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일링(Grayling) : 연어과의 민물고기로 몸 전체에 검은 반점이 있으며, 등지느러미가 돛처럼 아주 큰 것이 특징이며 수온이 8℃에 도달하는 3월초에 산란하고 성어는 평균 0.3~0.5㎏, 20~30㎝ 정도로 작은 편이다.
낚시꾼: 엄버와 그레일링은 청어와 정어리가 다른 것처럼 서로 다른 것이라고 하는 나라들도 있지만, 영국에서는 이름만 다를 뿐 같은 물고기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울리세 안드로반디는 그레일링을 송어과의 물고기라고 하고, 게스너도 그의 나라인 스위스에서 가장 귀중한 물고기라 말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5월이면 어떤 물고기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프랑스에서는 처브는 악당이란 뜻의 빌러(Un Vilain)라고 부르지만 레만호에서 잡히는 그레일링은 기사(騎士)라고 부르며 금을 먹고 산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금이 많이 나는 루아르 강에서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그레일링은 수중 백리향을 먹고 살기 때문에 잡았을 때 아주 강한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빙어무리의 식용어인 스멜트에서 제비꽃 향이 나는 것처럼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도르반디는 맑고 깨끗한 급류에서 서식하는 연어와 그레일링 및 송어는 대자연이 인간을 즐겁게 하고 만족을 주기 위해 그 모습과 색깔을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얘기들이 사실인가 아닌가를 따지자는 것이 하고자 하는 말의 논점이 아니라 그레일링은 건강에 좋은 약효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게스너는 작은 유리잔에 그레일링의 지방(脂肪)에 꿀을 약간 섞은 것을 넣고 하루나 이틀 정도, 햇볕에서 말리면 눈에 핏발이 서거나 눈곱이 끼는 것을 막아준다고 합니다.
살비안은 라틴어로 그레일링을 그림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엄버라고도 불리는 이유는 순식간에 유령처럼 사라지고, 눈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리 헤엄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향기와 맛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옛날 교회가 금식일을 지키던 시절의 성 암브로시우스가 그레일링을 ‘꽃고기’ 또는 ‘물고기 중의 꽃’이라고 한 것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성 암브로시우스는 그레일링을 너무 좋아해서 식사자리에서 그레일링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잡는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그레일링은 송어처럼 크지는 않습니다. 가장 크게 자란다 해도 대개 45㎝를 넘지 않지만 송어와 같은 습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송어를 잡을 때와 같은 방법과 같은 미끼로 잡을 수 있습니다.
피라미나 지렁이 또는 날벌레에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날벌레가 가장 효과가 좋고 송어에 비해 공격적이고 같은 플라이로 20번을 놓쳐도 다시 입질할 정도로 단순한 어종입니다. 나는 파라키타라는 외국 새의 붉은 깃털로 만든 플라이로 잡은 적이 있는데 각다귀나 작은 나방 등 크지 않은 날벌레라면 조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
겨울 동안에는 몸을 도사리고 있지만 4월 중순과 5월 이후에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활발하게 움직이며 몸체의 윤곽은 아름답고, 살은 흰색이며 작은 이빨이 목구멍에 있는데 입술이 다른 물고기에 비해 약해서 챔질을 해도 바늘이 쉽게 빠지곤 한답니다.
도브 강이나 트렌트 강이나 솔즈베리를 흐르는 작은 강에도 그레일링이 많이 살고 있지만 송어처럼 흔하지는 않고 맛도 조금 못 미치므로 그렇게 잡고 싶은 대상은 아니랍니다. 그래서 그레일링에 관한 얘기를 마치고 연어의 관찰과 잡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