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어대전 제5장: 송어를 잡는 방법과 인조미끼

조어대전 제5장: 송어를 잡는 방법과 인조미끼

낚시꾼: 피터, 오랜만일세. 오늘 너와 네 친구가 이곳에 묵는다고 들어서, 나도 친구와 이곳에 머물기로 했어. 내 친구는 낚시는 처음이지만 아주 열심히 하려고 하지. 오늘 메뚜기로 처브 잡는 걸 알려줬는데 아 글쎄 5짜나 되는 놈을 잡았지 뭔가. 그런데 너와 함께 오신 친구분은 어떤 분이셔?

피터: 아, 내 친구 이름은 코리든인데, 시골 출신으로 아주 정직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야. 송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여기서 만나기로 한 거지. 아직 낚싯줄을 담가 보지도 못했지만 내일 아침엔 꼭 아침으로 먹을 수 있도록 해야겠어.

낚시꾼: 내일 아침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 보라구, 6인분은 충분한 송어가 있으니까. 아주머니 지금 요리를 해주시고 가장 맛있는 맥주와 포도주도 주세요. 우리 조상들이 마셨다던 그 술 말입니다. 그걸로 건강도 지키고 장수하면서 많은 일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바로 그 술을 부탁합니다.

피터: 정말 물이 제대로 오른 송어군요. 낚시꾼 양반과 내일의 친구인 당신의 행운을 진심으로 비는 건배를 합시다. 새로 낚시를 시작하신 분께 내 낚싯대를 드릴 테니 너는 그 외의 장비들을 드리는 건 어때? 둘이서 이 분을 멋진 낚시인으로 만들어 보자구. 그런데 낚시를 배울 때 이렇게 훌륭한 분께 가르침을 받는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예요.

왜냐하면 이 분은 물고기의 생태나 번식 등에 아주 해박할 뿐만 아니라 피라미에서 연어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잡을 수 있고, 또 잡은 것들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 줄도 알거든요.

낚시꾼: 나와 제자분은 정말 잘 맞는 것 같아. 자유롭고, 쾌활하며, 예의 바른 사람이야. 그래서 내가 아는 모든 걸 가르쳐 줄까 해. 그럼 제자분과 여러분들을 위해 건배합시다.

사냥꾼: 절대 불모지에 씨를 뿌리는 일이 되도록 만들지 않을 것이며 스승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에 순종하고 최선을 다해서 배우겠사오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낚시꾼: 그것이면 충분해요. 이제 식사합시다. 코리돈씨도 함께 하시죠. 멋진 놈이죠? 잡았을 때 55㎝ 정도 되었는데 배는 천수국처럼 노랗고 다른 부위는 백합처럼 하얗습니다. 이 소스를 바르면 더 맛있을 겁니다.

코리돈: 말씀하신 대로 정말 멋집니다.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친구 피터도 그럴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미안한 일일 겁니다.

피터: 전적으로 동감이야. 두 사람 모두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녁식사가 끝나면 보답으로 코리돈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부탁해야겠습니다.

코리돈: 누가 제 뒤를 이어서 부르시겠다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노래하지 않을 겁니다. 식사에 대한 보답으로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과 함께 즐겁게 보내기 위해 노래하는 겁니다. “모두 함께 노래하면 집안이 즐겁다.”고 하지 않습니까?

낚시꾼: 저는 저의 부탁으로 윌리엄 배쓰씨가 만들어 주신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그 분의 대표작으로 ‘사냥꾼’, ‘톤의 야단법석’ 등이 있지만 저는 낚시를 찬양하는 곡을 부르겠습니다.

코리돈: 저는 전원생활을 찬미하는 모래를 부르겠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떤 노래를 부르실 건가요?

피터: 전, 내일 밤에 낚시를 찬양하는 노래를 불러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진 헤어지지 않을 테니 낚시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하루를 보내고 그 다음 날 헤어져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합시다.

사냥꾼: 그러기로 하신다니 저도 한 곡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흥에 취한 걸인들 마냥 신나게 즐겨 봅시다.

낚시꾼: 그러면 식사 전에 감사기도를 드리고 그 뒤 난롯가에 않아 한 잔 마시면서 노래로 모든 근심 걱정을 날려버립시다. 누가 먼저 할지는 제비뽑기로 정하는 게 어떻습니까?

피터: 그게 좋겠군. 코리돈씨가 처음으로 뽑혔네요.

코리돈: 그럼 제가 먼저 부르겠습니다. 빼는 건 질색이거든요.

코리돈의 노래

오, 만족스런 전원생활이여

헤이 트롤롤리 롤리 로

헤이 트롤롤리 롤리

고요함은 내 맘에 가득 차

근심 걱정일랑 모두 떨치고

우리 함께 갑시다.

궁중엔 아첨꾼만 가득하고

헤이 트롤롤리 롤리 로

헤이 트롤롤리 롤리

도심은 방탕하고

모두가 허식이 가득하네

우리는 정직한 시골 촌뜨기

진심으로 말하노라

헤이 트롤롤리 롤리 로

헤이 트롤롤리 롤리

자랑거린 밭과 말과 수레뿐이지만

근심 걱정 모두 잊고

우리 함께 갑시다.

우리 옷은 양피

회적갈색은 아내를 위해

헤이 트롤롤리 롤리 로

헤이 트롤롤리 롤리

허세는 우리완 거리가 멀고

생명을 지켜주는 따뜻함이 최고라네

밭갈이 힘들어도 주일은 성스러운 날

헤이 트롤롤리 롤리 로

헤이 트롤롤리 롤리

임금도 이것만은 알지 못하지

덧없이 시간만 간다는 것을

근심 걱정 모두 잊고

우리 함께 갑시다.

밭갈이의 보답하여

하늘은 비를 내리고

헤이 트롤롤리 롤리 로

헤이 트롤롤리 롤리

새로운 기운을 낼 수 있도록

대지는 보금자릴 주는구나.

근심 걱정 모두 잊고

우리 함께 갑시다.

뻐꾸기도 나이팅게일도

즐겁게 노래하고,

헤이 트롤롤리 롤리 로

헤이 트롤롤리 롤리

그 노랫소리에 맞춰

봄이 온다네.

근심 걱정 모두 잊고

우리 함께 갑시다.

이런 행복 본 적이 없는

우리는야 행복한 촌뜨기

헤이 트롤롤리 롤리 로

헤이 트롤롤리 롤리

세상엔 더 큰 행복 있다 말들 하지만

그건 모두가 거짓이라네.

나와 함께 시골로 갑시다.

조 초크힐

낚시꾼: 멋진 노래입니다. 기교도 좋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자리에 정말 어울리는 노래였습니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당신도 낚시인의 친구가 되어 주신다면 좋겠군요. 쾌활하고, 욕지거리 섞인 천박한 말씀이나 남을 해치는 말씀은 하지 않는 사람이란 보석처럼 가치 있는 존재랍니다.

얘기를 나눈 다음 날 아침 즐거운 마음으로 마주 볼 수 있는 사이가 소중한 사이죠. 전날 과음하고는 다음 날엔 일어나서 후회하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술자리의 즐거움은 돈이 아니라 함께 마시는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는 말은 당신을 두고 한 말인 것 같습니다. 이런 얘기로 내 차례를 넘기려는 건 아니니 이젠 노랠 하겠습니다만 부디 마음에 드시길 바랍니다.

낚시꾼의 노래

맘속의 사랑은

말로써 드러나고

어떤 이는 개를, 또 어떤 이는 매를 좋아하고

또 어떤 이는 테니스를 즐긴다네

하지만 난 이런 행복 바라지 않아

단지 낚시를 즐길 수 있기만 바랄 뿐

사냥은 위험한 것

매사냥도 산과 들을 누벼야 하고

도박도 사람을 어지럽힌다.

사랑은 큐피드가 놓은 덫

그러나 낚시는 평화를 주네.

세상에 많고 많은 오락 있으나

낚시 홀로 자유롭구나

쉽게 느끼는 지루함조차

낚시에선 찾을 수 없어

나 홀로 세상을 배우며 사네.

하지만 난 바다보다는

맑게 흐르는 강이 좋아라

고요한 강물을 바라보면서

지나간 추억을 회상하면은

흐르는 강물처럼

흐느껴 운다.

겁많은 송어는

미끼를 삼켜

내 맘을 불편하게 만드는구나.

욕심은 파멸에서 비롯되는 것

송어가 미끼를 외면하듯이

욕심 없는 사람 위해 기도드리리.

낚싯대 물속에 드리우고서

잡은 물고기론 친굴 초대해

작은 즐거움을 함께 나누리

잡은 물고기로 상을 차리고

조과 없는 날이어도 행복하여라

주님께서 어부를 이르시기를

사람의 마음을 낚는 자들이라셨으니

낚시꾼은 언제나 감사드리네.

사랑하는 구세주께서 기다리신 건

어부들이라

주님께서 마지막 날 드신 물고기

나 언제나 기억하며

따르려 하네.

코리돈: 정말 좋습니다. 빚을 갚은 것 같군요. 낚시인은 이 노래를 만든 분께 감사해야 할 것 같아요. 아주머니 여기 맥주 좀 더 주세요.

여러분, 이제 잠자리에 들도록 합시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요. 계산은 제가 하겠습니다. 그럼 내일 해뜨기 전에 출발합시다.

피터: 그렇게 합시다. 코리돈은 나와 자고, 형님은 제자분과 함께 주무십시오. 그런데 내일 밤엔 어디서 만날까요? 우리는 웨어 쪽으로 올라갈 겁니다.

낚시꾼: 우린 월섬 쪽으로 내려갈 건대.

코리돈: 그럼, 여기서 다시 만나시죠. 라벤더 향기 짙은 잠자리가 있는 이곳만큼 맛있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은 없는 것 같거든요.

피터: 그렇게 합시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낚시꾼: 잘 자게나.

사냥꾼: 안녕히 주무십시오.

넷째 날

낚시꾼: 아주머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피터는 아직 자는 것 같습니다. 먼저, 저와 제자에게 해장술과 고기를 곁들인 아침을 준비해주시고, 낚시하고 돌아오면 시장할 테니 저녁은 고기를 넉넉하게 준비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럼, 출발해볼까요?

사냥꾼: 스승님, 강으로 가면서 송어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낚시꾼: 그럼, 이 기회를 이용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송어는 보통 지렁이나 날벌레로 잡는데 날벌레는 자연에서 잡은 것과 인공적으로 만든 두 가지가 있답니다. 어쨌거나 이 세 가지로 잡으니 이에 대해서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먼저 지렁이를 살펴보면 지렁이도 종류가 아주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지렁이라고 하는 것은 흙 속에서 살지만, 식물에 기생하거나 배설물에서 사는 것도 있고, 사슴뿔 속에 서식하거나 동물의 썩은 시체에 사는 구더기 같은 것들도 있답니다.

물고기들은 종류에 따라 선호하는 지렁이가 다른데, 송어는 갯지렁이를 제일 좋아한답니다. 로브웜 또는 듀웜이라 부르는 일반적인 갯지렁이는 대물 송어들이 좋아하고, 붉은줄지렁이는 크기가 작은 송어를 잡는데 효과가 좋습니다.

로브웜이나 듀웜이라 부르는 지렁이는 머리는 빨갛고 등에는 줄무늬가 있으며 넓적한 꼬리를 가지고 있어서 다람쥐꼬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게 송어낚시용 미끼로는 제일 좋습니다. 잘 죽지도 않고 힘이 좋아 물속에서 제일 오래 살거든요. 꼭 기억해둘 것은 싱싱하게 살아 움직이는 미끼와에 보이는 반응과는 달리 죽은 미끼에는 물고기가 입질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붉은줄지렁이는 오래된 퇴비 더미나 썩은 곳에서 살며 대부분 소똥, 돼지똥, 개똥에서 발견되는데 말똥은 너무 뜨겁고 건조해서 살질 못해요. 그리고 그것들 중에서 제일 좋은 것은 무두장이들이 쓰고나서 쌓아 놓은 가죽에 사는 것들이랍니다.

그 외에도 색깔과 모양이 다른 여러 종류의 벌레들이 많은데 너무 많아서 열거할 수 없을 정도지만 모두가 연어낚시용 미끼로는 그만으로 풀이나 관목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것과 하늘을 나는 새로부터 태어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지만 어떤 벌레를 미끼로 사용하든 사용 전에 충분히 해감해야만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은 강조하고 싶군요.

해감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는 갯지렁이는 밤새 물에 담가두었다가 통에 담아 사용하면 되지만 붉은줄지렁이는 한 시간 이상 물에 담가두면 안 됩니다. 그리고 오래도록 보관하기 위해서는 지렁이 통에 이끼를 넉넉하게 넣어 주는 것이 좋은데 여름철에는 3, 4일에 한 번, 겨울철에는 7, 8일에 한 번은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붉은줄지렁이가 약해지면 한 숟갈 정도의 우유나 크림을 이끼에 떨어뜨리면 다시 회복시킬 수가 있어요. 그리고 삶은 달걀을 크림과 섞어 뿌려주면 금세 살이 오르고 수명도 오래 간답니다.

그런데 붉은줄지렁이의 몸에 부푼 자국이 보이면 아프다는 징조로 죽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게 좋아요. 이끼도 종류가 많은데 수사슴의 뿔을 닮은 것이 가장 좋지만 흔하진 않아요, 그리고 습지에서 자라는 희고 부드러운 이끼는 좋지 않습니다.

건기가 되어 지렁이를 구하기 어려울 때는 호두나무 잎을 짜거나 소금에 절여 땅에 뿌려 두면 밤중에 기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끼와 지렁이를 담은 통에 장뇌를 함께 넣어놓으면 강한 냄새를 내기 때문에 더 잘 잡힙니다.

송어낚시는 바닥층을 공략하기 때문에 낚싯바늘과 미끼의 손실이 많은데, 채비의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지렁이 끼는 법을 가르쳐 드릴게요.

붉은줄지렁이는 몸통의 중앙에서 머리 쪽으로 약간 가까운 곳에 바늘을 끼우고 누벼끼기로 바늘을 머리에서 빼낸 다음, 다시 머리에서 처음에 바늘을 끼운 곳까지 누벼서 끼우면 됩니다. 그리고 두 마리를 끼울 때는 함께 끼면 낚싯줄이 꼬이지 않고 바닥에 닿을 수 있습니다.

펭크라고도 부르는 피라미는 3월, 4월이나 되어야 구할 수 있어서 그 전에는 강에서 찾기도 어렵습니다. 피라미는 겨울이면 강으로 이어지는 수로에 몸을 숨기고 진흙이나 수초 속에서 체온을 유지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서 겨울철에는 홍수로 물살이 빨라지면 그런 곳에 있기가 힘들기 때문에 물레방앗간이나 둑의 배수구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죠.

피라미는 큰 것보다는 중간 정도의 크기에 흰 것이 제일 좋고, 물살에 부딪히면 물속에서 회전할 수 있도록 바늘에 껴야 합니다. 물속에서 자연스럽게 회전할 수 있게 하려면 바늘은 큰 것을 써야 하며 입으로 끼워 아가미로 빼낸 다음, 다시 한 번 더 입에서 아가미로 끼우고 꼬리에 걸어주면 됩니다.

그런 다음에 낚싯바늘과 피라미 꼬리를 흰색 실로 묶어서 회전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낚싯줄을 잡아당기면 낚싯바늘과 피라미는 수직을 이룹니다. 이렇게 채비를 마치면 물속에 넣고 시험해 보면서 잘 돌지 않으면 꼬리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약간 돌려서 조정하여 잘 돌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잘 돌아가지 않으면 물고기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빨리 도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피라미가 없을 때는 작은 미꾸라지나 큰가시고기 등 다른 작은 물고기를 사용해도 되는데 3~4일 소금에 절여서 사용하는 것도 좋으며 소금은 천일염을 쓰는 게 좋답니다.

뛰어난 낚시인이라면 잘 알고 있겠지만 계절과 강에 따라 피라미를 구하지 못할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 나는 여인이 피라미를 보면서 천을 꿰매어 만든 인조 피라미와 플라이를 사용합니다.

인조 피라미의 몸통은 헝겊으로 만들고, 등 부분은 녹색 명주실로 꿰매어 배 부분으로 내려오면서 연하게 만들어 마치 진짜처럼 보입니다. 배 부분은 흰색이나 은색의 명주실로 바느질하고, 꼬리나 지느러미는 새의 깃털, 눈은 검은 구슬로 만들었으며 머리도 음영이 지게 만들어 진짜 피라미처럼 보이기 때문에 급류에서 서식하는 송어가 속을 수밖에 없어요.

지금 보여드리는 것이 인조 피라미입니다. 마음에 드신다면 빌려 가셔서 이걸 샘플로 해서 두세 개 정도를 만들어 보세요. 낚시인들은 이걸 가지고 다니면서 유용하게 사용한답니다.

큰 송어는 매가 자고새를 덮치듯 사냥개가 토끼에게 덤벼들 듯 맹렬하게 피라미에 달려듭니다. 듣기로는 송어의 배에서 160마리의 피라미가 발견되었다고도 하는데 송어가 게걸스럽게 먹었거나 아니면 송어를 제 친구에게 주었던 물레방앗간 주인이 일부러 송어의 목구멍으로 집어넣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송어낚시의 세 번째 미끼인 날벌레는 과일의 종류가 많은 것처럼 종류가 많아서 외울 수도 없을 정도이며 번식방법도 다양해서 놀랍기만 한데 그중에서 애벌레와 팔머 플라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태양과 여름이 강기슭이나 초원을 장식하기 위해 낳은 여러 가지 날벌레와 애벌레 같은 작은 벌레들에 관한 것을 모두 다 얘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낚시인들의 사색의 깊이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날벌레의 대부분은 봄철 나뭇잎의 이슬에서 나오거나 풀이나 꽃의 이슬에서도 나오고 또 어떤 것은 콜워트나 양배추에 맺힌 이슬에서 나오기도 하는데 이슬이 굳으면서 태양열의 작용으로 사흘 만에 부화한다고 플리니우스는 말했습니다.

그 형태와 색깔도 여러 가지여서 단단하고 질긴 것, 매끄럽고 부드러운 것, 머리에 뿔이 있거나 꼬리가 있고 없는 것, 털이 있는 것, 혹은 다리가 16개나 되는 것이 있는 반면에 하나도 없는 것도 있습니다.

탑셀이 관찰한 바에 의하면 다리가 없는 것이라 해도 땅 위나 넓은 나뭇잎 위에서는 바다의 파도처럼 움직일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 것들은 애벌레의 알에서 나비가 되고, 이듬해에는 그 알에서 애벌레가 나온다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모든 식물은 각각 특유의 날벌레나 애벌레들이 태어나고 자란다고 하는데 저도 완두콩 꼬투리 만한 푸른색 애벌레를 관찰한 적이 있어서 그 탑셀의 얘기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제가 관찰한 것은 배에 8개, 목 부분에 4개, 꼬리 부근에 2개 등 모두 14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었지요. 쥐똥나무 울타리에서 잡은 것을 큰 상자에 넣고 키웠었는데 쥐똥나무의 가지를 주면 개가 뼈다귀를 물어뜯는 것처럼 먹더군요. 이렇게 5일인가 6일을 살면서 두세 번 변색도 했었는데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날벌레로는 성장하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만일 그것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면 여름철에 강가를 거닐면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날벌레들을 잡아먹는 종류로 성장했을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이런 대형 날벌레 외에 무엇으로부터 태어나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아주 작은 날벌레도 있는데 그것들 대부분 다른 날벌레에 잡아먹히거나 하는 등 수명은 1시간을 넘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자연계의 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날벌레에 대해 얘기하는 것들을 모두 소개하자면 끝이 없지만, 울리세 알드로반디나 탑셀이 팔머 애벌레에 관해 이야기한 것들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애벌레는 특정한 약초나 잎에 살면서 그 약초나 잎을 먹으며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반면 이것은 일정한 곳에 서식하지 않고 먹는 것도 다양하기 때문에 순례자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입니다.

팔머 애벌레의 색깔은 매우 아름다우며, 다음 달이면 버드나무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인데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팔머 애벌레의 입술은 노랗고 눈은 칠흑같이 검으며 이마는 자주색, 발과 뒷부분은 초록색, 두 갈래의 꼬리는 검은색이고 몸 전체는 ×자 모양으로 약간 비스듬한 성안드레아 십자가를 닮았습니다. 그리고 목에서 어깨를 따라 붉은 반점이 덮여 있으며 새하얀 선이 등 뒤에서 꼬리까지 이어져 있어서 아름다움을 더해줍니다.

그런데 이 벌레는 어느 시기부터 갑자기 먹이활동을 멈추고 번데기라고 하는 신비한 껍데기에 싸여 겨우내 아무것도 먹지 않고 죽은 듯 겨울잠을 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봄이 되면 다른 애벌레들이 여러 종류의 날벌레로 바뀌듯이 이 애벌레 역시 그림 같은 나비로 변신한답니다.

이제 우리의 산책도 마쳤으니 저의 얘기도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인동 울타리 밑에 앉아, 피터가 당신에게 빌려준 낚싯대에 맞는 낚싯줄을 찾아보면서 바르타스의 시를 인용하여 내가 한 말을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의 지혜로움은 모든 생명에게

번식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으며

사랑의 여신의 힘을 빌지 않고도

생명을 창조하셨도다.

차가움은 불의 정령 샐러맨더를 만들었고

샐러맨더는 백 번의 겨울을 몸에 지닌 아이를 가져

활활 타오르는 불길도 꺼뜨리도다.

용광로 같은 불길 속에서

태어난 날벌레 페라우스타는

불이 없인 죽음이요,

불과 함껜 환희로 가득해라

모든 것들이 사라지는 그곳에서,

하늘의 목동자리는 아래에 있고

땅에선 거위가 부화를 하며

열매 없는 잎사귀는 물에 떨어져

어느샌가 새가 되어 날아가누나.

부서진 배는 썩어

그 판자는 따개비가 되는구나

놀랍고도 놀라워라!

처음엔 푸르렀던 나무였다가

나중엔 부서진 배가 되었고

그 뒤엔 버섯이 되었다가

지금은 갈매기가 되어 하늘을 날고 있구나.

사냥꾼: 스승님, 오늘 아침 산책은 제게 기쁨과 경이로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런데 송어가 가장 좋아하는 플라이를 만드는 방법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낚시꾼: 지금이 5시니까 우선 9시까지 낚시를 하고, 아침을 먹읍시다. 우선 저기 보이는 단풍나무의 뿌리에 난 구멍에 술병을 넣어놓으세요. 나는 식사시간이 되면 낚시가방에 있는 소금에 절인 고기와 무를 가지고, 든든하게 먹을 아침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침을 먹으면서 플라이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여기 당신이 쓸 낚싯대와 낚싯줄이 있으니, 내가 가르쳐 준 것을 참고하여, 고기를 잡아보십시오.

사냥꾼: 스승님, 감사합니다. 가르쳐 주신 대로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낚시꾼: 봐요! 당신이 지금 잡은 것이 바로 송어예요. 뜰채를 송어의 밑으로 넣는데, 될 수 있으면 낚싯줄은 만지지 않도록 하세요. 낚싯줄이 서로 꼬이면 모든 게 엉망이 되니까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하세요. 잘했습니다.

들고 있는 낚싯대를 내려놓고 이쪽으로 오세요. 지금 또 입질이 왔습니다. 이리 와서 끌어내는 것을 도와주세요. 오늘 저녁엔 맛있는 생선요리를 먹을 수 있겠어요.

사냥꾼: 저도 생선요리가 기대됩니다. 하지만 저는 잡지 못하는 걸 보면, 제가 운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장비도 스승님께서 사용하시는 거만 못하고요.

낚시꾼: 그러면, 내 걸 가지고 해보세요. 내가 당신이 쓰던 낚싯대로 해보겠습니다. 보세요. 또 한 마리 잡았습니다. 좀 전에 했던 것처럼 뜰채로 건지세요. 또 다른 낚싯대에도 입질이 왔어요. 아! 이런. 줄이 끊어지면서 바늘도 없어졌네요.

사냥꾼: 큰 녀석이었는데 놓쳐서 정말 아깝습니다.

낚시꾼: 놓친 게 아니랍니다. 손에 쥐지도 않았던 것을 잃어버렸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사냥꾼: 스승님, 저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낚싯대로는 잡지 못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운이 없나 봅니다.

낚시꾼: 잘 봐요, 또 한 마리를 잡았지요? 이제 6마리를 잡았으니 아침을 먹으러 갈까요? 가면서 짤막한 얘기를 하나 들려 드릴게요.

학자라기보다는 설교사라고 해야 더 적당한 분이 한 분 계시는데, 그분은 교구의 승인을 얻기 위해 설교를 했답니다. 좀 전에 내가 학자라고도 말했잖아요? 그분이 한 설교 중에서 동료들로부터 아주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있는데 그분의 동료 중 한 사람이 사본을 얻어, 설교를 하면서 일어난 일에 대해 지금부터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설교의 사본을 빌려간 사람은 그것을 보면서 열심히 설교했지만, 신도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설교사본을 빌려 갔던 친구가 그분에게 불평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분께서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해요.

“나는 네게 바이올린은 빌려줬지만, 바이올린을 켤 수 있는 활은 빌려주지 않았어. 모는 사람들이 내가 쓴 가사로 내게 맞는 노래를 만들 수는 없어.”라고 대답했다고 해요.

이 말인즉슨, 설교할 때 발음이 나쁘다거나, 단어의 악센트가 좋지 않으면 설교를 망칠 수 있는 것처럼 낚싯줄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다거나, 낚시하는 위치가 나쁘다든지 하면 조과가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이랍니다.

당신은 송어를 잡은 나의 낚싯대와 채비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바이올린을 켜기 위한 활은 갖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어느 손으로 낚싯줄을 운용해야 하고, 또 어떤 길이로 사용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바로 이런 것들을 당신에게 가르쳐 드릴 겁니다. 내가 낚시는 예술이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겠지만, 낚시는 꾸준한 연습과 관찰이 함께 축적되어야만 숙달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지렁이로 송어를 잡을 때는 물살에 맞는 무게의 추를 사용해야지, 조금이라도 더 무거운 추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즉 물살이 빠른 곳에서는 여분의 무게를 달아 미끼를 바닥에 가라앉혀야 하지만 미끼가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무겁게 추를 달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 이제 기도를 하고 아침을 먹도록 합시다. 내가 준비한 아침이 어떻습니까? 이 고긴 정말 맛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해를 가려주는 여기 단풍나무 밑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사냥꾼: 모든 것이 완벽하고, 제 배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레스우시가 한 말이 기억납니다. 그는 “가난하거나 굶주린 사람들은 전에 먹은 것이 소화되기도 전에 다른 음식을 탐합니다.

그러나 부자들은 완전히 소화되어 위가 비었을 때라야 다시 음식을 먹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즐거움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말이 진리라는 걸 알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존경받지 못하는 군주가 되느니 예의를 알고, 몸가짐을 단정히 하며, 절제할 줄 아는 낚시인이 되라는 스승님의 말씀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아침의 식사는 제가 그동안 받았던 그 어떤 값비싼 대접들보다도 더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주신 주님과 스승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스승님, 이제는 약속하신 플라이를 만드는 방법에 대하여 가르쳐 주십시오.

낚시꾼: 이제부터 알려줄 텐데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 아주 재주가 많으며 뛰어난 플라이 낚시꾼인 내 친구에게서 들은 것까지도 모두 전해드리겠습니다. 물 위에서 사용하는 플라이는 12가지가 있는데 물살이 세고 바람도 강해 자연의 날벌레들이 보이지 않는 시기에 사용합니다.

첫 번째는 3월에 사용하는 던 플라이(Dun-fly)로 몸통은 회갈색의 순모로 만들고 날개는 자고새의 깃털로 만듭니다.

두 번째는 또 다른 던 플라이(Dun-fly)로 몸통은 검정색의 순모로 만들고 날개는 검은 오리의 깃털과 꼬리 아래의 깃털로 만듭니다.

세 번째는 4월에 사용하는 스톤 플라이(Stone-fly)로 몸통을 검은 순모로 만드는 것은 같지만 날개 밑과 꼬리 아래는 노란색으로 만들기 위해 수오리의 날개털을 이용합니다.

네 번째는 5월 초에 쓰는 루디 플라이(Ruddy-fly)로 몸통은 붉은 순모에 검은 명주실을 감아 만들고, 날개는 수오리의 털과 거세한 닭털로 만들어 그것이 배에서 꼬리 쪽으로 흘러내리도록 만듭니다.

다섯 번째는 5월에 쓰는 연두색의 플라이로 몸통은 노란색의 순모, 날개는 붉은 수탉의 목털이나 꼬리털로 만듭니다.

여섯 번째인 블랙 플라이(Black-fly) 역시도 5월에 쓰는 것이며 몸통은 검은 순모로 만들어 공작의 깃털로 감쌉니다. 그리고 날개는 거세한 수탉의 머리에 있는 파란 털로 만듭니다.

일곱 번째는 새드 옐로우 플라이(Sad-yellow-fly)로 몸통은 검은색의 순모로 만들고 그 양옆은 노란색 테두리를 두르며 날개는 독수리의 깃털로 만든 다음에 검은 오리의 깃털로 감쌉니다.

여덟 번째는 무어리시 플라이(Moorish-fly)로 몸통은 약간 거무스름한 순모로 만들고 날개는 검은 오리의 가슴털로 만듭니다.

아홉 번째는 6월 중순에 쓰는 토니 플라이(Tawny-fly)로 몸통은 황갈색 순모로 만들고, 날개는 야생오리의 흰 가슴털을 서로 맞대어 짜서 만듭니다.

열 번째는 7월에 쓰는 와스프 플라이(Wasp-fly)로 몸통은 검은 순모로 만들고 노란 명주실을 둘러주며 날개는 수오리의 독수리의 깃털로 만듭니다.

열한 번째는 7월 중순에 쓰는 셸 플라이(Shell-fly)로 몸통은 녹색 순모에 공작새의 꼬리털을 덧대어 만들고 날개는 독수리의 깃털로 만듭니다.

열두 번째는 검정색의 드레이크 플라이(Drake-fly)로 8월에 사용하기에 적당하며 검은 순모로 만든 몸통을 검정색 명주실로 감아주고, 날개는 검은 오리의 가슴털로 만듭니다.

이것을 모두 갖추면 당신은 송어의 죄상을 낱낱이 밝혀 선고하는 열두 명의 배심원단을 갖춘 게 되는 셈이지요.

다음은 플라이 낚시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토마스 바커씨가 설명한 것을 조금 쉽게 풀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먼저 낚싯대는 가볍고 부드러운 것이 좋은데 나는 2절대를 주로 사용한답니다. 그리고 바늘에서부터 60~80㎝ 정도의 길이를 부는 목줄의 굵기는 낚싯줄의 3~4가닥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가늘수록 좋습니다.

만일 한 가닥의 실로 낚시를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지만, 낚싯줄은 너무 길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길면 휘두르기에 불편하니까요.

그리고, 해를 마주 보면서, 바람은 등에 지고 낚시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낚싯대의 그림자는 물론 낚시인의 그림자가 물에 비치지 않아서 물고기에게 경계심을 주지 않을 수가 있는 것이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낚시를 망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이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3월 중순까지는 송어를 잡아서는 안 되지만, 4월에는 날씨가 어둡고, 바람은 약간 불면서 구름이 많은 날을 골라, 나방의 유충인 팔머웜으로 낚시를 하면 틀림없이 좋은 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들도 종류가 많고 여러 가지 색깔이 있으며 팔머웜과 메이플라이가 플라이낚시의 기본 채비라고 할 수 있는데, 만드는 방법을 지금부터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명주실을 바늘의 안쪽으로 향하게 하여 묶습니다. 그리고 청둥오리의 갈색 털을 잘라서 바늘의 크기에 맞게 자른 다음, 깃털의 바깥 부분이 바늘에 닿도록 하면서 깃털을 바늘의 허리에 붙입니다.

그런 다음에, 처음에 바늘에 감은 것과 같은 명주실로 서너 번 감아서 단단하게 묶어줍니다. 청둥오리의 털이 없으면 수탉이나 거세한 수탉의 목덜미 털을 써도 되고, 물떼새의 머리털을 사용해도 되는데, 먼저 깃털의 한쪽을 떼어내고 명주실이나 털실 또는 금실, 은실로 바늘의 굽은 부분의 아래쪽에 단단히 묶어줍니다.

여기까지 만들고 나면, 다음에는 바늘이나 시침으로 깃털을 둘로 나누어 바늘의 아래쪽에 감았던 명주실로 깃털 사이를 열십자로 감고, 엄지손가락으로는 깃털의 끝을 바늘의 굽은 부위로 구부려줍니다. 그다음엔 바늘을 서너 차례 감고 나서 전체의 균형을 살핀 다음, 이상이 없으면 마무리하면 됩니다.

좋은 플라이를 만들려면 손재주가 있으면 좋은데, 손재주가 없더라도 연습을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그뿐 아니라 전문가들이 만든 플라이를 많이 보는 것도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감각 있는 낚시인들은 강가에 나가 그날 많은 날벌레는 무엇인지 살피고, 송어가 그 날벌레를 먹는 모습을 보게 되면 그 날벌레와 비슷하게 플라이를 만들어 송어를 잡기도 하지요.

그래서 부지런한 낚시인들은 언제나 플라이를 만들 수 있도록 갖가지 재료들을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것이죠. 제대로 플라이를 만들 수 있게 되고, 포인트의 선정과 날씨에 따른 채비의 운용방법을 익히게 되면 더욱더 플라이 낚시의 매력이 빠지게 될 것입니다.

사냥꾼: 스승님, 바람의 방향이 맞지 않으면 저는 라플란드로 가겠습니다. 그곳에는 정직한 마녀가 살고 있는데 어떤 바람이라도 살 수 있으며, 값도 싸다고 합니다.

낚시꾼: 나는 그런 곳에 가서 바람을 사지 않을 것이고, 이 나무 밑에서도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봐요, 드디어 비가 내리는군요. 구름을 보니 한바탕 소나기가 퍼부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여기 단풍나무가 비를 피하기엔 안성맞춤입니다. 비를 피하고 있으면서 생각나는 대로 송어를 잡는 플라이낚시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바람은 남풍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어떤 낚시인은 “남풍이 불면 미끼는 물고기 입으로 들어간다.” 말하기도 할 정도입니다.

남풍 다음으로 좋은 것은 서풍이고, 동풍이 가장 좋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얘기했으니 세 번째로 좋은 바람은 말을 하지 않아도 무엇인지 아시겠죠? 전도서 11장 4절의 “풍세를 살펴보는 자는 파종하지 못할 것이요 구름만 바라보는 자는 거두지 못하리라.”는 솔로몬의 말처럼, 동풍이 불면 앞으로 추워지는 것은 아닐까 염려하는 것도 미신에 사로잡힌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좋은 바람은 서풍인데, 보기 흉한 색깔을 가진 좋은 말이 없듯이 아주 흐린 날이나, 혹한의 추위만 아니라면 나는 크게 관계치 않으며, 이것을 규칙으로 삼아 낚시를 합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물고기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깊은 곳이나 강의 바닥에서 생활하며 바람이 부는 쪽으로 모인다는 것입니다.

송어를 잡기 위한 플라이낚시에 대해서 알려드리기로 약속했었는데, 약으로 쓰기 위해 소금을 넣지 않고 만드는 오월의 버터를 만들 때까지 계속해서 비가 내릴 기세니 말씀드릴 시간은 충분한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메이 플라이(May-fly)는 녹색 털실이나 황록색의 털실로 만드는 것이 좋고, 왁스를 칠한 명주실이나 검은 머리카락이나 은실로 옆구리를 장식하는데, 날개는 반드시 계절에 따라 날아다니는 날벌레의 날개와 같은 색깔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오크 플라이(Oak-fly)는 검은 바탕에 오렌지나 황갈색으로 장식하고, 날개는 청둥오리의 깃털로 만듭니다. 이 두 가지가 플라이낚시에서 가장 좋은 것이랍니다. 플라이낚시를 하든, 지렁이 낚시를 하든, 낚시하는 사람은 가능한 한 물 가까이는 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물 흐름을 따라가며 낚시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플라이낚시를 하는 경우에는, 되도록 낚싯줄은 물에 닿지 않도록 하면서 플라이만 수면 위에서 움직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플라이를 던질 때도 물의 흐름에 맞추어서 던져야 합니다.

바커씨는 금실과 은실로 몸통을 장식한 것이나, 검은색, 검 붉은색, 붉은색 실로 몸통을 장식한 팔머 플라이도 좋다고 추천합니다.

그리고 호손 플라이(Hawthorn-fly)도 괜찮은데, 검고, 작을수록 좋습니다. 또한, 위에서 설명한 것과 달리 몸통은 오렌지색 털실로 꾸미고, 날개는 갈색으로 만든 오크 플라이(Oak-fly)도 괜찮습니다.

맑은 날에는 공작새의 깃털로 만든 플라이가 적합합니다. 그러므로 낚시인의 가방 안에는 공작새의 깃털과 메뚜기를 만들기 위한 명주실과 털실은 항상 들어있어야 합니다.

명심할 것은 플라이는 작을수록 좋다는 것과, 흐린 날에는 밝은색의 플라이를 사용하고, 맑은 날에는 짙은 색의 플라이를 쓰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상황에 맞게 플라이를 수정할 수 있도록 가방 안에는 채비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재료들을 넣어두어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길 바랍니다.

사람이 만든 플라이가 아니고, 자연의 날벌레를 이용하여 낚시를 하는 것도 아주 큰 묘미가 있는데, 자연의 날벌레를 찾는 방법을 지금부터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메이 플라이(May-fly)는 강가에 많으며, 특히 비가 오기 전에 많이 볼 수 있고, 오크 플라이(Oak-fly)는 5월 초순부터 8월 하순에 걸쳐 떡갈나무와 물푸레나무의 뿌리와 줄기에서 서식하며, 갈색을 띠고 머리를 뿌리 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작고 검은 호손 플라이(Hawthorn-fly)는 산사나무의 잎이 나기 시작하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살아있는 자연 날벌레를 미끼로 사용할 때는 처브를 잡는 방법을 설명할 때 알려준 것과 같이 낚싯줄은 짧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쓰러진 나무 밑이나 깊은 구덩이에 있는 메뚜기도 좋은 미끼입니다. 이처럼 살아있는 미끼를 사용할 때는 항상 움직이도록 만들어 생동감 있게 하면, 물고기의 입질을 유도할 수 있어서 반드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특히 더운 날 저녁에는 분명히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소나기도 그쳤으니, 플라이낚시에 대한 얘기는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주위를 한 번 둘러보세요. 얼마나 멋진 풍경입니까? 비 온 뒤의 흙냄새마저 향기롭게 느껴지지 않나요?

지금처럼 멋진 날과 꽃들에 대해 노래한 허버트씨의 시를 떠올려보면서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그런 다음에 강으로 가서 조용히 앉아, 송어를 잡도록 합시다.

화창하고, 상쾌하고, 고요하고도 밝은 오늘은

마치 땅과 하늘의 결혼식 같구나

그러나 밤에는 달콤한 이슬도 눈물 흘리며

사라지는 그대를 슬퍼하누나!

불꽃처럼 이글거리는 향기로운 장미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지만

뿌리는 무덤 속에 있어서

사라지는 그대를 슬퍼하누나!

향기로운 장미 가득한 어느 봄날

바구니엔 향기가 가득하고

노랫소리는 그 끝을 알리며

사라지는 모든 것을 슬퍼하누나!

오로지 달콤하고 고결한 영혼만이

오랜 세월 견뎌온 나무들처럼

숯이 되어 사라진다 해도

그대만은 영원토록 살아있으리!

사냥꾼: 플라이낚시에 대한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그 누구에게도 죄를 짓지 않고 보낼 수 있음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허버트씨의 아름다운 시까지 들려주셔서 스승님께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허버트씨도 낚시를 무척 사랑하셨다고 하는데, 스승님께서도 그분을 칭찬하시는 걸 보면 그분이 낚시를 사랑하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낚시꾼: 만족했다니 나도 얘기를 한 보람을 느낍니다. 허버트씨의 시가 마음에 드신다니 이번에는 나의 친구이자 훌륭한 학자이면서 목사인 사람이 기도서를 소재로 쓴 시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분명히 좋아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낚시인들은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잖습니까?

책으로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기도서가 보급됨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

은혜에 감사하고

주님께 탄원함은

시간도 장소도 필요 없는

순수한 마음이면 족하리.

규범은 형식일 뿐

마음으로 기도함이 제일이라네.

홀로 기도하는 자여

깊은 믿음에는

자유가 따를지니

그 믿음 세상이 모른다 해도

주님은 조용히 지켜보신다오.

대중을 인도하며 기도하는 이여

너 또한 그와 같이

믿음으로 기도하면

대중들의 기도 또한 진실하리니

그들의 기도를 강요하지 말아라.

믿음은 말로 생명을 얻고

참된 기도는

대중을 편케 하라니

주님의 말씀 되새기는 기도는

모든 기도의 근본이라오.

CH. 하비

이제, 고기가 잡혔는지 낚싯대를 두고 온 곳으로 가서 아무 낚싯대나 골라서 올려보도록 합시다. 이렇게 밤 동안에 낚싯대를 드리워 놓고 물고기가 잡히기를 바라는 것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으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버질의 티티우스와 멜리비우스가 너도밤나무 아래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단풍나무 밑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조용히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변호사는 일에 바쁘고, 정치가는 음모를 꾸미느라 정신없을 때, 우리는 이렇게 강둑에 앉아, 새소리 들으며 은빛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으니, 낚시인의 삶보다 나은 것이 또 어디 있을까 싶어요.

보틀러 박사는 “하느님께서는 더 맛있는 딸기를 만들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는데, 이건 낚시에도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하느님께서는 낚시보다 더 고요하고 평화로운 오락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나는 앵초가 만발한 이곳 둑에 앉아 들판을 바라보면서 찰스 황제가 플로렌스시를 쳐다보면서 “따분한 기념 축일 외에는 너무나 유쾌한 시간들 뿐이었다.”고 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을 시로 만들어봤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들려드리죠.

낚시인의 소원

꽃들에 둘러싸여

수정같이 맑게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낚싯대를 드리운 채

사랑을 나누는 비둘기를 본다.

둑에서 부는 서풍

내 맘을 다독여 살찌게 하고

맑은 이슬은 꽃봉오리에 입맞춤하네

샘이 난 사월의 소나기는

비를 뿌린다

케나의 노랫소리 아련히 들리고

까마귀는 새끼에게 먹이를 주네.

종달새는 부지런히 둥지를 틀어

지친 영혼, 쉬게 하누나

세상사 돌아보면

모두가 부질없는 번민인 것을

나 이제 모든 시름 던져버리고

이곳에서 기쁨을 맘껏 누리리.

손엔 책을 들고

나의 애견, 브라이언과

쇼포드 브룩의 강가를 거닐며

맛있는 점심과

석양의 아름다움도 맘껏 즐기리

때론 명상으로 평온을 얻고

때론 낚시로 번민을 떨쳐

고요하고 즐거운 생을 즐기리.

시를 짓고 나서 자리를 떠나려 할 때, 낚시를 함께 하곤 하는 친구 한 명이 인동 울타리 밑에 앉아 있는 게 보이는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친구는 당신에게 소개해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그에게 다가갔죠. 그리고 아주 재미난 광경을 보았는데, 비도 계속해서 내리니, 그 얘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앉은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집시 무리가 있었고, 그 곁엔 또 거지들이 있었습니다. 집시들은 그 주에 번 돈과 훔친 옷감과 닭이라든가, 속여서 우려낸 돈이나 점을 봐주거나 눈속임을 하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번 것을 나누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합해도 겨우 20실링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잔돈은 그들 중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에게 주기로 합의를 하고, 20실링은 4명의 집시 우두머리가 지위에 따라 나눠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첫째 우두머리가 20실링의 1/3인 6실링 8펜스를 가져갔지요.

그리고 이어서 두 번째 우두머리가 20실링의 1/4인 5실링을 가지고, 세 번째 우두머리는 20실링의 1/5인 4실링을 가지고, 네 번째 우두머리는 1/6인 3실링 4펜스를 가지고 갔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것이죠.

6실링 8펜스의 3배는 20실링

5실링의 4배는 20실링

4실링의 5배는 20실링

3실링 4펜스의 6배는 20실링

그런데, 돈을 나눈 집시가 4명에게 정확히 계산한 금액을 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실링을 가로챈 것이었죠.(12페니가 1실링) 즉 분배한 돈을 모두 합하면 19실링밖에 되지 않지만 4명의 집시 우두머리는 어떻게 1실링이 남게 되었는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 4명은 1실링을 가로챈 사람을 둘러싸고 싸움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유도 모른 채 무조건 남는 1실링을 자기가 가져야 한다고 우기기만 할 뿐이었죠.

이런 모습은 유대감과 소속감이 강하다는 집시들도, 돈 앞에서는 그들의 관계가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20년간의 일만 보더라도 돈이란 터무니없는 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시들은 현명하여, 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루크와 샤크, 그리고 이젠 고인이 된 영국인 구스만을 중재자와 심판자로 내세워 문제를 해결하더군요. 그리곤 인동나무 울타리를 떠나 점을 치거나 사람을 속이면서 번 돈으로 마을을 옮겨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집시들이 떠나자 이번에는 거지들이 외투를 입는 것과 벗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쉬운지를 두고 언쟁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여자 거지 한 명이 두 가지 모두 같다고 말하자, 입는 것과 벗는 것이 어떻게 같을 수 있냐면서 누군가가 나섰고, 또 다른 거지는 자기는 벗는 게 더 쉬우므로, 당연히 입는 것보다 벗는 것이 쉽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또 누군가는 반론을 제기하고.

아무튼, 이런 질문과 대답이 20번 이상이나 계속되면서 참을성 있는 완고한 분리주의자의 모습처럼 진지하고 끊임없는 논쟁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인원수도 그리스의 나인 뮤지스보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거지들이 옷을 벗는 것이 쉽다느니, 입는 것이 쉽다느니 하면서 떠들어대니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침내, 보다 못한 거지가 한 명이 나서서 “극작가 벤 존슨이 연극 거지 숲(Beggar’s Bush)에서 거지왕으로 캐스팅했던 클로즈 신부가 월섬 크로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술집에 머물고 있다고 하니 더 이상 논쟁하지 말고, 그분에게 맡기도록 합시다.

그 신부님은 정확한 분이시니까요.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하고 이젠 노래 부를 순서를 정하도록 합시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모두가 그의 말에 찬성하고 노래 부를 사람을 정했는데 제일 젊은 여자 거지가 선정되었고, 그녀는 40년 전에 만들어진 프랭크 데이비슨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후렴구는 모두가 함께 합창을 하더군요. 그 노래는 다음과 같으며 첫 소절은 후렴구입니다.

햇볕도 따스하니 즐겨라, 거지들아

오늘 먹을 음식도 충분하구나

달콤한 바이올린 소리에

우리의 딱따기도 신이 난다네

거지가 모이면 즐거움이 가득하고

거지의 삶은 임금의 삶과 같아

먹고 마시고 놀고 잠잔다

가고픈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으며

햇볕도 따스하니 즐겨라, 거지들아

오늘 먹을 음식도 충분하구나

세상은 우리들의 것

우리만이 세상을 가질 수 있고

이 세상 모든 것도 모두 우리 것

들판과 거리마다 가득한 거지

넘치는 욕심도,

지키려는 두려움도 없는 우리이기에

잠에서 깨지도 않는다네

햇볕도 따스하니 즐겨라, 거지들아

오늘 먹을 음식도 충분하구나

우리의 겉옷엔 이와 벼룩이 가득

내 몸을 물어뜯는 이와 벼룩은

죽음으로 그 값을 치러야 하네

그 누가 거지를 무어라 해도

오로지 거지만이 평화롭구나

햇볕도 따스하니 즐겨라, 거지들아

오늘 먹을 음식도 충분하구나

사냥꾼: 스승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즐거운 노래를 만든 분과 이 노래를 기억하고 계시는 스승님 모두 멋진 분들이십니다.

낚시꾼: 그러나 당신이 오늘 밤까지 만들겠다고 했던 노래는 잊지 않았지요? 순박한 코리돈도 나와 당신의 노래를 들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나는 그 노래를 배운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이 있답니다. 뿐만 아니라 나는 노래를 잘 부르지도 못하거든요.

이제 비도 그쳤으니 강으로 천천히 나가봅시다. 송어를 잡기 위해 놓아둔 낚싯대에 얼마나 이자가 붙었는지 알아봅시다.

사냥꾼: 스승님, 저기 물고기가 있습니다. 아! 도망쳤습니다.

낚시꾼: 정말 큰 놈이었는데, 아깝습니다. 내가 그 낚싯대를 잡고 있었더라면 잡을 수 있었을 텐데요. 내가 그 낚싯대를 잡고 있었다면 예전에 잡은 크기 정도만 아니었다면 낚싯대의 탄력을 이용해 끌어올렸을 겁니다.

예전에 잡았던 송어는 체고가 높고 길이도 긴 대물이어서 그림으로 그린 다음, 웨어에 있는 조지 여관의 주인인 리카비씨가 벽에다 걸어두었답니다. 그렇게 큰 대물은 급하게 끌어올리면 안 되고 물속에서 힘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올려야 합니다.

나는 대물을 올릴 때는 항상 그렇게 하는데, 당신도 꼭 그렇게 해야 합니다. 낚시란 물고기를 잡는 예술이니 말입니다.

사냥꾼: 하지만 스승님,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대물이란 혹시 연어가 아닌지요?

낚시꾼: 그 점에 대해서는 솔직히 나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토끼가 매년 성이 바뀐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즉, 암컷이 수컷이 되고, 수컷이 암컷이 된다는 거죠. 학자들 중에도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토끼를 해부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토끼가 성전환한다는 것은 메릭 카소본 박사가 쓴 ‘신기한 일들(Of Credible and Incredible Things)’을 참고할만 합니다.

그 책에는 유명한 의사인 가스파 포이케루스(독일인이며 정확한 이름은 카스파 포이케르: Caspar Peucer)가 “1년에 한 번은 늑대로 변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것으로 미루어보면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온 것이 연어인지, 아니면 바다로 돌아가지 않았던 다른 종류의 물고기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나는 그 모양이나 색깔 및 반점으로 보건대 송어였다고 확신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사냥꾼: 하지만 스승님, 제가 놓친 송어는 죽겠죠? 바늘을 삼킨 채 도망갔으니까요.

낚시꾼: 그렇지 않습니다. 목구멍으로 삼키지 않은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아주 높답니다. 물속에서 바늘은 녹슬어 없어지거든요. 그건 돌이 말굽 속에 들어가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처만 약간 남기고 닳아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낚시를 해볼까요? 보세요, 바보 같은 처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겐 훌륭한 먹거리가 되는 물고기고, 우리 친구 피터와 코리돈도 좋아할 겁니다.

다시 비가 내리니, 미끼를 달고 물에 던져두고 단풍나무 밑에 가서 낚시에 대한 얘기나 계속합시다. 나는 당신을 어엿한 낚시인으로 만들어 드릴 겁니다.

사냥꾼: 저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낚시꾼: 연어에 대한 얘기를 하기 전에 송어에 대해서 몇 마디를 더하고, 이어서 강꼬치고기에 대해서도 조금 더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송어낚시는 낮에도 할 수 있고, 밤에도 할 수 있지만, 밤에는 큰놈들이 기어 나온답니다. 밤낚시는 될 수 있으면 큰 지렁이를 두 마리 달고, 물 위에 띄우는데, 밤에는 미끼가 보이지 않으므로 물흐름이 별로 없는 곳이 좋습니다.

명심할 것은 강물은 반드시 흐름이 느려지면서 고이는 듯한 장소가 반드시 있고, 그 아래엔 반드시 송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장소의 수면에서 미끼를 천천히 움직여주면 송어는 틀림없이 입질을 할 것입니다.

밤낚시는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더 좋습니다. 어두울수록 송어는 대담해져서, 헤엄치는 개구리나 물쥐를 노리고 덤벼듭니다.

송어는 숨어 있던 은신처에서 수면에 이는 물결만 보고도 공격하며, 특히 대물 송어는 영리하면서 경계심도 많아서 낮에는 겁많은 토끼처럼 은신처에서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튼튼한 낚싯줄과 큰 낚싯바늘을 작은 걸 써야 하며, 낮낚시 비해 밤낚시 할 때는 송어가 바늘을 삼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입질이 온다고 바로 챔질하지 말고, 바늘을 삼키기를 충분히 기다렸다가 챔질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 어두운 밤이 아니라면 밝은색의 플라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대물 송어는 물에 떠내려가는 죽은 쥐나 헝겊이 움직이는 걸 보고도 삼키려고 할 겁니다.

그러나 나는 밤낚시는 자주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지금 우리처럼 낮에 함께 낚시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맛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햄프셔는 물살이 빠르고 얕으면서 깨끗하고 송어가 살기에 쾌적하여 송어의 개체 수가 많은데, 그곳에서는 밤에 횃불이나 짚 다발에 불을 붙여 송어를 모은 다음, 송어를 잡기 위한 창을 써서 잡아낸다고 합니다.

나는 이런 방법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는데, 직접 보고 나서는 이런 방법으로 송어를 잡는 것을 결코 좋아할 수 없었습니다.

사냥꾼: 송어는 밤에 보지 못합니까?

낚시꾼: 그렇지 않아요. 송어는 밤에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냄새도 맡는답니다. 게스너에 따르면 수달은 8㎞ 밖에 있는 물고기의 냄새도 맡는다고 하고,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프란시스 베이컨 경은 그의 저서 ‘자연사’에서 물이 소리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증거라면서 아래와 같이 적고 있기도 합니다.

“깊은 물 속에서 두 개의 돌을 부딪치면, 물가에 서 있는 사람들이 음향의 감소 없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베이컨 경은 배에서 닻을 내리면, 바다 밑의 바위나 모래에 닿으면서 소리를 낸다는 것도 실험하였습니다.

이처럼 그 방면의 전문가에 의해 증명되고 있는 것들을 보면서 장어는 천둥소리를 듣고는 움직여도, 천둥소리에 의해서 발생하는 땅의 진동에 의해서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믿게 되었답니다.

프란시스 베이컨 경의 얘기를 듣고 나서, 잉어는 먹이를 줄 때 치는 북소리나 종소리를 듣고 모여든다고 말하는 사람을 비웃었지만, 지금은 그 사람에게 사과를 하고 싶답니다. 그러므로 베이컨 경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낚시할 때는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베이컨 경이 뭔가 특이한 것을 주장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길 바랍니다. 저명한 조지 헤이크윌 박사도 이런 주장을 믿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헤이크윌 박사는 그의 저서 ‘신의 권능과 섭리에 대한 변명’에서 플리니우스의 말을 인용하여, 로마 황제 중 한 사람이 그가 소유하던 양어장의 물고기들에게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각 물고기의 이름을 부르면, 그 이름을 가진 물고기들이 다가왔다고 적고 있습니다.

또한 야고보서간 3장 7절에는 “온갖 들짐승과 날짐승과 길짐승과 바다 생물이 인류의 손에 길들여질 수 있으며 또 길들여져 왔습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플리니우스는 드루수스의 아내 안토니아가 칠성장어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는데 보석과 귀걸이를 달아주는 등 정성을 다해 길렀지만 결국 죽고 말자,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황당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로마의 풍자시인, 마르티알리스가 다음과 같은 시도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낚시꾼, 추방, 범죄 등등

죄가 두렵다면 낚시를 하지 말라

헤엄치는 물고기들은 모두 신의 것이므로

세상을 다스리는 분의 손을 핥아주는

물고기처럼 위대한 것은 세상에 없다.

이름 불린 물고기는

응답하여 신에게로 나아간다.

이 시를 읽은 분들에게 바라는 것은 인내심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낚시인이라면 설령 고지를 못 잡더라도 욕을 하거나 하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니까요.

이번에는 헤리퍼드셔에 있는 레민스터 근처에 있는 들판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그 들판의 풀은 다른 어떤 풀보다도 양을 살찌게 하여 좋은 양털을 생산하게 해줍니다.

다시 말해서, 그 들판의 풀을 먹은 양들은 이전보다 훨씬 좋은 양털을 생산하지만, 다시 이전의 들판으로 돌아가서 그곳에서 자라는 풀을 먹으면 질이 떨어지는 양털을 생산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다시 그곳으로 돌아오면 좋은 양털을 생산한다는 거죠.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송어도 어떤 풀밭 근처의 강에서 잡힌 것은 색깔이 허옇고, 약하며 벌레가 많은 반면, 또 다른 풀밭 근처의 강에서 잡힌 송어는 붉은빛을 띠며, 기름기가 흐르고 맛도 훨씬 좋다는 것입니다.

나의 경험에 비춰봐도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떤 특정한 풀밭이 근처에 있는 강에서 색깔도 좋고, 체구도 멋진 송어를 많이 잡은 적이 있거든요. 전도서 3장 11절에 있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다.”는 말처럼 모든 생물은 선호하는 장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부턴 연어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했는데, 계획을 약간 변경하여 그레일링의 이야기를 먼저 할까 합니다. 그레일링은 모양과 먹이를 먹는 습성 등은 송어와 유사하며, 그레일링에 대한 설명을 마치면, 이어서 연어에 대해서 얘기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후각이 뛰어난 물고기를 잡을 때 금해야 할 것들

후각이 뛰어난 물고기를 잡을 때 금해야 할 것들

물고기의 후각은 아주 뛰어나서 시각보다는 후각에 의존하여 먹이활동을 많이 합니다.

물고기는 물에 녹는 수용성 물질의 냄새를 느끼는데 이렇게 뛰어난 후각을 이용하여 물고기는 먹이를 잡아먹거나, 번식활동을 하거나, 연어와 같이 먼 거리를 회유하여 태어난 곳으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뛰어난 후각을 지닌 물고기가 특히 좋아하는 냄새는 무엇인가? 라고 하는 것에 대하여 실험한 데이터에 의하면 생선 아미노산 냄새에 매우 민감하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미노산은 맛의 성분이며 냄새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수중에서는 맛도 냄새와 마찬가지로 물에 녹아 흘러내리기 때문에 물고기는 냄새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집어제의 성분에는 반드시 아미노산이 함유되고 있는 것이며 더욱 빨리 물에 녹도록 만든 액상집어제도 있으며 루어에도 냄새를 내는 것들이 있는 것이지요~

실험결과에 의하면 화학조미료와 마늘, 말린 표고버섯, 다시마 등은 집어효과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물고기들이 좋아하는 아미노산을 살펴보면 알라닌, 아르기닌, 글라이신, 프롤린 등입니다.

이렇게 후각이 뛰어난 물고기를 잡기 위해 해서는 안 되는 행동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물에 손을 씻는 행위

오래 전 미국에서 실험한 결과에 의하면 하천의 상류에서 손을 씻기 전과 후의 연어낚시 조과는 10분에 평균 34마리를 잡았던 것에 비하여 10분에 평균 4~5마리로 격감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원투낚시에는 조금 상이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민물이나 바다에서 낚시를 할 때 포인트에서 손을 씻는 행위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 소변을 보는 행위

이것은 얘기하지도 않아도 당연히 해서는 안 될 행동이기에 패스합니다.

③ 상처 입은 물고기의 방류

특히 민물낚시에서 중요한 것으로 바다낚시에서도 방류할 경우 초보자들은 바늘을 빼면서 물고기에게 상처를 내는 일이 잦은데 이런 경우에는 가급적 포인트와는 먼 곳으로 놓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④ 담배를 핀 손으로 미끼를 만지는 행위

적어도 채비를 하거나 미끼를 달 때에는 담배를 핀 손으로 직접 만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더욱 좋은 것은 아예 피우지 않는 것입니다.

굴(석화)도 심장(心臟)을 가지고 있답니다.

굴(석화)도 심장(心臟)을 가지고 있답니다.

제철을 맞은 굴에 대한 이야기의 세 번째 순서로 오늘은 굴도 심장(心臟)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보도록 하자.

석화를 구입해서 껍질을 벗기는 방법은 인터넷에 많이 소개되어 있으니 여기서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맛있게 먹기 위해서 주의할 점으로 무엇이 있는지를 먼저 알아본다.

살아있는 석화의 껍질을 까고 난 뒤에는 수돗물로 씻지 않는 것이 좋다. 수돗물로 씻은 다음 가열하게 되면 쪼그라들어버리기 때문에 수돗물로 씻은 후에는 가열하여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꼭 물로 씻고 싶다면 소금으로 농도(3%)를 맞춘 물에 세척하는 것이 좋다.

다음은 석화의 껍질을 벗길 때 굴의 심장을 건드리지 않고 관자를 자르는 것이 중요한데 굴의 심장은 관자의 바로 옆에 있어서 상처를 입히기 쉽지만 요령만 익히면 심장을 건드리지 않고 껍질을 까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굴의 심장

 

굴은 다른 조개와 달리 1개의 관자만을 가지고 있는데 굴의 껍질이 붙어있는 경첩이 아래로 오게 한 상태에서 전체 길이의 1/3 정도 되는 지점의 2시와 3시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1/3 지점에서 도구를 넣어 경첩까지 당겨버리면 심장은 상처를 입게 되므로 손의 감각으로 관자만 자르는 요령을 익히면 더욱 신선한 상태로 굴의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지역마다 오징어의 이름이 다르다.

일본에서는 지역마다 오징어의 이름이 다르다.

고향이 부산인 나는 어린 시절 오징어란 이름보다는 수루미란 사투리를 더 많이 들으면서 자랐다. 일본어에서 유래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름이지만 수루미란 단어는 국어사전에 “오징어의 사투리로 말린 오징어를 일컫는다.”라고 나와 있다.

많지는 않지만 국내 낚시인들 중에는 대물 무늬오징어의 손맛을 보기 위해 일본으로 원정을 떠나기도 하는데 에깅낚시를 하기 위해 한국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오키나와에서는 무늬오징어의 일본이름인 아오리이카(アオリイカ)라고 하면 현지인들 중에는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오키나와에서는 무늬오징어를 표준명인 아오리이카(アオリイカ)보다는 시루이챠(シルイチャー)라고 흔히 부르는데 이처럼 각 지역마다 무늬오징어를 부르는 별칭이 다르기 때문에 혹시라도 일본으로 에깅낚시를 갈 계획이 있다면 지역마다 다르게 불리는 표현을 알고 가면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한다.

무늬오징어는 큐슈에서는 몸통이 투명하다고 해서 미즈이카(ミズイカ)라고 부르고 시즈오카에서는 파초(芭蕉: バショウ)를 닮았다고 해서 바쇼우이카(バショウイカ)라고 부르고 있는데 지금부터 무늬오징어와 갑오징어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살오징어를 일본에서는 어떻게 부르고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 무늬오징어: 표준명 아오리이카(アオリイカ)

오키나와현-시루이챠(シルイチャー)

시즈오카현-바쇼우이카(バショウイカ)

규슈, 야마구치현-미즈이카(ミズイカ)

시코쿠, 오이타현-모이카(モイカ)

■ 갑오징어: 표준명 코우이카(コウイカ)

관동-스미이카(スミイカ)

관서-하리이카(ハリイカ)

후쿠오카현-마츠바이카(マツバイカ)

규슈-코부이카(コブイカ)

 

규슈지역에서는 입술무늬갑오징어(카미나리이카: カミナリイカ)와 학명이 Sepia japonica Sasaki인 시리야케이카(シリヤケイカ)도 모두 코부이카(コブイカ)라고 부른다.

카미나리이카(カミナリイカ)

시리야케이카(シリヤケイカ)

■ 살오징어: 표준명 스루메이카(スルメイカ)

전국적인 별칭-마이카(マイカ)

관동-무기이카(ムギイカ)

규슈-간세키(ガンセキ) 또는 칸세키(カンセキ)

시코쿠-마츠이카(マツイカ)

 

시코쿠 등지에서 부르는 마츠이카(マツイカ)라는 표현은 도야마현에서는 매오징어(호타루이카: ホタルイカ)를 부를 때 사용되기도 한다.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을 구분하는 기준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을 구분하는 기준

물고기들은 살의 색깔에 따라 붉은살생선과 흰살생선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운동량이 많은 어종이 붉은살생선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흰살생선으로서, 구분하는 기준은 운동량이라고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확한 것은 아니고 절반만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은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을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생선을 색깔로 구분할 때 듣는 말로는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 및 등푸른생선이 있는데 이 중에서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은 수산학적으로 분류한 것이고 등푸른생선은 수산학적인 분류가 아니라 붉은살생선 중에서 등이 파랗게 보이는 것을 부르는 명칭이다.

수산학적으로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을 구분하는 기준은 색소단백질을 100g당 10㎎ 이상 함유하고 있는 생선이면 붉은살생선, 10㎎ 이하를 함유하고 있는 생선이면 흰살생선이라고 분류한다.

물고기들의 살색이 이처럼 흰색과 붉은색을 띠는 것은 운동량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운동량으로 구분한다는 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명확한 기준은 색소단백질의 함유량에 따라 나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아두도록 하자.

흔히들 회유성 어종과 정착성 어종으로 구분하는 물고기들은 각기 형성하고 있는 근육이 다른데 인간과 마찬가지로 물고기들도 장시간 헤엄칠 수 있는데 필요한 지근(遲筋)이 발달한 참치와 같은 어종과, 광어와 같이 장거리를 이동하지는 않으면서 먹이를 잡아먹을 때 순간적인 힘을 내는데 필요한 속근(速筋)이 발달한 어종들이 있다.

그리고 지근(遲筋)은 적색근이라 부르고 속근(速筋)은 백색근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근육 세포 안에 있는 산소를 공급하고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과 같은 붉은 색소단백질의 함량이 적으면 희게 보이고 많으면 붉게 보이기 때문이다.

힘을 지속적으로 써야 하는 어종들은 많은 양의 산소를 소비하기 때문에 색소단백질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붉게 보이는 것이며 이와는 달리 흰살생선은 대부분의 근육이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속근(섬유)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산소의 소비가 적기 때문에 색소단백질의 함량이 적어서 희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은 살색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근육의 색깔에 따라 구분한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결론적으로, 움직이는데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붉은살생선은 근육 속에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붉게 보이는 것이며 수산학적으로는 100g당 10㎎ 이상의 색소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붉은살생선이라 구분하고 있다.

그러면 연어는 붉은살생선일까?

정답은 연어는 흰살생선이다.

연어의 살이 붉게 보이는 이유는 미오글로빈 때문이 아니라 먹이활동에 의한 것으로 주로 섭취하는 새우와 게 등에 포함된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붉은 색소인 아스타잔틴(Astaxanthin) 때문에 붉게 보이는 것이며 이런 이유로 연어알도 오렌지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오징어의 상태에 따라 세는 단위가 다르다.

일본에서는 오징어의 상태에 따라 세는 단위가 다르다.

일본어에서 동물이나 각종 물건을 셀 때 사용하는 표현들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의 마릿수를 셀 때는 필(匹: 히키(ひき))을 쓰고, 술잔을 셀 때는 배(杯: 하이(はい))를 쓰며 종이와 같이 얇고 평평한 물건을 셀 때는 매(枚: 마이(まい))를 씁니다.

그리고 연필 1자루나 나무 1그루 등을 셀 때는 본(本: 혼(ほん))을 사용하기도 하며 이외에도 여러 가지 표현들이 있는데 오징어를 셀 때에는 이런 표현들이 모두 사용될 뿐만 아니라 거기에 더하여 칸(かん: 貫)이란 표현과 그릇에 담긴 양의 정도를 나타내는 표현인 모리(もり: 盛り)라는 표현도 사용하는데 이렇게 복잡한 오징어를 세는 단위는 어떻게 다른가를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바다에 살고 있는 오징어를 셀 때에는 마리(匹: 히키(ひき))라고 세며, 바다에서 육지로 끌어올린 오징어는 하이(杯: はい)라고 세며 말린 오징어는 마이(枚: まい)라고 셉니다.

 

그리로 식재료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혼(本: ほん)으로 세며, 우리나라로 치면 활어회 정도에 해당하는 살아있는 오징어를 회로 만드는 이키즈쿠리(活け造り)를 할 때에는 모리(もり: 盛り)라고 세며 초밥(스시)으로 만들면 칸(かん: 貫)이라고 셉니다.

 

그런데 특히 바다에서 육지로 끌어올린 오징어를 셀 때 하이(杯: はい)를 사용하는 것은 목이 가늘면서 아래가 볼록하게 생긴 일본의 술병 도쿠리(徳利: とくり)처럼 오징어의 몸통이 음료가 담긴 용기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일본인들이 즐겨 마시는 생맥주를 셀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이 하이(杯: はい)라고 세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일출과 일몰 전후 30분은 정말 조과가 좋을까?

일출과 일몰 전후 30분은 정말 조과가 좋을까?

‘일출과 일몰직전에는 물고기들의 입질이 정말 활발할까?’란 포스팅을 통해서 물고기들의 먹잇감이 되는 플랑크톤과 베이트 피시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노리는 대상어종들의 활동력도 함께 높아지는 시간대는 놓치지 말고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일출과 일몰 전후로 과연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을 피딩 타임이라고 하는 걸까요? 해뜨기 1시간 전부터 해가 뜨고 1시간이 지난 시간까지를 말할까요?

오늘은 바로 이 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의 의미는 아기들에게 수유를 하거나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을 일컫는 것이지만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이 활발한 시간대, 즉 입질이 활발한 시간대를 가리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피딩 타임에 관한 한 편의 논문을 바탕으로 낚시인들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논문의 제목은 ‘Twilight Activities and Temporal Structure in a Freshwater Fish Community’이며, 저자는 미국 조지아대학교, 생태보존연구소의 명예교수로 있는 진 헬프만(Gene S. Helfman)이란 분입니다.

헬프만 교수는 일출과 일몰을 전후하여 물고기들의 활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기 위해, 뉴욕 매디슨 카운티에 있는 카제노비아 호(Cazenovia Lake)에서 야간에 100회 이상, 총 700시간의 예비관찰을 통해 2만 마리 이상의 물고기를 종류별로, 마릿수와 크기를 분류하고, 주행성어종과 야행성어종으로 나눈 다음, 군집활동을 하는지, 먹이는 어디서 주로 먹는지 등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취합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주행성 8종과 야행성 6종을 선별하고 일출과 일몰 전후의 행동을 관찰하였습니다.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일출과 일몰을 전후하여 나타나는 물고기들의 행동 패턴은 공통적이었으며, 주행성 어종은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활동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야간의 휴식상태로 접어들며, 아침이 되면 저녁과는 반대의 행동패턴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지금 보시는 그림에 표시된 동그라미는 물고기들의 평균시각을 나타내고, 점선은 물고기들의 전체적인 시간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먼저, 일몰이 시작되기 10분 전부터 물고기들의 활동량도 증가하지만, 먹이활동을 멈추기 시작하는 물고기도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띕니다.

그리고, 일몰이 되면, 휴식하고 있던 야행성 어종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일몰 후, 40분이 지나면 대부분의 주행성 어종은 활동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몰 전후에 물고기들의 활동량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모두 먹이활동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 논문은 잘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먹이활동 외에, 야간에 휴식하는 장소로 이동하는 활동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면, 일출을 전후해서는 물고기들의 모든 활동이 일출 전의 20~30분 동안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해 뜨기 20~30분 전에 대부분의 주행성 어종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이 시각에 먹이활동을 하기 시작해서 해 뜨기 10~20분 전 시간대에 가장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일몰 전보다는 일출 전이 조과가 더 낫다는 사실과, 일출과 일몰 전후 30분이 조과를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대라는 것은 조금 부정확하다는 것을 이 논문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바다가 아닌 민물어종을 대상으로 한 관찰이란 단점이 있기는 해도, 낚시인들은 일출 30분 전부터 일출까지, 일몰 10분 전부터 40~50분 이후까지는 최대한 집중하는 것이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이 논문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멍게를 손질할 때 주의할 점

멍게를 손질할 때 주의할 점

바다의 파인애플로 불리는 멍게의 주산지인 남해안에서 빈산소수괴로 인해 멍게가 대량으로 폐사하는 바람에 어민들의 피해가 아주 크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횟집을 찾는 발걸음도 줄어들어 맛집이라 알려져 언제나 북적이던 동네의 단골 횟집도 한시적으로 영업을 중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래저래 어민들의 피해도 상당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철은 5월이라곤 하지만 언제 먹어도 맛있는 멍게를 손질하는 방법 중에서 알려지지 않는 내용과 주의할 점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멍게는 2개의 아주 큰 돌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 하나는 – 모양을 하고 있는데 플러스(+)가 물을 흡입하는 입수공이고 마이너스(-)가 물과 배설물을 뱉어내는 출수공입니다.

크기가 크지 않은 멍게라면 입수공과 출수공을 잘라서 물과 배설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생략해도 되지만 크기가 크거나, 멍게의 체내에 있는 물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입수공과 출수공을 잘라서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멍게의 체내에 있는 물을 빼내기 위해서는 출수공이 아니라 입수공(+)을 자르고 빼내야 한다는 점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만일 입수공과 출수공을 한꺼번에 자르게 되면 물과 함께 배설물도 같이 나와서 멍게의 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출수공(-)을 자르고 물을 빼내려고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멍게의 물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입수공(+)을 잘라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입수공을 잘라 멍게의 물을 빼냈다면 다음에는 출수공을 자르고 힘을 주어 체내에 있는 배설물을 제거해줍니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해서 체내의 모든 배설물을 빼낼 수는 없으므로 칼이나 가위로 멍게를 자르고 내부에 남은 배설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만 먼저 출수공으로 배설물을 빼내면 한결 수월하게 손질을 할 수 있답니다.

입수공을 잘라 멍게의 물을 빼내고 출수공을 잘라 멍게의 배설물을 꺼냈다면 이젠 멍게의 껍질을 벗길 차례인데 통째로 제거해도 되고 반으로 자른 다음 껍질을 벗겨도 좋으니 멍게의 크기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손질하면 됩니다.

그러나 앞에서 빼낸 멍게의 체내에 있는 물은 멍게를 씻을 때 사용하기도 하고 멍게를 먹을 때 찍어먹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비추합니다.

왜냐하면 멍게의 체내에 있는 물에는 각종 플랑크톤과 박테리아가 포함되어 있어서 자칫하면 탈이 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의 유명한 일식 체인점의 매뉴얼에는 멍게를 씻을 때 향이 사라진다는 이유로 수돗물에 씻지 않고 체내에서 빼낸 멍게의 물로 씻는 것은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돗물로 씻도록 규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상과 같은 부분만 주의하면 멍게를 손질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가정에서 할 수 있는데 멍게를 손질할 때 제거해야 하는 내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멍게를 잘라 제거해주는 부위로는 배설물(똥), 창자, 그리고 간이 있는데 쓴맛이 나는 간과 창자는 즐기는 사람도 있으므로 기호에 맞추어 제거하지 않고 먹어도 되지만 똥(배설물)은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멍게의 배설물은 쉽게 구분이 가는데 가느다란 실모양의 내용물이 바로 멍게의 똥으로, 내장이 아니므로 깨끗하게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끝으로 멍게를 씻을 때 너무 오래 씻으면 향도 달아나고 색도 바래지므로 가능하면 빨리 흐르는 물로 씻고 키친타올로 수분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세계의 스피닝 릴⑮ 못다 한 이야기

세계의 스피닝 릴⑮ 못다 한 이야기

아마도 이 글은 세계의 스피닝 릴이란 제목으로 연재한 포스팅의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세계의 스피닝 릴 역사에는 스코틀랜드의 피터 말록(Peter D. Malloch)이 1884년에 취득한 특허가 최초라는 영예를 갖고 있다.

스코틀랜드 아몬드뱅크(Almondbank) 출신으로 1875년부터 중부도시 퍼스(Perth)에서 박제사로 활동하면서 낚시용품 판매를 겸하고 있던 피터 말록(Peter D. Malloch)이 특허를 취득하고 판매를 했던 릴은 사이드 캐스팅 릴(side casting reel)이란 이름으로 판매가 되었다.

이 릴은 아래의 사진과 같이 캐스팅할 때는 스풀을 90° 회전하여 라인이 방출되도록 하였고(첫 번째 사진), 감을 때에는 다시 90°를 돌려(두 번째 사진) 기존의 플라이릴과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스피닝 릴의 역사와 베일 이야기’에서 소개한 것처럼 알프레드 홀덴 일링워스(Alfred Holden Illingworth)가 1905년에 특허를 취득했던 것이 최초의 스피닝 릴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당시에도 설명하였지만 알프레드 홀덴 일링워스(Alfred Holden Illingworth)가 1905년에 만든 최초의 릴 No.1(Illingworth No.1)보다는 베일을 개정하여 1910년에 새롭게 특허를 취득한 두 번째 릴 No2.(Illingworth No.2)가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스피닝 릴의 형태와 가깝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피터 말록(Peter D. Malloch)이 개발한 사이드 캐스팅 릴(side casting reel)이 세계최초라고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Illingworth No.1

Illingworth No.2

이렇게 세상에 선을 보인 스피닝 릴은 넓게 보면 영국이 원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프랑스의 미첼이 세계최초라고 하는 잘못된 정보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세계의 스피닝 릴에 대한 연재를 마치면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이기도 하다.

현재의 스피닝 릴과 같은 완전한 형태의 베일을 갖춘 제품에 대하여 영국의 하디(Hardy)가 특허를 취득하는 바람에 프랑스의 미첼에서는 베일이 반만 있는 형태의 하프 베일(half-bail) 미첼 300을 출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첼이 최초로 스피닝릴을 만들었다는 정보가 검색되는 이유는 제2차 대전이란 역사적 사건이 자리를 하고 있다.

무슨 말인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방직업을 경영하고 있던 알프레드 홀덴 일링워스(Alfred Holden Illingworth)는 1905년에 특허를 취득하여 20년 동안이나 독점적인 자리를 지킬 수 있었으나 기한의 만료와 함께 유럽의 많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스피닝 릴의 생산에 뛰어들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스피닝 릴을 만들었냐 하면 당시에는 특허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지만 1929년을 기준으로 이탈리아에만 주께띠(Zucchetti)라는 회사를 필두로 모두 100여 개가 넘는 스피닝 릴 제조회사가 있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와 마찬가지로 하디가 가지고 있던 특허는 제2차 대전을 거치면서 유명무실한 것이 되어버렸을 뿐 아니라 불안과 긴장이 고조되던 당시의 국제정세는 1940년부터 하디사가 군수산업에 참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군용항공기의 엔진을 제작하고 있던 롤스로이스사의 하청업체로 지정되어 낚시와는 무관한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2차 대전의 종전과 함께 재건에 힘을 쏟은 끝에 1951년이 되어서야 겨우 런던에 다시 매장을 열 수 있게 되었던 하디와는 달리 영국보다는 전쟁의 피해를 적게 받았던 프랑스와 프랑스 업체 미첼은 하디의 특허가 만료되는 1954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생산과 수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55년에만 미첼 300(Mitchell 300)을 미국시장에서 60만 대나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는데 인플레를 감안한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릴 하나만으로 2천4백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정보에서 비롯되어 세계최초의 스피닝 릴은 미첼 제품이란 잘못된 이야기들이 생겨났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밀물처럼 유럽의 릴들이 미국으로 몰려들자 미국의 업체들도 시각을 돌려 스피닝 릴의 제조로 눈을 돌렸지만 자체 제작보다는 OEM 방식을 택했고 유일하게 직접 제작이란 길을 택한 업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펜(Penn)과 조금은 생소할 수도 있는 핀노어(Fin-Nor)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할 수 있다.

당시 미국의 낚시용품 회사들 대부분은 유럽에 OEM을 맡겼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본으로 바꾸게 되어 1970년대~1980년대에는 미국에서 판매되던 제품들 대부분은 Made in Japan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세계의 낚시용품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이지만 그 시작은 흔히 말하는 카피제품으로부터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최초의 스피닝 릴은 우에노정공에서 만든 올림픽81이란 제품으로 이것을 개발하게 된 동기를 들여다보면 앞으로 스피닝 릴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약진(躍進)을 예상해볼 수가 있다.

1922년에 설립된 필라델피아의 릴 제조업체인 오션시티로부터 프랑스의 미첼 300(Mitchell 300) 복제품 1만 개를 주문받았던 우에노정공은 주문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태평양전쟁의 폐전으로 심각한 자원부족에 시달리고 있던 터라 재료를 구하지 못해 주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과정에서 스피닝 릴의 제조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 재료의 조달이 가능해지자 하프 베일 형식의 미첼 300을 카피한 것에서 발전하여 1954년 하디의 특허 만료와 함께 풀 베일 형태로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올림픽 81이란 제품이다.

이처럼 완벽한 카피제품으로부터 출발한 일본이 지금은 일본 국내생산이라고 하면서도 제3국에서 만든 부품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하는 물음에 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알리OO에서 일본 브랜드의 카피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중국업체들이 일본을 따라잡지 못할 것도 없을 것이란 생각은 누구나 해봄직한 것이 아닐까?

텐야낚시란 무엇일까?

텐야낚시란 무엇일까?

어느 분으로부터 텐야낚시란 어떤 것인지와 그 의미는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갈치낚시를 할 때 국내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하시는 분들도 더러는 계시지만 마땅한 용어가 없어서 일본어 그대로 ‘텐야낚시’ 또는 ‘덴야낚시’라고 부르고 특히 ‘히토츠텐야’를 번역기로 번역하여 ‘하나덴야’라고 부르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에깅낚시는 그 유래와 사용하는 표현이 일본에서부터 비롯되어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아 무늬오징어를 잡는 낚시방법의 대명사처럼 불리고 있는데 굳이 이를 한글화하여 부르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갈치낚시에서는 ‘덴야낚시’라는 말보다는 그냥 ‘갈치 생미끼낚시’로 부르는 것도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 문의하신 질문 중 먼저 ‘덴야낚시’의 어원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어로 텐야(テンヤ)라고 하는 말은 한자로 점옥(店屋)으로 표기하는데 이 말은 가게(상점)와 집 또는 방이 연결된 형태의 상가를 말합니다.

예전에 많던 선술집이나 중국집에 가면 홀에는 손님들을 위하여 테이블을 놓고 영업을 하면서 문 하나만 열면 가정집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생각하시면 되겠는데 영화 1987에 나오는 연희(김태리 분)의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슈퍼마켓이 바로 텐야(店屋)의 전형적인 모습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미지출처: 목포시 홈페이지

 

즉 텐야(店: 가게, 屋: 집)라는 집과 가게가 연결된 형태(가게=집)와 같은 구조로 봉돌(추)과 바늘이 일체화된 형태(봉돌=바늘)가 텐야(店屋)의 구조와 닮았다고 해서 이런 채비를 사용하여 낚시를 하는 것을 ‘텐야낚시’라고 부르는 것이며 우리가 루어낚시에서 사용하는 지그헤드와 유사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니 같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일본의 텐야낚시는 에도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정확한 시기는 불명입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텐야낚시의 기원은 일본전통의 낚시법인 비시마낚시(ビシマ釣り)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얼레낚시 또는 자새낚시와 비슷한 비시마낚시를 응용하여 낚시정보란 잡지사의 편집장으로 있던 후지이가츠히코(藤井克彦)라는 사람이 치바현의 오오하라에서 낚싯배를 운영하고 있던 선장과 공동으로 2003년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2006년에 히토츠텐야라는 이름으로 소개를 하였던 것이 최초입니다.

그 뒤 히토츠텐야 전용로드가 2008년에 출시되었고, 2009년에 후지이가츠히코(藤井克彦)씨가 히토츠텐야를 소개하는 책이 출판하면서 전국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에는 새우를 미끼로 참돔을 잡을 때 특히 짧은 낚싯대인 테바네자오(手バネ竿)를 사용하여 릴 없이 원추형의 봉돌과 결합한 바늘을 사용해 낚시를 하는 전통낚시법이 있습니다.

 

히토츠 텐야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에도시대부터 유래한 채비인, 봉돌과 바늘이 붙어있는 텐야채비에 비시마 낚시와 라인을 감는 방법은 비슷하지만 많은 봉돌을 사용하는 비시마낚시와는 달리 별도의 추가 봉돌은 사용하지 않고 단 하나의 텐야만 사용한다는 의미로 히토츠 텐야로 명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마노가 유튜브 채널에서 히토츠텐야를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전통낚시법이 진화한 것이라 표현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히토츠텐야는 전통적인 낚시법인 텐야낚시와 비시마낚시 및 테바네자오를 이용한 참돔낚시 방법을 혼용한 낚시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텐야낚시라고 하면 참돔이나 갈치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부시리를 비롯하여 문어, 락피쉬 등을 잡을 때에 사용하기도 하며 문어를 잡는 것을 타코텐야라고 별도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텐야 또는 히토츠텐야라고 일본어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참돔 생미끼낚시, 갈치 생미끼낚시, 문어 생미끼낚시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시청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