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에 릴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으로써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 되었다고 인정을 받는 것은 남송시대의 화가 마원(馬遠)이 그린 한강독조도(寒江獨釣圖)란 그림으로 현재 일본의 도쿄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중국에서 발달한 비단(실크)산업으로 인해서 그 이전부터 이런 실타래 모양의 릴(조거:釣車)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하지만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은 없기 때문에 이 그림을 최고로 오래 된 릴의 모습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조거(釣車)는 단양의 낚시박물관에도 소장되어 전시되고 있는데 이렇게 일반인들이 조거(釣車)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은 한국전통 견지낚시의 역사를 보존하려는 “한국전통견지협회”라는 단체의 공이 지대하며, 전시되고 있는 2개의 조거(釣車)도 이곳에서 기증을 한 것입니다.
단순히 낚싯줄을 감는 역할을 하는 조거(釣車)가 언제부터 릴(Reel)로 불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조거(釣車) 이후에 등장하는 사료(史料)로는 1651년 영국에서 출간된 토마스 베이커(Thomas Barker)가 쓴 “The Art of Angling”이란 책에 나오는 윈치(Winch)라는 용어와 이것을 이용하여 트롤링낚시를 하였다는 내용이 그림이 아닌 문헌상으로 남아있는 가장 오래 된 릴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 후 많은 낚시인들이 알고 있는 조어대전(The Complete Angler)에서 아이작 월튼(Izaak Walton)이 휠(Wheel)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연어낚시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휠(릴)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릴의 유형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에서 아이작은 또 다른 중요한 말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초릿대에 와이어로 만든 링(가이드 링)을 붙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문헌상에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릴에 대한 내용이 그림으로 처음 기록된 것은 1662년 로버트 베나블(Robert Venables)이 쓴 “The Experienced Angler”이란 책입니다.
이 책의 삽화 중의 하나를 보면 상단에 릴이 그려져 있는데 정확하게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어를 사용하지 않은 초기의 모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후 영국에서는 기어를 사용하는 릴의 보급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데 그것은 영국최초의 릴 제작사인 오네시무스 유스턴손(Onesimus Ustonson)이란 회사에 의해서 1750년부터 시판되기 시작했고 1814년 토마스 솔터(Thomas Salter)가 쓴 “The Angler’s Guide”란 책에 기어를 사용한 릴의 그림(아래 그림의 왼쪽)이 삽화로 들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릴, 특히 베이트 릴에 대한 기준은 미국의 조지 스나이더(George Snyder: 1771 ~ 1841)가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조지 스나이더 이후에 출시되는 플레밍(Fleming) 형제가 만든 릴 등은 모두 조지 스나이더의 것을 베이스로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쯤에서 릴의 역사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를 마치기로 하면서 조지 스나이더가 만든 릴은 바다낚시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족하여 1830년에 토마스 존 콘로이 (Thomas John Conroy)라는 사람이 만든 볼 밸런스 핸들(Ball balance handle)이 있는 릴이 크게 인기를 끌게 되는 내용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