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이면 tvN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보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나면 당시의 역사를 돌이켜 보곤 하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9월 1일은 1923년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날이며, 당시 일본인들에 의해 수많은 한국인들이 무고하게 학살된 사건이 일어난 관동대학살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잔인하게 학살당한 한국인들

 

관동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전 세계에서는 수많은 구호물자를 보냈는데 가장 많은 지원을 한 나라는 미국으로써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으며 그 외에도 캐나다와 영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구호물품을 보냈지만 그 어느 나라에서도 일본이 저지른 한국인에 대한 만행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나라가 힘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가를 이 나라의 위정자들은 꼭 되새겨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드라마에서 배우 김태리가 맡은 여주인공 고애신은 상당한 실력을 갖춘 저격수(스나이퍼)로 나오는데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세계최초의 저격부대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세계적인 저격수들에 대해 얘기할 때면 언제나 빠지지 않는 사람이 바로 핀란드의 “시모 해위해”인데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인 1939년 11월 30일부터 1940년 3월 13일까지 핀란드와 소련 간에 벌어진 겨울전쟁(Winter War)에서 하얀 사신(White Death)으로 불리며 542명의 소련군을 저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아덴만 여명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의 스나이퍼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데, 당시 흔들리는 링스헬기에서 삼호쥬얼리호에 승선하려는 동료들을 엄호 사격하는 과정에서 해적 1명을 사살한 것은 한국군의 실력을 세계에 과시한 사례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저격에 특화된 부대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세계최초의 저격부대는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만들어진 “제95 라이플 연대”입니다. 전쟁에 총이 사용되고 나서 특정인을 노리는 저격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명중률이 극도로 낮았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당시 사용하던 소총은 나선형의 홈, 즉 강선이 없는 활강포의 형식으로 되어 있었고 이후에 강선식으로 된 소총이 개발되었음에도 장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나폴레옹은 자기가 지휘하는 부대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당시 영국군이 가지고 있던 활강포 소총의 장전과 발사를 재현한 것인데 영국군은 미국의 독립전쟁을 겪으면서 저격전술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게 되었고 “저격수만으로 구성된 부대가 있다면 전세가 크게 변할 것이다.”는 존 무어 장군의 생각에 따라 쿠트 매닝햄(Coote Manningham) 대령과 윌리엄 스튜어트(William Stewart) 소령을 주축으로 하여 베이커 라이플을 소지한 “제95 라이플 연대”를 창설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95 라이플 연대”를 가리켜 그린 재킷(Green Jackets)이라고도 불렀는데 그 이유는 당시의 영국보병들이 착용하던 빨간색 군복 대신에 녹색의 군복을 착용하고 흰색 대신에 검정색의 수장을 착용하였기 때문입니다.

 

“제95 라이플 연대”의 장병들이 소지한 베이커 라이플은 장거리 사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장약을 많이 사용해야만 했고 그럼에 따라 장전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숙달된 보병들이 최대 분당 4발을 발사할 수 있었던 브라운 베스(Brown Bess) 소총에 비해 분당 1발이라는 제약을 가지고 있었지만 100야드 이내의 목표물을 3발 중 1발 꼴로 명중시킬 수 있고 최대 200야드의 거리에 있는 표적도 맞출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본장비로 지급되었던 것입니다.

“제95 라이플 연대”의 명성은 1대대 소속의 토마스 플런킷(Thomas Plunkett)이라는 병사에 의해서 널리 알려지게 되는데 “제95 라이플 연대”의 창설을 주도한 존 무어 장군의 지휘 하에 참가한 “이베리아 반도 전쟁”에서 존 무어 장군은 포탄의 공격으로 전사하게 되지만 토마스 플런킷은 프랑스의 콜베르(Colbert)장군을 300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저격하고, 쓰러진 콜베르 장군을 도우러 달려가던 부관까지 저격함으로써 그 실력을 입증하였던 것입니다.

“제95 라이플 연대”의 이야기는 영국에서 숀 빈(Sean Bean)을 주인공으로 하여 드라마로 만들기도 했는데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시리즈가 방영되었고 2008년 11월 2일에는 2부작 “Sharpe’s Challenge”를 방송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