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바다 및 저수지에서 낚시를 할 때면 사실은 개체수가 많고 활성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물고기들이 미끼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경험을 간혹 하게 되곤 하는데 그럴 때면 물고기들의 경계심이 높아졌다거나 아니면 개체수가 줄었거나 하는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낚시인들이 가지는 이런 의문에 대하여 50여 년 전부터 한 번이라도 낚시에 잡힌 물고기는 낚싯바늘을 기억하고 그에 대한 학습효과가 남아 있기 때문에 잘 잡히지 않는다는 이론과, 물고기는 원래 잘 잡히는 개체가 따로 있다는 두 가지 이론이 내려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 두 가지 이론을 종합하여 실험한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물고기는 낚시로 잡힌 경험을 기억한다는 “Beukema의 학습이론”과 잘 잡히는 물고기의 개체는 따로 있다는 “Martin의 가설”이 있는데 오늘은 첫 순서로 “Beukema의 학습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의 “Jan J. Beukema”박사는 의역하자면 “잉어의 학습효과에 의한 어획 감소(Decreasing catchability through one-trial learning)”로 번역할 수 있는 논문을 1970년에 발표하였습니다.
Beukema박사는 실험을 위하여 한 번도 낚시로 잡힌 경험이 없는 잉어를 실험할 연못에 넣고 2주 동안 모두 800명의 연인원을 동원하여 매일 낚시를 하도록 했으며 사용하는 장비와 미끼는 마음대로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잡은 잉어는 반드시 표식을 달고 놓아주어야 했고, 하루에 낚시를 하는 시간은 1인당 4시간으로 제한을 하였습니다.
실험결과에 의하면 1인당 조과가 가장 좋은 날은 첫째 날(평균 1.24마리)이었으며, 2일째부터 하락하기 시작하여 5일째에는 첫날의 1/4 정도의 조과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즉 항상 같은 마리수의 잉어가 연못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잡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은 잉어가 바늘에 걸린 경험을 학습하여 바늘에 끼워놓은 미끼를 피하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것을 검증하기 위해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그 첫 번째는 학습효과가 없는 잉어가 잡힐 것인지의 여부는 랜덤으로 결정될 것이고 낚인 횟수는 “푸아송분포”와 일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실제로 관찰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실험결과는 예측과는 달리 푸아송분포를 크게 벗어나 있었는데 처음으로 잡힌 잉어가 다시 낚시로 잡히는 것은 예측보다 훨씬 적은 수치를 보였던 것입니다.
두 번째 검증방법은 그날 잡은 잉어의 몇%가 이전에 낚시로 잡힌 경험이 있는지를 알아보았는데 1일~4일까지는 한 번도 잡힌 적이 없던 잉어의 20~30%가 낚시에 잡혀 낚시에 잡힌 경험을 가진 잉어가 다시 잡힌 5%보다 더 잘 잡힌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나 5일째부터는 잡힌 경험이 있는지의 유무를 떠나 모두 5%에 불과한 조과를 올리는 것에 그치고 말았는데 이것을 바탕으로 Beukema박사는 실험시작 이후 4일이 지나면서 연못에 있는 잉어의 대부분이 한 번씩은 낚싯바늘에 걸린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또한 Beukema박사는 1년 이후에도 물고기들의 학습효과는 지속되는 것으로 발표하였습니다. Beukema박사가 제시한 이론은 현재에 와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요? 그리고 다음 시간에 살펴볼 잘 잡히는 물고기의 개체는 따로 있다는 “Martin의 가설”과 동시에 성립할 수 있을까요?
궁금하시다면 다음 편을 기대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