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광장에 있는 “명작과 괴작-현대 스피닝릴의 시조 Hardy Altex”란 글을 보면 하디사에서 만든 알텍스(Altex)를 롤스로이스(Rolls-Royce)에 견주고 있다.

하디사의 알텍스(Altex) 릴이 자동차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롤스로이스(Rolls-Royce)에 버금갈 정도로 뛰어난 제품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런 표현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롤스로이스와 하디(Hardy)사의 역사적 관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시대에 탄생한 하디(Hardy)사의 역사와 제품에 대한 얘기는 수십 편의 글로도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플라이 낚시용품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는 동기를 한 번 알아볼까 한다.

세계적으로 플라이 낚시용품의 3대 메이커라고 부르는 곳으로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영국의 하디(Hardy)사와 오비스(Orvis) 및 레오나드(Leonard)를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창업년도로는 찰스 오비스(Charles F. Orvis)가 1856년에 설립한 오비스(Orvis)가 가장 빠르고 그 다음이 하이람 루이스 레너드(Hiram Lewis Leonard)가 1869년에 창업한 HL Leonard Rod Company가 두 번째이며 1872년에 창업한 하디(Hardy)사가 가장 늦게 창업을 했다.

영국 노섬벌랜드주에 위치한 소도시인 안윅(Alnwick)에서 창업한 것이 1872년의 일이었지만 처음에는 총포상으로 출발을 하였고 낚시용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1874년의 일이었으니 하디사의 역사는 정확하게는 1874년부터라고 봐야 옳을 것 같다.

어제 올린 글 “대나무 낚싯대의 역사와 여성 낚시인”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하디사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성장하게 된 동기는 무엇보다도 뛰어난 낚싯대를 생산한 것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영국에는 하디(Hardy)사가 창업하기 32년 전에 설립된 팔로우(Farlows)라는 업체도 있었지만 하디(Hardy)사가 큰 성공을 거두게 된 요인으로는 왕실납품업체로 지정되었던 것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팔라코나(Palakona)

 

팔라코나(Palakona)로 이름붙인 하디사의 대나무 낚싯대는 1883년과 1884년에 영국에서 열렸던 ‘국제 낚시박람회(International Fisheries Exhibition)’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수상했고 이어서 1885년에는 낚시대회에서 월등한 기록으로 우승을 하게 되면서 명성을 쌓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1906년에는 조지 5세가 황태자이던 시절 하디사의 용품을 사용했던 것을 계기로 1910년에 영국의 왕실에 납품하는 것을 필두로 유럽 각국의 왕실에 납품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디사가 릴을 생산한 것은 1880년에 출시했던 모델 ‘Bronzed Gunmetal’이 최초였는데 스피닝 릴의 생산은 1932년에 영국의 알프레드 홀덴 일링워스(Alfred Holden Illingworth)가 출원한 스피닝 릴의 특허가 만료됨과 함께 출시했던 모델인 알텍스(Altex No.1)가 처음이었다.

 

물론 알텍스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형태의 풀 베일 암(full bail arm)의 특허를 취득하여 경쟁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성능을 단독으로 보유할 수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낚시용품계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을 얻었던 것은 아니었다.

1938년 하디사는 사업을 확장하여 항공부품산업에도 진출을 하게 되는데 불안과 긴장이 고조되던 당시의 국제정세는 1940년부터 하디사가 군수산업에 참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군용항공기의 엔진을 제작하고 있던 롤스로이스사의 하청업체로 지정되어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납기를 단축시키는 성과를 보이게 된다.

그리고 2차 대전의 종전과 함께 재건에 힘을 쏟은 하디사는 1951년에 런던에 다시 매장을 열 수 있게 되는데 그 때 롤스로이스사가 그간의 양사의 관계를 고려하여 카탈로그의 촬영을 했던 곳이 바로 새롭게 문을 연 하디사의 런던매장 앞이었으며 그곳에서 롤스로이스사로부터 “하디는 낚시분야의 롤스로이스고, 롤스로이스는 자동차 분야의 하디”라는 찬사를 듣게 된다.

물론 이 말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이었기에 이때부터 하디사는 낚시업계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던 것이며 이러한 역사를 지닌 하디사의 이야기는 2008년에 “하디의 잃어버린 세계(The Lost World of Mr. Hardy)”란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다.

우리나라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는 플라이 낚시 분야의 이야기이긴 해도 앞으로 계속해서 하디사를 비롯한 세계 3대 메이커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기술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