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을 구분하는 기준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을 구분하는 기준

물고기들은 살의 색깔에 따라 붉은살생선과 흰살생선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운동량이 많은 어종이 붉은살생선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흰살생선으로서, 구분하는 기준은 운동량이라고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확한 것은 아니고 절반만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은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을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생선을 색깔로 구분할 때 듣는 말로는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 및 등푸른생선이 있는데 이 중에서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은 수산학적으로 분류한 것이고 등푸른생선은 수산학적인 분류가 아니라 붉은살생선 중에서 등이 파랗게 보이는 것을 부르는 명칭이다.

수산학적으로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을 구분하는 기준은 색소단백질을 100g당 10㎎ 이상 함유하고 있는 생선이면 붉은살생선, 10㎎ 이하를 함유하고 있는 생선이면 흰살생선이라고 분류한다.

물고기들의 살색이 이처럼 흰색과 붉은색을 띠는 것은 운동량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운동량으로 구분한다는 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명확한 기준은 색소단백질의 함유량에 따라 나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아두도록 하자.

흔히들 회유성 어종과 정착성 어종으로 구분하는 물고기들은 각기 형성하고 있는 근육이 다른데 인간과 마찬가지로 물고기들도 장시간 헤엄칠 수 있는데 필요한 지근(遲筋)이 발달한 참치와 같은 어종과, 광어와 같이 장거리를 이동하지는 않으면서 먹이를 잡아먹을 때 순간적인 힘을 내는데 필요한 속근(速筋)이 발달한 어종들이 있다.

그리고 지근(遲筋)은 적색근이라 부르고 속근(速筋)은 백색근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근육 세포 안에 있는 산소를 공급하고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과 같은 붉은 색소단백질의 함량이 적으면 희게 보이고 많으면 붉게 보이기 때문이다.

힘을 지속적으로 써야 하는 어종들은 많은 양의 산소를 소비하기 때문에 색소단백질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붉게 보이는 것이며 이와는 달리 흰살생선은 대부분의 근육이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속근(섬유)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산소의 소비가 적기 때문에 색소단백질의 함량이 적어서 희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흰살생선과 붉은살생선은 살색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근육의 색깔에 따라 구분한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결론적으로, 움직이는데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붉은살생선은 근육 속에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붉게 보이는 것이며 수산학적으로는 100g당 10㎎ 이상의 색소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붉은살생선이라 구분하고 있다.

그러면 연어는 붉은살생선일까?

정답은 연어는 흰살생선이다.

연어의 살이 붉게 보이는 이유는 미오글로빈 때문이 아니라 먹이활동에 의한 것으로 주로 섭취하는 새우와 게 등에 포함된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붉은 색소인 아스타잔틴(Astaxanthin) 때문에 붉게 보이는 것이며 이런 이유로 연어알도 오렌지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오징어의 상태에 따라 세는 단위가 다르다.

일본에서는 오징어의 상태에 따라 세는 단위가 다르다.

일본어에서 동물이나 각종 물건을 셀 때 사용하는 표현들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의 마릿수를 셀 때는 필(匹: 히키(ひき))을 쓰고, 술잔을 셀 때는 배(杯: 하이(はい))를 쓰며 종이와 같이 얇고 평평한 물건을 셀 때는 매(枚: 마이(まい))를 씁니다.

그리고 연필 1자루나 나무 1그루 등을 셀 때는 본(本: 혼(ほん))을 사용하기도 하며 이외에도 여러 가지 표현들이 있는데 오징어를 셀 때에는 이런 표현들이 모두 사용될 뿐만 아니라 거기에 더하여 칸(かん: 貫)이란 표현과 그릇에 담긴 양의 정도를 나타내는 표현인 모리(もり: 盛り)라는 표현도 사용하는데 이렇게 복잡한 오징어를 세는 단위는 어떻게 다른가를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바다에 살고 있는 오징어를 셀 때에는 마리(匹: 히키(ひき))라고 세며, 바다에서 육지로 끌어올린 오징어는 하이(杯: はい)라고 세며 말린 오징어는 마이(枚: まい)라고 셉니다.

 

그리로 식재료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혼(本: ほん)으로 세며, 우리나라로 치면 활어회 정도에 해당하는 살아있는 오징어를 회로 만드는 이키즈쿠리(活け造り)를 할 때에는 모리(もり: 盛り)라고 세며 초밥(스시)으로 만들면 칸(かん: 貫)이라고 셉니다.

 

그런데 특히 바다에서 육지로 끌어올린 오징어를 셀 때 하이(杯: はい)를 사용하는 것은 목이 가늘면서 아래가 볼록하게 생긴 일본의 술병 도쿠리(徳利: とくり)처럼 오징어의 몸통이 음료가 담긴 용기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일본인들이 즐겨 마시는 생맥주를 셀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이 하이(杯: はい)라고 세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일출과 일몰 전후 30분은 정말 조과가 좋을까?

일출과 일몰 전후 30분은 정말 조과가 좋을까?

‘일출과 일몰직전에는 물고기들의 입질이 정말 활발할까?’란 포스팅을 통해서 물고기들의 먹잇감이 되는 플랑크톤과 베이트 피시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노리는 대상어종들의 활동력도 함께 높아지는 시간대는 놓치지 말고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일출과 일몰 전후로 과연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을 피딩 타임이라고 하는 걸까요? 해뜨기 1시간 전부터 해가 뜨고 1시간이 지난 시간까지를 말할까요?

오늘은 바로 이 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의 의미는 아기들에게 수유를 하거나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을 일컫는 것이지만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이 활발한 시간대, 즉 입질이 활발한 시간대를 가리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피딩 타임에 관한 한 편의 논문을 바탕으로 낚시인들이 가지고 있는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논문의 제목은 ‘Twilight Activities and Temporal Structure in a Freshwater Fish Community’이며, 저자는 미국 조지아대학교, 생태보존연구소의 명예교수로 있는 진 헬프만(Gene S. Helfman)이란 분입니다.

헬프만 교수는 일출과 일몰을 전후하여 물고기들의 활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기 위해, 뉴욕 매디슨 카운티에 있는 카제노비아 호(Cazenovia Lake)에서 야간에 100회 이상, 총 700시간의 예비관찰을 통해 2만 마리 이상의 물고기를 종류별로, 마릿수와 크기를 분류하고, 주행성어종과 야행성어종으로 나눈 다음, 군집활동을 하는지, 먹이는 어디서 주로 먹는지 등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취합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주행성 8종과 야행성 6종을 선별하고 일출과 일몰 전후의 행동을 관찰하였습니다.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일출과 일몰을 전후하여 나타나는 물고기들의 행동 패턴은 공통적이었으며, 주행성 어종은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활동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야간의 휴식상태로 접어들며, 아침이 되면 저녁과는 반대의 행동패턴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지금 보시는 그림에 표시된 동그라미는 물고기들의 평균시각을 나타내고, 점선은 물고기들의 전체적인 시간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먼저, 일몰이 시작되기 10분 전부터 물고기들의 활동량도 증가하지만, 먹이활동을 멈추기 시작하는 물고기도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띕니다.

그리고, 일몰이 되면, 휴식하고 있던 야행성 어종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일몰 후, 40분이 지나면 대부분의 주행성 어종은 활동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몰 전후에 물고기들의 활동량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모두 먹이활동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 논문은 잘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먹이활동 외에, 야간에 휴식하는 장소로 이동하는 활동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면, 일출을 전후해서는 물고기들의 모든 활동이 일출 전의 20~30분 동안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해 뜨기 20~30분 전에 대부분의 주행성 어종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이 시각에 먹이활동을 하기 시작해서 해 뜨기 10~20분 전 시간대에 가장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일몰 전보다는 일출 전이 조과가 더 낫다는 사실과, 일출과 일몰 전후 30분이 조과를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대라는 것은 조금 부정확하다는 것을 이 논문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바다가 아닌 민물어종을 대상으로 한 관찰이란 단점이 있기는 해도, 낚시인들은 일출 30분 전부터 일출까지, 일몰 10분 전부터 40~50분 이후까지는 최대한 집중하는 것이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이 논문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멍게를 손질할 때 주의할 점

멍게를 손질할 때 주의할 점

바다의 파인애플로 불리는 멍게의 주산지인 남해안에서 빈산소수괴로 인해 멍게가 대량으로 폐사하는 바람에 어민들의 피해가 아주 크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횟집을 찾는 발걸음도 줄어들어 맛집이라 알려져 언제나 북적이던 동네의 단골 횟집도 한시적으로 영업을 중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래저래 어민들의 피해도 상당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철은 5월이라곤 하지만 언제 먹어도 맛있는 멍게를 손질하는 방법 중에서 알려지지 않는 내용과 주의할 점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멍게는 2개의 아주 큰 돌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 하나는 – 모양을 하고 있는데 플러스(+)가 물을 흡입하는 입수공이고 마이너스(-)가 물과 배설물을 뱉어내는 출수공입니다.

크기가 크지 않은 멍게라면 입수공과 출수공을 잘라서 물과 배설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생략해도 되지만 크기가 크거나, 멍게의 체내에 있는 물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입수공과 출수공을 잘라서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멍게의 체내에 있는 물을 빼내기 위해서는 출수공이 아니라 입수공(+)을 자르고 빼내야 한다는 점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만일 입수공과 출수공을 한꺼번에 자르게 되면 물과 함께 배설물도 같이 나와서 멍게의 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출수공(-)을 자르고 물을 빼내려고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멍게의 물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입수공(+)을 잘라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입수공을 잘라 멍게의 물을 빼냈다면 다음에는 출수공을 자르고 힘을 주어 체내에 있는 배설물을 제거해줍니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고 해서 체내의 모든 배설물을 빼낼 수는 없으므로 칼이나 가위로 멍게를 자르고 내부에 남은 배설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만 먼저 출수공으로 배설물을 빼내면 한결 수월하게 손질을 할 수 있답니다.

입수공을 잘라 멍게의 물을 빼내고 출수공을 잘라 멍게의 배설물을 꺼냈다면 이젠 멍게의 껍질을 벗길 차례인데 통째로 제거해도 되고 반으로 자른 다음 껍질을 벗겨도 좋으니 멍게의 크기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손질하면 됩니다.

그러나 앞에서 빼낸 멍게의 체내에 있는 물은 멍게를 씻을 때 사용하기도 하고 멍게를 먹을 때 찍어먹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비추합니다.

왜냐하면 멍게의 체내에 있는 물에는 각종 플랑크톤과 박테리아가 포함되어 있어서 자칫하면 탈이 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의 유명한 일식 체인점의 매뉴얼에는 멍게를 씻을 때 향이 사라진다는 이유로 수돗물에 씻지 않고 체내에서 빼낸 멍게의 물로 씻는 것은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돗물로 씻도록 규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상과 같은 부분만 주의하면 멍게를 손질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가정에서 할 수 있는데 멍게를 손질할 때 제거해야 하는 내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멍게를 잘라 제거해주는 부위로는 배설물(똥), 창자, 그리고 간이 있는데 쓴맛이 나는 간과 창자는 즐기는 사람도 있으므로 기호에 맞추어 제거하지 않고 먹어도 되지만 똥(배설물)은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멍게의 배설물은 쉽게 구분이 가는데 가느다란 실모양의 내용물이 바로 멍게의 똥으로, 내장이 아니므로 깨끗하게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끝으로 멍게를 씻을 때 너무 오래 씻으면 향도 달아나고 색도 바래지므로 가능하면 빨리 흐르는 물로 씻고 키친타올로 수분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세계의 스피닝 릴⑮ 못다 한 이야기

세계의 스피닝 릴⑮ 못다 한 이야기

아마도 이 글은 세계의 스피닝 릴이란 제목으로 연재한 포스팅의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세계의 스피닝 릴 역사에는 스코틀랜드의 피터 말록(Peter D. Malloch)이 1884년에 취득한 특허가 최초라는 영예를 갖고 있다.

스코틀랜드 아몬드뱅크(Almondbank) 출신으로 1875년부터 중부도시 퍼스(Perth)에서 박제사로 활동하면서 낚시용품 판매를 겸하고 있던 피터 말록(Peter D. Malloch)이 특허를 취득하고 판매를 했던 릴은 사이드 캐스팅 릴(side casting reel)이란 이름으로 판매가 되었다.

이 릴은 아래의 사진과 같이 캐스팅할 때는 스풀을 90° 회전하여 라인이 방출되도록 하였고(첫 번째 사진), 감을 때에는 다시 90°를 돌려(두 번째 사진) 기존의 플라이릴과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스피닝 릴의 역사와 베일 이야기’에서 소개한 것처럼 알프레드 홀덴 일링워스(Alfred Holden Illingworth)가 1905년에 특허를 취득했던 것이 최초의 스피닝 릴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당시에도 설명하였지만 알프레드 홀덴 일링워스(Alfred Holden Illingworth)가 1905년에 만든 최초의 릴 No.1(Illingworth No.1)보다는 베일을 개정하여 1910년에 새롭게 특허를 취득한 두 번째 릴 No2.(Illingworth No.2)가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스피닝 릴의 형태와 가깝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피터 말록(Peter D. Malloch)이 개발한 사이드 캐스팅 릴(side casting reel)이 세계최초라고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Illingworth No.1

Illingworth No.2

이렇게 세상에 선을 보인 스피닝 릴은 넓게 보면 영국이 원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프랑스의 미첼이 세계최초라고 하는 잘못된 정보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세계의 스피닝 릴에 대한 연재를 마치면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이기도 하다.

현재의 스피닝 릴과 같은 완전한 형태의 베일을 갖춘 제품에 대하여 영국의 하디(Hardy)가 특허를 취득하는 바람에 프랑스의 미첼에서는 베일이 반만 있는 형태의 하프 베일(half-bail) 미첼 300을 출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첼이 최초로 스피닝릴을 만들었다는 정보가 검색되는 이유는 제2차 대전이란 역사적 사건이 자리를 하고 있다.

무슨 말인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방직업을 경영하고 있던 알프레드 홀덴 일링워스(Alfred Holden Illingworth)는 1905년에 특허를 취득하여 20년 동안이나 독점적인 자리를 지킬 수 있었으나 기한의 만료와 함께 유럽의 많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스피닝 릴의 생산에 뛰어들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스피닝 릴을 만들었냐 하면 당시에는 특허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지만 1929년을 기준으로 이탈리아에만 주께띠(Zucchetti)라는 회사를 필두로 모두 100여 개가 넘는 스피닝 릴 제조회사가 있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와 마찬가지로 하디가 가지고 있던 특허는 제2차 대전을 거치면서 유명무실한 것이 되어버렸을 뿐 아니라 불안과 긴장이 고조되던 당시의 국제정세는 1940년부터 하디사가 군수산업에 참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군용항공기의 엔진을 제작하고 있던 롤스로이스사의 하청업체로 지정되어 낚시와는 무관한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2차 대전의 종전과 함께 재건에 힘을 쏟은 끝에 1951년이 되어서야 겨우 런던에 다시 매장을 열 수 있게 되었던 하디와는 달리 영국보다는 전쟁의 피해를 적게 받았던 프랑스와 프랑스 업체 미첼은 하디의 특허가 만료되는 1954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생산과 수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55년에만 미첼 300(Mitchell 300)을 미국시장에서 60만 대나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는데 인플레를 감안한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릴 하나만으로 2천4백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정보에서 비롯되어 세계최초의 스피닝 릴은 미첼 제품이란 잘못된 이야기들이 생겨났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밀물처럼 유럽의 릴들이 미국으로 몰려들자 미국의 업체들도 시각을 돌려 스피닝 릴의 제조로 눈을 돌렸지만 자체 제작보다는 OEM 방식을 택했고 유일하게 직접 제작이란 길을 택한 업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펜(Penn)과 조금은 생소할 수도 있는 핀노어(Fin-Nor)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할 수 있다.

당시 미국의 낚시용품 회사들 대부분은 유럽에 OEM을 맡겼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본으로 바꾸게 되어 1970년대~1980년대에는 미국에서 판매되던 제품들 대부분은 Made in Japan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세계의 낚시용품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이지만 그 시작은 흔히 말하는 카피제품으로부터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최초의 스피닝 릴은 우에노정공에서 만든 올림픽81이란 제품으로 이것을 개발하게 된 동기를 들여다보면 앞으로 스피닝 릴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약진(躍進)을 예상해볼 수가 있다.

1922년에 설립된 필라델피아의 릴 제조업체인 오션시티로부터 프랑스의 미첼 300(Mitchell 300) 복제품 1만 개를 주문받았던 우에노정공은 주문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태평양전쟁의 폐전으로 심각한 자원부족에 시달리고 있던 터라 재료를 구하지 못해 주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과정에서 스피닝 릴의 제조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나중에 재료의 조달이 가능해지자 하프 베일 형식의 미첼 300을 카피한 것에서 발전하여 1954년 하디의 특허 만료와 함께 풀 베일 형태로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올림픽 81이란 제품이다.

이처럼 완벽한 카피제품으로부터 출발한 일본이 지금은 일본 국내생산이라고 하면서도 제3국에서 만든 부품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하는 물음에 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알리OO에서 일본 브랜드의 카피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중국업체들이 일본을 따라잡지 못할 것도 없을 것이란 생각은 누구나 해봄직한 것이 아닐까?

텐야낚시란 무엇일까?

텐야낚시란 무엇일까?

어느 분으로부터 텐야낚시란 어떤 것인지와 그 의미는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갈치낚시를 할 때 국내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하시는 분들도 더러는 계시지만 마땅한 용어가 없어서 일본어 그대로 ‘텐야낚시’ 또는 ‘덴야낚시’라고 부르고 특히 ‘히토츠텐야’를 번역기로 번역하여 ‘하나덴야’라고 부르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에깅낚시는 그 유래와 사용하는 표현이 일본에서부터 비롯되어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아 무늬오징어를 잡는 낚시방법의 대명사처럼 불리고 있는데 굳이 이를 한글화하여 부르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갈치낚시에서는 ‘덴야낚시’라는 말보다는 그냥 ‘갈치 생미끼낚시’로 부르는 것도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 문의하신 질문 중 먼저 ‘덴야낚시’의 어원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어로 텐야(テンヤ)라고 하는 말은 한자로 점옥(店屋)으로 표기하는데 이 말은 가게(상점)와 집 또는 방이 연결된 형태의 상가를 말합니다.

예전에 많던 선술집이나 중국집에 가면 홀에는 손님들을 위하여 테이블을 놓고 영업을 하면서 문 하나만 열면 가정집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생각하시면 되겠는데 영화 1987에 나오는 연희(김태리 분)의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슈퍼마켓이 바로 텐야(店屋)의 전형적인 모습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미지출처: 목포시 홈페이지

 

즉 텐야(店: 가게, 屋: 집)라는 집과 가게가 연결된 형태(가게=집)와 같은 구조로 봉돌(추)과 바늘이 일체화된 형태(봉돌=바늘)가 텐야(店屋)의 구조와 닮았다고 해서 이런 채비를 사용하여 낚시를 하는 것을 ‘텐야낚시’라고 부르는 것이며 우리가 루어낚시에서 사용하는 지그헤드와 유사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니 같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일본의 텐야낚시는 에도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정확한 시기는 불명입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텐야낚시의 기원은 일본전통의 낚시법인 비시마낚시(ビシマ釣り)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얼레낚시 또는 자새낚시와 비슷한 비시마낚시를 응용하여 낚시정보란 잡지사의 편집장으로 있던 후지이가츠히코(藤井克彦)라는 사람이 치바현의 오오하라에서 낚싯배를 운영하고 있던 선장과 공동으로 2003년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2006년에 히토츠텐야라는 이름으로 소개를 하였던 것이 최초입니다.

그 뒤 히토츠텐야 전용로드가 2008년에 출시되었고, 2009년에 후지이가츠히코(藤井克彦)씨가 히토츠텐야를 소개하는 책이 출판하면서 전국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에는 새우를 미끼로 참돔을 잡을 때 특히 짧은 낚싯대인 테바네자오(手バネ竿)를 사용하여 릴 없이 원추형의 봉돌과 결합한 바늘을 사용해 낚시를 하는 전통낚시법이 있습니다.

 

히토츠 텐야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에도시대부터 유래한 채비인, 봉돌과 바늘이 붙어있는 텐야채비에 비시마 낚시와 라인을 감는 방법은 비슷하지만 많은 봉돌을 사용하는 비시마낚시와는 달리 별도의 추가 봉돌은 사용하지 않고 단 하나의 텐야만 사용한다는 의미로 히토츠 텐야로 명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마노가 유튜브 채널에서 히토츠텐야를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전통낚시법이 진화한 것이라 표현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히토츠텐야는 전통적인 낚시법인 텐야낚시와 비시마낚시 및 테바네자오를 이용한 참돔낚시 방법을 혼용한 낚시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텐야낚시라고 하면 참돔이나 갈치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부시리를 비롯하여 문어, 락피쉬 등을 잡을 때에 사용하기도 하며 문어를 잡는 것을 타코텐야라고 별도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텐야 또는 히토츠텐야라고 일본어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참돔 생미끼낚시, 갈치 생미끼낚시, 문어 생미끼낚시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시청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살아있는 미꾸라지와 새우를 끼는 방법

살아있는 미꾸라지와 새우를 끼는 방법

“생미끼를 끼우는 방법”을 포스팅하고 나서 질문을 받은 것 중의 하나는 “유료낚시터에서 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미꾸라지와 산새우를 끼는 방법을 자세히 좀 알려주면 고맙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살아있는 미꾸라지와 새우를 바늘에 끼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특히 새우의 경우에는 바늘을 끼는 방법(머리로 끼는가, 꼬리로 끼는가)에 대해서 극명하게 의견이 갈리고 있기도 하고, 또 낚시터에 따라서 다르게 반응이 올 수도 있으므로 본인이 사용해보고 상황에 맞게 방법을 바꾸어 운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 미꾸라지 끼우기

미꾸라지는 점액이 많아 미끄럽기 때문에 수건이나 장갑으로 감싸고 끼는 것이 좋으며 입으로 바늘을 넣어서 위턱으로 빼내는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너무 깊이 끼게 되면 미꾸라지의 뇌를 상하게 하여 금방 죽기 때문에 바늘을 너무 깊이 넣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입으로 바늘을 끼우기가 어렵다고 해서 아래턱으로 바늘을 끼워 위턱으로 빼내는 것도 미꾸라지가 금방 죽는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자주 미끼를 교환하지 않는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살아있는 새우 끼우기

새우미끼를 바늘에 끼는 방법은 크게 나누어 머리로 끼는 방법과 꼬리로 끼는 방법으로 나눌 수가 있고, 머리로 끼는 것은 입으로 끼워 머리로 빼내는 것과 머리의 옆에서 끼워 빼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꼬리로 끼우는 것도 바늘을 어떻게 끼는가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새우의 신선도와 공략할 어종의 활성도에 따라서 꼬리의 껍질을 벗기거나 벗기지 않고 사용하는 등 차이가 있지만 여기서는 서해안 지역에 많은 유료낚시터와 수상좌대에서 미끼를 운용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함이기 때문에 새우의 껍질을 벗겨서 끼는 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새우를 미끼로 사용할 때 바늘을 머리 끼우는가, 꼬리로 끼우는가에 대해서는 극명하게 의견이 나뉘고 있으나 저는 개인적으로 새우의 신선도가 좋을수록 머리 끼우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꼬리 끼우기

새우의 껍질을 벗기지 않고 사용하기도 하지만 유료낚시터에서는 껍질을 벗겨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① 손이나 가위를 이용하여 꼬리를 잘라줍니다.

 

② 잘라낸 꼬리에 바늘을 통과시킵니다.

 

③ 이때 꼬리 부분에 바늘을 직접 끼우기도 하고

 

④ 꼬리로 끼워 배로 빼내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⑤ 물론 꼬리를 제거하지 않고 끼워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 머리 끼우기

① 위에서 아래로 바늘을 끼는 것으로 살아있는 작은 물고기를 낄 때와 마찬가지로 바늘이 새우의 내장을 통과하게 되면 빨리 죽어버린다는 점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② 새우 아가미 끼우기

머리의 옆으로 바늘을 끼워 빼내는 방법입니다.

※ 새우를 낄 때 주의할 점

사용하는 새우의 크기에 비해 낚싯바늘의 허리(축)가 두꺼우면 새우가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낚싯바늘의 허리가 가는 세축(細軸)의 바늘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참고사항

타이라바란 도미를 지칭하는 일본어 ‘다이(鯛)’와 루어의 일종인 ‘러버 지그(rubber jig)’의 합성어로 ‘도미용 러버 지그’라는 의미를 지닌 낚시의 한 방법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이제는 여기에 살아있는 새우를 사용하는 ‘에비라바’라고 하는 낚시법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어로 새우를 에비(エビ)라고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조류의 움직임이 없거나 참돔의 활성도가 떨어질 때 주로 사용하는데 타이라바에 비해서는 잡어들의 많은 공격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어서 참돔만을 노릴 때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살아있는 물고기를 미끼로 사용할 때 주의할 점

살아있는 물고기를 미끼로 사용할 때 주의할 점

TV프로그램에 광어 새끼를 미끼로 사용하여 잿방어를 잡는 것이 소개되는 바람에 미끼용 광어새끼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는데 광어새끼를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어서 흔히들 대물 부시리나 방어를 잡을 때는 다른 미끼도 사용하지만 살아있는 전갱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는 작은 물고기를 생미끼로 사용할 때에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데 그것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늘에 보관한다.

방파제나 갯바위 등과 같이 그늘이 없는 곳에서는 가능하면 그림자가 진 곳에 보관하거나 수건을 덮어두면 움직임도 조용해지고 오래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 보냉제나 얼음을 넣어준다.

특히 여름철과 같이 기온이 높을 때에는 가열된 지면과 맞닿은 보관용기에 있는 물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되므로 미끼로 사용하는 물고기들이 금방 죽게 됩니다. 따라서 차갑게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페트병에 물을 넣어 얼려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기온이 높지 않고 직사광선이 강하지 않은 날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 물을 자주 교환해준다.

겨울철 하우스낚시터에서 빙어를 미끼로 사용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는데 한 번 빙어를 담아두면 물을 교환해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러나 물을 자주 교체해주는 것이 수온과 산소의 공급에 좋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물을 교환해주도록 하고, 이때 주의할 점은 물을 모두 따라 버리고 새로운 물로 교환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점과 물을 부을 때도 가급적 천천히 부어주는 것이 오래 생존할 수 있게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선상에서 생미끼를 사용하면서 물을 보충하거나 바꾸어줄 때를 보면 아주 세게 물을 붓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이렇게 하면 비늘이 벗겨져서 물고기가 약해진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 아이스박스와 기포기를 사용한다.

살아있는 물고기들은 수온의 변화뿐만 아니라 물속에 있는 용존산소량이 부족해지면 호흡이 곤란해져 금방 죽어버립니다. 따라서 아이스박스에 생미끼를 넣고 기포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가능하면 원형의 용기가 좋다.

자유롭게 행동하는 물고기들은 사각형의 용기보다는 가급적이면 원형의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생미끼를 사용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각형의 용기에 살아있는 생미끼를 보관하면 모서리로 몰려 서로 부딪힘으로써 비늘이 벗겨져 금방 쇠약해집니다. 그리고 원형의 용기를 사용하면 물고기들이 계속해서 움직이기에 유리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생미끼를 보관하는 용기는 원형의 것으로써 큰 것일수록 좋습니다.

 

▶ 생미끼를 끼는 방법은 링크를 참조하십시오(생미끼를 끼는 방법)

조어대전 제4장: 송어의 생태와 번식에 대한 관찰 및 잡는 방법과 우유 짜는 여인의 노래

조어대전 제4장: 송어의 생태와 번식에 대한 관찰 및 잡는 방법과 우유 짜는 여인의 노래

낚시꾼: 송어는 우리 영국과 외국에서 모두 높이 평가되는 물고기입니다. 옛 시인은 포도주가 최고라고 말했다 하고, 우리 영국인은 사슴고기가 최고라고 하지만 저는 송어야말로 최고의 물고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슴이 제철이 있는 것처럼 송어도 제철이 있습니다.

콘라트 게스너에 의하면 트라우트라는 이름은 독일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송어는 물색이 맑고 물살이 빠른 곳에 서식하며 딱딱한 자갈 위에서 먹이를 먹는데 숭어가 바닷물고기의 최고이듯이 송어는 민물고기 중의 최고라고 합니다. 제철의 송어는 어떤 미식가의 입맛도 사로잡으니까요.

이야기를 계속하기 전에 말씀드리지만 새끼를 출산하지 않은 암사슴이 여름에 맛이 좋은 것처럼 산란하지 않은 송어는 겨울에도 맛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드물고 보통은 5월이 가장 맛있으며 이후부터는 암사슴처럼 맛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리 영국의 물고기와 독일이나 다른 나라의 물고기는 크기나 모양 및 여러 가지 면에서 서로 다른데, 이런 점은 송어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콘라드 게스너에 따르면 레만 호와 제네바 호에는 3큐빗(약 135㎝)이나 되는 송어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게라르두스 메르카토르는 제네바 호수에서 잡히는 송어는 유명한 도시에서 판매되는 것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알아야 하는 것은 크기는 작지만 송어의 개체수가 엄청나게 많은 강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켄트에 있는 작은 강으로 송어가 엄청나게 많은데 한 시간에 20마리~40마리나 잡히지만 모샘치(gudgeon: 물고기 이름)만큼 큰 것은 한 마리도 없습니다.

그밖에도 바다로 흘러드는 강이나 바다에 가까운 강 등 여러 곳이 있습니다만, 특히 윈체스터나 윈저 근처의 템즈강에서는 샘릿이나 스케거 송어로 불리는 어린 송어들을 얼마든지 잡을 수가 있는데 저도 그곳에서 20~40마리 정도를 잡은 경험이 있습니다. 녀석들은 피라미처럼 입질이 활발해서 잡는 건 일도 아니었지요. 그런데 이것을 어린 연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코 청어보다도 크게 자라지는 않습니다.

켄터베리 근처에 있는 켄트에는 포디지 송어(Fordidge Trout)라고 불리는 송어가 있는데, 이것은 잡히는 지역의 마을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아주 희귀종입니다. 대부분이 연어 정도의 크기이지만 색깔이 다르고, 봄에 잡히는 녀석들은 살이 희답니다.

이젠 고인이 된 조지 헤이스팅스 경이 한 마리를 잡았을 뿐 낚시로 이 물고기를 잡은 사람은 아직까진 아무도 없습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송어는 배가 고파서 미끼를 무는 것이 아니라 닥치는 대로 덤비는 것 같다고 하는데 그의 말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나 그 이전의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송어는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사는지 궁금해서 배를 갈라보았지만 별다른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믿을만한 저술가에 따르면 메뚜기나 어떤 종류의 물고기는 입은 없지만, 다공성의 아가미로 호흡하고 영양분을 섭취한다고 하는데 까마귀는 알이 부화하면 전혀 돌보지 않고 하느님의 손에 맡겨 둔다는 것을 생각하면 믿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시편(시편 147편 9절)에서 “가축에게도, 우짖는 까마귀 새끼들에게도 먹이를 주시는 분”이라 말씀하고 계시잖습니까? 그래서 그들은 이슬이나 둥지에 서식하는 벌레를 먹거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방법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예레미야서(예레미야서 8장 7절)의 하늘을 나는 황새도 제철을 안다는 말처럼 포디지 송어도 1년 중 9개월은 바다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나머지 3개월은 포디지 강에서 금식을 합니다.

그리고 당신도 알아두어야 할 것은 그 마을 사람들은 금어기를 철저하게 지킨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포디지 강에 다른 어떤 강보다 많은 송어가 살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서섹스 주도 여러 종류의 대표적인 수산물을 가지고 있는데 셀시의 새조개, 치체스터의 바닷가재, 애런델의 숭어, 아멜리의 송어 등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포디지 송어에 대한 확실한 것으로 이 물고기는 민물에서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앞에서 조지 헤이스팅스 경 외에는 잡은 사람이 없다고 했던 이유가 민물에서 먹이활동을 하지 않는 포디지 송어의 습성 때문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반년 새라고 하는 제비와 박쥐, 할미새는 1년 중 6개월만 영국에서 살다가 미카엘 축일 무렵이면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는데 떠나지 않은 수천 마리의 새들은 속이 빈 나무와 동굴에 들어가 겨우내 먹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관찰되는 것을 보면 민물에서 포디지 송어가 아무런 먹이활동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 겁니다.

알베르투스 마그누스의 관찰에 의하면 어떤 종류의 개구리는 8월 말경에 저절로 입이 막힌다고 하며, 그런 채로 겨울을 보낸다고 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구리가 겨울잠을 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제비나 개구리가 영양분을 그 체내에 비축해 두듯이 포디지 송어도 바다에서 체력을 보충해 극락조나 카멜레온이 태양과 공기만으로 사는 것처럼, 민물에서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입니다. 포디지 송어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해 둡시다.

노섬벌랜드에는 남부지역에 서식하는 것보다 훨씬 큰 황소 송어라는 것이 있는데 나라마다 목초지가 달라서 양들의 모양과 크기가 다른 것처럼 강이 흐르는 땅이 다르기 때문에 더 큰 송어가 번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으로 해줄 얘기는 프랜시스 베이컨 경이 그의 저서 ‘삶과 죽음의 역사’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송어는 다른 물고기들보다도 훨씬 빨리 자라지만 퍼치나 그 밖의 물고기들처럼 오래 살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또 다음으로는 오래 살면서도 언제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악어와는 달리 송어는 성장을 멈추면 쇠약해지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머리만은 죽을 때까지 원래의 크기를 유지한답니다.

그리고 또 알아둬야 할 것은 송어는 특히 산란 직전에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여 둑이나 수문을 거슬러 오르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빠른 물살을 헤치고 나아간다는 것이며 보통 10월과 11월에 산란하는데 강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다른 물고기들 대부분이 태양에 의해 물과 땅이 따뜻해지는 봄철이나 여름철에 산란을 하는 이유는 새끼들이 자라기에 적합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송어는 이 계절이 몇 달이나 지난 뒤에야 산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같은 풀을 먹더라도 말은 한 달이면 살이 찌지만 소는 그렇지가 않은 것과 같이 송어도 마찬가지여서 다른 물고기들이 송어보다 빨리 자라기 때문에 제철을 맞는 시기도 송어가 그들보다 늦다는 점입니다. 태양이 육지와 강을 데울 때까지 송어는 병 걸린 것처럼 야위고 말라 있는데, 겨울에 머리만 크고 비쩍 마른 송어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 시기 송어의 몸에는 마늘뿌리나 바늘 모양의 머리가 큰 이가 달라붙어서 수분을 흡수합니다. 송어는 마치 그것들을 키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들을 떨쳐 버리지 못하면 결코 제대로 자랄 수 없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송어는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하여, 물살이 완만한 곳에서 빠른 곳으로 이동하고, 자갈 위에서 몸에 붙은 벌레나 이들을 문질러 떼어내어 차츰 튼튼해짐에 따라 더욱 물살이 빠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정착하게 되면 가까이 다가오는 날벌레나 피라미를 먹잇감으로 노리는데 코드 웜이나 카디스 웜에서 탈피한 수생곤충인 강날도래를 특히 좋아합니다. 이런 것들을 먹으면서 송어는 활력을 되찾아 더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므로 그 무렵이 일년 중에서 가장 살이 오르고 맛도 좋은 것입니다.

당신이 알아둬야 할 것은 좋은 송어란 대체로 붉은색과 노란색이 감도는 거란 겁니다. 물론 포디지 송어처럼 흰색이 감도는 것이 맛있는 것도 있지만 그것은 예외의 경우로 보통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암컷이 수컷보다 머리는 작고 살이 많으며 맛도 더 좋다는 점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송어건 연어건 큰 몸집과 조그만 머리는 그것이 제철이라는 신호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것보다 빨리 새순이 트고 꽃이 피는 버드나무와 야자나무가 있는 것처럼 송어도 계절을 앞질러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있고, 호랑가시나무나 참나무가 계절이 지나도 잎이 지지 않는 것처럼 늦게까지 강에 남아있는 송어도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송어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걸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아요. 대부분은 그냥 뭉뚱그려서 송어라고 하지요. 비둘기도 야생비둘기가 있고 길들인 비둘기가 있고, 길들인 비둘기 중에도 헬밋, 런츠, 캐리어, 크로퍼 등 많은 종류가 있음에도 그냥 비둘기라고 하는 것처럼요.

참고로 왕립협회에서 발표한 거미의 종류는 33가지나 되지만 제가 아는 것이라곤 거미라는 총칭에 불과합니다. 이런 것은 물고기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송어는 더합니다. 크기, 모양, 반점과 색깔 등 여러 종류가 있지요.

커다란 켄트의 암탉만 해도 다른 암탉에 비해 많이 다르듯이, 송어도 다른 것에 비해서 특히 작지만 엄청나게 번식하는 종류가 있습니다. 작은 것이 많이 번식하는 예는 굴뚝새나 박새가 한 번에 20개 정도의 알을 낳는 것에 비해, 매나 개똥지빠귀, 흑조는 4~5개를 넘지 않습니다.

그럼 이제 송어를 잡는 솜씨를 보여드려야 하는데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에 산책하면서 송어낚시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사냥꾼: 이젠, 처브보다 송어를 잡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걸 알겠습니다. 2시간 동안이나 기다렸는데도 피라미나 지렁이 미끼에 전혀 반응이 없는 것을 보면요.

낚시꾼: 때론 운이 좋지 않을 때도 있답니다. 그걸 참지 못하면 좋은 낚시인이 되기 어려워요. 이런, 얘길 하다 보니 저렇게 큰 송어도 보이는군요. 저 녀석을 잡읍시다. 드디어 걸었습니다. 이렇게 몸부림치며 끌고 다니다가 힘이 빠질 때 랜딩시키는 거예요. 뜰채 좀 주세요. 어때요? 참고 기다린 보람이 있죠?

사냥꾼: 정말 대단하십니다. 잡은 송어는 어떻게 합니까?

낚시꾼: 그 여주인의 가게로 다시 가서 저녁거리로 먹읍시다. 거기서 나올 때 아주머니가 제게 알려주셨는데 좋은 낚시인이자 친형제 같은 친구인 피터가 오늘 밤 그의 친구들과 함께 그 집에서 묵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곳에는 침대가 2개 있는데 당신과 내가 좋은 것을 쓸 수 있을 거예요. 피터와 그의 친구들과 함께 대화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즐겁게 놀아봅시다.

사냥꾼: 좋습니다. 지금 출발하시죠? 아마포로 만든 하얀 침대 시트에서 나는 라벤더 향을 맡으며 잘 수 있다니 최곱니다. 빨리 가시죠, 낚시를 했더니 배도 고픕니다.

낚시꾼: 아니 조금만 더 있다 출발합시다. 아까는 지렁이로 송어를 잡았지만 이번에는 피라미로 노려볼게요. 저기 보이는 나무가 있는 곳에서 15분 정도 해보다가 안 잡히면 그때 가도록 합시다. 그 부근이라면 잡거나 못 잡거나 둘 중 하나일 게 분명하지만 절 믿으세요. 꼭 잡을 테니.

오! 큰 녀석이군요. 저기 버드나무에 매달아 두고 이리 오세요. 오솔길을 지나 저쪽에 있는 인동 울타리 밑에 앉아서 소나기를 피합시다. 이 비가 대지로 스며들어 푸른 초원을 장식하는 꽃들을 적실 때까지 노래라도 부르면서요.

봐요! 저기 커다란 너도밤나무가 보이죠? 지난번에 저기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근처 숲에선 새들이 메아리와 누가 더 아름답게 노래하는지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았어요. 저기 연노란색 프림로즈 언덕의 꼭대기엔 커다랗게 구멍이 난 나무가 있는데 저곳에서 메아리치면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소리가 울리는 것이랍니다.

저는 저곳에 앉아서 폭풍 치는 바닷속으로 은빛 물줄기가 조용히 흘러가면서 때로는 거친 나무뿌리, 때로는 조약돌에 부딪혀 물결치며 물거품을 일으키는 것을 보았답니다.

가끔은 어린 양들이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즐겁게 뛰노는 모습과, 내리쬐는 햇빛 아래서 뜀박질하는 모습과 그것이 싫증이 나면 달려가 어미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이런 광경처럼 제 맘을 편하게 해주는 것도 없어서 그때의 황홀함을 나는 시인이 된 것처럼 이렇게 표현했었답니다.

그때 나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환희에 취하였노라.

태어나 처음으로 느끼는 기쁨으로.

저는 그곳을 떠나 돌아오면서 그에 못지않은 즐거움을 다시 맛보았는데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우유 짜는 여인이 부르는 노랫소리를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나이팅게일처럼 맑은소리로 부르는 노래는 적어도 50년 전에 크리스토퍼 말로가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녀가 노래를 마치자 이번에는 그녀의 어머니가 노랠 불렀는데 그것은 월터 롤리 경이 젊은 시절 지은 것이었습니다.

그건 오래전의 노래였지만 지금처럼 비판적인 시대에 유행하는 딱딱한 노래보다는 훨씬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저기 내 말대로 우유를 짜고 있는 두 사람이 보이죠? 분영 그때의 모녀들일 겁니다. 우리가 잡은 처브를 그들에게 주고 그때의 노래를 다시 한 번 불러달라고 부탁해봅시다.

안녕하세요. 우린 낚시를 마치고 블릭 홀로 가는 길인데 필요한 것보다 많은 물고기를 잡았길래 드릴까 합니다. 우리는 팔려고 하는 게 아니니 그냥 가지시면 됩니다.

우유 짜는 여인: 어머,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을게요. 앞으로 두 달 뒤에 이곳에 오실 일이 있으면 꼭 다시 들러주세요. 아마도 그때는 주님의 은총으로 건초에서 맛있는 와인크림이 알맞게 발효되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제 딸, 모들린이 노래도 불러드릴게요. 저나 제 딸은 둘 다 낚시하시는 분들을 좋아한답니다. 모두가 정직하고 예의 바르고 조용하셔서요. 붉은 젖소의 우유라도 드셔보세요.

낚시꾼: 괜찮습니다. 그런데 실례가 안 된다면 부탁을 하나 들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8~9일 전에 여기를 지나면서 따님이 부르는 노랫소릴 들었는데 다시 들어볼 수 없을까요?

우유 짜는 여인: 어떤 노래였지요? ‘양치기들아, 양 떼를 지켜라’였나요? 아니면 ‘둘씨나의 휴식’이었나요? 그게 아니면 ‘필리다가 절 놀려요’였던가요? 체비 체이스나 조니 암스트롱이었던가요? 아니면 트로이 타운이었나요?

낚시꾼: 그런 게 아니라 따님이 먼저 노래하고, 화답하듯이 뒷부분을 아주머니가 부르셨어요.

우유 짜는 여인: 아! 알겠어요. 딸애가 부른 노래는 제가 딸애 정도의 나이 때, 배운 노래예요. 뒷부분은 2, 3년 전 세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배운 건데 제 상황과 어울리는 노래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럼 둘 다 들려드리겠습니다. 모들린! 신사분들을 위해 첫 부분을 네가 부르렴, 나는 뒷부분을 부를 테니.

우유 짜는 여인의 노래

내 사랑이여 내 집으로 오소서

골짜기와 숲과 언덕과 들판과

우거진 수풀과 산들이

우리를 반기는 그곳으로.

바위에 함께 앉아

양 떼를 모는 양치기의 모습을 보면서

시냇물 소리와

새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 듣고 싶어라.

그댈 위한 잠자리는 장미로 만들고

향기로운 꽃으로 꾸며 놓고서

꽃 모자와 도금양의 잎사귀로 장식한

커틀을 만들리.

어린양의 털로는

겉옷을 만들고

순금의 버클 달린 신발 만들어

추위에서 지켜주리라.

밀짚과 담쟁이덩굴론 벨트를 만들고

산호와 호박으론 단추를 달리

이 즐거움은 그대의 것

사랑하는 사람이여 내게 오소서

내 집으로 오소서.

주님의 성찬을 차리듯

은접시에 음식을 담아

상아 식탁 위에 올려놓으리

그대와 나를 위하여.

오월의 아침엔 그댈 위하여

양치기는 춤을 추고 노래 부르리

당신의 마음이 움직이기를

그리하여 나의 신부가 되어주기를

나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노라.

사냥꾼: 기가 막히는군요. 얼마나 아름다운 목소리인지! 이제야 엘리자베스 여왕이 5월엔 우유 짜는 여인이 되고 싶다고 했던 말이 이해가 되는군요. 아무런 근심과 걱정 없이 하루종일 노래 부르고 밤이면 숙면을 취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의심할 여지 없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들린이 바로 그렇군요. “봄에 눈감고 싶어라. 가득한 꽃향기에 묻혀서~”라는 토마스 오버버리 경이 쓴 ‘우유 짜는 여인의 소원’을 모들린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모들린 어머니의 답가

세상이 영원하고

생명도 영원하며

양치기의 말도 진실하다면

아름다운 기쁨에 몸을 맡기고

나 그대의 연인이 되리.

시간이 양 떼를 우리로 몰고

분노한 강물이 바위를 식히며

나이팅게일이 더 이상 노래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의 젊음도 끝은 있으리.

꽃은 시들고 들판은 휑해져

사나운 겨울에 짓밟히누나

달콤한 속삭임은 상처가 되고

행복한 봄은 서글픈 가을로 변하는구나.

그대의 겉옷, 그대의 신발, 그대의 잠자리,

그대의 모자, 그대의 커틀, 그대의 꽃다발,

덧없이 시들어 잊혀지누나

철없는 농익음은 썩고 마누나.

밀짚과 담쟁이덩굴로 만든 그대의 벨트,

산호와 호박으로 만든 그대의 단추는

어느새 매력을 잃어버렸네

나 다신 그대에게 가지 못하리.

어떠한 산해진미도

주님의 은총에 어찌 비기랴

지나간 모든 것은 부질없어라

젊음이 지속되고,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면

기쁨은 끝이 없고, 늙지도 않는다면

그 기쁨에 이끌려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 살리라.

우유 짜는 여인: 제 노래는 끝났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모들린에게 짤막한 노래를 하나만 더 부르도록 할게요. 얘야, 어젯밤에 양치는 코리든이 너와 사촌 레티에게 보리피리로 들려주었던 그 노래를 불러주렴.

모들린: 예, 해볼게요.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했건만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었던가?

사랑해서 결혼했었고

사랑의 환상에 이끌렸었기에

조금의 아쉬움도 내겐 없다네.

그러나 가슴은 두려움에 싸이고

그녀의 아름다움은 간 곳 없어라

그래도 사랑은 서리처럼 눈처럼 쉬이 녹진 않누나

우유 담은 통을 나르는 내가

오늘도 그녀를 사모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어라.

낚시꾼: 정말 훌륭한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조만간 또 다른 물고기를 잡아다 드리고 또 노래를 부탁드려야겠습니다. 이젠 우리도 모들린이 쉴 수 있게 합시다. 그녀의 목이 다치게 해선 안 되잖아요? 저기, 주인 아주머니가 저녁을 먹으라고 부르러 오네요. 피터는 도착했나요?

여주인: 두 분 모두 오셨어요. 손님들이 와 계신다는 소리를 듣곤 무척 기뻐하시면서 시장하신데도 불구하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계십니다.

수돗물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과 언론의 오류

수돗물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과 언론의 오류

저는 환경보호론자라고 까지는 할 수 없지만 좋아하는 낚시를 다니면서 목격하게 되는 쓰레기와 무분별하게 자연이 훼손되는 모습을 보면서 종종 낚시와 환경과 관련한 글을 작성하고 있으며 특히 근래에 들어서는 해양플라스틱의 심각성에 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행해지고 있는 해양플라스틱을 제거하는 프로젝트인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의 최근 활동도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진행되고 있는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의 시험이 한국에서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조금 안타깝게 생각됩니다.

※ 실패로 끝난The Ocean Cleanup의 마지막 시험

 

그런데 얼마 전에 읽었던 미세플라스틱과 관련한 자료의 내용이 지난 9월 4일자로 연합뉴스에 인용되어 기사화 된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최소한 그 논문을 읽어보기라도 했는지 의심이 들더군요~

기사의 제목은 “세계 13개국 수돗물서 미세플라스틱 검출…화학섬유서 유래 추정”이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 그 논문에서 샘플로 수돗물을 채취한 국가는 총 14개국이니 아무리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기사를 인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틀린 부분까지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은 단순한 실수라고 하기에는 언론인으로서의 너무 큰 오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본문에서는 14개국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헐~이라고 밖에는….)

참고로 샘플로 사용한 수돗물을 채집한 나라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총 14개국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곳은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팀으로 논문의 제목은 “수돗물과 맥주 및 천일염의 인위적 오염(Anthropogenic contamination of tap water, beer, and sea salt)”이며 세부적인 사항은 링크한 주소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연합뉴스에 보도된 내용 중에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보충설명하자면 기사대로 수돗물 1리터에서 가장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나라는 60개가 발견된 미국이지만 미국의 평균은 1리터 당 9.2개라고 밝히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며 전체의 검출율은 81%에 달한다는 사실도 부기하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한 기사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 중에서 중요한 것으로는 수돗물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은 98%가 의류와 섬유제품에 사용되는 화학섬유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이며 맥주에서는 1리터 당 평균 4.1개, 소금에서는 평균 21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험의 결과로 나와 있는 논문의 사진을 보면 먼저 수돗물의 경우에는 왼쪽(A)이 인도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나온 크기 1mm의 플라스틱이고, 오른쪽(B)이 미국의 수돗물에서 검출된 2.5m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입니다.

그리고 소금의 경우에는 왼쪽(A)이 태평양산 소금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이고, 오른쪽(B)이 대서양산 소금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입니다.

끝으로 맥주의 경우에는 왼쪽(A)이 미국 온타리오 호의 물을 이용하여 만든 맥주에서 나온 크기 0.75mm의 미세플라스틱이고, 오른쪽(B)이 이리(Erie) 호의 물을 이용하여 만든 맥주에서 나온 크기 1mm의 미세플라스틱입니다.

국내에서도 이제 플라스틱의 심각성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들은 조금 더 세밀하게 자료를 검토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서 보도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