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가 개발한 연료통 제리캔(Jerrycan)

나치가 개발한 연료통 제리캔(Jerrycan)

프레스 가공된 2장의 강판을 용접해서 만든 연료통을 일컫는 제리캔(Jerrycan)은 독일군을 뜻하는 속어인 제리(Jerry)가 사용하는 통(Can)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오늘은 이 제리캔(Jerrycan)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2차 대전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제리캔이 없었더라면 독일의 블리츠크리크(Blitzkrieg: 전격전)를 뚫고 프랑스에 도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차 대전 초기에 영국군이 사용하던 연료통은 얇아서 기름이 누출되는 일이 잦았을 뿐만 아니라 부을 때는 깔때기와 같은 도구들이 있어야만 했는데 이런 이유로 비하하여 조잡하다 또는 엉성하다는 의미의 플림지(Flimsy)로 불렸다.

 

이 연료통이 얼마나 부실했는가 하면 영국의 임페리얼 갤런(imperial gallon=4.546 l)으로 7만 갤런을 운반하는 도중 연료의 누출로 3만 갤런만 수송할 수 있었던 것을 두고 한 병참장교가 이것조차도 좋은 결과라고 했다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간단한 사실이지만 연료의 보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군대의 이동은 멈추게 된다. 나치는 이것을 염두에 두고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기존의 디자인을 개량한 연료통의 개발에 나섰는데 이렇게 개발된 연료통을 베르마흐트 아인하이츠카니스터(Wehrmacht-Einheitskanister)라고 불렀다.

영어로 군용 연료통(Armed Forces Unit Canister)이란 뜻을 지닌 베르마흐트 아인하이츠카니스터(Wehrmacht-Einheitskanister)가 흔히 제리캔(Jerrycan)이라고 부르는 연료통의 정식 이름인 것이다.

제리캔은 나치의 입찰을 따낸 쉬벨름에 있던 회사(Schwelmer Eisenwerk Müller & Co. AG)의 수석 엔지니어였던 빈첸츠 그룬포겔(Vinzenz Grünvogel)이 이끌던 기술진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제리캔(Jerrycan)의 손잡이를 보면 3개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나치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나치는 “1명이 빈 통은 4개, 연료가 가득 찬 통은 2개를 들 수 있어야 하며, 두 사람이 함께 들 수도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는데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3개의 손잡이를 만든 것이었다.

 

물론 기존에 독일군들이 사용하던 삼각형 모양의 연료통에 비해 휴대 및 차량의 적재가 용이했을 뿐만 아니라 펌프를 사용하지 않고도 급유할 수 있는 등의 편의성도 뛰어났던 베르마흐트 아인하이츠카니스터(Wehrmacht-Einheitskanister) 즉, 제리캔은 극비리에 생산되어 1차로 5,000개가 테스트를 위해 일선부대로 보내졌고 만족스런 결과에 따라 양산에 들어가게 되었다.

 

왼쪽 삼각형 모양이 독일군이 사용하던 기존의 연료통

 

양산은 개발한 회사가 아닌 ABP(Ambi-Budd Presswerk Berlin)가 맡았었는데 나중에는 흰색 페인트로 십자가를 그려 넣은 것은 물통으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프랑스군은 ‘VIN’으로 표시한 와인 전용의 통을 사용하기도 했다.

 

플림지(Flimsy)로 비아냥을 받던 연료통을 사용하던 영국군은 1940년 노르웨이 전역(Norwegian campaign)에서 제리캔을 입수한 이래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다가 나중에서야 카피하여 생산한 것을 사용했는데 미국의 경우에는 이보다는 드라마틱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제리캔을 복제한 영국의 연료통

 

1939년 독일에서 근무를 마치고 귀국을 앞두고 있던 미국인 엔지니어 폴 플라이스(Paul Pleiss)는 독일인 동료를 설득하여 육로를 이용하여 인도까지 여행에 나서게 된다.

그런데 이동하는 도중에 필요한 식수를 담을 통이 없자 독일인 엔지니어는 템펠호프 공항(Tempelhof Airport)에 제리캔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곤 수완을 발휘하여 3개를 구한 다음, 식수를 담고 길을 떠나게 된다.

두 사람이 11개 나라를 통과하여 인도까지 절반쯤 갔을 때 괴링이 보낸 비행기 편으로 독일인 동료는 귀국을 해야만 했는데 그는 떠나면서 폴 플라이스(Paul Pleiss)에게 제리캔의 제조에 필요한 정확한 사양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혼자 남은 폴 플라이스(Paul Pleiss)는 여행을 계속하여 캘커타에 도착하였고, 차는 캘커타의 창고에 보관시키고 고향인 필라델피아로 귀향하였다.

1939년의 여름은 나치가 폴란드 침공을 앞둔 시점으로 전운(戰雲)이 유럽을 휘감던 시기였기에 귀국한 폴 플라이스(Paul Pleiss)는 독일군의 제리캔에 대하여 군에 정보를 제공하였으나 샘플이 없이는 판단할 수 없다는 관료주의에 막히고 만다.

이에 폴 플라이스는 캘커타의 창고에 보관 중이던 차에서 제리캔만 떼내어 미국으로 가지고 올 계획을 세웠지만 운송하는 과정에서 분실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차를 통째 가지고 오기로 결정하여 1940년 여름, 뉴욕에 도착시킨다.

그리고 3개의 제리캔 중 1개를 군 관계자들에게 보냈지만 그들은 개량된 미국의 연료통으로도 전쟁을 수행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함에 따라 진전을 보지 못했고, 또 다른 샘플 1개는 영국군에 보냈지만 영국군은 만드는 것보다도 쉽게, 많은 수량의 독일군이 사용하던 제리캔을 노획하여 쓸 수 있었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고 1942년이 되어서 중동의 정유공장에서 품질관리를 맡고 있던 리차드 다니엘(Richard Daniel)이란 사람이 “연료통의 결함으로 인해 운송 도중에 40% 가까운 연료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자 그때서야 미국과 영국은 제리캔의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1945년 유럽의 작전전역(ETO: European Theater of Operations)에서만 1천9백만 개가 사용되었던 제리캔은 전쟁의 승리를 위해 한때는 200개의 공장에서 만들어지기도 했었는데 1953년에 작성된 미국병참대(Quartermaster Corps)의 공식보고서에는 제리캔을 블리츠캔(blitz-can)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영국군이 노획한 것을 받았다고 되어있을 뿐 폴 플라이스(Paul Pleiss)에 관한 기록은 단 한 줄도 없다는 이유로 일부에서는 폴 플라이스(Paul Pleiss)의 이야기가 허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일본자위대의 차량번호는 무엇을 의미할까?

일본자위대의 차량번호는 무엇을 의미할까?

제주관함식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함정이 욱일기를 달고 입항하는 문제로 자위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의 자위대가 사용하는 군용차량의 번호판은 무엇을 나타내는가를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국군의 경우에는 좌측의 번호는 부대명을 뜻하고 오른쪽의 번호는 지휘관의 서열이나 기타 차량순번을 나타내는데 일본의 자위대가 사용하는 작전용 차량의 앞 번호 두 자리는 아래와 같이 육상자위대가 사용하는 차량의 종류와 해상자위대의 차량(39~43)과 항공자위대의 차량(44~49)을 나타냅니다.

자위대 차량 앞 번호 두 자리
01-03
소형트럭
04
유도무기 차량
05-08
중형트럭
11
오토바이
20-37 및 38
대형트럭
39-43
해상자위대 차량
44-49
항공자위대 차량
50-59
견인차량
60-69 및 88
피견인차량
70-77, 83-85 및 87
군수장비
78-79
통신전자장비
80
군수지원장비
81
화학장비
82
위생장비
86
항공장비
90-98
궤도차량
99
방위장비청 차량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왼쪽의 4자리 숫자를 보고 몇 사단 또는 몇 연대, 몇 대대인지를 알 수 있는데 이런 우리와는 달리 일본자위대는 앞의 두 자리를 보고 차량의 종류나 해상자위대, 항공자위대 소속인지를 판단하고 뒤의 4자리 숫자는 일련번호로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그러나 ○○-0001로 시작하는 차량은 방위대신이 타는 차량을 나타냅니다.

일본자위대의 해당차량 소속부대가 어디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번호판의 오른쪽에 인쇄되어 있는 글자나 숫자를 보고 판단하는데 위에서 설명한 앞 번호 두 자리 별로 차량을 살펴보면서 해당차량이 어느 부대의 소속인지를 판단하는 방법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01~03: 소형트럭

01-0553: 제1 방공포단 본부중대

02-7025: 제2사단 제25연대 제3중대 대전차소대

03-5908: 제11여단장

▶ 04: 유도무기 차량

04-2015: 제7사단 제7고사포연대 제6중대

▶ 05~08: 중형트럭

05-0785: 제5사단사령부

06-2177: 제11여단 제10연대 제1중대

07-5652: 제11여단 제11포병대 본부중대

08-1233: 북부방면시설대 제12시설군 본부중대

▶ 11: 오토바이

11-1809: 정찰사양 오토바이

▶ 20~37 및 38: 대형트럭

25-1301: 제11포병연대 제1대대 제1중대

30-1202: 제2사단 제2후방지원연대

35-6871: 제1방공포단 제4고사포대

37-1502: 제2사단 제3연대 본부중대

▶ 39~43: 해상자위대가 사용하는 차량

40-1705: 해상자위대 오미나토지방대 오미나토경비대

▶ 44~49: 항공자위대가 사용하는 차량

44-6038: 항공자위대 북부시설대

49-0067: 북부방면항공대 제3고사포병군 제9고사대

▶ 50~59: 견인차량

50-0020: 북부방면수송대 제313수송중대

50-2087: 제11여단 제11후방지원대 수송대

▶ 60~69 및 88: 피견인차량

61-0784: 제1방공포단 제1고사포병군 제301고사중대

68-6573 : 북부방면시설대 13시설군 본부중대

▶ 70~77, 83~85 및 87: 군수장비

71-3642: 제2사단 제2시설대대 본부중대

76-4078: 북부방면시설대 제13시설군 제360시설중대

▶ 78~79: 통신전자장비

79-9114: 제11포병대 본부중대

▶ 80: 군수지원장비

80-8114: 제2후방지원연대 보급대

▶ 81: 화학장비

81-9018: 제7화학방호대

▶ 82: 위생장비

▶ 86: 항공장비

▶ 90~98: 궤도차량

90-0051: 제7사단 제11연대

95-3942: 제2전차연대 제6중대

▶ 99: 방위장비청 차량

99-0037: 방위장비청의 차량은 개발 중인 것들이 많습니다.

F-35보다 F-15의 최고속도가 더 빠르다

F-35보다 F-15의 최고속도가 더 빠르다

1947년 10월 14일 “벨 X-1(당시 이름은 XS-1)”을 몰고 세계최초로 음속을 돌파했던 “척 예거(Chuck Yeager)”가 그의 아내 “글레니스 예거(Glennis Yeager)”의 이름을 붙인 비행기 “글래머러스 글레니스”와 함께 찍은 사진은 많은 사람들이 보아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개발되는 비행기들에는 최고속도가 얼마라고 하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게 되었고 우리공군의 현재 주력기종인 F-15와 차세대 기종으로 들어올 F-35 모두 음속을 돌파하는 최고속도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F-15의 최고속도는 마하 2.5이고 F-35의 최고속도는 F-4의 마하 2.2보다 느린 마하 1.6에 불과합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속도가 느린 전투기를 우리는 들여오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를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투기에서 음속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흔히 “애프터 버너(Afterburner)”라고 하는 것을 사용하는데 “애프터 버너(Afterburner)”는 정확하게는 “제너럴 일렉트릭(GE: General Electric)”의 상표를 말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서 엔진의 배기가스 등에 연료를 분사하여 다시 발화시키는 장치로써 롤스로이스의 Re-heat와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의 오그멘터(Augmentor)가 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런 재연소장치가 필요한 이유는 음속을 돌파할 때 급속하게 증가하는 조파저항(Wave drag) 또는 “소리의 벽(sound barrier)” 혹은 “음속장벽(sonic barrier)”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인해서 음속을 돌파할 때 비행이 어려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저항을 극복하고 더욱 가속하기 위해서는 엔진의 추력을 조파저항 이상으로 증가시키는 증강장치를 사용하는데 이런 재연소를 통한 증강장치의 가장 큰 단점이 바로 연료의 소비가 최소 5배나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무장인 상태에서 마하 0.8에서 마하 2.3까지 가속하는데 4분 30초 정도가 걸리는 F-15를 연료를 가득 채워 비행한다고 하더라도 4분 정도만 애프터버너를 사용하면 연료가 고갈되어 추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F-15

 

그래서 대부분의 전투기는 마하 0.9 이하에서 운용되거나 전투를 하는 경우에도 마하 1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마하 2 이상의 최고속도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어서 최근에 와서는 애프터버너와 같은 재연소장치를 가동하지 않고도 음속을 돌파하는 “초음속순항(슈퍼크루즈: Supercruise)”이라고 하는 것을 전투기의 요소로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전투기의 속도와 기타 회전할 때 저항을 받아 속도와 고도가 떨어지는 것을 엔진의 출력으로 보완하여 속도를 유지하고 회전할 수 있는 유지선회의 중요한 요소인 추력중량비는 F-35가 평균 0.8 정도로서 F-15와 F-22의 1.1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사용하는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의 F-135엔진의 출력이 10% 증가될 것이라고 하니 이 부분도 조만간 개선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무튼 “초음속 전투기”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음속을 돌파하는 비행을 하는 것은 극히 짧은 순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초음속 전투기”는 “초음속순항”을 할 수 있는 기종인가에 따라서 구분해야 옳을 것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초음속순항이 가능하다고 평가를 받는 기종으로는 F-22랩터, 유로파이터, 프랑스의 라팔, 스웨덴의 그리펜, 러시아의 Su-35, 그리고 F-35가 있습니다. 따라서 초음속순항이 불가능한 F-15보다는 차세대 우리공군의 주력이 될 F-35의 속도가 빠르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

 

다소 라팔

 

사브 JAS 39 그리펜

 

수호이 Su-35

 

F-35 라이트닝Ⅱ

전투기의 연비는 얼마나 될까?

전투기의 연비는 얼마나 될까?

기름값이 무서워 운전하기가 겁이 난다는 제목의 신문기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지금 우리의 영공을 지키는 전투기들이 소비하는 연료는 얼마 정도의 금액일까요?

책(Turbofan and Turbojet Engines Database Handbook)에 나와 있는 프랫 앤 휘트니에서 만든 “F100-IHI-220E”엔진의 제원을 바탕으로 이 엔진 2개가 장착되어 있는 우리 공군의 주력기종인 F-15의 연비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에 나와 있는 제원의 1번을 보면 아래와 같은데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우선 알아보겠습니다.

SFCₛₛₗ=2.07 10⁻⁵(㎏/s)/N

 

먼저 SFC는 연료소비율을 뜻하는 “Specific Fuel Consumption”의 약자로서 이것은 1N(뉴턴)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 초당 0.0000207㎏(20.7㎎)의 연료를 소비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다음으로 제원을 나타내는 그림에서 2번으로 표시된 것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Tₛₛₗ=65225N

이것은 “F100-IHI-220E”엔진의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을 때의 최대추력을 나타내는데 이 수식에 위에서 알아본 값(0.0000207㎏)을 대입하면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고 최대추력을 얻기 위해서는 초당 1.35㎏의 연료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0.0000207㎏×655255N=1.3507785㎏/s

 

따라서 F-15는 2개의 엔진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최대의 추력을 얻으려면 초당 2.7㎏의 연료를 소모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12초 만에 20리터의 기름을 사용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2018년 5월 11일을 기준으로 한 항공유의 가격이 현재의 환율로 계산하면 대략 1리터에 27,000원 정도이므로 1초에 58,000원 정도의 기름을 사용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것은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을 때의 경우이고 애프터버너를 사용할 때에는 “F-35보다 F-15의 최고속도가 더 빠르다”란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연료의 소비가 대략 5배 정도 증가하게 됩니다.

책에 나온 제원의 3번을 보면 아래와 같이 나와 있습니다.

SFCᴬᴮₛₛₗ=5.95 10⁻⁵(㎏/s)/N

이것은 애프터버너를 사용할 때는 1초당 0.0000595㎏(59.5mg)의 연료를 사용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을 대입하여 계산하면 엔진이 2개이므로 아래의 값이 나옵니다.

0.0000595㎏×104310N×2=12.41289㎏/s

즉,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4.6배 정도 많은 연료를 소비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1초당 27만 원 정도의 연료를 사용한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F-15에 10톤 정도의 연료를 채운다고 가정하고 애프터버너를 계속해서 사용한다면 13분 정도만 비행해도 연료가 고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위에서 인용한 책에 나와 있는 자료는 ssl(static sea level), 즉 지상에서 정지한 상태에서의 수치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많은 추력을 필요로 하는 고공비행에서는 더 많은 연료가 소모됨으로 엔진의 제원에서 나타내는 애프터버너를 사용하지 않을 때의 최대출력인 65.3kN을 실제로는 얻을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제가 겨울철에 가지고 다니는 휴대용난로의 연료소비율과 비교를 하면 F-15가 애프터버너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거의 10만 배나 많은 연료를 소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투기는 비싸기도 하지만 유지비가 정말 많이 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됩니다.

일본 방위성도 헷갈리는 수호이 기종

일본 방위성도 헷갈리는 수호이 기종

2018년 9월 19일, 일본 방위성은 러시아의 수호이 Su-27이 일본의 영공에 근접비행을 함에 따라 즉각 전투기를 대응 출격시켜 경고를 하였고 이에 러시아 전투기는 영공을 침범하지 않고 돌아갔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음날인 2018년 9월 20일 당초의 발표와는 달리 영공에 근접한 러시아의 전투기는 수호이 Su-27이 아니라 수호이 Su-35(더 정확히는 Su-35S)라고 정정발표를 하였습니다.

적기에 대하여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조종사가 육안으로 확인을 하였고, 대응출격한 전투기가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분석한 정보임에도 일본방위성이 Su-35S를 수호이 Su-27이라고 발표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이제부터 그 이유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에 일본 방위성이 Su-27로 오인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Su-27과 Su-35S의 외형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그 이유는 Su-35S는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완전히 다른 기종이지만 기존의 Su-27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1990년대부터 Su-27의 성능을 향상시킨 Su-27M의 수출형 모델에 Su-35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또 하나의 이유이지만 Su-35와 Su-35S는 전혀 다른 기종입니다.

러시아가 최초로 개발했던 Su-35, 즉 Su-27M은 Su-27의 변형기종 5대, 강도시험기 2대, 초기생산형 6대, 후기생산형 3대, 복좌형 1대 등 도합 17기를 만들었지만 경제위기로 러시아 공군은 신예기를 배치할 여력이 없어 채택하지 못하였고 수출 또한 성사되지 못하게 되어 실전에 배치한 국가는 없습니다.

수호이 Su-35는 정확하게 구분하면 Su-27M(Su-35)과 Su-35S로 나눌 수가 있는데 이 두 기종의 가장 큰 외형상의 차이는 비행기의 동체 앞부분에 카나드(Canard)라고 하는 작은 날개를 가진 Three surface 형태인가 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날개와 꼬리날개, 그리고 카나드의 세 가지 날개를 가지는 Three surface 형태의 수호이 전투기에는 Su-27시리즈로서 함재기인 Su-33, 전폭기인 Su-34, 전천후 다목적 쌍발 전투기인 Su-30이 있습니다. 그러나 Su-35S는 카나드가 없는 형태로 되어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입니다.

 

Su-35S

 

Su-30

 

Su-33

 

Su-34

 

또 하나의 차이점은 추력편향노즐이 있는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인데 추력편향노즐(Thrust Vectoring Nozzle)이라고 하는 것은 나무위키의 설명을 빌리면 “제트엔진이나 로켓엔진처럼 연소가스를 분사해서 추진력을 만드는 엔진에는 분사구인 노즐(Nozzle)이 달려있는데, 이 노즐의 분사방향을 기계적으로 조절 가능하게 만들어 비행체의 조종면과는 별도로 비행방향(혹은 자세)을 제어하는 모멘트 힘을 만들어 준다.”고 되어있습니다.

즉 Su-35S는 추력편향엔진인 “AL-41F-1S”를 사용하고 있고 Su-27M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Su-27M의 초기생산형 6대 중에서 5호기와 6호기에는 추력편향엔진을 탑재하였는데 이것을 특별히 Su-37이라고 구분하여 불렀습니다. 하지만 5호기는 추락하였고 6호기는 시험종료 후에 원래의 엔진을 다시 탑재하여 공식적으로 Su-37이라는 기종은 존재하지 않게 되어 현재시점에서 Su-35라는 기종은 모두 Su-35S를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전투기 개발회사인 수호이(Sukhoi)에서 T-10M이라고 부르는 전투기는 러시아 공군에서 사용하는 Su-27M을 말하며 이것은 수출용으로 이름붙였으나 수출하지 못했던 Su-35와 추력편향엔진을 탑재했던 Su-37과 모두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2018년 현재 흔히들 Su-35라고 부르는 Su-35S는 수호이(Sukhoi)에서 붙인 이름은 T-10BM이고 이것의 초기명칭은 Su-35BM이었습니다.

네이비씰은 베트남전쟁에서 청바지를 입었다.

네이비씰은 베트남전쟁에서 청바지를 입었다.

“네이비씰이 당나라 군대도 아니고 무슨 청바지를 입고 전투를 했느냐?” 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베트남전쟁에서 네이비씰은 청바지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미군의 보급품이 부족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을 텐데, 왜 네이비씰은 청바지를 입었던 것일까요?

미국이 베트남전쟁에 전면적으로 참전하게 되는 것은 1964년 8월 2일에 있었던 통킹만에서 구축함 매독스 호가 북베트남의 공격을 받으면서부터이지만 그 이전부터 미국은 남베트남(베트남공화국)을 군사지원하고 있었고 네이비씰은 주로 자문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군은 베트남민족해방전선 소속으로 정식명칭은 베트남공산주의자를 뜻하는 베트콩들의 게릴라전술과 마을주민으로 위장하면 식별할 수 없는 문제로 인해 많은 혼란과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 CIA가 한 가지 작전을 수립하는데 그것이 바로 적게는 2만 5천여 명, 많게는 4만 명 이상을 고문·살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 작전명 ‘피닉스 프로그램(Phoenix Program)’이란 것이었습니다.

CIA가 내세운 명분은 베트콩이나 정보원으로 의심이 가는 사람들을 무력화(neutralized)시킨다는 것이었지만 실상은 침투, 납치, 암살, 고문 등의 방법을 사용했으며 특히 고문은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CIA의 사이공 지부장이었던 피터 드실바(Peter DeSilva)가 입안한 이 작전은 정보수집이란 명분과는 달리 베트콩으로 의심이 가는 사람을 심문하면서 비행기에서 떨어뜨려 죽이는 등의 잔인한 방법을 서슴지 않았는데 작전의 주된 목표는 공포심을 심어 베트콩에게 협력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 ‘피닉스 프로그램(Phoenix Program)’에서 네이비씰이 침투, 납치, 암살이라는 임무를 맡게 되었는데 당시의 군복은 정글에서의 작전 도중에 찢어지는 일이 잦아 임무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작전에 참가하는 네이비씰 대원들은 더 내구성이 좋은 군복의 지급을 요구했고 그 대안으로 요구했던 청바지가 지급됨으로써 모든 네이비씰 대원들이 청바지를 입었던 것은 아니고 ‘피닉스 프로그램(Phoenix Program)’에 참가한 대원들만 청바지를 입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민간인의 무고한 희생은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것이라고는 해도 전투가 아닌 상황에서 이렇게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낸 이 사건에 대하여 미국은 현재까지 베트남에 어떠한 사과를 한 적도 없습니다.

결국 ‘피닉스 프로그램(Phoenix Program)’은 1970년부터 그 실상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1971년에는 의회청문회가 열리게 되는데 거기에서 전직 CIA요원이었던 밀턴 오스본(Milton Osborn)이 “비인격적인 살인 프로그램”이라고 증언함으로써 미국 내의 반전여론에 불을 지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2002년에 개봉되었던 로버트 레드포드와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스파이 게임”에서 미 해병대의 정찰저격병(United States Marine Corps Scout Sniper)이었던 브래드 피트를 CIA요원으로 선발했던 로버트 레드포드가 바로 이 ‘피닉스 프로그램(Phoenix Program)’을 실행하는 요원으로 나오는데 극중에서 그는 “나는 피닉스 프로그램에서 함께 임무를 수행할 저격병을 찾기 위해 비행기로 날아왔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답니다.

‘피닉스 프로그램(Phoenix Program)’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엇갈리는 견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며, 또 하나의 명백한 사실은 이 작전에 투입되었던 네이비씰의 대원들이 청바지를 입었다는 것입니다.

최장거리 저격에 성공한 스나이퍼 Top 5

최장거리 저격에 성공한 스나이퍼 Top 5

“세계최초의 저격부대 제95 라이플 연대”란 포스팅에서 토마스 플런킷(Thomas Plunkett)이 “이베리아 반도 전쟁”에서 프랑스의 콜베르(Colbert)장군을 300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저격할 때 사용한 총은 베이커 라이플이었으며 1939년 11월 30일부터 1940년 3월 13일까지 핀란드와 소련 간에 벌어진 겨울전쟁(Winter War)에서 하얀 사신(White Death)으로 불리며 542명의 소련군을 저격한 것으로 유명한 시모 해위해가 사용한 총은 모신나강(Mosin-Nagant)이라고 하는 소총으로 모두가 스코프 없이 오직 가늠쇠만 이용하여 저격을 하였기 때문에 사거리가 짧았으나 총기와 장비의 발달로 인하여 현대에 와서는 스코프를 통해 반사되는 빛으로 적에게 노출될 수 있는 단점을 줄이면서도 먼 거리에서 목표물을 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02년에 아프가니스탄에서 2,310미터라는 최장거리 저격기록이 새로 세워지기 전까지의 기록은 베트남전쟁에서 93명을 저격하였으며 1968년에 2,286미터에서 저격을 성공하여 당시로서는 최고기록을 수립했던 미국인 카를로스 해스콕(Carlos Hathcock)이라는 미국 해병대원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카를로스 해스콕(Carlos Hathcock)

 

카를로스 해스콕(Carlos Hathcock)의 기록은 2002년에 깨지게 되는데 이후에 수립된 모든 기록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립된 것들로써 지금부터 가장 먼 거리에서 저격을 성공시킨 스나이퍼를 5위부터 1위까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5위: 미국인 브라이언 캐머(Brian Kemer) 2004년 이라크, 2,300m

 

▶ 4위: 캐나다인 아론 페리(Arron Perry) 2002년 아프가니스탄 2,310m

아론 페리는 2002년 3월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있었던 캐나다군의 작전명 아나콘다에 투입된 저격팀의 일원이었으며 McMillan Tac-50을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론 페리는 2002년 적군의 시체에 모욕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가 되었고 증거불충분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McMillan Tac-50

 

▶ 3위: 캐나다인 롭 펄롱(Rob Furlong) 2002년 아프가니스탄 2,430m

롭 펄롱도 아론 페리와 함께 아나콘다 작전에 투입되었던 저격수로서 알카에다 요원을 발견하고 마찬가지로 McMillan Tac-50을 사용하여 저격하였는데 첫 발은 맞추지 못했고 두 번째 발사에서는 알카에다 요원이 매고 있던 배낭을 맞추었으며 세 번째 발사에서 사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롭 펄롱(Rob Furlong)

 

▶ 2위: 영국인 크레이그 해리슨(Craig Harrison) 2009년 아프가니스탄 2,475m

영국 육군 근위기병대(Blues and Royals) 소속의 크레이그는 2009년 11월 작전 도중 탈레반 요원 2명을 발견하고 L115A3을 사용하여 저격하였는데 작전에 참가한 아파치 헬기에서 레이저 측정기를 이용하여 거리를 측정한 것이라고 하며 사살된 2명의 탈레반 요원들 시체는 아프가니스탄 경찰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크레이그 해리슨(Craig Harrison)

 

L115A3

 

▶ 1위: 성명불상의 캐나다인 2017년 이라크 3,450m

세계최고의 기록을 세운 사람의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그가 속한 부대가 바로 비밀에 쌓인 JTF2(Joint Task Force 2)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JTF2는 1992년 기존에 있던 캐나다의 대테러 부대였던 SERT를 해체하고 새롭게 창설된 부대인데 워낙 비밀스럽게 운영되던 까닭에 당시 캐나다 총리였던 스티븐 하퍼도 그 존재를 몰랐다고 하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함께 작전을 수행했던 연합군들조차도 개전 초기에는 JTF2가 투입된 사실을 모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JTF2의 존재가 일반에 알려지게 된 계기도 바로 3,450m에서 저격에 성공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부터라고 합니다.

세계최초의 저격부대 제95 라이플 연대

세계최초의 저격부대 제95 라이플 연대

요즘 주말이면 tvN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보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나면 당시의 역사를 돌이켜 보곤 하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9월 1일은 1923년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날이며, 당시 일본인들에 의해 수많은 한국인들이 무고하게 학살된 사건이 일어난 관동대학살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잔인하게 학살당한 한국인들

 

관동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전 세계에서는 수많은 구호물자를 보냈는데 가장 많은 지원을 한 나라는 미국으로써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으며 그 외에도 캐나다와 영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구호물품을 보냈지만 그 어느 나라에서도 일본이 저지른 한국인에 대한 만행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나라가 힘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가를 이 나라의 위정자들은 꼭 되새겨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드라마에서 배우 김태리가 맡은 여주인공 고애신은 상당한 실력을 갖춘 저격수(스나이퍼)로 나오는데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세계최초의 저격부대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세계적인 저격수들에 대해 얘기할 때면 언제나 빠지지 않는 사람이 바로 핀란드의 “시모 해위해”인데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인 1939년 11월 30일부터 1940년 3월 13일까지 핀란드와 소련 간에 벌어진 겨울전쟁(Winter War)에서 하얀 사신(White Death)으로 불리며 542명의 소련군을 저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아덴만 여명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의 스나이퍼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데, 당시 흔들리는 링스헬기에서 삼호쥬얼리호에 승선하려는 동료들을 엄호 사격하는 과정에서 해적 1명을 사살한 것은 한국군의 실력을 세계에 과시한 사례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저격에 특화된 부대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세계최초의 저격부대는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만들어진 “제95 라이플 연대”입니다. 전쟁에 총이 사용되고 나서 특정인을 노리는 저격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명중률이 극도로 낮았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당시 사용하던 소총은 나선형의 홈, 즉 강선이 없는 활강포의 형식으로 되어 있었고 이후에 강선식으로 된 소총이 개발되었음에도 장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나폴레옹은 자기가 지휘하는 부대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당시 영국군이 가지고 있던 활강포 소총의 장전과 발사를 재현한 것인데 영국군은 미국의 독립전쟁을 겪으면서 저격전술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게 되었고 “저격수만으로 구성된 부대가 있다면 전세가 크게 변할 것이다.”는 존 무어 장군의 생각에 따라 쿠트 매닝햄(Coote Manningham) 대령과 윌리엄 스튜어트(William Stewart) 소령을 주축으로 하여 베이커 라이플을 소지한 “제95 라이플 연대”를 창설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95 라이플 연대”를 가리켜 그린 재킷(Green Jackets)이라고도 불렀는데 그 이유는 당시의 영국보병들이 착용하던 빨간색 군복 대신에 녹색의 군복을 착용하고 흰색 대신에 검정색의 수장을 착용하였기 때문입니다.

 

“제95 라이플 연대”의 장병들이 소지한 베이커 라이플은 장거리 사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장약을 많이 사용해야만 했고 그럼에 따라 장전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숙달된 보병들이 최대 분당 4발을 발사할 수 있었던 브라운 베스(Brown Bess) 소총에 비해 분당 1발이라는 제약을 가지고 있었지만 100야드 이내의 목표물을 3발 중 1발 꼴로 명중시킬 수 있고 최대 200야드의 거리에 있는 표적도 맞출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본장비로 지급되었던 것입니다.

“제95 라이플 연대”의 명성은 1대대 소속의 토마스 플런킷(Thomas Plunkett)이라는 병사에 의해서 널리 알려지게 되는데 “제95 라이플 연대”의 창설을 주도한 존 무어 장군의 지휘 하에 참가한 “이베리아 반도 전쟁”에서 존 무어 장군은 포탄의 공격으로 전사하게 되지만 토마스 플런킷은 프랑스의 콜베르(Colbert)장군을 300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저격하고, 쓰러진 콜베르 장군을 도우러 달려가던 부관까지 저격함으로써 그 실력을 입증하였던 것입니다.

“제95 라이플 연대”의 이야기는 영국에서 숀 빈(Sean Bean)을 주인공으로 하여 드라마로 만들기도 했는데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시리즈가 방영되었고 2008년 11월 2일에는 2부작 “Sharpe’s Challenge”를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세계각국의 대물저격용 저격총

세계각국의 대물저격용 저격총

첫 번째로 알아보았던 세계 각국의 대인(對人)저격용 소총”에 이어서 오늘은 대물저격용 총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어로 “anti-materiel rifle”라고 하는 대물저격총은 기본적으로 대구경 탄환을 사용하는데 그 시작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 개발된 마우저M1918(Mauser M1918) 또는 탱크와 총을 합친 “Tankgewehr M1918”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우리에게는 TuF(Tank und Flieger)1918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M1918은 전차의 장갑판을 관통하고 내부에 있는 사람들을 살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면서 당시 연합군 전차의 장갑 두께인 25mm를 뚫기 위해 13mm 구경의 철갑탄을 사용하였으나 사정거리가 65미터 이상이 되면 내부에 있는 승무원들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지는 못하였습니다.

또한 일반보병이 사용하던 소총을 단순히 확대시킨 것에 불과한 것이어서 병사들 사이에서는 코끼리 총 또는 코끼리를 잡는 총이란 뜻으로 “Elefant Gewehr”라고 불리었다고 합니다.

 

전쟁을 통해 15,800여 자루가 보급되었는데 M1918에 의하여 파괴된 영국군의 전차는 전체의 1% 정도였다고 하지만 연합군 측에서는 아주 큰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대물저격총이 현대에 와서는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1899년 제1차 만국평화회의의 “육상전에 대한 법률과 관습에 대한 협약(Convention respecting the Laws and Customs of War on Land)”과 “인체 내에서 쉽게 확장되거나 형태를 변이시키는 탄환의 사용 금지에 대한 선언”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일부에서 사용하는 12.7mm탄이 체내에서 터지는 것은 1868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선언”의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이 있지 않기 때문에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지난번 포스팅 “최장거리 저격에 성공한 스나이퍼 Top5”에서 1위를 차지한 캐나다의 JTF2(Joint Task Force 2) 소속의 병사가 2017년 6월 23일 작성한 3,540미터의 거리에서 저격에 성공할 때 사용한 총도 대물저격총인 맥밀란(McMillan) Tac-50이었습니다.

그러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어떤 총들을 대물저격용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미국

▶ Barrett M82

 

 

대구경 소총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대전차무기로 등장하기는 하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전차의 장갑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970년대 이후 테러사건이 증가하면서 비행장과 같은 곳에서의 원거리 저격이 필요한 일이 발생하게 됨에 따라 각국에서는 특수부대가 휴대할 수 있는 무기의 수요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때 로니 바렛(Ronnie Barrett)이 설립한 회사가 .50BMG탄(12.7×99mm)을 사용하는 총을 1982년에 개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바렛 M82입니다.

Barrett M82가 사용하는 12.7mm탄은 탄도의 직진성이 높으며 7.62mm탄에 비하여 공의 저항을 덜 받아 속도의 저하가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2002년에 기록이 깨지기 전까지 세계 최장거리의 저격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카를로스 해스콕(Carlos Hathcock)이 세운 1968년의 2,286미터 거리의 저격도 12.7mm탄을 이용하여 성공을 한 것이었습니다.

1982년에 개발된 Barrett M82는 1986년에 M82A1으로 개량되며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발발한 걸프전쟁에서 미군들이 사용하게 되는데 당시 미군은 이 총을 SASR(Special Applications Scoped Rifle)이라고 불렀습니다.

이후 Barrett M82는 많은 개량 모델들이 출시되었는데 25x59Bmm NATO탄을 사용하는 XM109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 아머라이트 AR-50(ArmaLite AR-50)

 

50BMG탄(12.7×99mm)을 사용하는 이 총은 2014년에 제작한 홍보용 포스터를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ArmaLite AR-50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제작하여 저작권문제가 발생하면서 널리 알려진 일이 있는 총입니다.

 

▶ McMillan TAC-50

 

 

맥밀란사(McMillan Firearms)가 만드는 이 총은 저격총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최장거리 저격에 성공한 스나이퍼 Top5”에서 2위를 제외한 1위, 3위 4위를 한 3명은 바로 이 McMillan TAC-50을 사용하여 기록을 작성하였습니다.

 

McMillan TAC-50은 미국의 네이비씰은 Mk.15 Mod.0 SASR(Special Applications Sniper Rifle)라고 부르며 캐나다 군에서는 C-15 LRSW(Long Range Sniper Weapon)로 부르고 있기도 합니다.

사용하는 탄환은 .50BMG탄(12.7×99mm)이며 2012년에 TAC-50 A1과 TAC-50 A1-R2의 파생형이 출시되었습니다.

 

▶ 해리스 M90(Harris M93)

 

1993년에 개발된 이 총은 길이 1,372mm, 무게 11.32kg으로 .50BMG탄(12.7×99mm)을 사용하며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야간투시경을 추가로 장착할 수 있습니다.

 

▶ 아이버 존슨(Iver Johnson) AMAC-1500

 

1981년부터 1982년에 걸쳐 미군의 요청으로 Jerry Haskins가 이끄는 팀이 개발한 총으로 최초에는 8.58×71mm탄을 사용하도록 만들어졌으나 나중에 .338 Lapua Magnum탄을 비롯하여 NATO의 7.62mm와 12.7mm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되었으나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습니다.

 

■ 영국

▶ Accuracy International AW50

Accuracy International이 개발한 L96A1을 50구경으로 재설계하여 만든 총으로 길이 1.420mm, 무게 15kg으로 12.7mm NATO 표준탄을 사용합니다.

AW50의 변형모델로는 AW50F, AW50FT, AX50, AS50 등이 있는데 AW50F는 한국군에서도 사용하고 있으며 AS50은 미국 네이비씰의 요청으로 만든 모델입니다.

■ 프랑스

▶ PGM 헤카테Ⅱ(PGM HécateⅡ)

 

프랑스의 PGM정밀(PGM Précision)사가 만드는 이 총은 울티마 레이쇼 시리즈(PGM Ultima Ratio) 중에서 가장 최대 구경의 모델이며 Hécate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이 총을 FR-12.7이라고도 부르는데 이것은 “12.7mm 구경의 저격총”을 뜻하는 프랑스어 “Fusil à Répétition de calibre 12,7”를 줄여서 부르는 것입니다.

길이 1,380mm, 무게 13.8kg의 이 총은 NATO표준의 .50BMG(12.7×99mm)탄을 사용하며 총구의 폭발을 옆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전체의 반동을 줄이도록 하는 소염기(muzzle brake)가 있어서 반동을 7.62mm NATO표준탄을 사용하는 정도로 줄일 수가 있으며 10배율의 SCROME LTE J10 F1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습니다.

 

■ 스위스

 

 

이 총은 스위스의 총기제조회사인 SIG(Schweizerische Industrie-Gesellschaft)에서 제작하지만 원래는 AMSD(Advanced Military System Design)라는 회사에서 만들고 있던 OM 50 네메시스(Nemesis)를 SIG에서 사들인 다음 전직 미 해병대원이던 제임스 B. 오웬스(James B. Owens)가 OM 50 네메시스를 바탕으로 설계하여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2011년 12월 OM 50 네메시스에 대한 모든 권리가 이양되면서 총의 이름도 SAN 511로 바뀌게 되었으며 SG 511이라고도 불리는데 사용하는 탄환은 50BMG (12.7x99mm)입니다.

 

■ 독일

▶ SIG 50

 

 

스위스 기업 SIG(Schweizerische Industrie-Gesellschaft)사의 총기사업부를 2000년에 독일의 자본인 SWISS ARMS가 인수하였는데 그 이전인 1985년에 SIG는 미국법인 “SIG Arms”를 설립하였었습니다.

2000년에 사업을 인수한 SWISS ARMS가 유럽시장을 담당하고 미국 현지법인에서 미주시장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미주시장의 사업이 크게 확장되면서 미국법인명을 “SIG Arms”에서 “SIG Sauer”로 변경하게 되는데 바로 이 “SIG Sauer”가 우리에게 익숙한 맥밀란 시리즈를 생산하는 “McMillan Firearms”와 함께 개발한 총이 바로 SIG 50입니다.

따라서 이 총은 “McMillan Firearms”가 생산을 하고 “SIG Sauer”가 판매를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대물저격용이기에 사용하는 탄은 NATO표준의 .50BMG (12.7×99mm)탄입니다.

 

■ 오스트리아

▶ Steyr IWS 2000

 

슈타이어 IWS 2000은 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 만리허사(Steyr Mannlicher)가 만든 것으로 IWS는 “Infantry Weapon System”의 약자로 “보병무기체계를 뜻합니다.

길이 1,800mm, 무게 18kg인 총은 15.2×169mm탄을 사용하는데 1990년에 출시된 모델인 AMR 5075는 14.5mm탄을 사용합니다.

 

▶ Steyr HS .50

2004년에 개발된 이 총은 길이 1,370mm, 무게 12.4kg으로 50BMG (12.7×99mm)탄을 사용합니다.

 

 

■ 폴란드

▶ ZMT 12.7mm

길이 1,350mm, 무게 15.8kg이며 유효사거리는 2,000미터인 이 총은 .50BMG탄 (12.7x99mm)을 사용합니다.

 

■ 세르비아

▶ Zastava M93

 

세르비아의 총기제조회사 차스타바(Zastava Arms)가 만든 이 총의 애칭은 세르비아어로 검은 화살을 뜻하는 “Crna Strela”입니다. 그래서 총기의 영문이름 뒤에 Black Arrow가 있는 것입니다.

모델은 사용하는 탄에 따라 2가지가 있는데 .50BMG탄 (12.7x99mm)을 쓰는 것은 길이가 1,500mm, 무게가 14.6kg이며 12.7mm×108mm탄을 사용하는 것은 길이가 1,670mm, 무게는 15kg입니다.

현재 Zastava M93는 세르비아군을 비롯하여 요르단, 리비아, 마케도니아 및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등지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 크로아티아

▶ RH-ALAN MACS M2

1991년에 개발된 길이 1,470mm, 무게 12.4kg의 이 총은 .50BMG탄 (12.7x99mm)을 사용하는데 1997년에 불펍(Bullpup)의 MACS M3가 개발되었고 현재는 크로아티아군을 비롯하여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루마니아, 세르비아, 슬로베니아군 등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MACS M4

 

▶ RH-ALAN RT20

 

 

이 총은 크로아티아의 RH-Alan사가 1990년대 중반에 개발한 것으로 모델명에 있는 RT-20(Ručni Top 20)은 “Handheld Cannon 20mm”를 뜻하는 말입니다.

길이는 1,330mm, 무게는 15.1kg이며 양각대와 조준경 등 모두를 장착하였을 때의 무게는 19.8kg이라고 하며 이름에 있는 것처럼 사용하는 탄은 20mm입니다.

그러나 이 총은 명중률이 낮아 저격에 사용하기가 어렵고 파괴력은 유탄발사기에 한참 못 미치는 바람에 많이 보급되지는 못했습니다.

 

■ 헝가리

▶ Gepárd

헝가리어로 치타를 의미하는 Gepárd는 1987년 경장갑차량을 파괴하기 위한 휴대용 무기를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단발식의 M1에서부터 반자동의 M2, M3, M4, M6와 볼트식의 M5 등 다양한 모델이 파생되었습니다.

이 총이 개발될 당시의 헝가리는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일원이었기 때문에 사용하는 탄이 12.7x108mm이었으나 1999년에 NATO에 가입을 하면서 수출용을 포함하여 헝가리군에 보급된 Gepárd M1은 모두 .50BMG (12.7×99mm)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습니다.

 

M1

 

M3

 

■ 남아프리카공화국

▶NTW-20

 

영어로 Denel NTW-20이라고 하는 이 총은 1990년대에 남아공화국의 Denel Mechem사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NTW-20의 가장 큰 특징은 총기를 완전히 분해하지 않고도 구경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mm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마우저(Masuer)사가 개발한 것으로 이것은 개인이 사용하는 최고 크기의 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 총은 20mm×82탄을 사용하는 NTW-20과 20mm×110탄을 사용하는 NTW-20×110과 바르샤바조약기구에서 대공경장갑차 중기관총용으로 채택하였던 14.5mmx114탄을 사용하는 NTW-20/14.5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발한 대물(對物)저격총으로는 Truvelo SR(Sniper Rifles)50을 포함하여 저격총을 주로 제작하는 Truvelo Manufacturers가 만드는 SR(Sniper Rifles) 시리즈와 CMS(Counter Measure Sniper)가 있습니다.

 

■ 러시아

▶ OSV-96

OSV-96은 러시아어로는 OCB-96인데 1994년에 공개되었던 V-94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길이 1,746mm, 무게 12.9kg으로 12.7x108mm탄을 사용합니다.

 

 

▶ KSVK 12.7

 

KSVK는 러시아어(Крупнокалиберная Снайперская Винтовка Ковровская(Krupnokalibernaya Snayperskaya Vintovka Kovrovskaya)의 약자인데 영어로는 Large-Caliber Kovrov Sniper Rifle 즉 “대구경 코브로프 저격총”을 의미하며 줄여서 Degtyarev sniper rifle이라고도 합니다.

이 총은 1990년 후반 러시아의 코브로프(Kovrov)에 있는 데그챠레프 군수공장(Degtyaryov Plant)에서 개발되었는데 SVN-98 12.7mm라는 실험용 소총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길이는 1,420mm, 무게는 12kg입니다.

세계각국의 대인저격용 저격총

세계각국의 대인저격용 저격총

저격용으로 특화시킨 소총으로 일반적으로 고배율의 망원조준경을 장착하여 원거리 사격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저격총은 대인(對人)과 대물(對物)용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대물저격총은 영어로 AMR(anti-materiel rifle)이라고 하는데 “material”이 아니고 “materiel”이라는 것에 주의하여야 하며 최초로 등장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였는데 더욱 자세한 내용은 “세계의 저격총-대물저격용”에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저격총은 일반적으로 5.56mm나 7.62mm의 소총탄을 사용하며 더 먼 거리에 있는 표적을 명중시키기 위해서는 .338 Lapua Magnum(8.6×70mm or 8.58×70mm)탄이나 12.7mm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특히 12.7mm 이상의 탄환은 대물(對物)저격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12.7mm탄을 인명살상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것”이라는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조약이나 법률로 명문화 된 것이 없어서 대인저격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전의 포스팅 “최장거리 저격에 성공한 스나이퍼 Top5”에서 알아본 기록들은 2위를 차지한 영국인 크레이그 해리슨(Craig Harrison)이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2,475m의 기록을 수립할 때 사용한 L115A3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대물저격총으로 세운 기록들입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세계의 여러 나라들에서 사용하는 저격총 중에서 대인저격용으로 사용되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대표적인 것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모델들은 자국에서 자체개발한 것들이며 이외에도 여러 가지 저격총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 대한민국 K14

길이 1150mm, 총열길이 610mm, 무게 5.5.kg의 볼트액션식 소총으로 NATO표준의 7.62mm탄을 사용하는 것으로 S&T 모티브(구 대우정밀공업)에서 미국의 윈체스터(Winchester Repeating Arms)사의 M70을 참고하여 만들었습니다.

 

■ 미국

레밍턴(Remington) M40

M700을 베이스로 만든 것으로 NATO 표준의 7.62mm 탄을 사용하는 볼트액션식의 총입니다. 개머리판을 유리섬유로 바꾼 M40A1에 이어서 저격수의 체형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만든 A3모델이 보급되고 있으며 조준기와 탄환을 포함한 총무게는 약 7.5kg 정도로 저격총으로는 다소 무거운 편입니다.

 

 

레밍턴(Remington) M24SWS(Sniper Weapon System)

레밍턴 M700을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 1988년부터 일반보병과 저격수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볼트액션식 소총으로 본체와 조준기 및 바이포드와 정비도구를 하나의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서 모델명에 SWS(Sniper Weapon System)가 붙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M24SWS의 사거리가 부족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자 사거리를 연장한 모델인 M2010ESR로 교체를 하고 있습니다.

 

 

레밍턴(Remington) MSR(Modular Sniper Rifle)

총열과 기관부의 부품을 교체하여 상황에 맞게 .338 Lapua Magnum탄이나 NATO표준의 7.62mm 등 4가지의 탄환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M110 SASS(Semi-Automatic Sniper System: 반자동 저격소총)

Knight’s Armament에서 만든 것으로 쉽게 말하면 M16을 대형화 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발배경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점차 증가하는 시가전에서는 정밀사격도 중요하지만 민첩하게 사격할 수 있어야 하는 점도 중요하여 500미터 이상의 사거리에서 정확도를 유지하면서도 민첩하게 사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DTA SRS

미국의 DTA(Desert Tactical Arms)사의 SRS(Stealth Recon Scout)는 독일의 DSR-1을 기반으로 제작하였으며 243 WIN, .308 WIN, .300 WIN MAG, .338 LM 4종류의 탄환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가 가능합니다.

 

 

맥밀란(McMillan) Tac-338

맥밀란 Tac 시리즈는 대부분이 다음번에 포스팅할 “세계의 저격소총 ②-대물저격용”에 해당하지만 .300 윈체스터 매그넘(Winchester Magnum)탄을 쓰는 맥밀란(McMillan) Tac-300과 .338 Lapua Magnum탄을 쓰는 Tac-338은 대인저격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ac-338은 길이 1,220mm, 총열 658mm, 무게 5kg으로 NATO표준 7.62mm 탄보다 강력한 .338 Lapua Magnum을 사용하기 때문에 저격수의 역량에 따라 1,600미터의 유효사정거리를 넘는 2,000미터에 있는 목표물도 명중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 영국

RPA Rangemaster

레인지마스터 시리즈는 견고하면서도 정비가 쉽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보이기 때문에 중남미 국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NATO표준의 7.62mm탄을 사용하는 일반형과 .338 Lapua Magnum탄을 사용하는 장거리형, 그리고 12.7mm탄을 사용하는 대물저격용이 있습니다.

L96A1

Accuracy International사가 제작하여 1984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것으로 길이 1158mm, 무게 6.6kg, 렌즈 직경이 42mm인 6배율의 조준경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 독일

OA10

M16의 특허권을 가진 미국의 콜트사의 특허기간이 끝남에 따라 1984년부터 각국의 총기 제조업체들이 앞다투어 만들기 시작하였는데 독일에서는 “Oberland Arms”란 회사가 OA10이란 이름으로 생산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개량형인 OA15가 보급되고 있습니다.

 

G29

독일 CG Haenel사가 개발한 것으로 2016년 독일연방군 특수부대의 저격용으로 채택되었으며 길이 1,275mm, 무게 7.5kg으로 .338 Lapua Magnum탄을 사용합니다.

 

 

Blaser R93 Tactical

독일 블레이저사가 생산하는 것으로 4종류의 탄환을 사용할 수 있으며 길이 1,130mm, 총열 627mm, 무게 4.8kg의 볼트액션식이지만 장전할 때 뒤로 밀어서 하는 스트레이트 풀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DSR-1

독일의 방산업체인 AMP기술서비스(AMP Technical Services)가 개발하였으나 2004년에 도산하는 바람에 DSR-정밀(DSR-Precision GmbH)이란 회사가 인수하게 되어 모델명에 DSR이 붙어 판매하게 된 것입니다.

사용하는 탄환은 NATO표준의 7.62mm이며 현재 DSR-1은 독일경찰을 비롯하여 룩셈부르크와 스페인의 경찰과 대만의 육군 등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H&K417

5.56mm탄을 사용하는 H&K416의 기관부를 대형화하여 NATO표준인 7.62mm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2017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707특임대”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H&K PSG-1

H&K는 “헤클러 운트 코흐(Heckler & Koch)”의 약자인데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무기제조회사 마우저(Mauser)의 자료를 프랑스군들이 소각할 때 전직 마우저 소속의 기술자였던 헤클러와 코흐 등이 몰래 자료를 빼내어 설립한 회사로서 유명한 무기생산업체입니다.

헤클러 앤드 코흐 PSG1는 이 회사에서 1972년에 만든 길이 1,208mm, 무게 8.1kg의 7.62mm NATO 표준탄을 사용하며 “헤클러 운트 코흐(Heckler & Koch)”에서 만든 총들은 종류가 아주 많으며 그 가운데 저격총으로 대표적인 것으로는 아래의 것들이 있습니다.

 

H&K MSG-90

 

 

 

H&K SL-8/H&K SL-9

 

H&K G28

 

이외에도 가장 많은 저격총을 생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독일의 저격총은 스크롤의 압박 때문에 이쯤에서 멈추고 별도로 한 번 다루도록 할 생각입니다.

■ 프랑스

FR-F1/FR-F2

1967년에 개발된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하던 MAS1936을 저격용에 맞도록 만든 것인데 1984년에 FRF2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길이는 1200mm, 무게는 5.1kg으로 조준기와 양각대를 기본장비로 하고 있습니다.

 

PGM Ultima Ratio

프랑스의 PGM정밀(PGM Précision)이란 회사에서 제작한 것으로 Ultima Ratio는 라틴어로 “최후의 수단(힘)”을 의미하며 모델로는 Intervention, CommandoⅠ, CommandoⅡ, Integral Silencieux의 4가지가 있고 인터벤션이 7.39kg으로 가장 무겁고 코만도Ⅱ가 6.12kg으로 가장 가볍습니다.

 

■ 벨기에

FN SCAR-H PR

SCARP는 “Special operations forces Combat Assault Rifle”의 약자로서 총열의 길이가 330mm, 406mm, 508mm의 3가지 종류가 있는 SCAR-H 가운데에서 508mm의 총열을 가진 모델입니다.

 

 

■ 스위스

SIG SG550 Sniper

Swiss Arms AG에서 만드는 것으로 모델명의 SG는 독일어 “Sturmgewehr”의 약자로서 영어로는 “assault rifle”이며 우리말로는 “돌격소총”에 해당합니다.

 

SIG Sauer SSG 2000/3000

이 총은 1989년에 스위스의 회사 SIG Arms(현재의 SAN Swiss Arms)와 독일의 회사 J.P.Sauer & Sohn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7.62mm의 NATO표준탄을 사용하며 길이는 1,210mm, 무게는 6.6kg입니다.

 

Brügger & Thomet APR308

프랑스의 총기제조업체인 “PGM Précision”사의 제품을 판매하던 스위스의 “Brügger & Thomet”이라는 회사는 총기부품의 제작도 겸하고 있었는데 싱가포르 육군에 PGM 7.62mm를 납품할 수 있는 자격을 얻으면서 프랑스의 “PGM Précision”로부터 기술협력을 얻어 개발한 것이 바로 APR300으로 .338 Lapua Magnum탄을 사용합니다.

 

■ 오스트리아

Steyr Scout(슈타이어 스카우트)

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사가 만든 이 총은 1980년대 초반 미국인 제프 쿠퍼(Jeff Cooper)가 정의한 스카우트 라이플(scout rifle)이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스카우트 라이플(scout rifle)이란 것은 길이 1,000mm 이하, 무게 3.5kg 이하로 휴대하기가 좋아야 하며 눈의 피로와 장전을 빠르게 하기 위하여 저배율의 조준경을 장착할 수 있는 마운트를 볼트 앞부분에 장착하는 것 등을 특징으로 하는 것으로 Steyr Scout는 이에 맞게 총을 제작하면서 NATO표준의 5.56mm와 7.62mm를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탄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후속으로 나온 것이 슈타이어 엘리트(Steyr Elite)입니다.

 

■ 러시아

SVD

AK-47의 사거리 밖에 있는 적을 견제할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드라구노프(Dragunov sniper rifle)라고도 하며 4배율의 적외선 탐지기능이 있는 조준경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고 지금도 일선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VSS Vintorez

소음기가 기본으로 장착된 구소련에서 개발된 총으로 9mm×39mm라는 특수한 탄환을 사용합니다. 이 탄환은 소음효과를 높이기 위해 초속은 저하되지만 탄두의 중량이 무거워 관통능력은 높은 탄입니다.

SVD와 마찬가지로 4배율의 적외선 탐지기능이 있는 조준경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거리가 짧기 때문에 은밀하게 목표물의 근거리에 접근하여 사격하여야 하는 것이 전제입니다.

 

 

ORSIS T-5000

2011년 박람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고 2012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하였는데 ISIS와의 실전에도 투입되었으며 사용할 수 있는 탄은 .300 WIN(윈체스터 매그넘 7.62mm)을 비롯하여 .338 Lapua Magnum탄과 NATO표준의 7.62mm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일본

호와(豊和)M1500

일본경찰의 경비부에 편성된 특수부대인 SAT(Special Assault Team)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경찰에서 사용하는 명칭은 “특수총 I형”이며 수출용은 “Howa Model 1500 Rifle”이라고 합니다.

 

 

■ 이스라엘

IWI DAN .338

이 총은 이스라엘의 총기제조회사 IWI(Israel Weapon Industries)에서 제작한 것으로 모델명에 있는 DAN은 요르단 강 상류에 있는 성경에 나오는 지명으로 아랍어로는 “심판의 언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338 Lapua Magnum탄을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