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기에 바주카포를 장착하고 탱크를 부순 조종사

연락기에 바주카포를 장착하고 탱크를 부순 조종사

국방일보의 ‘6·25전쟁 중 육군용 2·36인치 바주카포 장착 운용하기도’란 제목의 기사를 보면 “한형대(韓炯大)·손재권(孫在權)예비역 준장 등 초창기 공군에 몸 담았던 원로들은 김정렬 초대 공군참모총장의 지시로 L-5기 좌우 날개에 바주카포를 철사로 묶고 전기 장치를 연결,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했다는 증언을 남기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연락기에 바주카포를 달고 적을 공격했던 것은 우리나라 공군이 최초는 아니었으며, 대한민국 공군은 L-5 이전에 미군으로부터 도입한 대한민국 공군 최초의 고정익기인 “L-4연락기의 후방석에 탄 정비사들이 국산 15㎏ 폭탄 두 발을 휴대하고 있다가 손으로 적 전차에 투하하는 등 고군분투했다.”고 국방일보는 전하고 있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들에게 메뚜기(grasshopper)라는 별칭으로 불린 L-4 연락기에 만화처럼 바주카포를 장착하고 적을 공격한 것으로 유명한 사람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미국의 찰스 카펜터(Charles Carpenter) 중령을 들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L-4의 시동을 거는 모습

 

30세가 되던 1942년에 자원입대하여 훈련을 마치고 1944년 L-4 그래스호퍼를 몰고 정찰임무를 수행하던 찰스 카펜터(Charles Carpenter) 중령은 조지 패턴 장군에 의해 군법에 회부되는 것을 모면할 수 있었던 일화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L-4 연락기에 바주카포를 장착하고 독일군 탱크를 부수기 전에 찰스 카펜터(Charles Carpenter) 중령은 지상에서 탱크 한 대를 반파시킨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독일군 탱크가 아니라 미국의 탱크였기 때문에 군법에 회부될 수도 있었으나 조지 패튼 장군의 선처로 모면할 수 있었다.

하루는 찰스 카펜터(Charles Carpenter) 중령이 지프를 몰고 비행기가 착륙할 만한 장소를 찾던 도중 독일군에 의해 포위된 미군 탱크를 발견했고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탱크에 올라 기관총을 쏘면서 진격하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같은 부대도 아니고 더군다나 지휘관도 아닌 사람이 기관총을 쏘면서 진격명령을 내린 것은 일면 황당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의 용감한 행동은 미군병사들을 고무시키기에 충분했고 진격하는 도중에 찰스 카펜터(Charles Carpenter) 중령은 독일군 탱크를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려 반파시키는데 성공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전투가 끝난 뒤 반파된 탱크는 독일군 탱크가 아니라 미군 탱크라는 것이 확인되었고, 카펜터 중령은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처분을 받을 것이라고 다들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 보고를 받은 조지패튼 장군은 탱크를 식별하지 못한 실수는 있지만 그의 용기와 지도력은 더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군법에 회부하는 대신에 은성훈장을 수여하였다고 한다.

조지 패튼 장군 덕분에 다시 항공정찰임무에 복귀할 수 있었던 찰스 카펜터(Charles Carpenter) 중령은 다른 조종사가 L-4 그래스호퍼에 바주카포를 장착했다는 소문을 듣고는 바로 실행에 옮겨 조종석에서 제어할 수 있는 2개의 M1A1 바주카포를 장착하고 독일군 장갑차를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으나 일자는 미상이다.

 

그러나 L-4 그래스호퍼에 바주카포를 장착하고 독일군의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지상으로 저공비행을 해야만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지만 첫 번째 성공에서 더 큰 자신감을 얻은 카펜터 중령은 4개의 업그레이드 된 M9 바주카포를 추가로 장착하고는 독일군을 공격하여 ‘미친 대령(Mad Major)’이란 별명을 적들로부터 얻게 되었다.

여기서 잠깐 바주카(Bazooka)포에 대해서 알아보고 가도록 하자.

바주카(Bazooka)포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60㎜(2.36인치) 구경과 한국전쟁에서 사용되었던 89㎜(3.5인치) 구경이 있는데 미 육군의 정식명칭은 모두 로켓 발사기(Rocket Launcher)로 M1 바주카의 제식명칭은 Rocket Launcher, M1이다.

 

그리고 바주카(Bazooka)라는 애칭을 뒤에 붙여 불렀는데 한국전쟁에서 사용했던 3.5인치에는 슈퍼를 앞에 붙여 Rocket Launcher, M20 Super Bazooka라고 불렀다.

 

좌측이 M20, 우측이 M9

 

바주카(Bazooka)라는 애칭은 당시 미국의 유명한 코메디언 밥 번즈(Bob Burns)가 자작한 악기의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밥 번즈(Bob Burns)가 바주카(Bazooka)란 이름을 사용한 이유는 바주(bazoo)는 트럼펫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바주인(bazuin)에서 따온 것으로 바람을 부는 사람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바주카포를 장착한 L-4 그래스호퍼로 독일군의 타이거 전차 2대를 포함하여 모두 6대의 전차와 장갑차를 파괴한 공식기록을 가지고 있는 찰스 카펜터(Charles Carpenter) 중령은 퇴역 후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1966년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