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초릿대라고 부르는 팁(tip)은 끝부분을 뜻하는 영어단어인데 여기에 솔리드(solid)와 튜블러(tubular)가 붙어서 속이 빈 형태의 튜블러 타입의 초릿대인지 아니면 이와 반대로 속이 차 있는 솔리드 타입의 초릿대인지로 구분하고 있는 것입니다.
왼쪽이 솔리드, 오른쪽이 튜블러
즉, 쉽게 말해서 속이 비어 있는 것이 튜블러팁이고 속이 꽉 차 있는 것이 솔리드팁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런 차이를 구분하여 낚싯대를 만드는 이유는 초릿대(팁)의 형태에 따라 로드 전체의 굴곡이 차이가 나게 되고 감도에도 차이가 나기 때문인데 이제부터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튜블러 타입은 반발력이 강하기 때문에 무거운 채비를 사용하는데 좋고 솔리드 타입은 초릿대의 휨만으로 입질을 파악하기가 용이하며 작은 충격에도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초보자에게는 맞지 않는 유형의 것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안타깝게도 낚싯대를 판매하는 업체들 대부분은 이런 사양(스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낚싯대에 관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은 솔리드와 튜블러 타입의 팁이 아니라 로드 전체가 그런 유형의 것이라는 오해를 하게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솔리드팁과 튜블러팁의 가장 큰 차이는 아래의 사진과 같이 부드러운가 아니면 딱딱한가 하는 것인데 이런 부드러움의 차이로 인해서 감도도 다르게 나타나고 공략할 수 있는 어종의 크기에도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위쪽이 튜블러, 아래쪽이 솔리드
위쪽이 솔리드, 아래쪽이 튜블러
솔리드팁과 튜블러팁 중에서 어느 것이 좋다고 단언할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로드를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업체에서는 이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에 대한 정보의 제공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권리의 침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가격적인 차이는 논외로 치더라도 로드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어떤 스타일의 낚시를 하려는가 하는 개인의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솔리드와 튜블러팁의 가장 큰 차이는 위에서 말한 것 이외에도 솔리드팁은 가늘고 유연하게 만들 수가 있어서 물고기가 입질을 할 때 위화감을 덜 느낀다는 장점이 있고 튜블러는 감도가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으며 튜블러 타입은 중공(中空)의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무게는 가볍지만 솔리드 타입에 비해서는 딱딱하고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지니게 됩니다.
또한 튜블러팁의 경우에는 부하가 걸리게 되면 단면의 중공을 이루고 있는 원형이 찌그러지는 타원형이 되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거나 흠결(欠缺)이 있는 경우에는 로드의 휨새가 정상적으로 나타나지 않게 되며, 이것은 물고기의 입질을 느끼는 감도는 차이가 없지만 물고기가 위화감을 느끼게 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챔질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보이게 됩니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정보를 보면 솔리드와 튜블러를 이분화 하여 솔리드는 어떤 낚시에 적합하고 튜블러는 어떤 어종을 잡을 때 적합하다는 공식에 가까운 것들을 보게 되는데 솔직하게 표현하면 저는 이런 구분에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교롭게도 사용하던 튜블러 타입과 솔리드 타입의 로드가 손상이 있음에도 수리를 하지 못하고 있어서 갑작스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화질이 좋지 않아 올리지는 못하지만(추후 DSLR로 촬영하여 보완할 계획) 이 두 개 중에서는 솔리드팁의 로드가 개인적으로는 튜블러팁의 로드보다는 감도가 뛰어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릿대를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당연히 중공형태를 한 튜블러 타입이 무게가 가볍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일률적으로 어떻다”라는 단언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점은 솔리드와 튜블러라고 하지 않고 굳이 솔리드팁과 튜블러팁이라고 구분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솔리드는 로드 전체적으로 솔리드 형태를 갖춘 것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튜블러의 구조를 가지면서 초릿대 부분만 솔리드의 형태를 갖춘 로드가 대부분입니다.
이것은 구조가 서로 다른 부분을 접합함에 있어서 공정이 정확하고 세밀하지 못하다면 접합 부위가 파손이나 손상을 받을 수도 있다는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됩니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은 전체적으로 솔리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연결하는 부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대부분의 연결지점은 가이드 부근에서 튜블러의 로드에 솔리드의 초릿대를 꼽아서 연결하고 접착시킨 다음 에폭시로 마감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저렴한 낚싯대에서 나타나는 모습이 아래와 같이 연결 부위에서 로드의 지름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특히 농어와 같이 당기는 힘이 강한 어종을 잡기 위한 로드에서는 유연한 튜블러 타입의 초릿대와 딱딱한 솔리드 타입의 연결 부분의 차이에서 오는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설계하는 기술력이 좋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임과 아울러 사용하는 사람의 세심한 주의도 따라야만 합니다.
포스팅하는 글이 늘어남에 비례하여 지키지 못할 약속도 늘어만 가는 것 같은데 언제 기회가 된다면 이런 두 가지 유형의 팁(초릿대) 외에도 근래에 들어 사용하는 낚시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고탄성 솔리드팁”에 대해서도 한 번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