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봉돌의 크기를 나타내는 B와 G가 무엇을 뜻하는가에 대하여 B는 간단하게나마 제대로 된 정보들이 검색되는 반면에 G의 경우에는 중력(Gravity)에서 따온 것이라거나 곡식의 낟알(Grain)을 뜻하는 단어에서 따온 것, 심지어는 벵에돔의 일본어인 그레(グレ)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것이라는 등 제각각의 정보들이 넘쳐나는데 오늘은 좁쌀봉돌의 크기를 나타내는 B와 G는 무엇을 나타내는가에 대하여 알아볼까 합니다.
근대화가 우리보다 앞섰던 일본으로부터 낚시도구와 채비들이 많이 유입되다 보니 사용하는 용어 또한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게 되었고 이제는 그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져 별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많은데 좁쌀봉돌의 규격을 나타내는 B와 G 또한 마찬가지의 경우입니다.
좁쌀봉돌은 봉돌의 중앙에 홈이 나 있어 그 안에 낚싯줄을 넣고 눌러서 고정시킬 수 있는 조개봉돌의 일종으로 조개봉돌은 일본어로 와리비시(割ビシ)라고 하며 좁쌀봉돌은 간다마(ガン玉) 또는 카미츠부시(カミツブシ)라고 합니다.
특히 좁쌀봉돌을 일컫는 간다마의 간(ガン)은 영어의 GUN을 나타내며 글자 그대로 총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다마라고 하는 것은 총알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낚시에서 사용하는 좁쌀봉돌에 총이란 뜻의 간(ガン)이 원래부터 사용된 것은 아니며 1939년에 발간된 일본의 낚시용품 카탈로그를 보면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고 연합군최고사령부가 통치하는 군정체제하에 들어가면서 무기의 생산에 사용되는 재료들의 엄격한 통제를 받게 되면서 납을 사용한 제품들을 만들지 못하게 되었으며 아울러 민간인의 엽총소지도 금지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953년이 되어서야 민간인의 엽총소지가 허가되었고 엽총에 사용되는 총알의 수입도 허용이 되면서 이 총알을 낚시에 사용하는 봉돌로 이용하면서부터 총알을 뜻하는 간다마(ガン玉)란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간다마(ガン玉)라고 부르지 않고 아예 산탄(散彈: サンタン)이라고 이름 붙여 판매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일본어 산탄(散彈)의 표기는 산단(さんだん)이며 제품명을 나타내기에 카타카나로 산탄으로 표기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엽총으로 사용되는 산탄총의 총알규격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B, BB, BBB가 있는데 좁쌀봉돌의 규격을 나타내는 BB가 ‘Ball Bullet’ 또는 ‘Ball Bearing’의 약자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이며 BB는 산탄의 한 규격일 뿐 딱히 무엇의 약자는 아니란 것입니다.
다음으로 좁쌀봉돌에서 사용하고 있는 G란 규격은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호수를 말하는 호(号: 고우(ごう))의 영문표기에서 G를 딴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G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업체가 바로 츠리겐(釣研)이며 이전부터 사용하던 봉돌의 호수와 다른 규격을 나타내기 위해 G를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제까지 나와 있는 세간의 여러 설들 중에서는 가장 신뢰가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더욱 정확한 내용이 확인되면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