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포스팅 “루어낚시 매치 더 베이트(Match the bait)의 기본적 이해”에서 농어와 같은 피시 이터(fish eater) 어종들은 시기별로 다양한 먹잇감들을 섭취하는데 대개가 시기마다 개체수가 풍부한 베이트 피시들을 주요한 먹잇감으로 삼는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봄철이면 곤쟁이를 비롯하여 지렁이와 숭어새끼 등을 먹이로 삼고 그 외에 전어, 정어리, 학꽁치 등 다양한 생물을 계절별로 섭취하면서 생활한다는 것을 알아보았는데 이렇게 계절별로 다양한 종류의 베이트 피시들을 먹는 것을 “베이트 패턴”이라고 루어낚시에서는 부르고 있습니다.

특히 농어와 같이 먹잇감이 서식하는 곳으로 회유하는 섭이회유의 본능을 가진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특정한 베이트 피시를 먹는 “베이트 패턴”에 대하여 알아두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베이트 패턴”은 어려운 것은 아니며 예를 들면, 전어를 먹을 때 공략하는 방법을 “전어 패턴”, 학공치를 먹을 때 공략하는 법을 “학공치 패턴”이라고 부르고, 특히 대부분의 새끼들이 부화하는 봄철에는 크기가 아주 작은 물고기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이것을 농어나 큰 물고기들이 먹이로 삼는 것을 “마이크로 베이트” 패턴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베이트 패턴”을 확인하고 이에 맞추어서 사용할 루어의 크기와 모양, 움직이는 속도 및 액션 등을 결정하는 것을 우리는 “매치 더 베이트(Match the bait)”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왜? “베이트 패턴”의 확인이 필요한가 하면, 그것은 농어를 보면 지렁이가 산란하는 시기(지렁이 산란 패턴)에는 이전까지는 게를 즐겨 먹다가도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렁이만을 먹는데 봄에 잡은 농어의 뱃속을 보면 대부분이 지렁이와 곤쟁이란 것에서도 농어의 먹이활동이 편식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농어 뱃속의 지렁이

 

농어 뱃속의 곤쟁이

다음으로 또 “베이트 패턴”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을 알게 됨으로써 노리는 수심층을 알 수가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에서와 같이 중요한 먹잇감이 되는 베이트 피시들이 활동하는 수심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수심층을 공략해야만 조과가 좋습니다.

 

봄철 베이트 피시의 활동 수심

그러면 지금부터 대표적인 베이트 패턴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곤쟁이 패턴

 

곤쟁이는 크기가 아주 작기 때문에 루어의 크기를 이에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농어가 곤쟁이를 섭취하는 행동은 쫓아가면서 먹는 것이 아니라 곤쟁이가 밀려오는 지점에서 기다렸다 먹기 때문에 물의 흐름이 있는 포인트에서 천천히 리트리브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곤쟁이는 표층과 하층에서 서식하는데 주요 활동 영역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곤쟁이가 표층에서 발견되어도 바닥층에서 더 조과가 좋은 경우도 있으므로 우선은 곤쟁이가 육안으로 보이는 범위에서 루어를 운용하면서 점차 바꾸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 지렁이 산란 패턴

지렁이는 유영능력이 없다고 해도 될 정도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농어는 체력을 소모하지 않고서도 먹이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먹잇감은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사용하는 루어의 실루엣은 얇은 것이 좋으며 가능하면 천천히 릴을 감는 리트리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온이 낮을 경우에는 지렁이들이 해저에도 많이 있고 이에 따라 농어도 바닥층에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루어를 바닥층에서 살짝만 띄워서 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숭어새끼 패턴

흔히들 숭어새끼와 같이 작은 물고기 떼를 보면 그 중심에 미끼를 드리우면 쉽게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무리를 이루어 움직일 경우에는 농어를 잡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숭어새끼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잘 관찰하면 주변에 농어와 같은 천적이 있으면 무리를 이루고 없으면 흩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숭어새끼들의 떼를 발견하게 되면 무리의 가운데로 루어를 던지는 것은 좋지 않고 무리의 주변을 노리는 것이 좋으며 무리가 움직이는 표층보다는 조금 아래를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숭어는 표층에서만 움직인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맞지 않으며 수온이 떨어지는 날은 중층으로 내려가기도 하므로 농어를 공략하려면 더 아래쪽을 노려야 하며, 보일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입질이 없을 경우에는 사용하는 루어의 색상을 더욱 화려한 것으로 바꾸고, 크기도 큰 것으로 바꾸어 표층 아래를 공략하면 조과를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 정어리(멸치) 패턴

5월부터 10월까지 정어리와 멸치가 연안으로 접근해오는데 지역에 따라서는 3월부터 시작되는 곳도 있으며 11월까지 계속되는 경우도 있어서 기간이 긴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어가 주로 먹는 크기는 10~15cm 정도이며 다른 어종에 비하여 빠른 유영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멸치나 정어리 패턴일 경우에는 루어의 움직임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정어리 떼를 노리는 것은 농어뿐만 아니고 광어나 방어 등도 있으므로 서프루어로 농어를 공략하다가 다른 어종을 잡는 때도 많으며 저의 경우에는 농어를 노리다가 광어를 잡은 경험이 있습니다.

 

▶ 전어 패턴

전어는 1년 내 잡히는 어종이지만 계절에 따라 활동하는 수역이 다릅니다. 그러나 10월부터 길게는 3월까지는 연안에 서식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전어패턴으로 농어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무리를 이루는 전어의 크기는 대략 20~30cm의 크기가 많은데 이런 크기는 베이트 피시로서는 큰 경우에 속합니다.

그러나 가을이 지나 겨울로 접어들기 시작하게 되면 표층에서 움직이던 학공치나 정어리, 멸치와 같은 어종이 사라지고 그때 유일하게 표층에서 움직이는 어종이 전어인데 겨울을 앞두고 체력을 보충해야 하는 농어 또한 크기가 크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런커(lunker)급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전어패턴에서도 루어는 전어 떼의 가운데로 던지면 안 됩니다. 특히 전어와 같이 크기가 있는 베이트 피시의 경우에는 농어가 물기 전에 전어가 무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전어패턴에서의 공략법도 무리의 주변으로, 움직이는 수심은 표층 아래를 공략하는 것이 좋으며 파동이 강한 루어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도루묵 패턴

“도루묵이 제철일 때 농어를 노리자”란 글에서도 지적한 바가 있고 “에깅낚시-본인만 못 잡을 때 점검할 사항”이란 제목의 포스팅에서 인용한 뉴스에서도 알 수 있었던 것처럼 무분별한 남획(濫獲)으로 인하여 한 때는 수산자원 회복대상 관리종으로 지정되기도 한 도루묵은 농어가 즐겨먹는 베이트 피시의 하나입니다.

산란을 위해서 연안으로 접근하는 도루묵은 크기가 15cm~20cm을 전후한 것이 많으므로 사용하는 루어의 크기도 큰 것이 좋으며 기본적으로는 표층에서 1m 이내의 수심층을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도루묵 패턴에서는 농어가 산란을 앞두고 먼바다로 이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런커급을 잡을 확률이 상당히 높으며 도루묵의 산란에는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바다가 조금 거친 날이 낚시하기에는 더욱 좋습니다.

 

▶ 학공치 패턴

학공치 패턴은 경력이 많은 분들도 어렵다고 할 정도로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왜 그런가 하면 학공치의 생김새 때문에 농어가 다른 베이트 피시처럼 머리부터 삼킬 수가 없다는 점과 다른 베이트 피시처럼 무리를 이루기는 하지만 움직이는 방향이 일사불란하지 않다는 점을 들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조류가 흐르는 방향으로 움직일 때에는 학공치의 머리 방향이 모두 같습니다. 따라서 학공치 패턴에서는 물의 흐름이 있는 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좋으며 반드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농어는 학공치를 뒤에서부터 먹기 때문에 학공치 떼의 뒤쪽을 노려서 무리의 아래로 루어를 움직여주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 마치면서

지구환경의 변화로 인해 한반도 근해에서 서식하는 어종에도 변화가 오고, 활동하는 시기도 변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어종의 베이트 피시들이 생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아울러 많지는 않지만 은어를 먹이로 삼는 패턴도 있고 그밖에도 다양한 베이트 패턴들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패턴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