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치어(稚魚)의 방류는 개체수의 감소를 불러올 수도 있다.
몇 년 전 치어방류사업, 문제점은 없는 것일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방류되는 치어는 전부가 양식(養殖)에 의해 태어난 것들이고 이런 치어들은 한정된 숫자의 성어(成魚)로부터 만들어지는데,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생물의 진화는 종 전체에서 여러 가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전자 정보가 축적되는 것에 비해, 양식으로 태어나는 치어들은 종의 유전자 다양성을 잃어버려 환경이 변화했을 때 최악의 경우에는 종 전체가 사라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가 있었다.
그런데 금년 2월에 일본 홋카이도대학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인공부화한 물고기를 방류하는 것은 방류대상 어종의 개체수를 증가시키는 효과는 없는 반면 해당 어종을 포함한 생물군집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바다가 아닌 민물에서의 연구결과이기는 해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으며 미국과 일본의 공동연구라고는 해도 참가 연구원들 모두가 일본인이라는 특이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재래종의 의도적 방류는 생태계의 안정성을 손상시킨다(Intentional release of native species undermines ecological stability)는 제목으로 게재된 논문은 2019년까지 21년 동안 홋카이도 내의 31개의 하천에서 방류한 산천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든 종류의 물고기 숫자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한 것으로써 논문에 따르면 대규모의 방류가 이루어지는 하천일수록 모든 종류의 물고기 숫자가 감소하고 대규모 방류를 계속 반복하면 아예 사라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말은 강이나 하천 생태계가 허용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한 대규모의 방류는 먹잇감과 서식지를 두고 물고기끼리 서로 쟁탈을 하게 만들어 종국에는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림으로써 모든 어종의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와도 관계가 있는 세계 3대 어장의 하나인 북서태평양 해역에 속하는 일본 산리쿠(三陸) 해역에서 발견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산리쿠 연안어장에서는 계속해서 넙치의 어획량이 감소하자 치어의 방류사업을 진행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동일본대지진으로 방류를 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시 어업을 재개하고 나서 넙치의 어획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자 어획량이 다시 감소하여 현재까지도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로 미루어 보더라도 치어의 방류가 어족자원의 회복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방류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유추하게 만든다.
물론 현재로서는 어업의 제한이라는 방법 외에는 방류 말고는 딱히 좋은 방안이 없지만 지나친 방류와 보여주기식 이벤트성 방류사업은 재고해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오늘 소개한 논문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