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무서워 운전하기가 겁이 난다는 제목의 신문기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지금 우리의 영공을 지키는 전투기들이 소비하는 연료는 얼마 정도의 금액일까요?

책(Turbofan and Turbojet Engines Database Handbook)에 나와 있는 프랫 앤 휘트니에서 만든 “F100-IHI-220E”엔진의 제원을 바탕으로 이 엔진 2개가 장착되어 있는 우리 공군의 주력기종인 F-15의 연비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에 나와 있는 제원의 1번을 보면 아래와 같은데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우선 알아보겠습니다.

SFCₛₛₗ=2.07 10⁻⁵(㎏/s)/N

 

먼저 SFC는 연료소비율을 뜻하는 “Specific Fuel Consumption”의 약자로서 이것은 1N(뉴턴)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 초당 0.0000207㎏(20.7㎎)의 연료를 소비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다음으로 제원을 나타내는 그림에서 2번으로 표시된 것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Tₛₛₗ=65225N

이것은 “F100-IHI-220E”엔진의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을 때의 최대추력을 나타내는데 이 수식에 위에서 알아본 값(0.0000207㎏)을 대입하면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고 최대추력을 얻기 위해서는 초당 1.35㎏의 연료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0.0000207㎏×655255N=1.3507785㎏/s

 

따라서 F-15는 2개의 엔진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최대의 추력을 얻으려면 초당 2.7㎏의 연료를 소모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12초 만에 20리터의 기름을 사용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2018년 5월 11일을 기준으로 한 항공유의 가격이 현재의 환율로 계산하면 대략 1리터에 27,000원 정도이므로 1초에 58,000원 정도의 기름을 사용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것은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을 때의 경우이고 애프터버너를 사용할 때에는 “F-35보다 F-15의 최고속도가 더 빠르다”란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연료의 소비가 대략 5배 정도 증가하게 됩니다.

책에 나온 제원의 3번을 보면 아래와 같이 나와 있습니다.

SFCᴬᴮₛₛₗ=5.95 10⁻⁵(㎏/s)/N

이것은 애프터버너를 사용할 때는 1초당 0.0000595㎏(59.5mg)의 연료를 사용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을 대입하여 계산하면 엔진이 2개이므로 아래의 값이 나옵니다.

0.0000595㎏×104310N×2=12.41289㎏/s

즉,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4.6배 정도 많은 연료를 소비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1초당 27만 원 정도의 연료를 사용한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F-15에 10톤 정도의 연료를 채운다고 가정하고 애프터버너를 계속해서 사용한다면 13분 정도만 비행해도 연료가 고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위에서 인용한 책에 나와 있는 자료는 ssl(static sea level), 즉 지상에서 정지한 상태에서의 수치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많은 추력을 필요로 하는 고공비행에서는 더 많은 연료가 소모됨으로 엔진의 제원에서 나타내는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을 때의 최대출력인 65.3kN을 실제로는 얻을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제가 겨울철에 가지고 다니는 휴대용난로의 연료소비율과 비교를 하면 F-15가 애프터버너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거의 10만 배나 많은 연료를 소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투기는 비싸기도 하지만 유지비가 정말 많이 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