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스피닝 릴⑩ 독일의 D.A.M.

세계의 스피닝 릴⑩ 독일의 D.A.M.

정밀공업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나인 독일의 낚시용품에 대해서 알고 있는 국내낚시인은 얼마나 될까?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가격과 품질 면에서 두루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독일의 낚시용품 중에서 특히 릴은 역사적으로 독일인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의 유명 낚시인⑦ 스타 드랙의 개발자 윌리엄 보센”을 통해서 스타드랙의 특허는 율리우스 폼 호프(Julius vom Hofe)란 사람이 취득하였다는 것을 알아보았는데 1836년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율리우스 폼 호프(Julius vom Hofe)는 1857년 릴을 제작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조금 잘못된 정보로 실상은 그의 아버지인 프르드리히(Friedrich)가 시작한 사업에서 제작기술을 익히고 있었고 그의 아버지가 은퇴한 1882년 이후에야 자신의 이름을 단 율리우스 폼 호프(Julius vom Hofe)란 이름을 달고 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율리우스 폼 호프(Julius vom Hofe)는 1867년 11월 26일 첫 번째 특허를 시작으로 윌리엄 보센(William Boschen) 대신에 등록하여 1911년 3월 21일에 취득한 특허까지 모두 9개의 릴에 관한 특허를 취득하였는데 미국에서 율리우스 폼 호프(Julius vom Hofe)가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을 때인 1875년, 독일에서는 지겐스펙(Ziegenspeck) 형제에 의해 낚시용품의 제조와 유통을 하는 회사가 탄생하는데 바로 그 회사가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인 D.A.M.이다.

 

동생인 프리츠(Fritz)와 형인 오스카(Oskar)가 함께 만든 이 회사는 1902년에 독일낚시용품제조회사란 뜻을 가진 “Deutsche Anglers Equipment Manufactory”로 사명을 변경하고 같은 해인 1902년에 뉘른베르크의 어업전시회와 하노버의 스포츠용품박람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명성을 얻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회사명을 다시 “Deutsche Anglers Manufacturer(Deutsche Angelgeräte Manufaktur)”로 변경하면서 줄여서 D.A.M.이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1904년 뉘른베르크 전시회의 동메달

 

D.A.M.은 1946년에 유럽에서는 최초로 모노필라멘트 라인인 다이밀(Damyl)을 출시하였고, 그 이전인 1939년에는 독일 최초의 스피닝 릴 퀵(QUICK)을 출시하였는데 영국의 하디(Hary)에서 현재와 같은 형태의 완전한 베일(full bail arm)을 갖추고 자동으로 개폐되는 릴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는 바람에 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 프랑스의 미첼 300과 마찬가지로 베일이 반만 있는 형태의 하프 베일(half-bail) 모델을 출시할 수밖에 없었으며 지금도 퀵(QUICK)은 D.A.M.에서 만드는 릴의 브랜드로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의 미첼 300

 

독일 D.A.M.의 퀵(QUICK)

그 후 직원 수만 350명에 이를 정도로 번성했던 D.A.M.은 지겐스펙(Ziegenspeck) 형제로부터 사업을 이어받았던 오토 쿤체 (Otto Kuntze)가 제2차 세계대전의 와중이던 1943년에 사망하고 공장은 파괴되어 사업을 영위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러나 오토 쿤체 (Otto Kuntze)의 아들 헬무트 쿤체(Hellmuth Kuntze)와 직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군첸하우젠(Gunzenhausen)에서 다시 문을 열게 되었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큰 발전을 이루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독일 최초의 스피닝 릴 퀵(QUICK)도 개량된 모습으로 새롭게 출시되기에 이르렀으나 헬무트 쿤체(Hellmuth Kuntze)는 병으로 1967년에 사망하고, 이어서 그의 아들들인 루츠(Lutz)와 루페르트(Rupert)가 사업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요즘 우리사회에서 볼 수 있는 일부 대기업의 자제들과는 달리 루츠(Lutz)와 루페르트(Rupert)는 열심히 경영을 하여 1973년에는 유럽최초로 카본로드를 제작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며 영국과 프랑스 등지의 낚시용품 제조사들과는 달리 동유럽을 공략하는 시도를 하였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회사를 다른 사람의 손에 넘기게 된다.

D.A.M.은 1995년에 네덜란드의 보섬지(Borsumji)에 넘어갔다가 다시 하게마이어(Hagemeyer)로 주인이 바뀐 뒤 2001년에는 아예 파산하고 마는데 이를 안타깝게 여겼던 외국의 수입거래처와 직원들이 합심하여 새로운 D.A.M이란 뜻의 ‘노이어 담 인터나치오날(Neue DAM International)’로 재건하고 덴마크의 투자회사(Lars Svendsen Holding ApS)와 손잡고 부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D.A.M.은 현재 릴 브랜드인 퀵(QUICK)과 잉어낚시용품 브랜드인 매드(MAD), 메기낚시용품 브랜드인 매드캣(MADCAT) 및 루어용품 브랜드인 에프제트(EFFZEET)를 생산하고 있다.

D.A.M.이 생산하고 있는 스피닝 릴 중에서 원투낚시에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보면 실물을 직접 보지 못해서 정확한 평가는 할 수 없지만 제원으로만 본다면 일본 시마노의 액티브캐스트나 다이와의 크로스캐스트보다 싸고 품질 좋은 것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제품들도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기가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유통업체들이 수입을 꺼리고 있는 것이라 생각되는데 지금 번지고 있는 일본불매운동을 계기로 많은 낚시인들이 전 세계의 다양한 낚시용품들에도 한 번쯤은 눈길을 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