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송어와 연어를 잡는 낚시로 알려진 플라이낚시(Fly Fishing)가 대중들에게 널리 보급된 것은 1899년에 에드워드 그레이(Edward Grey)가 출판한 책 “Fly Fishing”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플라이낚시의 대중화에 큰 공헌을 한 것은 릴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낚시용 릴의 역사”에서도 다룬 내용이지만 조어대전(The Complete Angler)에서 아이작 월튼(Izaak Walton)이 휠(Wheel)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연어낚시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휠(릴)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것처럼 이전에는 문헌의 설명으로만 존재하던 릴에 대한 내용이 그림으로 처음 기록되었던 것은 1662년 로버트 베나블(Robert Venables)이 쓴 “The Experienced Angler”이란 책입니다.

 

그 후 영국에서는 기어를 사용하는 릴이 영국최초의 릴 제작사인 오네시무스 유스턴손(Onesimus Ustonson)이란 회사에 의해서 1750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플라이낚시가 더욱 성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그 이전부터 플라이낚시를 하고 있었다는 것은 존 데니스(John Dennys)가 쓴 “낚시의 비밀(The Secrets of Angling)”의 각주에 “cast a fly”라거나 “fish with an artificial fly”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영국 면적의 1/3을 차지하는 스코틀랜드는 긴 해안선과 스코틀랜드 게일어로 로크(Loch)라고 하는 3만개가 넘는 호수와 수많은 강들이 있어서 오래전부터 낚시문화가 발전해왔습니다.

 

스코틀랜드는 특히 대서양연어가 풍부한데 일반적인 연어의 치어가 강에서 1년을 잔류하는 것에 비해 스코틀랜드의 북부에서는 4년까지도 생활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연어가 풍부하다보니 예로부터 귀족들이 연어낚시를 즐겼으며 지금도 스코틀랜드의 연어낚시에는 길리(Gille 또는 Ghillie)라고 하는 귀족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오늘은 그것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연어낚시를 할 수 있는 기간은 지방마다 그리고 강에 따라서 금어기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1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거의 1년 내내 연어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어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요일의 연어낚시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민물낚시는 공공장소에서 하는 것과 사유지에서 낚시를 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가 있는데 특히 사유지에서 낚시를 하는 경우에는 규정이 까다롭고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엄격하게 제한되는데 이런 곳에는 길리(GILLIE)라고 하는 일종의 가이드들이 있습니다.

 

 

길리(GILLIE)라고 하는 스코틀랜드 표현은 귀족들이 소유하는 땅에서 밀렵을 감시하고 농작물을 해치는 동물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던 말이었는데 주로 강에서 낚시를 할 때 동행하여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역사를 지닌 길리(GILLIE)란 말은 현재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 사냥과 낚시를 할 때 가이드를 하는 것을 뜻하며 단순한 가이드가 아니라 어떻게 플라이낚시를 하는지, 어떤 플라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어떤 포인트가 좋은지 등등에 관한 전반적인 조언과 잡은 고기를 요리하는 일도 함께 하는 그야말로 전문안내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길리(GILLIE)는 주로 낚시클럽들이 관리하는 강이나 낚시터를 소유하고 있는 호텔 등에 소속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