있는데 오징어의 근육은 불용성의 섬유단백질 함량이 높고 치밀한 조직을 구성하고 있어서 냉동을 하더라도 변화가 적으므로 당연히 단백질과 영양분의 변화도 적습니다.

아울러 말린 오징어는 딱딱하여 소화가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오징어의 소화율은 90% 이상으로 생선과 크게 차이가 없답니다.

생선회를 뜰 때 껍질을 벗기는 방법

생선회를 뜰 때 껍질을 벗기는 방법

낚시로 잡은 고기를 회로 뜰 때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생선의 껍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것은 칼 쓰는 법에 익숙해지기 전에는 생선의 살과 껍질의 사이에 칼이 들어간 느낌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생선살과 껍질의 사이는 4겹의 구조로 되어 있어서 껍질을 잘못 벗기게 되면 생선회의 표면의 색상이 깨끗하게 떠지지 않을 수 있으니 어떤 점에 주의하여 회를 떠야 하는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용한 생선은 잿방어인데 전체적인 방법은 생략키로 하고 껍질 벗기는 방법에 대해서만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꼬리 부분에 칼집을 넣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껍질이 잘리지 않도록 앞에서 멈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칼집을 낸 부분에 칼을 넣고 껍질을 벗기는데 이때 중요한 점은 껍질을 잡은 손을 최대한 낮추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껍질을 단단히 잡는 것도 아주 중요한 요소이므로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맨손으로 잡기보다는 장갑을 끼고 잡거나 아니면 수건으로 감싸고 잡는 것이 좋습니다.

 

▶ 껍질을 단단히 잡았으면 이제는 칼날이 껍질과 평행하도록 칼을 눕히고 껍질을 누른다는 느낌으로 잘라주는데 이때 키포인트는 꼬리를 잡은 손을 당겨준다는 것입니다.

 

▶ 서두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생선의 껍질은 층이 있어서 회를 뜰 때 껍질을 자연스럽게 벗기지 못하면 아래와 같이 생선의 표면이 일률적이지 않게 됩니다.

 

▶ 물론 생선살의 표면이 완벽하게 은빛이 나도록 껍질을 제거한다는 것은 전문가들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꼬리 부분에 칼을 넣어 껍질을 조금 제거한 다음, 들어서 상태를 확인하여 생선살의 표면이 은빛이면 그 상태에서 계속 껍질을 벗겨나가면 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껍질을 제대로 벗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칼의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종 단계인 갈비뼈와 살이 있는 지점에서는 칼이 걸려 각도가 바뀌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사진과 같이 갈비뼈와 살을 껍질을 벗기기 전 단계에서 미리 잘라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상으로 전문가가 아닌 낚시를 하면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생선회를 뜰 때 어떻게 껍질을 벗기는가를 알아보았습니다.

칠레산 연어의 역습

칠레산 연어의 역습

남대천에서의 연어낚시는 올해도 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우리의 식탁에도 연어가 오르는 일이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지만 연어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우리가 먹는 연어 가운데 칠레산 연어에 대해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연어는 크게 냉동과 냉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냉장연어는 95% 이상이 노르웨이산이며 해마다 수입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 노르웨이 산 냉장연어의 수입통계

연도
수입액
2015년
835.8억
2016년
1,504.8억
2017년
1,784.5억
2018년
2,380.1억
2019년
2,486.2억
합계
8,991.4억

 

이에 반해 냉동연어의 경우에는 노르웨이와 칠레산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칠레산의 수입비중이 훨씬 높다.

※ 냉동연어의 수입통계

 

연도
칠레산
노르웨이산
합계
2015년
591.3억
133.8억
725.1억
2016년
329.4억
151.3억
480.7억
2017년
380.9억
162.3억
543.2억
2018년
494.6억
156.0억
650.6억
2019년
232.6억
107.6억
340.2억
합계
2,028.8억
711.0억
2,739.8억

연어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유통되는 대부분의 연어가 양식(養殖)된 것이란 점에서 비롯되고 있는데 2017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의 연어 양식 통계를 보면 1위가 노르웨이로 122만 톤을 생산하였고 2위가 칠레로 49만5천 톤을 생산하였으며 3위가 영국(17만 톤), 4위가 캐나다로 14만1천 톤을 생산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연어는 원래 노르웨이나 알래스카 등의 북반구에 서식하는 어종인데 어떻게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에서 연어를 양식할 수 있었던 것일까?

 

우리가 먹는 냉동연어의 70% 이상이 수입되는 칠레는 수산기술력이 뛰어나서 연어 양식에 성공한 것일까?

지금부터 칠레의 연어 양식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칠레산 수입연어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우리보다는 일본에서 더 크게 사회적 문제가 되었으며 그 촉발은 허핑턴 포스트로부터 시작되었는데 2018년에는 르몽드에서도 “고급식품에서 생태재앙이 된 연어”란 제목으로 다룬 적이 있다.

칠레의 연어양식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51년 전인 1969년에 시작되었다. 불모의 땅이었던 칠레 파타고니아에서 연어 양식을 시작하여 수출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이면에는 수산강국인 일본의 힘이 숨어 있다.

1969년 일본의 국제협력단은 칠레 정부의 요청으로 기술진을 파견하여 수많은 노력 끝에 마침내 연어의 사육기술을 현지화하는데 성공하였으며 1982년에는 일본기업이 그것을 해면양식으로 발전시켰다.

 

물론 오늘날 칠레가 수출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일본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칠레가 자국의 노력으로 기술을 더욱 발전시킨 점도 간과할 수는 없으나 회귀성 어종인 연어의 치어를 방류하는 것을 뛰어넘어 활어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발전시킨 것은 전적으로 일본의 힘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칠레산 연어에 대하여 자국의 기술력으로 양식하게 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일본은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자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라거나 “칠레산 연어는 안전한 방법으로 양식되고 있다.”는 등의 기사를 양산해내기 시작했다.

1973년 일본의 기술력으로 인공부화시킨 연어의 알을 칠레에서 최초로 방류하는 것에서 시작된 칠레의 양식 연어가 이젠 일본의 식탁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산 수입연어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

노르웨이산 수입연어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

10년 전에 비해 10배나 많은 양이 수입되고 있는 연어는 유해성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고 가장 많은 양을 수입하고 있는 노르웨이 내에서도 논란이 한창이다.

낚시를 좋아해서 물고기에 대한 지식은 남들보다 조금 더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안전성의 검사에 관한 지식은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형편이어서 2019년 7월 3일자로 일부가 개정된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9-57호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근거로 하여 노르웨이산 수입연어의 방사능 안전성에 대해서 알아본다.

수입 수산물의 방사능 안전성을 거론하게 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후쿠시마( 福島)산 수산물이다. 이전에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수입에 대해 알아보면서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금지 조치를 제일 강력하게 취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고 그 뒤를 이어 우리나라와 러시아가 7개 현으로부터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데도 일본이 유독 우리나라만을 WTO에 제소했던 것에는 이번의 수출규제를 비롯하여 일본의 정치적 이유가 내재되어 있음을 잘 알 수가 있다.

먼저 방사능의 기준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공전은 아래와 같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방사성 세슘에 대한 기준은 1kg당 100Bq(베크렐)로써 미국(1,200 Bq/kg), EU(1,250 Bq/kg)에 비해서 높은 것은 사실이나 노르웨이산 연어의 방사능이 우리나라의 기준치를 넘을 수 있는 가능성이 발생하였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이런 제기를 하게 된 동기는 1989년 4월 7일, 노르웨이해에 있는 베어 섬(Bear Island: 노르웨이어로는 비에르뇌위아섬)의 남쪽 180㎞ 지점에서 화재로 인해 침몰한 러시아의 핵잠수함 K-278 콤소몰레츠 때문이다.

베어 섬(Bear Island)

K-278 콤소몰레츠에는 1기의 원자로를 비롯하여 2기의 핵탄두가 장착된 어뢰가 탑재되어 있었는데 침몰 후 2개월 뒤에 선체를 발견했을 때, 선체의 균열과 어뢰발사대의 파손을 발견하였고 1996년 7월에서야 파손 부위의 봉합에 성공할 수 있었다.

 

1994년 플루토늄의 누출을 확인하고 1995년 봉합한 다음 여러 차례의 방사능 검사를 실시했는데 노르웨이 당국은 2007년 있었던 러시아의 조사를 바탕으로 2008년 8월에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안전할 것으로 생각했던 K-278 콤소몰레츠(K-278 Komsomolets)의 방사능 유출은 지난 일요일(2019년 7월 7일)에 행해진 조사에서는 일반적인 해수보다 10만 배나 높은 방사능 수치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되었다.

K-278 콤소몰레츠에 실려 있는 핵탄두가 장착된 2개의 어뢰에는 각각 테니스 공 크기만한 3㎏의 플루토늄239가 들어있고 이번에 샘플을 채취한 원자로 부근에서는 세슘137이 우리나라의 식품기준치인 100Bq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노르웨이 해양연구소(Norwegian Institute of Marine Research)의 힐데 엘리스 헬달(Hilde Elise Heldal)을 대장으로 하는 탐사대는 탐사선(GO Sars)를 타고 트롬쇠(Tromsø)에서 노르웨이해의 침몰지점으로 이동하여 아에기르6000(Ægir 6000)이라는 소형잠수정을 이용하여 이전보다 더 정밀하게 샘플을 채취하였다고 한다.

GO Sars

 

아에기르6000(Ægir 6000)

 

이번 탐사의 가장 큰 목적은 2007년에 이루어진 러시아의 탐사 이후에 누수가 진행되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었는데 그 결과는 누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정되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미지출처: 노르웨이 TV2

조어대전 제3장: 차벤더라고도 부르는 처브를 잡는 방법과 요리법

조어대전 제3장: 차벤더라고도 부르는 처브를 잡는 방법과 요리법

처브(Chub) :황어아과의 민물고기로 흐름이 완만한 강과 운하에 서식하며 자갈이 많은 곳을 선호한하며 5월부터 9월까지가 산란기로 성어의 평균적인 체중과 크기는 1.4~2.3㎏, 30㎝정도이다.

낚시꾼: 처브는 요리를 잘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이렇게 요리하지 않고는 먹을 수가 없습니다. 처브는 잔뼈가 많으며, 살은 수분이 많아 찰지지 않고 물렁거립니다. 게다가 각별한 맛도 없어서 많이들 꺼리는 물고기죠. 프랑스인들은 이 물고기를 하찮게 여겨 추잡한 물고기(unvilain)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그러나 요리만 잘하면 제법 먹을만한데 만일 대형 처브라면 지금부터 말하는 것처럼 요리해야 합니다.

먼저 비늘을 벗기고 깨끗이 씻은 다음 내장을 제거합니다. 이때 아가미 가까운 쪽을 따주는 것이 좋고 자주 물로 씻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목구멍에 있는 풀과 수초를 깨끗이 제거하지 않고 요리하면 시큼한 맛이 납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향초(香草)를 배에 집어넣고 2~3개의 길쭉한 부목을 꼬챙이에 묶고 소금과 버터와 사과식초나 포도식초를 섞은 것을 발라 쪄줍니다. 이렇게 요리를 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혹은 낚시꾼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맛있는 요리가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요리하면 처브가 많이 함유하고 있는 수분을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꼭 기억해두어야 할 것은 될수록 신선할 때 요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죽고 나서 하루 이상이 지난 처브는 맛이 크게 떨어지는데, 그것은 갓 수확한 체리와 하루 이틀 물에 담가둔 체리의 맛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과 같다고 하면 이해가 갈 겁니다.

그러나 신선할 때 즉시 요리를 했다고 해도 내장을 제거하고 물에 오래도록 담가두고 피를 완전히 뺀 다음 요리를 하는 것과 피가 남은 채로 요리를 하는 것과는 맛에서 크게 차이를 보입니다. 피가 다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요리를 하는 것이 고생해서 낚은 노력의 보답도 되고 본인도 자신이 생길 것입니다.

또는 이런 방법으로도 처브를 요리할 수 있답니다.

비늘을 벗긴 다음 꼬리와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물에 깨끗이 씻은 뒤, 바닷물고기를 요리할 때와 같이 등에 칼집을 넣고 연기가 나지 않게 숯불을 멀리 두고 굽습니다. 그리고 버터와 소금을 섞고 작게 썬 백리향을 더한 소스를 계속 바르면서 굽습니다. 이렇게 요리하면 수분이 완전히 빠져서 방금 먹은 것처럼 아주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금 먹고 있는 처브도 내일까지 보관했다 요리했더라면 먹지 못했을 거란 점과 목구멍을 아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것과 내장을 제거한 후엔 절대로 물로 씻지 말라는 것을 기억해두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생선 손질에 관해 공통으로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제가 실추된 처브의 명예회복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알겠죠? 이젠 제자인 당신에게 처브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겠습니다. 처브는 지금부터 알려주는 대로만 하면 초보자들도 쉽게 잡을 수 있답니다.

우선 내가 처브를 잡았던 곳으로 가보세요. 그곳엔 더운 날이면 스무 마리 정도의 처브가 수면 가까이에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도중에 목초지를 지날 때 메뚜기를 두세 마리만 잡으세요.

그리곤 나무 그늘에 몸을 숨기고 될 수 있으면 조용하게 메뚜기 미끼를 바늘에 달고 물속으로 20㎝ 정도 가라앉히는데 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낚싯대를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켜 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처브는 겁이 많은 물고기여서 새의 작은 그림자만 비쳐도 숨어버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낚싯대의 그림자만 보고도 숨어버릴 겁니다. 그러나 그 뒤로 다른 그림자가 나타나 놀라지 않는 한 서서히 위로 떠오를 겁니다. 수면 가까이로 나오면 잘 봐야 합니다. 당신이 있는 곳에서 잘 보일 거예요.

그 다음엔 당신의 낚싯대를 달팽이가 움직이는 것처럼 천천히 움직여서 목표로 삼은 물고기의 입에서 7~10㎝ 정도 지점에 미끼를 이동시키면 틀림없이 처브가 미끼를 먹을 것이니 당신은 처브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처브의 입은 가죽처럼 질겨서 낚싯바늘이 걸리기만 하면 좀체 빠지지 않으므로 물속에서 거세게 반항을 해도 놓칠 염려는 없습니다. 자 이제 저의 낚싯대를 가지고 가서 알려준 대로 해보세요. 나는 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낚시장비나 손질하고 있을게요.

사냥꾼: 스승님께서 여러 가지로 자세히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배운 대로 한 번 해보겠습니다.

보십시오! 잡았습니다. 스승님께서 잡았던 것과 비슷한 크기의 처브를 잡아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낚시꾼: 야, 축하합니다. 소질이 있는 제자가 생긴 것 같군요. 내가 조언해주고 당신도 열심히 연습한다면 조만간 능숙한 낚시인이 될 것 같군요. 제가 보증합니다.

사냥꾼: 하지만 스승님, 메뚜기를 구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낚시꾼: 그럴 때는 검정달팽이의 흰색 몸통이나 조그마한 치즈 한 조각을 사용하면 됩니다. 아니면 지렁이나 날개미, 쇠파리, 집파리 같은 파리 종류도 괜찮으며 혹은 쇠똥에 붙어 있는 쇠똥구리나 딱정벌레도 괜찮고 딱정벌레의 유충보다 조금 크고 흰색의 애벌레처럼 살아있는 미끼면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낚시를 하다 보면 무더운 밤에는 송어도 잡을 수 있어요. 강가를 거닐다 송어가 날벌레에게 덤벼드는 모습을 보았거나 그런 모습을 봤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그때 만약 메뚜기가 있으면 낚싯바늘에 끼우고 낚싯줄은 1.8m 정도 길이로 맞춘 다음 물가에 있는 덤불이나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수면에서 메뚜기가 움직이도록 하세요.

그러면 물고기가 덤벼들 텐데 입질을 해도 무조건 잡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송어는 입이 가죽처럼 질긴 어종(魚種)이 아니거든요. 이렇게 하는 낚시는 어떤 종류의 살아있는 날벌레도 괜찮지만 특히 메뚜기가 가장 좋습니다.

사냥꾼: 그런데 스승님이 말씀하신 입이 가죽처럼 질긴 물고기란 어떤 것을 말하는지 궁금합니다.

낚시꾼: 처브처럼 목에 이빨, 즉 인두치(咽頭齒)가 있는 물고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바벨, 모샘치, 잉어 같은 물고기는 바늘이 입술에 걸리면 빠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파이크, 퍼치, 송어와 같은 물고기들은 목구멍에는 이빨이 없으나 입에는 이빨이 있지요. 이런 종류를 자세히 보면 입속에 뼈가 많고 입술은 아주 얇은데 이런 물고기는 바늘이 제대로 걸리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챔질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사냥꾼: 자세히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잡은 이 처브는 어떻게 할까요?

낚시꾼: 글쎄요. 가난한 분들에게 드리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저녁거리론 꼭 송어를 잡아드릴 테니까요. 낚시에 입문하여 최초로 잡은 물고기를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준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나눔을 받는 분들은 하느님과 당신에게 감사할 겁니다. 아무 말이 없다는 건 동의한다는 뜻이겠죠. 당신이 흔쾌히 나누어준다고 하니 처브낚시에 대하여 더 많은 것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3월과 4월에는 웬만한 처브는 지렁이로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5월, 6월, 7월에는 날벌레와 조갯살(Cherries), 날개와 다리를 잘라낸 딱정벌레, 혹은 달팽이나 토담벽에 번식하는 검은벌로 잡을 수 있답니다.

※ 조갯살로 번역한 체리(Cherries)는 식물성 열매가 아니라 체리스톤(Cherry Stone)이란 조개를 말하는 것이어서 조갯살로 번역하였다.

물살이 빠른 포인트에서 수면에 떠있는 처브를 노릴 때는 메뚜기가 최고예요. 그리고 바닥에 있는 처브는, 풀 속에 번식하고 있어서 풀을 벨 때 곧잘 발견할 수 있는 땅벌 새끼를 미끼로 사용하면 좋습니다.

8월부터 기온이 내려가는 달에는 노란색 계열의 떡밥이 효과적이며, 향이 강한 치즈와 버터에 절구로 빻은 사프란을 섞어서 만드는데 레몬색이 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겨울철 낚시에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처브가 가장 맛있는 시기는 지금 무렵입니다. 왜냐면 날카로운 뼈가 퇴화해서 없어졌거나 연골화되었기 때문이죠. 처브는 치즈와 테레빈유를 발라서 구우면 특히 맛있습니다.

처브는 송어처럼 피라미나 펭크도 먹으며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미끼가 있지만 그 얘긴 차차 하기로 하고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반드시 기억하기 바랍니다. 더울 때는 수중의 중층이나 수면 부근에서 잡기가 쉽고, 추울수록 바닥층에서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딱정벌레나 날벌레를 미끼로 수면을 공략할 때는 낚싯줄을 길게 하여 낚시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처브의 알도 별미입니다만 목구멍을 잘 씻은 대형 처브의 대가리 역시 상당한 별미랍니다. 이 정도로 처브에 대한 얘기를 마칠 테니 다음에는 더 많은 손맛을 보길 바랍니다.

그런데 처브를 요리할 때는 잡자마자 바로 요리를 해야 한다고 자꾸 얘기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점에 대해서 옛날 사람들이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를 생각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세네카의 ‘자연 탐구(Natural Questions)’를 읽으면 알 수 있듯이 고대인들은 생선의 신선함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산 채로 손님에게 대접하지 못하면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그래서 그들은 식당의 테이블 밑에 유리병을 두고 물고기를 그 안에 살려두었던 것입니다. 손님에 대한 최고의 대접은 살아있는 물고기를 손님의 눈앞에서 요리하는 것이었고 요리를 함에 따라 숭어가 죽어가면서 여러 가지 색깔로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이 얘긴 지금은 이 정도로만 하고 송어를 잡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시 시간을 내어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합시다.

아이작 월턴이 쓴 ‘The Complete Angler’의 번역을 마치고

아이작 월턴이 쓴 ‘The Complete Angler’의 번역을 마치고

마침내, 아이작 월턴(Izaak Walton)이 쓴 ‘The Complete Angler’의 번역을 마치고 책에 수록할 역자 서문(譯者 序文)을 작성하였습니다. 책은 아마도 이르면 5월 말, 늦어도 6월 초순이면 서점의 한구석에 진열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낚시의 바이블이란 수식어가 붙어있는 아이작 월턴(Izaak Walton)이 쓴 ‘The Complete Angler’는 국내에서 두 차례가 번역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출판된 것은 2014년에 작고하신 우당(愚堂) 안동림 교수께서 번역하신 것으로 영문판을 번역한 일본의 책을 다시 번역하면서 제목도 그대로 옮겨와 조어대전(釣魚大全)이란 제목으로 판매가 되었는데, 안동림 교수는 영문학자이면서도 장자(莊子)를 최초로 국역한 고전문학 번역가이자 소설가, 음악평론가로도 활동하셨으나 안타깝게도 2014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이재룡씨가 번역한 것이 있는데, 역시 조어대전(釣魚大全)이란 제목으로 세상에 선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번역의 오류가 많고, 안동림 교수님의 번역본에 있는 오탈자를 그대로 베낄 정도로 짜깁기한 흔적이 너무나 많이 보여, 읽고 난 뒤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두 분 모두 낚시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았던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단어의 선택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었고, 일본판 조어대전(釣魚大全)에 있는 물고기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원본과는 다른 내용이 되어버린 부분들이 조금 아쉽게 생각이 되었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재룡씨의 번역본을 보면, “수달을 사냥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아쉽다.”라고 번역해야 할 “I am sorry that there are no more otter-killers”를 “유감이지만 저는 더 이상의 수달 사냥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로 번역하고 있다거나, 금어기간은 언제(몇 월)를 말하는 겁니까?로 번역해야 할 “Why, Sir, what be those that you call the Fence-months?”를 “선생은 왜 산란기 때 그들이 무엇을 한다고 하십니까?”고 번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두 권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오류가 있는 부분을 꼽자면, 제5장에 나오는 “then I turn up to a friend’s house who mews a hawk for me, which I now long to see.”라는 문장을 “매사냥을 하는 마굿간에 사는 친구의 집으로 갈 것이다”로 번역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mew란 단어는 매가 털갈이할 때 가두어 두는 새장 또는 그곳에 가두어 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털갈이를 위해 매를 맡긴 친구 집에 들러 매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다.”로 번역하는 것이 옳았습니다.

게다가 송어낚시에 대하여 얘기하고 있는 제5장의 상당 부분이 누락되어 있고, 특히 제19장의 경우에는 통째로 빠져 있어서 완전한 번역본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벨(Barbel)이란 물고기를 일본 고유의 어종인 니고이(似鯉)로 번역한 것을 돌잉어라고 소개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의 하나로, 물론 두 종류 모두 잉어과에 속하지만, 학명이 다르고 서식지가 다르기 때문에 바벨(Barbel)이란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해서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작 월턴이 쓴 ‘The Complete Angler’를 직접 번역해보겠단 결심으로 작업을 시작하였으며, 친구 같은 아우인 박상호 군의 응원을 받아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문판은 인터넷에도 공개되어있는 1903년에 George Bell & Sons에서 출판된 것을 번역하였으나 총 2부로 구성된 책을 어디까지 번역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아이작 월턴의 ‘The Complete Angler’는 그의 나이 60세이던 1653년에 초판이 나왔고, 그 후 1676년에는 찰스 코튼(Charles Cotton)이 플라이낚시에 관한 내용을 쓰고 아이작 월튼이 가필(加筆)한 것을 제2부로 합본한 제5판이 나왔으며, 로버트 베너블즈(Robert Venables)가 쓴 ‘The Experience’d Angler or Angling Improv’d’를 제3부로 합본하여 ‘The Complete Angler’를 펴내기도 했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The Complete Angler’는 제2부가 포함된 제5판 이후의 것이지만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감안하여 우선 아이작 월턴이 썼던 제1부만을 먼저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 책을 읽으실 분들께서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21년 4월 25일

표절은 예나 지금이나, 영국이나 한국이나

표절은 예나 지금이나, 영국이나 한국이나

담백한 문체의 원서를 읽거나 신문을 보는 것과는 달리 외국어로 된 시(詩)를 읽는다는 것은 많은 차이가 납니다.

하물며 외국어로 된 시를 번역한다는 것은 힘든 작업임엔 틀림없습니다. 아이작 월턴의 ‘The Compleat Angler’를 번역하면서 그 안에 있는 많은 시들 중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초고를 올려봅니다.

탈고(脫稿)하면 윤문(潤文)의 과정을 거치면서 표현을 가다듬어야 하지만 지금 그대로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 옮겨봅니다.

내 사랑이여 내 집으로 오소서

골짜기와 숲과 언덕과 들판과

우거진 수풀과 산들이

우리를 반기는 그곳으로.

바위에 함께 앉아

양 떼를 모는 양치기의 모습을 보면서

시냇물 소리와

새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 듣고 싶어라.

그댈 위한 잠자리는 장미로 만들고

향기로운 꽃으로 꾸며 놓고서

꽃 모자와 도금양의 잎사귀로 장식한

커틀을 만들리.

어린양의 털로는

겉옷을 만들고

순금의 버클 달린 신발 만들어

추위에서 지켜주리라.

밀짚과 담쟁이덩굴론 벨트를 만들고

산호와 호박으론 단추를 달리

이 즐거움은 그대의 것

사랑하는 사람이여 내게 오소서

내 집으로 오소서.

주님의 성찬을 차리듯

은접시에 음식을 담아

상아 식탁 위에 올려놓으리

그대와 나를 위하여.

오월의 아침엔 그댈 위하여

양치기는 춤을 추고 노래 부르리

당신의 마음이 움직이기를

그리하여 나의 신부가 되어주기를

나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노라.

 

윗 시에 대한 답가

세상이 영원하고

생명도 영원하며

양치기의 말도 진실하다면

아름다운 기쁨에 몸을 맡기고

나 그대의 연인이 되리.

시간이 양 떼를 우리로 몰고

분노한 강물이 바위를 식히며

나이팅게일이 더 이상 노래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의 젊음도 끝은 있으리.

꽃은 시들고 들판은 휑해져

사나운 겨울에 짓밟히누나

달콤한 속삭임은 상처가 되고

행복한 봄은 서글픈 가을로 변하는구나.

그대의 겉옷, 그대의 신발, 장미의 잠자리,

그대의 모자, 그대의 커틀, 그대의 꽃다발,

덧없이 시들어 잊혀지누나

철없는 농익음은 썩고 마누나.

밀짚과 담쟁이덩굴로 만든 그대의 벨트

산호와 호박으로 만든 그대의 단추는

어느새 매력을 잃어버렸네

나 다신 그대에게 가지 못하리.

어떠한 산해진미도

주님의 은총에 어찌 비기랴

지나간 모든 것은 부질없어라

젊음이 지속되어 계속 사랑할 수 있다면

기쁨은 끝이 없고, 늙지도 않는다면

그 기쁨에 이끌려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 살리라.

 

윗 시의 답가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했건만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었던가?

사랑해서 결혼했었고

사랑의 환상에 이끌렸었기에

조금의 아쉬움도 내겐 없다네.

그러나 가슴은 두려움에 싸이고

그녀의 아름다움은 간 곳 없어라

그래도 사랑은 서리처럼 눈처럼 쉬이 녹진 않누나

우유 담은 통을 나르는 내가

오늘도 그녀를 사모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어라.

아이작 월턴의 조어대전에 나오는 이 노랫가락은 크리스토퍼 말로(Christopher Marlowe)가 지은 정열적인 목자의 사랑(The Passionate Shepherd to His Love)이란 제목의 시입니다.

 

그런데 이 시에 아이작 선생은 약간의 창작을 가미하여 슬쩍 끼워놓고는 출처도 밝히지 않고 책에 삽입을 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제가 번역하여 올린 것은 말로의 작품과는 일부분이 상이합니다.

아이작 선생께서 누구의 작품인지 몰라서 작자를 밝히지 않은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드는군요~

아이작 월턴이 쓴 조어대전 옥의 티

아이작 월턴이 쓴 조어대전 옥의 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낚시계의 바이블이란 수식어가 붙은 것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아이작 월턴(Izaak Walton)의 조어대전(The Compleat Angler)에는 잘못된 부분들이 더러 눈에 보이는데 오징어가 다리를 뻗는 것을 두고 목에서 창자를 꺼낸다고 적고 있는 것처럼 당시의 과학이나 기술력으로는 알기가 어려웠던 부분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조금만 철저하게 교열(校閱)이 이뤄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과 그가 죽고 난 뒤에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부정확한 것이 되고 만 것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조어대전의 제2장을 보면 금어기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Sir, they be principally three, namely, March, April, and May; for these be the usual months that Salmon come out of the sea to spawn in most fresh rivers, and their fry would about a certain time return back to the salt water, if they were not hindered by weirs and unlawful gins, which the greedy fishermen set, and so destroy them by thousands; as they would, being so taught by Nature, change the fresh for salt water. He that shall view the wise statutes made in the 13th of Edward I., and the like in Richard II., may see several provisions made against the destruction of fish; and though I profess no knowledge of the law, yet I am sure the regulation of these defects might be easily mended.”

“3월, 4월, 5월의 3개월을 말합니다. 이 시기는 보통 연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와 산란을 하는데 거슬러 오르는 도중에 불법적인 둑이나 덫에 의해 남획(濫獲)되면 산란은 수포가 되고 맙니다. 에드워드 1세와 리차드 2세의 시대에는 금어기에 대한 법률이 제정되어 남획을 막고 있었다는 것은 법률에 밝은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는 내용으로 저처럼 법률지식이 없는 사람조차도 금어기를 정한 법률은 옳다고 생각합니다.”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내용은 2가지의 큰 오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첫째는 연어의 산란기를 봄철이라 적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에드워드 1세가 만든 법을 정확히 알고 있었더라면 연어의 산란기를 봄철로 적지는 않았을 것이란 점입니다.

1285년 에드워드 1세가 만든 금어기(禁漁期)에 대한 법을 보면 매년 9월 8일부터 11월 11일까지는 대부분의 강에서 연어를 잡는 것을 금하고, 4월 중순부터 6월 24일까지는 어린 연어를 잡는 것을 금지한다고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작이 이 법에 대해 조금만 더 자세히 알아보았더라면 3월~5월이 연어의 금어기라고 기록하는 잘못을 범하지는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아이작 월턴도 몰랐던 사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아이작 월턴은 낚시꾼의 희망과 행복한 생활에 대한 찬가로 조 다보스란 사람이 지은 시를 소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시의 초반부만 잠깐 소개하면 이런 내용입니다.

Let me live harmlessly, and near the brink

Of Trent or Avon have a dwelling-place;

Where I may see my quill or cork down sink

With eager bite of Perch, or Bleak, or Dace;

And on the world and my Creator think:

Whilst some men strive ill-gotten goods t’ embrace,

And others spend their time in base excess

Of wine, or, worse, in war and wantonness.

Let them that list these pastimes still pursue,

And on such pleasing fancies feed their fill,

So I the fields and meadows green may view,

And daily by fresh rivers walk at will,

Among the daisies and the violets blue,

Red hyacinth, and yellow daffodil,

Purple Narcissus like the morning rays,

Pale gander-grass, and azure culver-keys.

남을 해치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리라

트렌트 강이나 에이번 강가에 집을 지으리

퍼치와 블리크, 데이스의 힘센 입질에

물속으로 가라앉은 찌를 볼 수 있는 그곳에서

창조주 하느님을 경외하며 살고파라.

누군가는 불법으로 돈을 모으고

누군가는 지나치게 술을 마시고

누군가는 싸움과 여자에 빠져 시간을 허비할 때

나 홀로

푸른 들과 목장을 바라보고

원할 때면 강가를 거닐면서

데이지와 제비꽃

파랗고 빨간 히아신스와 노란 수선화,

아침 햇살 같은 보라색 수선화와

창백한 갠더풀과 하늘색 컬버키를 보리라.

이것은 조어대전보다 40년이나 앞선 1613년에 출판된 ‘낚시의 비밀(The Secrets of Angling)’이란 책을 펴낸 사람이 쓴 것으로 아이작은 그 사람의 이름을 조 다보스(Jo. Davors, Esq.)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이작 월턴의 상상력의 결과물로써 조어대전은 이 책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인데, 그런 사람의 이름을 창작해서 만들었다는 점은 아이작 월턴의 내면을 분석해보는 좋은 단서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바람직하다고는 하지 못하겠습니다.

아이작은 조어대전 초판에서는 그의 이름을 ‘Jo. Da’로 적었으나 3판부터는 조 다보스(Jo. Davors, Esq.)로 기록하였고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낚시의 비밀(The Secrets of Angling)’이란 책은 출판될 당시에는 저자의 이름을 ‘J. D. Esquire’라고 이니셜로만 적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작은 여기에다 자기 마음대로 성과 이름을 갖다 붙인 것이었죠.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인지, ‘낚시의 비밀(The Secrets of Angling)’에 대한 질투심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1613년에 나온 ‘낚시의 비밀(The Secrets of Angling)’을 쓴 사람의 이름이 존 데니스(John Dennys)였다는 것은 1811년에 밝혀졌으니 아이작으로서는 모를 수밖에 없었을 것인데, 당당하게 조 다보스라 말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은 계속해서 영국의 낚시문학으로 저를 끌어당기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쯤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조어대전 제2장: 수달과 처브 이야기

조어대전 제2장: 수달과 처브 이야기

사냥꾼: 딱 맞춰서 오셨군요. 저도 방금 도착했습니다. 마침 해도 뜨는군요. 지금 개들이 수달 한 마리를 잡았는데 저 언덕 아래에 있습니다. 수련과 꽃냉이가 무성하죠. 보세요. 개도 사람들도 정신이 없어요.

낚시꾼: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오늘 사냥은 출발이 좋군요. 인사는 그만두고 우리도 빨리 가봅시다. 도저히 가만있을 수가 없습니다. 울타리건 도랑이건 넘어서 갑시다.

사냥꾼: 어디서 수달을 잡았습니까?

수달사냥꾼: 여기서 1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서 닥치는 대로 송어를 잡고 있던 걸 발견했는데 더 먹지도 못하면서도 계속해서 송어를 잡고 있었죠. 그리고 마침 그때 우리가 도착했는데, 먹다 남긴 게 이만큼이나 있었습니다.

그 뒤 우리는 수달에게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쫓았죠. 이젠 개와 사람들이 있으니 도망칠 수 없을 것이니 조금만 있으면 숨통을 끊고 가죽을 벗길 수 있을 겁니다.

사냥꾼: 수달 가죽이 값어치가 있습니까?

수달사냥꾼: 장갑을 만들면 10실링은 받을 수 있어요. 비 오는 날엔 수달 장갑보다 좋은 게 없어요.

낚시꾼: 재미난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당신은 지금 짐승을 사냥 중인가요? 아니면 물고기를 잡는 중인가요?

수달사냥꾼: 어려운 질문이군요.

사냥꾼: 살코기는 먹지 않는다고 맹세한 카르투시오 대학의 힘을 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 문제는 많은 논쟁거리가 되어 왔지만 해결되지는 않은 것 같군요. 그러나 수달의 꼬리는 물고기라는 것에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하는 모양입니다. 만일 수달의 몸통도 물고기라고 한다면 물고기가 땅 위를 걸어 다니는 게 되지요.

왜냐면 때때로 수달은 새끼에게도 먹이고 자기도 먹을 물고기를 잡기 위해 하룻밤에 5~6마일에서 10마일까지 이동합니다. 비둘기가 아침을 먹으려고 40마일(64㎞)을 날아가는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런데 수달은 물고기를 많이 먹기도 하지만 먹지 않으면서도 장난삼아 물고기를 죽이거나 상처를 입힌다는 점이 문제랍니다. 라틴어로 수달을 ‘개담비(Dog-fisher)’라고 하는 이유는 물속에서 100야드 떨어진 곳에 있는 물고기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콘라드 게스너의 말에 의하면 더 먼 곳의 냄새도 맡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달의 음낭은 간질병에 좋다고 하며 베니오네라는 약초를 아마포에 싸서 수달이 나타나는 곳에 매달아 두면 그곳을 피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물속이나 땅에서 모두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죠.

콘월엔 용감한 수달이 아주 많은데 학식이 높은 캠던의 말에 의하면 오터시(Ottersey)라는 강이름은 수달이 아주 많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 정도가 제가 수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입니다. 방금 수달이 숨을 쉬려고 올라왔군요. 사냥개가 달려들고 있어서 오래가지는 못할 겁니다. 스위트립스란 이름의 개가 수달을 잡은 것 같으니 어서 가봅시다.

사냥꾼: 이런, 말을 탄 분들이 모두 강을 건너버렸네요. 어떡하죠? 우리도 따라서 건널까요?

수달사냥꾼: 이뇨.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셨다가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말을 탄 사람들과 개들이 이쪽으로 불쑥 나타날 거고 수달도 분명히 나타날 겁니다. 그러니까 킬벅이란 개에게 맡깁시다. 수달은 또 숨을 쉬러 나올 테니까요.

사냥꾼: 과연 그렇군요. 구석에서 숨을 쉬고 있어요. 방금 링우드란 이름의 개가 잡았어요. 앗, 수달에게 물리면서 놓쳤네요. 이제 스위트립스가 수달을 잡았고 개들이 모두 덤벼듭니다.

물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이젠 수달도 지쳤군요. 스위트립스, 수달을 가지고 와! 자, 보세요. 이 녀석은 암놈이고 새끼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으니 잡았던 곳으로 다시 가보면 분명히 새끼들이 있을 테니 잡아서 모조리 죽여야죠.

수달사냥꾼: 자 수달을 잡은 곳으로 가봅시다. 이 근처에서 서식했던 모양인데, 보세요, 정말 5마리의 새끼가 있죠? 모두 죽입시다.

낚시꾼: 잠깐만요. 길들여 보고 싶어서 그러니 한 마리만 산 채로 제게 주십시오. 레스터셔에 사는 닉 시그레이브란 분이 기발한 재주가 많은데 그분은 수달을 길들여 물고기를 잡게도 하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재미난 일을 많이 시킨다고 해요.

수달사냥꾼: 네, 한 마리 가져가시면 나머진 죽일 겁니다. 그럼 이제 맥줏집에 가서 ‘올드 로즈’를 부르며 다 함께 건배를 합시다.

사냥꾼: 낚시꾼 양반, 함께 가시죠. 오늘 밤엔 제가 쏘겠습니다. 아무래도 하루 이틀 정도 선생을 따라다니면서 낚시를 배우려면 제가 신세를 져야 할 것 같으니까요.

낚시꾼: 좋습니다. 서로 대접도 하고, 함께 즐기게 되어 기쁠 따름입니다.

사냥꾼: 그럼 함께 낚시를 하러 갑시다.

낚시꾼: 그럽시다. 수달사냥꾼님들 안녕히 계십시오. 오늘 다시 암수달을 잡아서 새끼들과 함께 죽이는 재미를 누리시길 바랍니다.

사냥꾼: 그런데 어디서 낚시를 시작하죠?

낚시꾼: 아직 낚시하기엔 마땅하지 않고 1마일은 더 가야 될 것 같습니다.

사냥꾼: 걸으면서 이야기하시죠. 어제 묵었던 숙소 및 주인과 일행들이 마음에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여관주인은 재미난 사람이었죠?

낚시꾼: 그 대답을 하기 전에 먼저 수달을 죽일 수 있어서 기뻤고, 수달사냥꾼들이 많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수달을 사냥하는 사람의 숫자가 적다는 점과 어족보호를 위한 금어기(禁漁期)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강의 파괴는 심해질 겁니다. 법과 금육일을 지키는 극소수의 사람들도 어육(魚肉)이 부족하면 육식을 강요당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입니다.

사냥꾼: 금어기란 언제를 말합니까?

낚시꾼: 3월, 4월, 5월의 3개월을 말합니다. 이 시기는 보통 연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와 산란을 하는데 거슬러 오르는 도중에 불법적인 둑이나 덫에 의해 남획(濫獲)되면 산란은 수포가 되고 맙니다.

에드워드 1세와 리차드 2세의 시대에는 금어기에 대한 법률이 제정되어 남획을 막고 있었다는 것은 법률에 밝은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는 내용으로 저처럼 법률지식이 없는 사람조차도 금어기를 정한 법률은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친구 중에 한 명이 “모두의 일은 그 누구의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하천관리인도 부끄러워할 정도로 작은 법적 기준 이하의 크기인 물고기와 그것을 잡을 수 있는 그물이 시장에서 매일 판매되는 양이 그토록 많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산란기의 물고기를 잡는 것은 자연의 법도를 어기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새끼를 부화하고 있는 둥지에서 어미새를 빼앗는 것과 같은 것으로 하느님께서도 신명기(신명기 22장 6, 7절)에서 그런 행동을 금하는 율법을 만드셨습니다.

※ 원본에는 레위율법(신명기 22장 6, 7절)이라고 적혀 있으나 이해를 돕기 위해 레위율법을 신명기로 해석하였다.(in the Levitical law (Deuteronomy xxii. 6, 7)

하지만 불쌍한 물고기들에게는 그런 잔혹한 어부들 외에도 적이 너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아까 말한 수달을 비롯하여 가마우지, 알락해오라기, 물수리, 갈매기, 왜가리, 물총새, 고라라, 푸엣, 백조, 거위, 오리, 그리고 물쥐라고도 하는 크래버 등등 모두가 없애고 싶은 것들뿐이지만, 저는 불필요한 살생은 싫어하기에 그렇게는 하지 않습니다. 오직 저는 물고기만 상대하고 나머지는 자연의 순리에 맡겨 둡니다.

이제 아까 하신 술집 주인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을 드리면, 사실 그분은 제 취향은 아닙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대부분은 성경을 모독하는 농담이거나 음란한 농담이어서 위트가 있는 사람이라곤 생각되지 않습니다.

악마는 그와 비슷한 성격의 인간에게 다가가 그런 성정을 부추기거나 아니면 그런 사람은 스스로가 좋아해서 외설적인 언어로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것이죠.

그러나 뛰어난 화술로 모두를 즐겁게 하고 불경스런 말은 하지 않은 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진정으로 재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분은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오늘 밤, 바로 그런 분들이 있는 곳으로 당신을 모시겠습니다. 이 근처에 송어회관이란 곳이 있는데 저의 좋은 낚시친구가 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좋은 친구와 좋은 이야기는 미덕의 근본이죠. 그러나 어젯밤에 들은 것과 같은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어제 묵었던 여관주인의 애들은 아마도 아버지를 흉내 내서 나쁜 말을 할 겁니다.

게다가 어젯밤에 모인 사람들은 각자가 지위와 명예도 있다는 사람들이어서 더더욱 유감스럽습니다. 신앙이 부족한 사람은 거지보다 구원받기 어려우니 최후의 심판이 있는 날에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실제적인 예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시는 모든 부모와 예의범절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신앙을 가지지만

어머니의 사랑으로 가르침 받은 자의 신앙심은

더 두터워지리라.

이것은 진리를 표현한 것으로 모두가 인정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얘기는 이 정도로 마치겠습니다. 저는 예절을 소중하게 여기지만 그렇다고 너무 지나치게 남을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이제 낚시로 화제를 돌리죠. 저쪽에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그곳에서 분명히 처브(Chub)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잡으면 제가 잘 아는 깨끗하고 저렴한 가게에 가서 여주인에게 요리를 부탁하고 쉬면서 저녁을 먹도록 하죠.

사냥꾼: 처브는 제일 맛없는 물고기 아닌가요? 저는 저녁에 송어를 먹고 싶거든요.

낚시꾼: 절 믿으세요. 이 근처에는 송어를 잡을만한 포인트가 없습니다. 게다가 오늘 아침 수달사냥을 하는 당신의 친구분들과 헤어지면서 많은 시간을 소비했기 때문에 벌써 해가 높이 떠버리고 말았습니다.

송어낚시는 저녁까지는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처브는 당신 말처럼 맛이 없다고 소문나 있지만 요리하는 방법에 따라 맛있는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사냥꾼: 어떻게 요리를 하면 그렇게 되는 겁니까?

낚시꾼: 그건 처브를 잡은 다음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자 여길 보세요. 보이죠? 일어서야만 보일 겁니다. 저기 스무 마리 정도의 처브가 있는데 저 중에서 제일 큰 녀석으로 딱 한 마리만 잡을 겁니다. 내길 해도 좋습니다.

사냥꾼: 와! 선생은 마치 고수처럼 말씀하시는군요. 하지만 선생이 정말 제일 큰놈을 낚아 올리기 전에는 믿을 수가 없어요.

낚시꾼: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 보세요. 제일 큰 처브의 꼬리에 상처가 있죠. 아마도 파이크(강꼬치고기)나 다른 뭔가에 당한 걸로 보이는데 흰 점처럼 보이는군요. 저 녀석을 잡아보겠습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만 기다리면 꼭 저 녀석을 낚아 올리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사냥꾼: 그럼 기대하고 기다리겠습니다. 자신만만해 하시니까요.

낚시꾼: 제 솜씨가 어떻습니까? 제가 잡겠다고 했던 꼬리에 흰 점이 있는 녀석입니다. 이젠 이 녀석을 맛있게 요리하기 위해 아까 얘기했던 맥줏집으로 안내하겠습니다. 그곳에는 깨끗한 방들이 있고, 창가엔 라벤더가 만발하며 벽에는 20개 정도의 민요가 걸려 있답니다.

주인아주머니는 얘기한 적이 있는지 모르지만 깔끔하고, 미인이고, 예의 바르며 지금까지 여러 번 요리를 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제 방식대로 요리를 부탁할 것인데 분명히 맛있다고 느끼실 겁니다.

사냥꾼: 기꺼이 가겠습니다. 슬슬 배도 고파오고 아침부터 4마일 밖엔 걷지 않았지만 피곤하기도 해서요. 어제 사냥의 피로가 아직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낚시꾼: 그렇군요. 이제 곧 쉴 수 있을 겁니다. 말씀드린 맥줏집이 저기 보이는군요. 아주머니 안녕하셨습니까? 제일 맛있는 맥주부터 주시고, 이 처브를 요리해 주실래요? 지난번 8일인가 10일 전에 친구와 함께 여기 왔을 때 한 것처럼 요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빨리 좀 부탁할게요.

여주인: 예, 금방 요리해 드리겠습니다.

낚시꾼: 아주머니가 정말 빨리 만들어 주셨네요. 어때요? 먹음직스럽지 않습니까?

사냥꾼: 정말 그렇군요. 그럼 이제 기도하고 식사를 시작해볼까요?

낚시꾼: 어떻습니까? 맛있죠?

사냥꾼: 이렇게 맛있는 건 먹어본 적이 없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을 위해 건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들어주시겠습니까?

낚시꾼: 무엇입니까? 그렇게 겸손하게 말씀하시니 무엇인지 듣기도 전에 들어드리겠다고 할 것 같습니다.

사냥꾼: 다름이 아니고 앞으로 당신을 스승님이라 부르도록 허락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저를 제자로 삼아 주십시오. 선생은 인간으로서도 훌륭한 분이시고, 게다가 낚시 솜씨도 뛰어나시고, 요리 또한 일품이시니 꼭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낚시꾼: 손을 이리 주세요. 지금부터 나는 당신의 스승이 되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물고기의 생태에 대해서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낚시인들이 알고 있는 것 이상의 것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조어대전 원작자 서문 번역

조어대전 원작자 서문 번역

이 글은 아이작 월턴이 그의 저서 ‘The Compleat Angler’의 제5판에 실은 ‘To the reader of this discourse’를 번역한 것입니다.

독자에게-특히 열정적인 낚시인들에게

저 혼자의 만족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는 생각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세상에 낚시의 기법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썼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이 책을 펴냄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고자 하는 욕심은 없지만 지금까지 받아온 정당한 평가마저도 잃어버리는 일은 피하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이 칭찬받지는 못할지라도 너그러운 관심으로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책은 완벽한 것이 아니므로 잘못된 부분도 있겠지만 많은 분들에게 즐거움과 조언을 드릴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을 내어 숙독하신다면 읽을만한 가치가 있음을 충분히 아실 것이라는 것이 제가 가진 확신이며 자신감이고 비평에 대한 저의 각오입니다.

그러나 비평은 자유지만 너무 지나친 비평을 받게 된다면 저자의 자유로 그런 것들은 지나칠 생각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유의하실 사항은 제가 이 책을 쓰는데 있어서 저는 낚시를 통해 또 다른 오락을 즐길 수 있도록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곳곳에 많은 배려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것들의 대부분은 천진난만한 것이지만 그것조차도 비난하신다면 그런 사람은 너무나 까다로운 사람이므로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을 것이기에 그런 분들의 비평은 사양하겠습니다.

덕망 높은 분들이 말씀하듯 실수란 저지르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배려가 옳았다는 것을 보여드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한마디로 제 기분의 소산이기 때문입니다. 종종 장사를 접고 낫(Nat)과 로우(R. Roe)와 함께 낚싯줄을 드리우는 그 기분 그대로를 꾸밈없이 쓴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그러나 함께 낚시를 즐겼던 동료도 이제는 세상에 없고, 나의 즐거웠던 추억도 그림자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도 송어나 그 밖의 물고기의 그림만큼은 좋아하실 것입니다. 이 그림들은 제가 그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칭찬해도 괜찮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이 책의 실용적인 면에 대하여 말씀 드리면 물고기의 습성이나 산란, 제철, 잡는 방법 등에 대한 저의 의견에 이견을 제기할 분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물고기는 나라와 지역에 따라 산란의 시기와 방법도 다르고 제철도 다르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몬머셔스(Monmouthshire)의 3대강으로 알려져 있는 세번 강(River Severn), 와이 강(Wye River), 어스크 강(Usk River)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와이 강에서는 9월부터 4월까지가 연어의 제철인 반면 템스 강(River Thames)과 트렌트 강(River Trent), 혹은 그 밖의 많은 강에서는 한여름을 포함한 6개월이 제철이라는 사실입니다.

세번 강 (River Severn)

물고기를 잡는 기술을 책으로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는 유명한 펜싱 선수였던 조지 헤일즈(George Hales)씨가 ‘펜싱 방어술 자습서(The Private School of Defence)’를 통해 펜싱을 가르치고자 했을 때 주변에서 비웃음을 받았던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헤일즈씨의 책에는 도움되는 내용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이란 말로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 의해서만 전할 수 있다는 이유로 비웃음을 샀던 것인데, 그런 점에 있어서는 낚시의 기술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서 낚시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또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많은 낚시인들이 모르는 방법 등을 알려드리려고 노력하였으며 낚시를 사랑하고 즐겨 하는 사람들의 경험에서 참고가 되는 많은 것들을 모으고 동시에 이삭을 줍고자 했습니다.

낚시는 수학과 같아서 완전히 배울 수는 없습니다. 무한한 것은 완전히 가르칠 수도 없고, 완전하게 배울 수도 없어서 후세에게는 익혀야 할 새로운 것들이 여전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낚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이 책값 정도의 무엇인가는 분명히 얻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이 책에 대하여 설명하지 않는 것은 여러 가지 약속을 하고도 제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될 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책의 연구와 수집의 성과는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쯤에서 독자에게 드리는 글을 마무리 지어도 괜찮겠지만 다음 사항은 약간 덧붙일까 합니다.

송어 플라이 낚시에서는 12개월마다 각각의 다른 날벌레를 사용해야 한다고 많은 낚시인들이 말합니다. 그러나 이 규칙을 따른다 하더라도 맑은 날을 골라 건초를 만드는 것처럼 현명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어떤 때는 많이 보이던 날벌레도 다음 해에는 춥거나 더움에 따라 한 달 일찍, 또는 한 달 늦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낚시인들에게 평판이 좋은 12마리의 날벌레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충분히 설명하였으니 날벌레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웨일즈나 다른 나라에는 일정한 지역에만 있는 날벌레들이 있기 때문에 말할 것도 없이 그곳에 서식하는 날벌레와 닮은 인조미끼를 만들지 못한다면 낚시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서너 종류의 플라이는 여름 동안이라면 대부분의 하천에서 송어를 잡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겨울철 플라이 낚시의 경우에는 지나간 달력 정도의 효과뿐이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누구도 날 때부터 예술가가 아니듯이 태어날 때부터 낚시꾼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독자 여러분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제5판에서는 저의 관찰과 동료들과의 소통을 통해 얻은 것들을 많이 보충하였습니다. 비 오는 밤에는 이 책을 읽어주시기 바라며, 낚시를 하러 가실 때에는 동풍이 불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이작 월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