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의 먹이활동은 배고픔 때문일까?

물고기의 먹이활동은 배고픔 때문일까?

낚시의 조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잡으려고 하는 대상어종의 생태에 대하여 많은 지식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이번에는 물고기들은 배고픔 때문에 먹이활동을 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자주는 아니어도 감성돔이나 돌돔을 잡을 경우 회를 뜨면서 위속의 내용물은 무엇인지를 살피고 가급적이면 위에 있는 내용물과 동일한 미끼를 사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물고기들의 위에서 먹이활동을 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도 빈번한데 이런 이유로 물고기들이 배고픔 때문에 미끼를 먹었다는 생각을 많은 낚시인들이 하곤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에서 금년 5월에 발표한 “우리나라 서해에서 출현하는 대구(Gadus macrocephalus)의 식성”이란 논문을 보면 관찰한 407개체의 대구 중 위에서 내용물이 발견된 대구는 236개체로 공위율은 42%였다고 한다.

공위율(空胃率: ratio of empty stomach)이란 것은 전체 개체수에서 위장에 내용물이 없는 개체수의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으로 통상 VI(Vacuity Index)로 표시한다.

그런데 위에서 인용한 국립수산과학원의 논문은 관찰한 개체수가 적어서 2011년에 미국의 마크 빈슨(Mark Vinson)과 테드 앙그라디(Ted Angradi)가 발표한 논문(Stomach Emptiness in Fishes: Sources of Variation and Study Design Implications)을 인용해보면 조사한 402종 369,000마리의 평균 공위율은 26.4%였다고 한다.

물론 물고기들의 공위율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변동이 심하지만 어식성 어종일수록, 야행성 어종일수록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사실은 2017년 어류학회지에 실렸던 “여름철 동해 남부에 출현하는 청어(Clupea pallasii) 유어의 일섭식 변동”이란 논문에서도 공위율은 밤에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상기에서 보듯이 서해에서 잡은 대구의 42%와 미국의 논문에 따른 전체 평균 공위율 26.4%라는 것은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개체수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일본에서 1998년에 나가사키 시에 있는 카와하라저수지(川原大池)에 서식하는 배스들의 공위율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년생 이상인 배스의 경우 봄에는 60~70%, 여름에는 10%, 가을에는 50%의 공위율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봄철의 공위율이 높은 것은 산란한 알을 지키려는 것이 원인으로 판단되지만 가을철의 공위율이 높은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

한편 미국의 연구에 의하면 일리노이 주의 크랩 오차드 호(Crab Orchard Lake)에서 서식하는 991마리의 배스는 평균 50%의 공위율을 보였다고 한다.

 

크랩 오차드 호(Crab Orchard Lake)

 

상기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이처럼 높은 공위율을 보이는 것은 물고기들의 먹이활동 성공률이 아주 낮다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비록 자연상태가 아닌 수조에서 한 실험이기는 하지만 배스가 연준모치를 먹이로 삼는 동작에서는 76%의 성공률을 올렸다는 연구논문도 있는데 만일 은신할 수 있는 장애물이 많은 자연상태에서였다면 그 성공률은 더 올라갔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물고기들의 먹이활동 성공률은 결코 낮지가 않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미국 몬타나 주립대학의 토마스 맥마흔(Thomas E. Mcmahon) 교수가 2005년에 발표한 “Foraging success of largemouth bass at different light intensities: implications for time and depth of feeding”이란 논문을 보면 큰입배스의 모기고기에 대한 먹이활동의 성공률은 95%였다고 하는 것에서 보는 것처럼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이 실패할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지난 번 “숏 바이트(short bite)의 또 다른 원인”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물고기들 중에서 특히 어식성 어종의 경우에는 측선과 시각을 통해 먹잇감의 위치를 판단하지만 1/1000룩스의 빛에서도 먹잇감을 볼 수 있는 배스라고 할지라도 시각과 측선의 감각충돌에 의한 먹이활동 실패는 일어난다.

예를 들어 2003년에 발표된 대만의 논문에 따르면 측선의 기능을 상실시킨 홍민어의 경우에는 바로 옆에 있는 먹잇감도 공격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먹잇감이 되는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면서 일으키는 물방울의 주파수가 배스가 감지하는 범위를 벗어나도 측선으로는 먹잇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고 하는데 통상적으로 물고기들의 측선에서 감지하는 주파수 영역은 수십 Hz이내란 사실을 “물고기들의 측선 체계(The Lateral Line System)”란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것은 1초에 0.03㎜ 정도를 움직이는 것도 측선을 통해 인지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에서 보듯이 배스가 먹잇감을 발견하는 능력과 먹잇감을 섭취하는 성공률은 대단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먹이를 발견하는 능력과 섭취하는 성공률이 높다는 것은 물고기들의 높은 공위율과는 괴리되는 현상으로서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이 단순히 배고픔에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란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배스는 포만감이 커질수록 먹이활동 성공률이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할 뿐만 아니라 입을 벌리는 크기가 작아지고 턱뼈의 움직임이 적어지기는 하지만 결코 먹이활동을 멈추는 것은 아니란 사실은 “검정우럭과의 다양성과 생물학 및 보존(Centrarchid Fishes: Diversity, Biology and Conservation)”이란 책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따라서 상기에서 예로 든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물고기들, 특히 어식성 어종의 먹이활동은 공위율과는 크게 상관이 없음을 알 수 있는데 이로 미루어볼 때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은 니콜라스 틴베르헌(Nikolaas Tinbergen)이 규명한 신호자극(sign stimulus 또는 열쇠자극:key stimulus이라고도 함)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신호자극을 검색하면 ‘가시고기의 신호자극’이란 내용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구애활동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본능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모든 자극을 말하는 것으로 루어낚시에서 사용하는 각종 루어들이 수중에서 특정 강도의 주파수를 일으키기 때문에 어식성 어종들의 입질을 유도하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루어낚시로 농어와 같은 어식성 어종을 노릴 때 빠르게 루어를 움직임으로써 본능적으로 반사적인 입질을 유도하는 리액션 바이트(reaction bite)가 바로 신호자극을 발생시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흔히 낚시인들을 보면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어도 특정 액션에서 잘 잡힌다고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물고기들의 측선에 자극을 주는 그 무엇은 아닐까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지만 아직까지는 루어의 어떤 액션이 어느 정도의 자극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많은 열정적인 어류학자들의 연구는 오래지 않아 이 비밀을 규명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번개를 직격탄으로 맞은 낚싯대

번개를 직격탄으로 맞은 낚싯대

지난번에 “여름철 낚시, 번개에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는 글을 올렸었는데 오래전 유튜브와 소셜 사이트 레딧이라는 공간에 한 장의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Billy Alstrom이란 미국인인데 그의 페이스북을 보면 “Had one of the scariest moments of my life yesterday” 어제는 내 인생에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이었다라면서 이어서 잠시 동안 배가 고장 난 것을 제외하고 운좋게 아무런 피해를 당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아래 4장의 사진은 Billy Alstrom이 페이스북에 올린 것입니다.

다행히 번개가 낚싯대에 떨어지는 순간 낚싯대를 만지지 않고 있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 같아 천만다행이라 생각되지만 번개를 맞은 낚싯대는 탄소섬유가 머리카락처럼 타버려 한 올 한 올 그을려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사진을 본 외국인들의 반응도 공포스럽다거나 악마처럼 보인다라는 등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날씨가 급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낙뢰가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낚시를 멈추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여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즐낚(즐거운 낚시)보다는 안낚(안전한 낚시)이 우선이니까요!!!

Billy Alstrom의 인터뷰가 실린 뉴스는 아래 동영상을 참고하십시오.

제임스 카메론의 도전과 우리가 해야 할 도전

제임스 카메론의 도전과 우리가 해야 할 도전

출처: DEEPSEA CHALLENGE 3D Trailer-National Geographic 캡처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에는 깊이가 10,920m에 달하는 챌린저 해연이 있다. 1951년 영국의 해양관측선 챌린저 8호에 의해서 발견되어 ‘챌린저 해연’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1957년 소련의 관측선 비티아즈 호가 챌린저 해연에서 11,034m의 깊이를 관측했다고 발표했으나 공식적으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챌린저 해연’이 일반에게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된 동기는 영화 ‘아바타’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이 2012년 3월 26일 심해잠수정(딥씨 챌린저)을 이용하여 단독으로 다이빙하는 기록을 수립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딥씨 챌린지(Deepsea Challenge)’가 2014년에 공개됨으로서 인해서다.

 

‘챌린저 해연’은 그 명칭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챌린저 해연’과 ‘비티아즈 해연’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챌린저 해연’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오래 전의 포스팅 “죽음을 부르는 고스트 네트(Ghost Net)”에서 미국해양대기관리처(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가 마리아나 해구에서 발견한 쓰레기를 촬영한 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전 세계의 깊은 곳 어디에도 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Deepwater Exploration of the Marianas: Earth Day-Encounters with Trash

 

올해 2019년 2월 27일 영국 뉴캐슬 대학의 연구진이 ‘왕립 오픈 사이언스: 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10년 동안 수심 7,000m~10,890m에 서식하는 단각류를 수집하고 해부하여 90마리 중 72%에 달하는 65마리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 조각이 122개나 발견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연구진이 단각류를 채집한 장소는 마리아나 해구를 비롯하여 일본 해구, 이즈·보닌 해구, 케르마데크 해구, 뉴헤브리디스 해구, 페루·칠레 해구였고 특히 페루·칠레 해구에서는 4곳에서 채집을 하여 모두 9곳에서 샘플을 채집하였다.

사진 출처: Phys.org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일본 해구가 가장 먼저 나오는데 이것은 아마도 일본에서 자금을 지원 받아서 진행하였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되어 조금 부럽기도 하다.

단각류를 채집한 6곳의 해구 중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가장 적게 발견된 곳은 50%를 보인 뉴헤브리디스 해구였고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100%를 보인 마리아나 해구였다고 한다.(정확하게는 챌린저 해연에서 샘플을 채집)

단각류들의 체내에서 검출된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84%가 합성섬유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아래의 사진은 논문에 게재된 것으로 마리아나 해구에서 발견된 단각류와 그 체내에서 검출된 마이크로 플라스틱의 사진이다.

출처: The Royal Society

 

플라스틱 쓰레기는 가볍지만 미생물이 표면에 흡착되면 무게가 증가하여 결국 해저로 가라앉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함부로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닷속 어디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슬픈 현실을 이 논문은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알란 자미슨(Alan Jamieson) 교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찾는 것보다는 그것이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는 경북 의성의 ‘쓰레기산’을 CNN이 보도하면서 우리나라가 세계최대의 플라스틱 소비국이라고 한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은 ‘일회용 플라스틱’의 규제를 시행한지 반년이나 지났음에도 일선에서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정부의 정책을 보면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부 몰지각한 낚시인들을 볼 때면 정말 라이센스제의 도입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뜻을 같이 하는 주변의 지인들과 자주 출조하는 곳에서의 청소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낚시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동참이 있으면 정말 감사하고 기쁠 것이다.

낚시용품에도 친환경 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낚시용품에도 친환경 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사용규제가 확대되고 있는 지금,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한 친환경적인 낚시용품의 생산에 대하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이미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낚시를 다니면서 보게 되는 쓰레기더미와 갯바위에 함부로 버려진 밑밥찌꺼기는 과연 이런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낚시를 할 자격이 있는지? 묻게 되곤 합니다만 많은 낚시인들은 자연을 훼손하면서 취미생활을 즐기지는 않는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낚시를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밑걸림으로 인하여 부득이 라인이나 채비를 잘라내어야 하는 경우와 같이 어쩔 수 없이 낚시용품을 바다에 버리게 되는 것도 바다를 오염시키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낚시인들의 의식전환과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을 생산하려는 조구사들의 노력이 같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을 “플라스틱을 먹고 자라는 벌레, 왁스 웜(Wax worm)”이란 제목의 포스팅에서 한 바가 있었습니다.

 

환경에 피해를 주는 낚시용품으로는 크게 봉돌(추)과 낚싯줄(라인) 그리고 인조미끼인 루어를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중금속이 함유된 집어제도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것이지만 다음에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낚싯줄로 인한 동물들의 피해

먼저 낚싯줄에 의한 피해사례를 들어보면 이것은 바닷새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는데, 2007년에 발표된 논문(Plastic Debris in the World’s Oceans)을 보면 바닷새가 먹이를 먹기 위해 물속에 들어가게 되면 낚싯줄은 투명한 색상을 하고 있어서 눈에 잘 뛰지 않고 설혹 보인다고 하더라도 미끼로 착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닷새들이 둥지를 만들기 위해서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은 낚싯줄과 음료수를 번들로 포장하는 식스 팩 링(six-pack rings)이라고 하는데 식스 팩 링이 몸에 걸린 채 20여 년을 생활한 거북이의 둘로 나뉜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둥지를 만들기 위해 낚싯줄을 사용한 바닷새들이 낚싯줄에 얽혀 사망하는 사례도 아주 많은데 특히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조사한 것을 보면 전체 둥지의 60% 정도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이런 낚싯줄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를 이용하여 둥지를 만들게 되면 그것에 얽혀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하니 우리 낚시인들로서는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참조한 원문: Deleterious Effects of Litter on Marine Life

참고: 죽음을 부르는 고스트 네트(Ghost Net)

 

염화비닐로 만드는 웜의 심각성

우리가 사용하는 웜의 대부분은 염화비닐에 가소제를 첨가하여 부드럽게 만든 것인데 이처럼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첨가되는 화학물질이 들어가는 것 중에서도 특히 폴리염화비닐은 더욱 많은 화학첨가제를 사용하는 것으로써 전체 중량의 10~50%를 차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심지어는 전체무게의 80%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화학첨가제가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대부분의 첨가제가 플라스틱과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않기 때문에 배어 나온다는 것에 있으며 첨가제가 배어 나와 분해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나온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낮은 농도에서도 발암과 생식기능을 손상시키는 내분비 교란을 일으키기도 하며, 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PBDEs, Polybrominated diphenylethers)는 갑상선교란과 신경독성이 있는데 이런 유해한 첨가제를 함유한 플라스틱이 바다에 들어가면 아주 쉽게 생물의 체내에 침투하게 되고 이것을 결국에는 우리 인간이 먹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어서 심각한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 일본의 사례를 중심으로

낚시에 사용하는 추의 재료로는 납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납으로 만든 추에 코팅을 한 것은 사용해도 된다고 하는 것이 현재 우리 정부에서 하고 있는 낙후된 행정처리의 일 단면입니다.

많은 낚시인들이 우수한 국산제품의 출시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외국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1970년대까지만 해도 번창했던 낚시용품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것이 현재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친환경 인증제도’가 아직 낚시용품에는 도입되지 않고 있는 것은 낚시용품업계 뿐만 아니라 정부당국에서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플라스틱 빨대와 같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규제가 대부분이지만 기타 제품들에 대한 규제도 시기적인 문제일 뿐 언젠가는 시행될 것이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고 보면,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앞서가는 발 빠른 대처가 낚시용품을 생산하는 업계에서는 필요하다고 보며, 친환경 낚시용품의 생산에 지원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행정당국에서는 조속히 갖추기를 바람과 아울러 초기에는 비용의 증가가 부담이 될지라도 기꺼이 친환경 낚시용품을 사용하려는 낚시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2007년에 친환경 낚시용품의 보급을 위해 ‘환경보전마크(e-마크)’를 만들어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배스프로협회(JB·NBC)에서는 주최하는 낚시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조건으로 ‘FECO마크’를 달지 않은 제품이 아니면 안 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 납을 포함하지 않고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키는 가소제의 사용을 제한한 친환경 낚시용품의 제조를 업계에 장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낚시용품공업회에서는 ‘환경·미화마크’를 도입하여 낚시용품을 생산하는 업체로부터 부과금을 징수하여 바다를 청소하고, 낚시터를 정비하며 어족자원을 보호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일본 대다수의 용품업계들이 참여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이 마크가 있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자발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합니다.

 

일본에서 2007년에 처음으로 인증한 ‘환경보전마크(e-마크)’를 취득한 제품은 다이와, 도레이, 후지와라, 레이 다운, 필드 메이트 등 5개 업체의 29개 제품이었습니다.

비록 한국에서는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만 지금부터라도 박차를 가한다면 ‘친환경 낚시용품’의 생산에 있어서는 얼마든지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석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디 세계의 흐름에 따라만 가는 수동적인 자세를 지양하는 정부와 업계가 되어주기를 바라면서 친환경 낚시용품의 사용에 적극 동참하려는 낚시인들의 자세도 아울러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조어대전 제17장: 로치와 데이스를 잡는 방법과 날도래 미끼

조어대전 제17장: 로치와 데이스를 잡는 방법과 날도래 미끼

로치(Roach) : 잉어과의 민물고기로 흐름이 완만한 하천과 연못에 서식하며 수온이 18℃ 정도가 되는 4월과 6월 초 사이에 산란한다. 성어는 평균 35㎝를 넘지 않으며 무게는 1㎏ 정도로, 주로 생미끼를 사용한 찌낚시로 잡는다.

 

데이스(Dace) : 잉어과의 민물고기로 자갈이 많은 곳을 선호하며 맑고 깊은 곳에 주로 서식하지만, 기수역에서도 서식한다. 3월과 4월에 산란하며 성어의 크기는 10~15㎝에 불과해 육식성 어종을 잡기 위한 미끼로 사용되기도 하며, 주로 생미끼를 이용한 찌낚시로 잡는다.

 

사냥꾼: 이제 런던으로 가면서 스승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제 머릿속엔 상자가 몇 개 있어서 가르쳐주시는 것들은 잘 보관하여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낚시꾼: 당신이 훌륭한 낚시인이 될 수 있도록,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린 시간도 넉넉하고 로치와 데이스에 대해서는 얘기한 적이 없으므로 이제부터 둘에 관하여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로치는 붉은 지느러미라는 뜻의 라틴어 루틸루스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맛은 별로지만 알은 맛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잉어는 영리하다고 해서 물의 여우로도 불리지만 로치는 단순하고 어리석어서 물속의 양이라고 합니다.

로치와 데이스는 산란 후 2주 만에 체력을 회복하고 제철을 맞지만, 바벨과 처브는 체력을 회복하기까지 한 달이나 걸리고, 송어는 그보다 긴 4달이나 걸리며, 연어도 바다로 갔다가 강으로 돌아오면 기력을 회복하는데 그 정도가 걸립니다.

로치는 저수지보다는 강에서 서식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저수지에 서식하는 것들이 더 크게 성장합니다. 그러나 저수지에서 자란 로치 중에는 잡종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꼬리지느러미가 갈라져 있고, 크기도 아주 작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브림과 순종 로치로부터 생겨난 잡종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잡종 로치들이 많이 사는 저수지가 따로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잡종을 러드라는 이름으로 구분해 부르기도 합니다. 잡종과 로치의 차이는 청어와 정어리처럼 크게 다릅니다.

이런 잡종 로치는 전국의 모든 강에 서식하고 있지만 어쩐 일인지 템즈강에는 없다고 합니다. 대신 템즈강에서는 특히 런던 브릿지 하류 쪽에서 대형 로치가 잡힌다고 합니다.

로치는 가죽처럼 질긴 입을 가지고 있으며 목에 톱니 모양의 이빨이 있는 물고기입니다. 그리고 낚시인들이 좋아하는 어종으로 특히 런던 근처에 많은 대물 로치는 최고의 손맛을 보여주기 때문에 런던에는 로치낚시 전문가들이 많은 것입니다. 런던이 로치낚시의 성지라면, 물이 아주 맑고 깨끗한 더비셔는 송어낚시의 성지라고 할 수 있지요.

겨울철에 로치를 잡으려면 미끼는 떡밥이나 구더기를 쓰는 것이 좋고, 4월에는 지렁이나 날도래를 미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매운 더운 날씨라면 작은 흰 달팽이나 파리를 쓰면 좋은데, 파리를 쓸 때는 채비를 띄우는 것이 좋습니다. 로치는 수면으로 자주 올라오는 어종이 아니지만 데이스는 그렇지 않거든요.

무더운 여름철에 로치를 잡으려면 하루살이나 날개미를 잡아서 미끼로 달고, 추를 달아서 다리나 말뚝 근처에 가라앉힌 다음 천천히 들어 올리면 됩니다. 만일 로치가 있다면 반드시 미끼를 따라 수면 근처까지 쫓아와서 물 테니까요.

이런 방식으로 잡는 것은 윈저나 헨리 브릿지에서 본 적이 있는데, 가끔은 데이스나 처브도 잡히더군요. 8월에는 식빵으로 만든 미끼를 쓰기도 하는데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흰 빵이라야 합니다. 그 빵에 약간의 물을 더한 다음, 손으로 주물러 찰지게 반죽하여 만들면 됩니다.

이렇게 만든 떡밥을 미끼로 사용하려면 바늘은 작은 것을 써야 하며, 예민한 입질에도 챔질을 할 수 있는 민첩함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끼만 먹고 도망가기 일쑤니까요. 흰 식빵으로 만든 떡밥으로는 로치나 데이스를 모두 노릴 수 있습니다. 왜냐면 두 가지는 크기나 먹이활동이나 영리하다는 것 등 많이 비슷한 어종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다른 미끼에 대해서 설명드리죠. 로치나 데이스는 어떤 종류의 날벌레건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특히 날개미를 좋아합니다. 두더지가 파놓은 땅이나 개미가 쌓아 놓은 흙더미에서는 6월이면 날개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너무 이르다면 7, 8월이면 무조건 있을 것이고, 9월에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볼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을 날개가 달린 채로 한 움큼이나 그보다 조금 많은 양을 용기에 넣고, 날개미를 잡은 곳의 흙과 풀뿌리를 함께 넣고 보관합니다. 이때 날개미의 날개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한 달 이상 살 수 있으며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오래 살리고 싶다면, 옹기나 3~4갤런 용량의 나무통을, 꿀을 섞은 물로 깨끗이 씻고, 흙과 풀뿌리를 넣은 다음, 날개미를 넣어두면 3개월 이상을 살아있습니다. 날개미만 있으면 어떤 강이나 민물에서도 로치와 데이스 및 처브는 언제든 잡을 수 있지요.

다음은 추운 겨울철에 로치나 데이스 처브를 잡으려 할 때 사용하는 미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주 좋은 게 있답니다.

만성절부터 시작해서 서리가 내리기 전에 땅을 쟁기로 갈아보면 구더기의 두 배 정도 되는 크기에 머리는 붉고, 몸통은 흰 벌레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어디에 가장 많은지는 까마귀들이 이 벌레를 즐겨 먹으니, 까마귀만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벌레는 부드러운 신체에 하야스름한 내장을 가지고 있으며, 노퍽이나 그 밖의 지방에서 그럽이라고 부르는 딱정벌레의 유충이 그것으로 소똥이나 말똥 밑의 땅속에 구멍을 파고 들어가 겨울을 보냅니다. 그리고 3, 4월이면 붉은색으로 바뀌면서 땅으로 나오는데, 더 성장하여 마침내는 검은 딱정벌레가 됩니다.

이것을 1천 마리나 2천 마리를 모은 다음, 살고 있던 곳의 흙을 10~20리터 정도 섞고 통에 담아서, 서리나 찬바람이 닿지 않는 곳에 뚜껑을 덮어 따뜻하게 보관합니다. 이렇게 하면 겨울철 내내 미끼로 쓸 수 있습니다.

이 미끼를 사용하기 전날, 미리 약간의 흙과 꿀을 섞어서 통 안에 넣어주면 브림과 잉어는 물론, 거의 모든 물고기의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구더기도 이렇게 보관하면 겨우내 산채로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구더기도 역시 싱싱하고 건강한 것이 미끼로 좋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데, 싱싱한 구더기를 얻기 위해서는 통에 마른 흙을 반쯤 채우고 짐승의 내장을 십자형 막대기에 매달아서 꽂아두면, 파리가 먼저 알을 낳고, 그 알이 유충이 되어 통에 떨어지기 때문에 언제나 통 안에는 싱싱한 구더기가 있을 겁니다.

통 안에 있는 구더기는 살아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꺼내어 쓸 수 있으며, 9월 29일 성 미카엘 축일이 끝날 무렵까지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구더기를 일 년 내내 보관해서 사용하고 싶다면 죽은 고양이나 솔개를 구해서 거기에 구더기가 생기게 하면 됩니다. 구더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부드럽고 습한 땅에 묻습니다. 가능하면 서리를 맞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 점만 주의하면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파리가 되어 날아가는 3월까지밖에 쓸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낚시인들이라면 그렇지 않겠지만 지렁이나 구더기를 손으로 잡는 것을 꺼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구더기를 만지지 못하는 분들의 경우에는 구더기 대신에 이런 방법으로 미끼를 만들어 쓰면 됩니다.

먼저 접시에 물을 담고, 거기에 잘 익은 맥아를 한 줌 넣은 다음, 손으로 비벼서 껍질을 벗깁니다. 그런 다음에 물기를 짜내어 냄비에 넣고 깨끗한 물을 붓고 약한 불로 천천히 끓여줍니다.

손가락으로 눌러 으깨질 정도로 익으면 물을 따르고 냄비에서 꺼내어, 싹이 있는 쪽을 위로 향하게 하고 칼로 껍질을 벗기는데 흰 부분이 보일 정도로만 벗기면 됩니다. 그다음엔, 싹이 있는 끝부분을 역시 흰 부분이 보일 정도로만 잘라줍니다.

그리고 다른 쪽도 끝을 자르면 낚싯바늘을 끼우기가 쉬워집니다. 이렇게 만든 미끼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작은 바늘을 쓰는 것이 좋고, 이렇게 만든 미끼는 겨울이건 여름이건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으며, 찌낚시를 할 때 밑밥으로 사용해도 좋습니다.

어린 꿀벌이나 어린 말벌의 머리를 그 피로 적시면, 로치와 데이스를 잡기 위한 아주 좋은 미끼가 되는데, 빵을 굽고 난 뒤의 잔열 또는 오븐에 넣는 삽에 꿀벌과 말벌의 머리를 껍질째 구워서 으깬 것 역시 아주 좋은 미끼가 되며, 특히 브림에게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또한, 양의 피를 오븐용 삽에서 굳힌 뒤, 바늘 크기에 알맞게 잘라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미끼가 됩니다. 이때 소금을 약간 넣으면 혈색이 검게 변하는 것을 막아주고, 저 좋게 만들어 줍니다. 이런 미끼는 제대로만 만든다면 틀림없이 훌륭한 미끼가 될 것입니다.

제가 들은 것 중에는 물고기를 유인하는 강력한 냄새를 풍기는 기름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얘기하자면 끝이 없을 거예요. 예전에 조지 헤이스트 경으로부터 조그만 병을 하나 받아서, 헨리 워튼 경에게 전해드린 일이 있는데, 두 분은 모두 훌륭한 화학자시랍니다.

아무튼, 이 병은 두 분의 믿음 속에 전해져서 사용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헨리 경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던 모양이었습니다. 이런 일이나 다른 일로 미루어볼 때, 어떤 일에 대해 여러 사람의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건 신뢰하기가 어려워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도 얘기했지만 물고기는 냄새도 맡고,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세상에는 연금술사가 만드는 황금이나, 화학자의 머리에만 있는 공식이나, 장미십자회의 숨겨진 비밀만큼은 아니어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생미끼를 넣은 통에 이끼를 함께 넣거나 뇌를 함께 섞으면 물고기들의 많은 입질을 받을 수 있어서 만족할만한 조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점만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얘기하다 보니 기름과 물고기의 후각에 대하여 너무 길게 얘기한 것 같은데, 로치와 데이스 및 찌낚시로 잡는 다른 물고기의 미끼에 대해서는 더 얘길하고 싶지만 여기서 마치기로 하고, 채비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그런데, 그전에 먼저 오래된 낚시책에 실려있는 채비와 관련한 시를 인용해보겠습니다.

 

낚싯대와 낚싯줄, 그리고 찌와 납

낚싯바늘과 추, 그리고 숫돌과 칼

바구니와 온갖 미끼

살림망과 먹거린 없어선 안 되지.

낚싯줄과 목줄로 쓸, 녹색 실과 작은 실

여기에 낚시용 지갑까지 있다면 충분하다네.

 

기본적으로는 이 노래에 나오는 것들을 갖춰야 하며, 진정으로 낚시인이 되고자 한다면, 이것보다 갑절은 준비해야 합니다. 괜찮다면 세인트 폴 대성당의 경내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마그레이브씨나, 아니면 골딩가(街)에 있는 백조극장 근처에 사는 존 스텁스씨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두 분 모두 믿을만한 사람들이며 어떤 장비건 구해주시는 능력자들이랍니다.

사냥꾼: 스승님, 마침 집과 가깝기도 하니, 그렇게 하시죠. 오는 5월 9일 2시가 어떨까요? 낚시인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낚시꾼: 그렇게 합시다.

사냥꾼: 감사합니다. 약속 어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아직 토트넘의 중심에 있는 하이 크로스까지 갈려면 멀었으니 또 다른 미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목적지에 도착하면 보답의 의미로 지금까지 들려 드린 것보다 더 좋은 시를 스승님께 들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계면쩍긴 하지만 정말 좋은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낚시꾼: 그렇게 해주시면 저로선 감사한 일이죠. 그러면 가는 도중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 중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모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른 미끼를 만드는 방법에 대하여 계속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가장 크고 좋은 밀을 한두 줌 준비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부드러워질 때까지 우유에 넣어서 죽처럼 끓인 다음, 다진 사프란과 벌꿀을 넣고 아주 천천히 튀깁니다.

이렇게 하면 어떤 물고기라도 잡을 수 있는 훌륭한 미끼가 되며, 특히 로치, 데이스, 처브, 그레일링을 잡을 때 탁월합니다. 그리고 제가 해보진 않았지만, 강에서 잉어를 노릴 때, 밑밥으로 사용해도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건 알고 있겠지만 뜨거운 타일 위에 물고기 알을 얹어 두고, 굳힌 다음 잘게 잘라서 쓰는 것도 좋은 미끼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뽕나무와 블랙베리의 열매도 처브와 잉어낚시의 좋은 미끼가 된답니다.

이런 나무들이 물가에서 자라고 있으면, 열매는 곧잘 물에 떨어지는데 이것을 물고기들이 잘 먹기 때문에 미끼로 사용해도 효과가 좋은 것이랍니다. 그 외에도 물가에 있는 것으로써 좋은 미끼가 되는 것들은 백 가지가 넘게 있습니다.

그리고 영국에는 미끼로 사용할 수 있는 애벌레도 많습니다. 그 가운데 큰 강으로 연결되는 지류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카디스웜이 있는데, 그중에서 파이퍼라고 부르는 것은 껍질의 길이가 2.5㎝ 정도 되고, 몸체의 길이는 2펜스 동전 크기만 합니다.

이것을 털실로 만든 주머니에 모래와 함께 3~4일간 넣어 두고, 하루에 한 번씩 물에 적셔주면 노랗게 색깔이 변하게 되어, 처브는 물론 어떤 물고기라도 좋아하는 미끼가 됩니다.

그리고 작은 카디스웜으로 닭의 발톱처럼 생겼다고 해서 며느리발톱이라 불리는 것이 있는데, 이 벌레가 들어있는 껍질은 작은 조개껍데기나 자갈로 만들어져, 어떻게 이렇게 만들 수 있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물총새도 놀라울 정도로 기하학적인 둥지를 짓는데, 주로 물고기의 작은 뼈로 만들며 사람이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듭니다.

이런 종류의 벌레들은 찌낚시용으로는 적합하지만 파이퍼보다도 작으므로 적합한 어종을 공략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보관만 잘하면 10~20일 동안은 살아있습니다.

카디스웜의 또 다른 종류로 스트로웜과 러프코트가 있습니다. 이것들은 등심초나 사초 및 짚과 수초 등에 점액질을 분비하여 달라붙어 있는데 마치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생겼습니다.

이 세 종류는 초여름이 되면서부터 잡을 수 있고, 찌낚시는 물론, 어떤 장르의 낚시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늦여름이면 날벌레가 되고 말지요. 그 외에도 많은 종류의 벌레가 있지만, 모두를 설명하자면 당신도 힘들 테니 몇 가지만 더 알아보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벌레들이 어떤 종류의 물고기들에게 효과가 좋은지, 그것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에 대하여 충분한 지식을 쌓아두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낚시인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나라마다 다른 여러 종류의 애벌레가 있는 것은, 나라마다 고유한 종류의 개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우리가 개라고 하는 것과 그레이하운드라는 품종이 다른 것처럼 말입니다.

애벌레는 대부분 강으로 흘러드는 작은 지류나 도랑 근처에서 자라며 그곳에서 잡히는 애벌레가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이런 애벌레가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 어떤 종류의 날벌레가 되는지는 모르지만, 송어가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먼저 크고 노란 카디스웜을 잡은 다음, 머리와 내장을 떼어내고 바늘에 끼는 것이 아니라 바늘에 붙이고, 붉은 실로 묶어서 사용합니다. 이렇게 붉은 실로 묶으면 벌레의 머리처럼 보이지만 너무 가볍기 때문에, 바늘에 조그만 납을 하나 달아주도록 합니다.

그다음엔 이것을 송어가 있는 크고 깊은 웅덩이에 던져넣으면 미끼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송어가 덤벼들 것입니다. 그리고, 이 미끼는 깊고 조용한 포인트일수록 효과가 좋습니다.

나는 작은 막대기를 손에 들고 조용히 강가를 거닐며, 이런 애벌레들의 생태에 대해 생각하기도 합니다만, 이런 막대기로도 벌레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드리고 싶군요. 아무런 도구가 없을 때, 이런 애벌레를 잡으려면, 먼저 개암나무나 버드나무의 가지를 잘라 끝을 오목하게 깎아내면 물속에서 쉽게 꺼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방금 떠오른 것입니다만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알려드립니다. 좋은 낚시인이 되기 위해서는 부지런함은 물론, 자연에 대한 관찰력을 길러야 하고, 무엇보다 꾸준한 연습이 뒷받침되어야만 합니다.

어떤 이는 “나는 나보다 좋은 것을 먹고, 나보다 좋은 옷을 입는 사람을 부러워한 적이 없습니다.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은 나보다 많은 물고기를 잡는 사람뿐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이 진정한 낚시인이라 할 수 있는데, 나는 당신도 이런 것을 본받았으면 합니다.

갈치를 먹기 쉽게 손질하는 방법

갈치를 먹기 쉽게 손질하는 방법

가정에서 갈치를 요리하는 방법은 구이와 조림이 대표적인데 손질을 할 때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가족들이 편하게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어서 그것을 소개할까 한다.

주부님들이 갈치를 굽거나 조릴 때에는 갈치의 등 쪽에 있는 지느러미를 제거하지 않고 요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렇게 지느러미를 제거하지 않고 요리를 하면 어린자녀들을 위해서는 추가로 등뼈를 일일이 발라내는 수고를 하여야만 한다.

 

이런 수고를 덜기 위해서 갈치를 토막 낸 다음 손질하는 단계에서 약간의 수고만 더하면 가족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데, 구이를 하든 조림을 하든 방법은 동일하다.

 

먼저, 토막 낸 갈치의 등 쪽으로 가볍게 칼집을 넣어주고

 

이어서 반대쪽에도 칼집을 넣어준다.

 

양쪽으로 칼집을 넣어주었으면 지느러미를 칼로 눌러 당긴다.

 

이렇게 하면 등지느러미에 붙어있는 갈치의 뼈가 모두 분리되어 먹기가 아주 편하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방용 칼로도 쉽게 제거할 수 있고, 그리 어렵지도 않으므로 앞으로 갈치를 요리할 때 한 번 해보실 것을 주부님들께 강추하면서 글을 마친다.

조어대전 제16장: 잡다한 이야기들

조어대전 제16장: 잡다한 이야기들

낚시꾼: 아시겠지만 토기를 먹는 것보다는 잡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당신에게 로치와 데이스를 비롯한 몇 가지 물고기에 대해서 얘기해 드리려고 했습니다만, 피터와 코리돈이 오고 있으므로 못다 한 얘기는 내일 낚시를 하고 나서, 런던으로 가는 길에 마저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을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군요. 아주머니, 저녁은 준비가 되었나요? 우선 술부터 한 잔씩 주시고 빨리 좀 차려주세요. 우리 모두 배가 고프거든요.

피터랑 코리돈은 이리 와서 한 잔 마시면서 오늘 결과는 어땠는지 알려주세요. 나와 제자는 둘이서 송어 열 마리밖에 잡지 못했는데, 그중의 세 마린 제자가 잡았답니다. 두 마린 아는 분에게 드렸고, 여기 여덟 마리가 있어요.

오늘 하루는 낚시와 얘기로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지치고 배도 고파서, 맛있게 먹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군요.

피터: 저와 코리돈도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송어는 다섯 마리밖에 잡질 못했어요. 낚시하는 도중에 비가 내리는 바람에 맥줏집에 가서 셔플보드를 하면서 보냈는데, 낚시만큼이나 재밌더군요. 보세요. 지금 비바람이 몰아치는걸요. 이렇게 비바람이 부는데도 실내에서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니 고마운 일입니다.

주인아주머니, 여기 맥주 좀 더 주시고, 저녁준비를 좀 서둘러 주세요. 그리고 저녁 식사가 끝나면 당신과 당신의 제자가 약속했던 노래를 불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안 불러주시면 코리돈이 떼를 쓸 겁니다.

낚시꾼: 약속은 지켜야지요. 당신이 만족할만한 노래를 불러 드리겠습니다.

사냥꾼: 송어를 세 마리나 잡았으니 노래도 잘 부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선 저녁 식사부터 한 다음에, 맥주를 마시면서 노래를 부르다 적당한 시간에 끝내도록 합시다.

코리돈: 자 이제 식사도 마쳤으니 노래를 불러주십시오. 아주머니께선 벽난로에 장작을 조금 더 넣어주시고, 준비되는 대로 노래를 시작해주십시오.

낚시꾼: 코리돈씨, 이제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오, 용감한 낚시꾼의 삶이여

그 무엇이 비길소냐

즐거움은 가득 차고, 다툼은 없으며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구나

그 밖의 즐거움이란

장난감에 불과한 것

오직 낚시만이

하늘의 뜻에 맞음은

누구에도 해 끼치지 않음에서 알 수 있다네

낚시꾼의 뛰어난 기술은

병이 아니라 만족을 주네.

이른 아침,

여신 오로라가 보기도 전에

잠에서 깨어

차 한잔에 눈 비비누나

게으른 자는 자도록 두어라

우리는 가노라

낚싯대 등에 매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때론 템즈강을 향해

우리는 가노라.

행복 찾아 떠나는 여행

들판은 우리의 안식처요

즐거움이 가득한 곳

이름 모를 시냇물에

낚싯대 드리우고

고기를 기다린다.

뿔로 만든 상자엔 벌레가 가득하고

떡밥과 지렁이도 가득하다네

비바람 몰아쳐도

찌를 바라보노라

그 누가 우릴 욕하리오

그저 조용히 찌를 보면서

낚시꾼의 마음은 평화를 얻네.

태양이 이글거려

몸을 데우면

고리버들 울타리에서 쉬어가세나

수로엔 수많은 물고기 가득하고

낚시꾼의 마음은 풍족하여라.

때론 녹음 짙은 버드나무 밑에서

소나기를 피하고

땅을 베개 삼아

깊은 생각에 잠긴다

죽음이 우리를 데려갈 때까지

조용히 명상과 기도를 한다

또 다른 즐거움이란

장난감에 불과한 것

낚시를 모르는 그대 애석하여라.

조 쵸크힐

사냥꾼: 멋지십니다. 오늘 낚시에서도 운이 좋았는데 지금의 불러주신 노래와 함께 하는 좋은 분들은 저를 점점 낚시에 빠지게 만듭니다. 스승님께서는 저를 한 시간 정도 혼자 있게 하셨는데 그때 저는 스승님께서 저와 얘기하는 것을 싫어하셔서 그런 줄로 알았는데, 이제 보니 노래를 준비하느라 그러신 것 같습니다. 스승님, 그렇죠?

낚시꾼: 그렇습니다. 사실 이 노래를 배운 지 오래되어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에 대해서는 서투르지만 간신히 만들어서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채워 넣고 불렀던 것입니다. 칭찬받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시면 안 되니 이쯤에서 더 이상은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당신은 음악적인 자질도 있고, 노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 좋은 노래를 불러주시리라 기대가 됩니다.

사냥꾼: 과찬이십니다만 열심히 불러보겠습니다. 내일 런던으로 가면서 낚시도 하고 물고기와 낚시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전에 먼저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오늘 스승님께서 자리를 비우셨을 때, 저는 물가의 버드나무 밑에 앉아서 스승님께서 제게 얘기해주셨던 초원의 주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초원의 주인은 아름다운 벌판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아직 끝나지 않은 소송 때문에 아름다움을 모르고 언제나 우울해한다고 합니다. 이 벌판이 제 것은 아니지만 덕분에 기분은 아주 좋아졌었습니다.

들판에 조용히 앉아 바라보니, 은빛 개울에선 물고기가 노닐면서 여러 가지 모양의 벌레를 잡으려 뛰어오르는 것도 보였고, 언덕 위의 숲에선 소년이 백합과 냉이꽃을 따는 게 보였으며, 그 곁에서 소녀가 앵초를 따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정말이지, 5월에 어울리는 꽃다발이 점차 모습을 만들어가면서 내는 아름다운 향기가 제가 있는 곳까지 풍겨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 향기에 취한 저는 사냥을 하던 디오도로스가 짐승을 쫓으며 시실리까지 오게 되었는데 벌판의 꽃향기가 너무 강해서 냄새를 쫓던 개들의 후각을 마비시키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다는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시실리의 들판처럼 아름다운 이곳의 들판을 바라보면서 이곳의 주인이 가엾다는 생각과 함께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낚시꾼처럼 온화하고 조용한 사람들은 인생의 감미로움을 빼앗는 일들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리고 낚시인들만이 시인이 노래하는 행복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지지 않은 사람이 행복할지니

그들의 행복은

스스로의 만족에서 비롯되는 것

거친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처럼

바람에 몸을 맡겨

떡갈나무 삼나무가 쓰러질 때도

바람 속에서 꿋꿋이 견디는도다.

그때 제 마음속에는 가난한 자와 겸손한 마음을 가진 자를 찬양하는 또 다른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그건 훌륭한 성직자이며 뛰어난 낚시인의 한 사람인 피니어스 플레처가 쓴 ‘낚시인의 목가’라는 것인데 시를 통해 그분의 훌륭한 인격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분의 인격을 본받고 싶습니다.

헛된 희망도, 헛된 두려움도 아니라오

구걸도 아니라오

달콤한 만족은

원한과 고통을 쫓아내고

삶은 그를 속일 수 없으리니

은혜만이 가득하여라

너도밤나무의 부드러운 잎들은

여름의 더위를 잠재우고

사나운 노도(怒濤)도

세상의 풍파도

나를 희롱하진 못하리니

태만하지 않으며

하느님의 삶을 따라

기쁨 속에 살리라

편안한 잠자리에

내 사랑과 함께 누워

그 곁의 애들을 바라보면

나도 몰래 번지는 미소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집이어도

날 괴롭히는 것 그 어디에도 없으니

하느님이 주신 것

그것만으로도 행복하여라

내가 세상을 떠나는 날

무덤을 덮은 풀만으로도 나는 만족하리라.

여러분, 이것이 당시의 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옛날부터 전해지는 노래를 낚시인이 부르기에 적합하도록 약간 수정해본 것이 있는데, 스승님께서 여기 적어놓은 부분을 나중에 불러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피터: 정말 멋진 노래였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들으니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음악을 찬양하는 여섯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들려 드리겠습니다.

음악은 기적 같은 이야기

혀가 없인 말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용서하는 너그러움은

아픔을 치유하는 사랑과 같아

우매한 자는 모를지라도

천사의 마음으로 널 사랑하리.

사냥꾼: 마지막 부분은 낚시를 좋아하는 에드먼드 월러의 노래를 떠오르게 하는군요. 지금 들려 드리죠.

내 맘을 앗아가는 그대

클로리스의 음성이여

그 힘찬 목소리

나의 영혼을 깨우는구나

마술 같은 그 목소리

흔적도 없이 내 영혼을 흔드는구려

클로리스여!

목소리 잠시만 낮춰 주소서

당신과 함께 사랑 노래 부르며

천사 같은 축복을

함께 누리고파라.

낚시꾼: 피터, 잘 기억하고 있군요. 이 자리에 어울리는 노래여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제 아주머니도 함께하셔서 저의 제자가 부르는 노래를 즐기도록 합시다. 노래가 끝나면 다시 한 잔 마시고, 그리고 잠자리에 들도록 합시다. 밖은 아직도 비가 오지만 우린 이렇게 안락하게 쉴 수 있음에 하느님께 감사하는 것도 잊지 말고 말입니다.

낚시꾼: 모두 안녕히 주무십시오.

피터: 안녕히 주무세요.

사냥꾼, 안녕히 주무십시오.

코리돈: 안녕히 주무세요.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낚시꾼: 피터, 일찍 일어났군요. 아! 코리돈씨도 일찍 일어나셨네요. 주인아주머니께서 숙박비가 모두 7실링이라고 하시니 아침에 한 잔씩 더 마신 다음에 각자 2실링씩을 내도록 합시다. 아주머니께서 여러 가지로 친절하게 대해주셨으니 감사의 뜻으로 조금 더 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피터: 당연히 그래야죠. 아주머니 여기 돈 받으시죠. 우리 모두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다음에도 또 오겠습니다. 그리고 제자와 나의 친구는 오늘도 날씨가 좋아 손맛을 맘껏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코리돈, 이제 우리도 출발할까?

만조까지 노려야 할 포인트, 조간대에 형성되는 조수웅덩이(Tide pool)

만조까지 노려야 할 포인트, 조간대에 형성되는 조수웅덩이(Tide pool)

낚시인들은 고기를 잡기 위해서 밀물과 썰물에 관한 지식은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조금 소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해안에서 원투낚시를 할 때 갯벌의 지질을 이해하게 되면, 조금 더 다양하고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는데, 갯벌은 오늘의 주제인 조간대(潮間帶)에 해당합니다.

조차가 큰 해안에서 만조 때는 물에 잠기고, 간조 때는 드러나는 해역을 조간대라고 하는데, 조금 더 상세히 말씀드리면, 평균 만조위와 평균 간조위 사이의 지대를 조간대라 하고, 평균 만조위 위쪽의 대조 만조위 때에만 침수되는 지대를 조상대, 평균 간조위 아래쪽의 대조 간조위 때에만 노출되는 지대를 조하대라 합니다.

 

특히, 조간대 중에서 간조시에도 물이 고여 있는 물골을 개옹이라고 부르고, 조하대는 다른 말로 점심대(漸深帶)라고도 하는데, 표현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시청자님들도 해안에 돌을 쌓아 밀물이 되면 고기가 같이 들어왔다가 썰물이 되면 물이 빠지면서 돌담에 남는 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고기잡이 방법인 독살을 경험하시거나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해보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독살어업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오래전부터 행해져 온 것으로 한자로는 석호(石滬, 石沪)라고 표기하는데, 대만에 있는 하트가 두 개 겹쳐진 모양의 쌍심석호는 유명한 관광코스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어로는 스톤 타이들 위어(stone tidal weir)라고 하며, 구글에서 검색하면 영국에서도, 프랑스에서도, 하와이에서도, 일본에서도 독살어업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독살어업의 원리는 낚시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간조와 만조에 따라 물고기들이 이동하는 습성을 이용하는 것으로, 바다를 자세히 관찰하면,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규모는 사람이 만든 것에 비해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낚시로 공략하기에 좋은 포인트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지형을 조수 웅덩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타이드 풀(Tide pool)이라고 하는데, 간조보다는 만조까지의 조과가 좋습니다.

 

그럼, 다시 앞에서 말씀드렸던 갯벌의 지질에 관한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갯벌은 바닥의 퇴적물이 무엇인가에 따라, 모래갯벌, 펄갯벌, 그리고 모래와 펄이 섞여 있는 혼성갯벌로 나눌 수 있는데, 지금 보시는 사진처럼, 갯벌에서 형성되는 타이드 풀은 모래와 진흙의 퇴적차이로 생기는데, 수도권에서 가까운 인천 송도의 갯벌이 바로 혼성갯벌에 해당합니다.

 

한편 모래갯벌은 백령도나 대청도 등에서 볼 수 있으며, 오래전 민물낚시를 즐겨할 때 거의 매주 다녔던 강화도 주변의 갯벌은 펄갯벌에 속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여러 차례, 강조해온 것이지만, 바다낚시에서 공략해야 하는 포인트는 지형의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라는 것은, 오늘 소개한 조수웅덩이 또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암초가 발달한 지역에서는 조간대에 홍합이 층을 이루고 있거나, 게나 새우 같은 먹잇감들이 풍부하기 때문에 만조를 향해 조위가 오르게 되면 그것들을 먹기 위한 물고기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므로 만조 전까지는 타이드 풀이나, 개옹과 같은 물골지형을 노리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제, 결론을 말씀드리면, 오래전 ‘원투낚시 초보자들이 하지 않는 세 가지’란 제목의 글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원투낚시의 초보자들은 낚시터에 도착하면 바늘을 달기 전에 추만 연결한 상태에서 캐스팅한 후 천천히 라인을 감으면서 바닥의 지형을 파악하도록 하고 낚시를 하는 도중에 라인이 늘어졌을 때도 반드시 로드를 들고(거치대에 둔 채 릴링은 피한다) 라인을 감으면서 지형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일본 시마노의 매출액(자전거 부품 및 낚시용품 구분) 변화

일본 시마노의 매출액(자전거 부품 및 낚시용품 구분) 변화

자전거 부품과 낚시용품 부문에 있어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일본 시마노의 매출액을 자전거 부품과 낚시용품을 구분하여 알아보고 개별기업의 재무제표가 아닌 연결재무제표도 이어서 알아본다.

특히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낚시용품 분야에서 시마노는 일본 다이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조만간 나는 그 순위가 뒤바뀔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글에서는 계산상의 편의를 위하여 100엔대 900원으로 환율을 계산하였다.

단위: 억 원

연도
낚시용품
자전거 부품
기타
합계
연결재무제표 매출액
2008년
3,600
14,760
90
18,450
21,163
2009년
3,870
14,490
90
18,450
16,802
2010년
3,960
15,750
90
19,800
19,224
2011년
4,050
16,605
45
20,700
19,959
2012년
4,320
18,594
36
22,950
22,126
2013년
4,950
20,214
36
25,200
24,393
2014년
5,634
26,280
36
31,950
29,985
2015년
5,994
25,470
36
31,500
34,078
2016년
5,895
23,760
45
29,700
29,070
2017년
6,030
25,425
45
31,500
30,222
2018년
6,435
26,370
45
32,850
31,323
2019년
6,750
26,685
45
33,480
32,691
2020년
7,650
33,300
45
40,995
34,024
2021년
9,405
42,750
45
52,200
49,186
2022년
9,315
35,640
45
45,000
56,602
2023년
8,505
29,250
45
37,800
42,693

밑밥에서 사용하는 마키란 무슨 뜻일까?

밑밥에서 사용하는 마키란 무슨 뜻일까?

활동 중인 동호회의 게시판에 마키란 용어가 무슨 뜻인지 문의하는 글을 보고 아는 선에서 몇 자 적어본다.

짐작하는 것과 같이 마키란 말은 일본어이다. 그러나 낚시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마키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의 뜻이 있다.

우선 마키(撒き: まき)라고 하는 것은 뿌린다는 뜻을 가진 일본어 동사 마쿠(撒く: まく)의 명사형으로 일본의 관서지방에서 성행하고 있는 살아있는 생새우를 뿌려서 농어와 같은 어종을 잡는 새우뿌림낚시(エビまき釣り: 에비마키즈리)에서 마키(撒き: まき)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흔히 밑밥을 혼합할 때 사용하는 크릴을 가리키는 마키라는 표현은 정확하게는 마키에(まき餌: まきえ)라고 하는 것으로 이것은 뿌리는 미끼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감성돔 찌낚시 등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바다낚시에서 사용하는 밑밥이란 말에는 뿌린다는 의미가 이미 함축되어 있고, 크릴은 마키가 아니므로 부정확한 일본말인 마키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