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스피닝 릴의 모델명에 붙어있는 에어리어(Area)란 무슨 뜻일까?

유럽 스피닝 릴의 모델명에 붙어있는 에어리어(Area)란 무슨 뜻일까?

지인으로부터 유럽의 스피닝 릴 중에서 모델명에 에어리어(Area)라고 붙어있는 것이 있던데, 여기에 붙은 에어리어(Area)가 무슨 뜻인지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지역(地域)이란 뜻을 가진 영어단어, 에어리어(Area)가 스피닝 릴의 모델명에 붙게 된 이유는 일본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어서 무언가 씁쓸한 입맛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블로그를 통해서 연재한 ‘세계의 스피닝 릴 시리즈 5편, 일본의 침공’을 통해서 소개했던 내용이지만 간략하게 요점만 정리하자면, 1932년에 현재와 같은 형태의 완전한 베일(full bail arm)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던 영국의 하디(Hardy)와 일찍이 손을 잡았던 일본은 다양한 외국의 낚시용품들을 접할 수 있었고 마침내 1955년에는 다이와가 스피닝 1형이란 이름의 스피닝 릴을 출시하고 1971년에는 시마노가 최초의 스피닝 릴 덕스(Dux)를 출시하기에 이른다.

※ 플라이 낚시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하디(Hardy)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외국의 기술과 디자인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던 일본이 1970년대 후반에 와서 영국의 하디는 스피닝 릴 부문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미국의 유통회사 가르시아의 파산으로 위기에 몰린 프랑스의 미첼은 사태를 수습하기에 여념이 없는 틈을 타고 미국과 유럽에서 파상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서론이 길어졌지만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은 일본의 스피닝 릴이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 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유료낚시터와 비슷한 개념의 관리낚시터라는 것이 있다.

관리낚시터라고 번역할 수 있는 곳의 일본명칭은 칸리츠리바(管理釣り場)인데 주로 무지개송어를 대상어종으로 운영되어 우리의 겨울철 송어낚시터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일본의 칸리츠리바(管理釣り場)는 크게 연못형과 계류형으로 구분할 수 있고, 여기에 더하여 겨울철에 수영장을 낚시터로 운영하는 것 등도 관리낚시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유료낚시터를 가리키는 말로는 츠리보리(釣り堀)란 단어가 따로 있는데 이것은 인공적으로 만든 공간에 물고기를 방류하고 일정한 요금을 지불한 고객이 오락을 목적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낚시터를 지칭한다고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는 달리 스포츠 피싱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것을 칸리츠리바(管理釣り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포츠로 낚시를 즐긴다는 의미에서 게임이란 용어를 붙이기도 하고 주대상어종이 송어이기 때문에 트라우트란 용어를 붙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이런 관리낚시터를 에어리어(Area-エリア)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한정된 영역, 또는 구역에서 하는 낚시란 의미로 사용하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포츠의 성격을 강조하여 뒤에 게임을 붙이거나 송어를 대상어종으로 하기 때문에 뒤에 트라우트를 붙여서 에어리어 게임(エリアゲーム) 또는 에어리어 트라우트(エリアトラウト)라고 부르기도 한다.

※ Area의 일본식 발음은 에리아(エリア)지만 편의상 에어리어라고 기재하였다.

자, 이제 결론을 맺어보면 유럽의 스피닝 릴 뒤에 붙어있는 에어리어(Area)란 말은 일본의 관리낚시터에서 송어를 잡을 때 사용하는 크기의 스피닝 릴을 나타내는 것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1천~1천5백 번대의 릴 크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할 수 있다.

지인의 궁금증은 일본의 스피닝 릴과 낚시문화가 유럽으로 수출되고 다시 이것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되면서 생긴 웃픈 사례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차례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우리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번수란 것은 일률적인 크기를 나타내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일본의 시마노와 다이와만 비교해도 번수가 같은 제품이라도 크기에 차이가 나는 것을 1천 번은 어느 크기까지, 3천 번은 어느 정도의 크기라는 정형화된 생각이 고착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 스피닝 릴의 번수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