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빙상 여자 500미터에서 금메달을 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선수는 이상화 선수를 격려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었고 두 사람의 인연과 우정에 대한 기사들이 연일 쏟아져 나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이런 화제에만 집중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저는 기자회견장에서 흘린 고다이라 나오의 눈물을 보면서, 참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장의 사진만을 두고 본다면 금메달을 딴 감격에 흘리는 눈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를 기억하며 흘리는 눈물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트랙을 돌 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나 금메달을 딴 감격에 그간의 시간들이 지나가면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인터뷰를 보고는 아마도 트랙을 돌 때에도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다이라가 그리워하는 친구는 일본의 빙상선수 스미요시 미야코(住吉都)이며 올해 2018년 1월 20일 나가노 시내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고 하며 유족의 뜻에 따라 사인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언론 등에서는 자살일 것이라고 추측들을 하고 있습니다.

 

미야코 선수는 고다이라와 신슈대학 동기생으로 대학시절 4년 동안 함께 마사히로 코치의 지도를 받았으며 2014년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여서는 500미터에서 14위, 100미터에서 22위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일본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얼마지 않아 이런 일이 생기면서 NHK를 비롯한 언론에서는 자살일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를 보도했지만 미야코 선수를 지도했던 마사히로 코치는 “컨디션 난조와 성적부진으로 고민은 하고 있었지만 다른 문제들도 여러 가지 있는 것으로 안다. 단지 성적부진을 이유로 이런 일이 생긴 것이 아니란 것은 알리고 싶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었다고 합니다.

대학 4년간을 함께 땀 흘리고 곁에서 서로 응원하며 의지했던 동료가 갑자기 사망한 사건은 고다이라에게도 충격이 아닐 수 없었겠지요…

미야코의 사망 직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고다이라는 “솔직히 그녀의 일은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언제나 머릿속에는 그녀의 기억이 맴돈다”고 아픈 마음을 전했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평창에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미야코의 가족들로부터 전해들은 “나오가 금메달을 딴다면 내(미야코)가 딴 것과 같아”라는 미야코의 말과 “미야코의 몫까지 열심히 해달라”는 미야코 가족의 진심어린 당부도 한 가지 요인이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금메달을 딴 것을 미야코에게 보여주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는 말과 함께 고다이라 선수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지요~

 

이상화 선수에게 보여준 배려와, 먼저 떠난 동료를 기억하며 흘리는 나오 선수의 눈물을 보면서 “참 따뜻한 성품을 가졌구나!”하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됩니다.

국적을 떠나, 늦은 나이에 각고의 노력으로 멋진 결과를 이루어내었던 고다이라 나오 선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