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일본산 방어를 기사로 다루면서 덩달아 금년 2월에 일본에서 수입되는 방어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작성했던 포스팅의 조회수가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나도 몸담고 있는 SLR클럽에 “일본산 방어 클라스ㄷㄷㄷㄷ”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이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나 이에 대한 정확한 후속보도나 관계기관의 브리핑이 없었기에 정확한 내용을 알아보자는 차원에서 몇 자 적어본다.
이미지: SLR클럽에서 캡처
물론, 나는 여전히 일본불매운동을 실천 중인 소시민이기에 일본산 수산물을 옹호하기 위해 이 글을 적는 것은 결코 아니란 점을 미리 밝힌다.
사진에 있는 것처럼 등이 구부러진 양식 방어가 일본에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1990년경부터로 방어나 잿방어의 척추가 휘어진 현상을 상만증(上湾症)이라 하며 당시에는 특성은 보고가 되었지만 발생원인을 규명하지는 못했다.
그 후 1999년 5월과 6월에 가고시마만의 양식장에서 키우던 방어와 잿방어에서 배복방향(背腹方向) 즉 등 쪽에서 배 쪽으로 휘어진 개체가 많이 발생하자 다시 전문가들의 조사와 연구가 실시되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일본에서는 방어를 비롯한 물고기들의 척추 변형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는데 아직까지 잿방어에서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①방어는 뇌에 기생하는 점액포자충에 의해서 척추의 변형이 온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며, 방어의 뇌에 기생하는 기생충은 점액포자충강에 속하는 믹소볼루스 아칸소고비이(Myxobolus acanthogobii)라는 것으로 양식 고등어에서도 척추의 변형을 일으킨 사례가 보고되어 있다.
②두 번째로 방어의 척추 변형을 유발하는 원인은 유기인계나 카르바메이트계 농약이며 ③세 번째로는 연쇄상구균의 감염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1999년의 조사에서는 세 가지 모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연구를 진행했던 연구진은 한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였는데 이번에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진 속의 일본산 방어도 이와 같은 원인에 의해 척추의 변형이 온 것은 아닌지 추측해본다.
물론 이런 추측은 우리 관계당국의 검역과 관리체계가 확실하고 믿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1990년 가고시마만에서 양식하던 방어에서 발생한 척추 변형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던 연구진이 내세운 가설은 꼬리 부분의 근육 때문이란 것이었다.
이것은 첫 번째로 1984년 폴란드의 바키엘(Backiel, T)이 공동으로 펴낸 논문(유속이 있는 가두리에서 양식된 잉어의 골격 이상 발생률이 높다: High incidence of skeletal anomalies in carp, Cyprinus carpio, reared in cages in flowing water)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그 논문에 의하면 발전소의 배수구에서 나오는 온수가 유입되는 부근에서 양식된 잉어의 치어는 빠른 유속으로 인해 꼬리근육의 과도한 유영운동에 의한 부하 때문에 척추의 변형이 왔다고 한다.
가고시마만에서 양식하던 방어의 척추변형이 꼬리근육의 이상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한 연구진이 제시한 두 번째 근거는 2002년, 일본에서 발표된 논문(과도한 유영에 의한 참돔 치어의 척추전만증 유도: Lordosis induction in juvenile red sea bream, Pagrus major, by high swimming activity)이었다.
2002년에 발표된 논문은 인공부화한 참돔 치어를 이용하여 물의 흐름을 일정수준까지 높인 환경에서 꼬리지느러미를 절제하여 사육함으로써 미추골(尾椎骨)의 변형을 수반하는 상만증(上湾症)을 가진 개체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두 가지 논문을 근거로 2009년에 발표된 논문(가고시만의 양식 방어와 잿방어에서 발생한 척추후만증과 전만증: Kyphosis and Lordosis observed in Yellowtail and Amberjack Cultured in Kagoshima Bay)은 1999년에 가고시마만에서 양식하던 방어에서 발견된 척추변형은 좁은 공간에서 사육되면서 꼬리지느러미의 손상이 발생했고 그로 인한 과도한 꼬리근육의 사용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논문을 근거로 하고, 당국의 검역체계가 믿을만하다는 가정하에서 온라인에 올라왔던 사진을 보면 낚시로 잡힌 방어의 꼬리지느러미에 비해서는 많이 퇴화된 것으로 보여 꼬리근육의 과도한 부하로 인해 등이 구부러진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정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