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내게 맞는 루어 낚싯대(로드)는 어떤 것일까?”란 글에서 고급 로드의 선택만으로는 절대 훌륭한 조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그 때 말한 고급이란 표현은 고가라는 의미로 봐도 무방한데 오늘은 초보 루어인들이 선택하는 로드의 딱딱함, 즉 경도에 대해서 살펴볼까 한다.
루어낚시를 하다 보면 톡톡~ 하는 입질을 분명히 느꼈지만 챔질을 하면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초보 루어인일수록 더 많이 겪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초보 낚시인들은 숏 바이트라고들 하면서 “물고기들의 입질이 약아서 잘 잡히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말은 맞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틀렸을 확률이 높다.
숏 바이트라고 하는 것은 “숏 바이트란 무엇이고 그 대책은?”이란 글과 “숏 바이트(short bite)의 또 다른 원인”이란 글을 통해 자세히 알아본 바가 있는데 다시 한 번 간추려보면 숏 바이트(short bite)라고 하는 것은 미끼를 문다는 뜻을 가진 바이트(bite)와 짧다는 뜻의 형용사 숏(short)을 결합하여 만든 말로, 물고기가 입질은 하지만 바늘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입질만을 하는 것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영어권에서는 숏 스트라이크 또는 숏 스트라이킹(short striking)이라고 부른다.
당시에도 이처럼 후킹으로 이어지지 않는 작은 입질을 많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는 그만큼 장비가 발전했다는 말로 바꾸어 말할 수 있다고 했는데 카본로드와 합사(PE)의 사용이 일반적인 현대의 낚시에서는 초보자들이 숏 바이트라고 생각하는 현상은 이전에 비해 훨씬 높은 빈도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 이제 서두에서 숏 바이트라고 생각하는 것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한 이유는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루어의 움직임이 빠를 때에는 대상어종이 루어를 삼키기가 어렵고 루어가 정지해 있을 때에는 물고기가 루어를 흡입하기가 수월하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루어가 빠른 속도로 움직일 때에는 자연스럽게 챔질로 이어질 수 있지만 루어가 움직이지 않거나 느린 속도로 움직일 때에는 앵글러가 입질을 감지하고 챔질을 해주어야 하는데 바로 이때 사용하는 장비에 요구되는 것이 감도란 것으로 근래의 장비들은 우수한 감도를 지니고 있지만 초보 루어인들이 챔질로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은 물고기가 루어를 삼키기 어려운 태클을 구성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로드와 라인 및 훅을 개선해주어야 하는데 이 중에서 초보 루어인들이 사용하는 로드의 경도가 너무 딱딱하다는 것이 조과가 나쁜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할 수 있다.
99%의 루어낚시 입문자들이 선택하는 로드의 경도를 보면 M(미디엄)이나 ML(미디엄 라이트)인데 이 정도 경도면 흔히들 말하는 런커급의 대물을 너끈히 잡을 수 있을 정도지만 실상 낚시인들이 잡는 것은 50㎝도 안 되는 것들이 대다수이다.
그러나 로드를 생산하는 업체에서는 80㎝~1m급의 대물이 걸렸을 때를 고려하여 ML(미디엄 라이트) 로드를 설계하고 있기 때문에 30㎝도 안 되는 물고기들이 입질을 할 때에는 ML 로드도 너무 딱딱할 뿐 아니라 사용하는 합사(PE)도 연신율이 낮아서 로드와 라인이 숏 바이트를 연출하기 쉬운 태클의 구성을 하고 있다는 점을 제일 먼저 지적할 수 있다.
따라서 런커급의 대물을 노리는 경우가 아닌 초보루어인들의 경우에는 부드러운 L(라이트)가 제일 적합하며 ML까지는 그런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보지만 M(미디엄)은 너무 딱딱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또한 고탄성 로드의 사용이 일반화 되면서 패스트 테이퍼 형태가 주류를 이류고 있는데 이런 로드는 루어를 조작하기가 좋으며 감도가 뛰어나고 블랭크 전체의 탄성이 좋기 때문에 챔질은 쉽지만 딱딱함으로 인해서 물고기들이 느끼는 위화감은 커진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쉬운 예를 들어보면 냇가에서 대나무와 각목에 낚싯줄을 묶어서 낚시를 한다고 가정하면 물고기들이 이질감(위화감)을 느끼는 것은 딱딱한 각목 쪽이 더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초보자들이 딱딱하고 긴 로드를 사용하여 낚시를 하는 것은 출발선에서부터 조과가 나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M(미디엄)보다는 L(라이트)나 최소한 ML(미디엄 라이트) 정도의 경도를 가진 로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지난 번 “초보자에게 적합한 루어로드의 길이”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길이는 7피트 중반 정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고탄성의 패스터 테이퍼보다는 저탄성의 슬로우 테이퍼 유형의 로드가 초보자들에게는 더 적합한데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시간에 알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