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줄의 호수와 두께에 관한 글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낚싯줄(라인)의 규격으로 사용되는 호수(號數)라는 것은 나일론을 원료로 한 라인이 개발되고 나서 표준직경이란 것을 일본에서 정하면서 5척(약 150cm)의 무게가 1리(厘: 약 0.0375g)인 라인을 1호로서 규격을 정했는데 이것의 직경이 0.165mm였던 것에서 비롯되어 지금도 이 호수를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2010년에 통일규격이 제정되기 전에는 나일론 라인을 제외한 플루오르나 합사(PE)라인의 경우에는 업체마다의 굵기가 달랐습니다(지금도 그렇지만).
특히 플루오르의 경우에는 표기를 업체의 자율에 맡김으로 인해서 플루오르의 강도가 나일론과 같도록 하기 위해 약간 두껍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로 인해 릴에 감는 라인의 양을 자세히 살펴보면 나일론보다 플루오르가 적은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런 결과로 인해서 대다수의 낚시인들이 동일한 호수라면 플루오르가 강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2010년 9월에는 플루오르의 표준규격이 제정되고 12월에는 PE의 표준도 제정이 되었기에 앞으로는 모든 업체들의 호수와 굵기는 통일되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와 함께 많은 낚시인들이 모르고 있는 부분이 바로 낚싯줄의 파운드(lb) 표기입니다. 해외에서 직구로 라인을 구매하는 가장 큰 원인은 가격적인 문제라 생각되는데 막상 제품을 수령하고 나면 “엄청나게 굵다”라는 생각들을 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물론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기술과 원재료의 차이에서도 기인하지만 파운드를 표기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구매하는 것도 한 가지 이유입니다.
일본과 미국에서 표기하는 방법은 서로 다른데 특히 미국식의 파운드 표기를 한 제품을 구매하게 되면 “굵다”는 생각들을 모두가 하게 됩니다.
낚싯줄의 파운드를 표기하는 방법에는 ‘파운드 테스트 라인’과 ‘파운드 클래스 라인’의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미국 등에서 표기하는 ‘파운드 테스트 라인’ 방식은 그 표기를 PTL, TEST(lb), lbT 등으로 하고 있으며 표시된 수치 이하에서는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고 PCL, CLASS(lb), lbC 등으로 표기되는 일본식은 국제게임낚시협회(IGFA, International Game and Fish Association)가 정한 방식으로 표기하는데 표시된 수치 이상에서는 무조건 끊어진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즉 동일한 10lbs라고 해도 10lbC와 10lbT는 의미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지요. 10lbC의 경우에는 10파운드의 무게가 실리면 라인이 터진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 이하에서도 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며 10lbT의 경우에는 10파운드 이상이 걸리면 라인이 터진다는 것으로 그 이상의 무게도 견딜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차이에 기인하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파운드의 표기는 극단적으로는 16파운드를 8파운드로 표기하고 있는 것도 있는 것과 같이 표기된 강도보다 실제 강도가 높은 것이 대부분이며 일본식의 경우에는 실제 강도가 표기된 강도보다 낮은 것이 많은 것입니다.
따라서 낚시인들이 느끼기에는 미국식이 일본식에 비해 동일한 파운드라고 해도 1.5배 이상의 강도를 가진 것으로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일본식의 경우에는 근래에 들어서 파운드의 표기를 최대강도와 평균강도로 나누어 표기하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업체들이 파운드의 강도를 최대에 맞추어 표기하는 이유는 더 강한 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것이 판매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며 대다수의 낚시인들이 평균강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고가의 고품질 라인의 경우에는 lbC와 lbT의 차이가 크지 않고 모두를 표기하고 있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 제품에 국한된 얘기이므로 앞으로는 라인을 구매할 때 파운드의 표기가 lbC인지 lbT인지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제품의 포장에 무게만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표기방법이 어떤 것인지를 나타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되는 것은 ‘파운드 테스트’, 일본에서 판매되는 것은 ‘파운드 클래스’라고 보면 무방하며 일본에서 ‘파운드 테스트’ 방식의 무게로 판매하는 제품은 아래 사진과 같이 명기를 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로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