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캐치 앤 릴리즈

올바른 캐치 앤 릴리즈

언젠가 모 낚시방송을 시청하면서 좌대에서 잡은 물고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면서 진행자가 물고기를 공중으로 던지며 놓아주는 장면을 보았는데, 잡은 물고기를 놓아주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겠으나 던져서 놓아주는 행동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이를 계기로 캐치 앤 릴리즈가 물고기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볼까 한다.

취미인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다시 놓아주는 캐치 앤 릴리즈는 영국에서부터 시작되어 미국으로 보급된 이후 플라이낚시의 전설인 리 울프(Lee Wulff)에 의해서 세계적으로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리 울프(Lee Wulff)와 그의 아내인 조안 울프(Joan Wulff) 두 사람은 모두 플라이낚시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인데 ‘세계의 유명 낚시인’ 시리즈를 통해서 조만간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차례 소개한 적이 있는 IGFA(국제게임낚시협회) 명예의 전당에 1998년과 2007년에 각각 헌액된 사람들이다.

두 사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다시 오늘의 주제인 캐치 앤 릴리즈로 돌아가 보면 최초로 영국에서 이 캠페인이 시작될 때에는 자원의 감소와 고갈을 방지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으나 모든 나라에서 동일하게 행해지는 것은 아니고 스위스와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금지하고 있기도 하다.

스위스와 독일이 캐치 앤 릴리즈를 금지하고 있는 이유는 취미생활인 낚시가 물고기에게 고통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동물복지에 관한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인데 가장 많은 연구가 진행된 배스는 캐치 앤 릴리즈로 인해서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살펴보면서 올바른 캐치 앤 릴리즈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 놓아준 배스는 얼마나 생존할까?

2003년 텍사스대학의 연구진이 발표한 ‘낚시대회에서 잡힌 배스의 시료채취 변화에 따른 사망률 추정(Estimation of Fishing Tournament Mortality and Its Sampling Variance)’이란 논문에 따르면 토너먼트에서 잡았다 놓아준 배스의 사망률은 1970년대에는 평균 15.2%에 달했던 것이 1980년대에는 5.7%, 1990년대에는 1.9%로 감소하였다고 하는데 이와 같은 사망률의 감소는 물고기를 다루는 방법이 발전하고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의 실천은 바늘의 선택에서부터’란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사용하는 바늘의 변화에 기인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논문의 작성에 사용된 실험은 대회에서 잡힌 배스를 5일 동안 수조에 넣고 관찰한 결과여서 이보다 긴 시간이 지난 이후의 사망률 변화는 아직까지 모르기 때문에 이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또 다른 논문은 지적하고 있다.

 

■ 배스의 생리적인 변화

미국에서 열리는 배스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낚시인들은 계측을 하기 전까지 잡은 배스를 물탱크에 넣어두는데 이때 얼음을 넣어 수온을 낮추어줌으로써 배스를 안정시키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있다.

그러나 앵글러와 힘겨루기 끝에 보트로 올라온 배스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 혈중 코르티솔의 농도가 증가하게 되는데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인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런 연구결과는 ‘온도와 산소의 농도가 낚시대회에서 잡힌 큰입배스의 회복에 미치는 영향(The influence of environmental temperature and oxygen concentration on the recovery of largemouth bass from exercise)’이란 논문에 잘 나타나 있다.

논문에 따르면 25℃의 수온에서 잡은 배스를 14℃, 20℃, 32℃의 물에 넣어둔 결과 25℃의 수조에 넣어둔 것에 비해서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한편 또 다른 연구는 토너먼트에서 잡힌 배스와 일반 낚시인들이 잡은 배스를 놓아주기 직전에 스트레스를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토너먼트에서 잡힌 배스의 스트레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나 이를 감소할 수 있는 방안을 대회를 개최하는 당사자들은 강구하여야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번식력의 변화

캐치 앤 릴리즈가 배스의 번식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는데 번식기의 수컷 배스는 암컷이 떠난 후에도 둥지에 남아 치어를 보호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컷 배스를 보호하기 위해 캐나다의 온타리오주에서는 번식기의 배스를 잡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도 하다.

1997년 온타리오 주 킹스턴에 있는 퀸즈대학교의 연구진은 ‘캐치 앤 릴리즈가 큰입배스와 작은입배스의 번식에 미치는 영향(The Impact of Catch-and-Release Angling on the Reproductive Success of Smallmouth Bass and Largemouth Bass)’이란 논문에서 불법 낚시로 잡힌 수컷 배스는 놓아주더라도 치어를 보호하는 습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치어나 알이 포식자에 의해 쉽게 잡아먹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고 이에 따라 온타리오주에서는 번식기의 수컷 배스를 잡는 것이 금지되었던 것이다.

물론 최근에 와서는 이 연구결과와는 상반된 결과를 나타낸 논문들도 발표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금어기를 지켜야 하는 것은 낚시인이나 어업에 종사하는 분들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만 할 사항이란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어족자원을 유지하기 위해서 캐치 앤 릴리즈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낚시인의 덕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글을 마치면서

낚시터에서는 잡으면 안 되는 크기의 물고기를 잡아 살림망도 아닌 두레박에 기포기도 없이 넣어두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대형 커뮤니티에는 사진만 찍고 놓아줄 것이라고 하면서 보관하고 있는 물고기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물고기는 놓아주더라도 생존율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고 방송에서 출연자가 한 것처럼 공중으로 던져버리는 행동은 사람이 3층 이상의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잡은 즉시 아가미에 물을 뿌리는 것과 같은 행동으로 산소를 공급해주고 회복하기를 기다렸다 수면과 가까운 곳에서 놓아주도록 하는 것을 실천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