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회 밑에 무채를 까는 이유와 유래

생선회 밑에 무채를 까는 이유와 유래

10여 년 전, 무채 대신 사용하던 천사채를 재사용하는 횟집들의 실태가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지금은 천사채를 사용하는 곳은 찾아보기가 어렵고 얇게 쓴 무채를 깔고 내오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오늘은 무채를 생선회 밑에 깔게 된 유래와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무채를 사용하는 이유를 복잡하고 어렵게 설명하면, 무채에 들어있는 비타민 C가 생선의 불포화지방산의 산화를 방지하고 항균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면 식중독의 위험을 낮추고 회에서 나오는 물기를 무채가 흡수하여 끈적거림과 같은 느낌 없이 좋은 식감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생선회에 까는 무채의 유래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의 에도시대부터 시작되었는데 생선을 날로 먹는 문화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현재와 같이 냉장이나 냉동기술이 없었던 당시에 조금이라도 저장기간을 늘이기 위해 살균 및 항균작용이 있는 무를 생선회 밑에 깔아줌으로써 식중독으로 인한 사고를 줄이고자 했던 것이 그 시초라고 전해진다.

물론 이런 기능 외에도 보기 좋게 한다거나 양이 푸짐하게 보이도록 하는 이유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생선회를 먹기 전에 무채를 먹으면 입안에 있던 다른 음식 맛을 제거할 수 있어서 생선회의 고유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그 기능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생선회의 밑에 까는 무채를 일본에서는 츠마(つま)라고 하는데 츠마(つま)의 어원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아내라는 뜻의 츠마(妻: つま)로 당시에는 남성에게 예속된 존재였던 아내처럼 주역인 생선회에 곁들여진 것이란 의미에서 사용되었다고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옷단의 끝을 가리키는 말인 츠마(褄: つま)처럼 생선회의 끝에 놓았다는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츠마의 유래가 아내를 뜻하는 말(妻)에서 유래된 것이건, 옷단의 끝을 가리키는 말(褄)에서 유래한 것이건 간에 츠마는 우리가 알고 있는 무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생선회에서 사용하는 츠마라는 단어는 일본어로 텐고(転語)라고 하는 전어의 하나로 생선회에 곁들이는 것들의 총칭인 츠마(つま)와 오늘의 주제인 무채를 가리키는 켄(けん)과 매움을 뜻하는 카라미(辛み)로 나누어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이 세 가지 의미를 모두 츠마(つま)라고 표현하고 있다.

일본에서 생선회를 먹을 때 나오는 츠마는 무채뿐 아니라 오이나 인삼을 채썬 것이 나오기도 하고 미역이나 국화꽃 등을 곁들이기도 한다.

 

또한 와사비나 생강과 같은 것들도 통틀어 츠마라고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무채이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생선회의 츠마는 통상 바닥에 까는 무채를 일컫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주로 칼이나 채칼을 이용해서 무채를 만들지만 더러는 일본에서 수입한 무채를 깎는 기계를 사용하여 만들기도 한다.

문어도 통각(痛覺)을 가지고 있답니다.

문어도 통각(痛覺)을 가지고 있답니다.

문어는 반려견과 비슷한 정도인 5억 개에 달하는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신경계가 발달해 있는 생물이다. 그러나 신경세포의 대부분이 뇌에 있는 개와는 달리 문어의 신경세포 중 3분의 2 이상은 다리와 몸통에 분포되어 있다.

비엔나 동물원에 근무하다 지금은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학(OIST)에 근무하고 있는 타마르 구트닉 박사(Dr. Tamar Gutnick)는 실험을 통하여 문어의 다리는 독립적인 학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 만들어진 학습정보가 각각의 다리로 전달된다는 것을 발표하였다.

문어는 중추뇌 1개와 각각의 다리에 소뇌가 1개씩, 총 9개의 뇌를 가진 생물이라는 학자들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하여 실시한 타마르 구트닉 박사(Dr. Tamar Gutnick)의 논문은 Current Biology에서 볼 수 있으나 아쉽게도 약간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타마르 구트닉 박사(Dr. Tamar Gutnick)가 실시한 실험의 핵심내용은 아래의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그 밑의 사진을 보면 아! 이 사람이 타마르 박사였구나 하실 분들도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

타마르 구트닉 박사 (Dr. Tamar Gutnick)

 

오늘 소개하는 논문은 금년 2월 22일자로 iScience에 게재된 것으로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의 생물학 교수인 로빈 크룩(Robyn J. Crook)씨가 발표한 것이며, 논문의 제목을 번역하면 “문어가 통증을 느낀다는 행동학적, 신경생리학적인 증거” 정도가 되겠으며 원제는 ‘Behavioral and neurophysiological evidence suggests affective pain experience in octopus’이다.

낚시를 좋아하기도 하고, 수산물을 즐겨 먹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고통을 덜어주는 방법으로 요리를 하자는 것이 블로그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바이기 때문에 오늘 소개하는 논문도, 읽으시는 분들이 그런 연장선의 하나임을 알아주신다면 고맙겠다.

로빈 크룩(Robyn J. Crook) 교수는 실험을 위해 일정 시간 동안 문어를 수조에 넣고 적응시킨 다음, 칸막이로 나눈 2개의 방을 준비하고 각 칸막이에는 문어가 식별할 수 있는 특정한 무늬를 그려 넣은 다음 어느 한쪽 방에 문어를 넣었다.

 

2개로 나누어진 각각의 방은 문어에게 무언가를 투여하는 방과,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는 방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무늬만 보고 문어가 의식적으로 무엇인가를 투여한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 핵심내용이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무언가를 투여하는 쪽에 넣은 문어에게는 통각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세트산(acetic acid)을 주사하여 그 행동을 관찰하였다는 것이다.

실험결과, 아세트산(acetic acid) 주사를 맞은 문어는 주사를 맞을 때 있던 칸막이의 특정 무늬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생리식염수를 주사했을 때의 반응과는 대조를 보임으로써 통각(痛覺)을 자극하는 아세트산을 피하려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한편 이 실험과 더불어 아세트산을 주사한 직후, 즉시 리도카인(마취제)을 주사하면 특정 무늬가 있더라도 그 방(칸막이)을 회피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어는 아픔을 완화시키는 쪽을 선호하며 이것은 다시 말해 문어는 통증을 싫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아래의 그림은 실험의 결과를 요약한 것으로서, 가로축은 왼쪽에서부터 차례로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그룹(Saline paired), 아세트산을 투여한 그룹(AA paired),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다음 마취제를 투여한 그룹(Analgesic control), 아세트산을 투여한 다음 마취제를 투여한 그룹(Analgesic paired)을 나타내고, 세로축은 +가 무언가를 투여하는 방으로 이동한 횟수를, -는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는 방으로 이동한 횟수를 나타내고 있다.

결과를 보면, 아세트산을 주사한 문어는 아세트산 주사를 맞을 때 있었던 방을 회피하고, 아세트산 주사 직후에 마취제를 주사했을 때에는 마취제를 주사할 때 있었던 방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로빈 크룩(Robyn J. Crook) 교수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다음 마취제를 투여하지 않는 그룹(S)과 아세트산을 투여한 다음 마취제를 투여하지 않는 그룹(AA), 아세트산을 투여한 다음 마취제도 투여한 그룹(L) 및 생리식염수를 투여하고 마취제도 투여한 그룹(LC) 등 4개로 나누어 24시간 동안 행동을 관찰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 아세트산을 투여한 다음 마취제를 투여하지 않는 그룹(AA)에서 아세트산이 주사된 부위를 입으로 물어뜯는 행동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마지막 그림은 전기생리학적인 실험결과로써 아세트산을 투여한 문어에게서 특정 반응이 나타났으나 마취제를 주사하면 그 반응이 억제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논문의 마지막에서 로빈 크룩(Robyn J. Crook) 교수는 실험의 한계로써 두족류가 의식이나 통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지만, 실험을 통해 문어가 보인 반응은 포유류가 통증을 느꼈을 때 보이는 반응과 유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두족류를 산채 요리하더라도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하자는 것이 오늘 포스팅을 통해 얘기하고 싶은 핵심이며, 많은 분들이 함께 해줄 것을 부탁드린다.

볼락의 종류와 구별법

볼락의 종류와 구별법

구이로 만들면 어떤 생선보다도 맛있는 볼락은 한 자리에서 10마리까지는 먹어봤을 정도로 잡는 것도 좋아하지만 먹는 것도 좋아하는 대표적인 어종이다.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볼락이라고 이름 부르는 어종이 많지만 어류학적으로는 2008년 이전까지는 1종으로 분류되었던 것이 2008년부터는 3종으로 분류되게 되었는데 이것이 일본에서부터 비롯되다 보니 볼락을 구분하여 부르는 이름이 일본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볼락의 종류를 검색하면 “흰 볼락, 붉은 볼락, 검은 볼락”의 3가지로 구분한다는 글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본에서 분류한 시로메바루(シロメバル), 아카메바루(アカメバル), 쿠로메바루(クロメバル)를 그대로 번역하여 부르고 있는 것이란 점은 알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야 이름을 별도로 만들어 붙이고 싶지만 이미 낚시인들과 현지의 어민들은 3종의 볼락을 순서대로 갈볼락, 금볼락, 청볼락이라고 달리 부르고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죽지 않고 살아있을 때의 볼락의 몸 색깔을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서두에서 2008년부터 볼락을 3종으로 구분하게 되었다고 한 것부터 알아보면 그 이전까지는 일본의 어류학자 마츠바라 키요마츠(松原喜代松)가 볼락의 종류는 1가지라고 주장하면서부터 붉은 볼락의 학명(Sebastes inermis Cuvier, 1829)을 그대로 사용하여 왔는데 그 이후 대만의 첸러차이(陳樂才) 교수가 1985년에 처음으로 볼락은 여러 종으로 나뉜다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이후 볼락은 1종이 아니라 여러 종으로 구분된다는 주장들이 잇달아 제기되었고 2008년 8월, 일본은 일본어류학회의 영문기관지인 Ichthyological Research를 통해서 지금까지 동일한 종으로 알려진 볼락은 DNA 분석을 통해 3종으로 나뉜다고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에서 이런 발표를 하게 된 근거가 되었던 것은 교토대학의 나카보우 테츠지(中坊徹次) 명예교수와 연구원인 카이 요시아키(甲斐嘉晃) 두 사람이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이었다.

이렇게 해서 볼락은 모두 3종으로 나뉘게 되었지만 이전까지 학자들도 구분하기 어려웠을 정도이니 일반인들이 볼락을 구분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으므로 지금부터 3종의 볼락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이전에 “우럭과 볼락을 구별하는 방법”에서 볼락의 생김새에 대하여 잠깐 알아보았던 것처럼 3종의 볼락 모두 뺨 부위에 날카로운 가시를 지니고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는 점을 알아두도록 하자.

■ 흰 볼락(일본어: 시로메바루)

학명: Sebastes cheni Barsukov, 1988

가장 개체수가 많은 종으로 몸 색깔은 밝은 갈색, 갈색, 암갈색을 하고 있다.

다른 종과 가장 크게 차이를 보이는 점은 가슴지느러미의 연조(軟条)가 대부분 17개란 것으로서 15개인 붉은 볼락과 16개인 검은 볼락보다 많다.

 

완전히 성장한 개체가 아닌 경우에는 갈색의 줄무늬가 선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3종의 볼락 중에서 가장 크게 성장하는 흰 볼락은 성어가 되면서 몸 색깔은 짙어지고 갈색의 줄무늬는 옅어지는 경향이 있다.

 

■ 붉은 볼락(일본어: 아카메바루)

학명: Sebastes inermis Cuvier, 1829

몸 색깔은 적색을 하고 있으며 3종 중에서는 가장 소형이다.

가슴지느러미의 연조(軟条)는 대부분 15개이며 배지느러미의 색깔도 붉은 것이 특징이다.

 

성어가 되면 몸 색깔과 지느러미의 색깔이 더욱 붉게 변하는데 더러는 검정색을 띠는 개체도 있다.

 

어린 붉은 볼락은 흰 볼락과 비슷하기는 해도 지느러미의 색깔이 붉기 때문에 구별할 수 있다.

■ 검은 볼락(일본어: 쿠로메바루)

학명: Sebastes ventricosus Temminck and Schlegel, 1843

몸 색깔은 검정색, 짙은 녹색, 감색을 띠고 있으며 가장 체고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가슴지느러미의 연조(軟条)는 대부분 16개를 보인다.

 

완전히 성장한 개체가 아닌 경우에는 갈색의 줄무늬가 선명하게 보이고 검은 볼락은 등지느러미가 대부분 푸른색을 띠고 있다.

 

이밖에 3종의 공통적인 점으로는 낚시로 잡은 다음 살림통 안에 보관하면 피부의 색깔이 옅어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럭과 볼락을 구별하는 간단한 방법

우럭과 볼락을 구별하는 간단한 방법

월드컵 개막전을 보기 위해 아직도 2시간여를 기다려야 하는지라 오늘 어느 분께서 문의하신 “볼락과 우럭을 어떻게 구별하는지?”란 것에 대해 간단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흔히 우리가 애럭(애기 우럭)이라고 부르는 우럭의 새끼는 볼락과 구별하기가 쉽지가 않으며 특히 야간에는 더욱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볼락과 우럭을 아주 간단하게 구별하는 방법이 있으니 이제부터 그것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우럭(조피볼락)의 눈 밑에는 날카로운 뼈가 3개 있는데 이것을 눈물뼈(누골)라고 합니다. 이처럼 눈물뼈가 있는 우럭과는 달리 볼락은 이런 눈물뼈가 없답니다.

 

먼저 우럭의 사진을 보면 눈밑에 3개의 날카로운 뼈가 있는 것을 볼 수가 있고, 우리가 애럭이라고 부르는 새끼 우럭의 경우에도 눈물뼈가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애럭의 눈물뼈를 확인하기 위해 사진을 확대해 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새끼우럭도 눈물뼈가 있는 것이 보이시나요?

 

이와는 달리 아래의 사진처럼 볼락의 경우에는 눈밑에 누골이라고 하는 눈물뼈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종류의 볼락이나 우리가 흔히 참우럭이라고 부르는 띠볼락도 마찬가지로 눈물뼈가 없으며, 볼락의 일부 종류에는 눈물뼈가 있는 것도 있지만 그 형태가 우럭과 같이 날카롭지 않고 둥근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볼락도 아가미 앞쪽, 즉 뺨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래 2장의 사진에서는 아주 작은 애럭(새끼 우럭)도 누골이라고 하는 눈물뼈의 형태가 뾰족하지는 않지만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에 비하여 볼락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볼락과 우럭을 확실하게 구별하실 수 있으시겠죠?

 

우리가 먹는 장어는 다 자란 것이 아니다.

우리가 먹는 장어는 다 자란 것이 아니다.

장어의 생태에 관해서 소개한 자료들 중에서 가장 알기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는 TED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원본영상의 주소는 아래에 기재해두었으며 여기서는 TED의 영상을 바탕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장어의 생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원본영상: No one can figure out how eels have sex – Lucy Cooke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아리스토텔레스와 지크문트 프로이트를 비롯한 학자들은 무언가를 계속해서 찾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열심히 찾고 있었던 것은 바로 장어의 정소(精巢)였습니다.

지금까지 앙귈라 앙귈라(Anguilla anguilla)라는 학명으로 불리는 유럽장어가 교미하는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또한, 과학자들이 수많은 장어를 해부해보았지만, 아무도 장어의 알과 생식기관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장어는 너무나 많은 수수께끼에 싸인 물고기여서 고대부터 과학자들은 다양한 추론을 세웠죠.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장어는 진흙 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태어난다.”고 주장했고, 로마의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는 “장어가 바위에 몸을 문지르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고 하기도 했죠.

그 밖에도, 지붕 위에서 부화한다거나 다른 물고기의 아가미에서 탄생한다거나 딱정벌레의 몸에서 나온다는 설들이 진지하게 논의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장어는 모두 다섯 단계를 거치면서 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첫 번째 단계는 유생의 렙토케팔루스이고, 다음이, 투명한 치어인 실뱀장어, 그 다음은 실뱀장어의 몸에 색깔이 생기는 엘버이고 엘버에서 성장한 황장어를 우리가 즐겨 먹는 것이죠. 그리고 황장어에서 더 성장한 것은 은장어라고 부르죠.

장어는 각 성장 단계마다 마치 다른 물고기 같은 변화를 보여주는데 과학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장어는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는 생식기를 발달시키지 않는다는 특징이었습니다.

즉, 과학자들이 장어가 교미하는 것을 발견할 수 없었고, 해부를 해도 생식기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은, 강에 서식하는 장어는 성장하는 단계의 것이어서 생식기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어는 민물고기로 여겨지지만, 그 일생은 버뮤다 삼각지대와 같은 염분이 강한 해역에서 시작됩니다.

1년에 한 번, 사이클론이 오면 몸길이 3mm 정도의 렙토케팔루스가 일제히 이동을 시작합니다.

장어의 치어는 사르가소 해에서 유럽 대륙에 이르기까지 300일 동안 6,500km의 먼 길을 여행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먼 여정을 끝낼 무렵에는, 체장 3mm였던 렙토케팔루스는 48mm 정도의 크기가 되는데, 바로 이것이 실뱀장어입니다.

많은 물고기들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 도달하면, 세포가 파열해 죽음에 이르지만 장어의 유생인 렙토케팔루스는 실뱀장어로 단순히 외형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실뱀장어의 신장(腎臓)은 더 많은 염분을 유지하고 혈중 염분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변화합니다.

이렇게 담수에 적응한 실뱀장어는 ​​무리를 이루어 강에 흘러 들어가고 상류에 도달한 실뱀장어는 ​​잡식성이 되어, 수중의 식물이나 작은 동물 등, 입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먹고 성장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10년 정도에 걸쳐 체장 80cm의 황장어로 성장하는데 우리가 먹는 양식한 장어도 바로 이 단계의 것이랍니다.

그 후 더 성장하여 은장어가 되면서 생식기가 발달하고, 다시 바다로 돌아가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마지막 단계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1896년, 렙토케팔루스가 장어의 유생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들은, 장어는 대서양에서 태어나 유럽으로 건너온 것이라는 추론을 세웁니다.

그러나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해양조사가 필수적이었는데, 그 대규모 조사를 이뤄낸 것이 덴마크의 해양생물학자 요하네스 슈미트였습니다.

슈미트는 18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4대륙 해안에서 렙토케팔루스의 분포를 조사했고 마침내 1921년에 렙토케팔루스를 찾는데 성공했는데 그것이 바로 사르가소 해의 남쪽 끝이었죠.

슈미트의 발견 이후에도 많은 학자들의 연구와 조사가 진행되었지만, 자연상태의 장어가 교미하는 모습이 관찰된 적은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이 ‘바다에 방출된 장어 알에 장어 정자가 접촉함으로써 수정된다’는 것이죠.

그러나 사르가소 해의 해류 속도와 많은 해초는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조사를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사르가소 해(Sargasso sea)라는 말은 갈조류의 모자반 종류인 사라가섬(Sargassum)이 많은 바다라는 뜻에서 만든 이름이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완전히 성장한 장어의 추적도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디를 찾아야 하는지 장소를 특정하지도 못한다는 애로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상은 “이런 난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고대부터 이어지는 장어의 비밀은 미끄러운 장어처럼 우리의 손가락 사이를 계속해서 빠져나갈 것입니다”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렙토케팔루스는 렙토세팔루스라고도 발음하는데 라틴어로 작다는 뜻의 렙토(Lepto)와 머리를 뜻하는 케팔루스(Cephalus)를 조합하여 만든 학명은 라틴어로는 렙토케팔루스라고 읽지만 케팔루스의 영어발음이 세팔루스여서 렙투세팔루스라고도 하는 것이랍니다.

그럼, 이것으로 장어의 생태에 관해 알아본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먹는 장어는 어디서 왔을까?

우리가 먹는 장어는 어디서 왔을까?

2017년 2월 23일 영국 히드로 공항을 출발하여 홍콩으로 출국하려던 길버터 쿠란 67세의 남성이 스페인에서 구입한 어떤 물건을 밀반출하려다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2018년 6월 스페인의 과르디아 시빌은 산탄데르에 있는 한 창고를 급습하였는데, 창고의 내부에는 여행용 가방들이 수북이 쌓여있었죠.

길버터씨가 스페인에서 구입했던 물건은 무엇이었고, 과르디아 시빌은 무슨 이유로 여행용 가방이 잔뜩 쌓여있는 창고를 급습했던 것일까요?

 

언제나 봄철이면 실장어 또는 실뱀장어라고 부르는 장어의 치어를 불법으로 포획하는 일이 횡행한다는 기사와 함께 가격이 한 마리에 얼마라는 뉴스를 접하곤 합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두 사건은 이처럼 값비싼 실뱀장어를 밀수하려던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이며 유럽에서 어획되는 실뱀장어의 25% 정도가 매년 아시아로 밀수출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중국과 홍콩이 자리 잡고 있으며, 우리가 먹고 있는 장어도 유럽에서 밀수한 것을 키운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겨울부터 봄까지는 실뱀장어라고 부르는 장어의 치어들이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와 많게는 5년에서 10년간 성장한 다음, 다시 산란을 위해 바다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바다로 돌아간 이후에는 어디로 가는지, 산란은 어디서 하는지, 치어들은 어떻게 하구까지 오는지 등 장어의 생태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양식한 것들을 포함해 강이나 호수에서 성장한 장어들이 산란하는 모습을 보거나 장어의 치어를 본 적이 없었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장어는 암수가 따로 없고 진흙에서 탄생한다고 했을 정도로 장어는 그야말로 수수께끼의 물고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투명하면서도 버드나무잎처럼 생긴 장어의 유생인 렙토세팔루스(Leptocephalus)가 뱀장어와는 다른 어종이 아니란 것도 19세기 말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한 덴마크의 해양학자 요하네스 슈미트(Johannes Schmidt)에 의해 북미 대륙의 동쪽에 있는 사르가소 해(Sargasso Sea)가 미국뱀장어와 유럽뱀장어의 산란장소라는 것이 1922년에야 밝혀졌습니다.

 

우리가 먹는 장어는 대부분이 양식한 것이고 장어의 양식은 치어를 잡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기에 장어의 가격은 매년 포획되는 실뱀장어의 양에 따른 변동의 폭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학명이 앙귈라 앙귈라(Anguilla anguilla)인 유럽뱀장어가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자 2007년에 워싱턴조약의 부속서 II에 등재되었고, 이로 인해 이전과는 달리 수출허가를 받아야만 유럽 뱀장어의 치어를 아시아로 수출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러나 말이 좋아 허가지, 사실상의 수출금지라고 할 수 있는 조치가 유럽 각국에서 취해짐에 따라 밀수가 성행하게 되었던 것이죠.

당시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1kg에 3천 5백 마리를 기준으로 300유로, 한화 40만 원 정도에 구할 수 있었던 유럽 실뱀장어를 국외로 반출하기만 해도 3배 이상인 1천 유로를 받을 수 있었고, 1년 정도 성장시키면 아시아에서 소매가로 26,000 유로, 한화로는 3천 5백만 원에 팔 수 있었으니, 중국인들이 밀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죠.

 

게다가 실뱀장어는 부피도 작아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여행용 가방에 넣어서 운반하면 세관 검색에도 잘 걸리지 않았고, 유럽연합이 유럽 뱀장어의 수출입을 금지한 2010년 이후부터는 모든 역내거래가 금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의 장어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아시아로 밀수출된 것들이 우리가 즐겨 먹는 종인 앙귈라 자포니카(anguilla japonica)로 둔갑하여 판매되는 사례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먹고 있다고 알고 있는 자포니카종 장어는 2005년이 되어서야 도쿄대학 해양연구소에 의해 서 마리아나해령에서 산란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나 아직도 정확한 지역을 특정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산란한 뒤의 이동경로는 규명되었는데 이에 따르면 장어의 렙토세팔루스는 어디서 어떻게 실뱀장어로 성장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북적도해류와 쿠로시오해류를 타고 아시아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유엔식량농업기구의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는 매년 28만 톤 이상의 장어가 생산된다고 하며 아시아에서 장어양식이 시작되기 시작한 1970년대 중반 이후로는 자포니카종 장어의 생산량이 유럽장어의 생산량을 뛰어넘게 되었고 지금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래프를 보시면 이상한 점이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장어양식은 자연에서 태어난 실뱀장어를 얼마나 잡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은 서두에서도 말씀드린 바가 있는데, 자포니카종 장어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생산된다는 것은 무언가 이상해 보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연간 2만 톤 내외의 장어를 양식한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1억 마리 정도의 실뱀장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만 일본에서 잡히는 실뱀장어의 양은 50년 전에 비해 20분의 1 수준인 형편이어서 많은 양을 다른 나라들로부터 수입하는 실정이지요.

그런데 중국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장어를 양식하는 양만장(養鰻場) 중에서 규모가 큰 한 곳에서만 연간 1만 톤 이상을 생산한다고 하고 2020년 중국에서 어획하거나 양식한 장어의 생산량이 250,740톤이라고 하니 이를 단순하게 계산하면 연간 12억 5천 마리의 실뱀장어를 싹쓸이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북적도해류와 쿠로시오해류를 타고 극동지역으로 이동하는 실뱀장어의 이동경로와는 달리 중국의 장어 양식장들은 대부분 홍콩과 가까운 남동부 지역에 몰려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실뱀장어가 밀수되는 중요한 루트가 바로 홍콩이고,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실뱀장어의 대부분도 홍콩에서 수입되고 있죠.

해마다 3억 5천 마리 이상의 유럽실뱀장어가 아시아로 밀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홍콩으로 향하고 있다고 하며, 홍콩에 도착한 실뱀장어 중 일부는 중국 본토의 양만장에서 키워진 다음 자포니카종으로 탈바꿈되어 수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수출하는 장어가 유럽뱀장어와 같은 종이라고 하면 유럽 실뱀장어를 밀수입한 것임을 실토하는 꼴일 테니 중국으로서는 자포니카종이라 우길 수밖에 없겠지만 밀수한 것을 다시 수입해서 소비하는 것은 잘못된 일 아닐까요?

2021년 우리나라는 모두 3.1톤의 실뱀장어를 수출하고 6.4톤을 수입하였는데, 수출물량은 모두 미국으로 수출되었으며 수입물량의 50%가 넘는 3.4톤을 홍콩에서 수입하였고, 필리핀에서 1.5톤, 중국에서 1.2톤을 수입하여 3개국의 수입량이 6.1톤에 달해 95%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편 활어 상태의 장어는 2021년에 모두 1,337.4톤을 수입하였으며 그중 1,096.8톤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였는데, 과연 중국에서 수입한 장어는 모두 자포니카 종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1970년대 이후 유럽으로 유입되는 장어의 개체수는 약 9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며 밀수에 강력하게 대처하면서부터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하며 2014년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자포니카종 장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였으나 멸종위기종의 지정은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적도 해류가 남북으로 나뉘는 분기점의 위도가 변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극동지역으로 회귀하는 실뱀장어의 숫자는 더 크게 감소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밀수를 전 세계적인 노력으로 근절시키지 못한다면 장어의 멸종은 더 빨리 다가올지도 모를 것입니다.

그러므로 장어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특히 불법행위로 생산된 장어의 수입과 유통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 하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양식하는 장어의 치어량을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일본, 대만, 중국의 4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협의체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중국은 아직까지 참가를 미루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정부에서도 대만산 실뱀장어가 중국을 거쳐 홍콩으로 밀수출되는 것을 모르진 않을 것이고 유럽산 실뱀장어가 홍콩으로 밀수출되고 있다는 것도 모르진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유통되는 장어는 자포니카종 외에도 몇 종류가 더 있음을 알고 있음이 분명해 보이지만 어쩐 일인지 정부당국은 이런 사실에 대해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국제적으로 일명 홍콩루트라 불리는 실뱀장어의 유통경로에는 자포니카종 이외의 것이 섞여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어서 생소하지도 않습니다. 2017년 우리나라는 총 11.2톤의 실뱀장어를 양식장에 입식하였으며 그 중 74%인 8.3톤의 수입 실뱀장으로를 입식하였는데 수입한 실뱀장어의 93%인 7.7톤을 홍콩으로부터 수입한 것을 입식하였죠.

그러나 홍콩에는 실뱀장어가 회귀할만한 강이 없다는 사실, 그리고 대만이 실뱀장어의 수출규제를 하기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실뱀장어의 90% 이상을 대만산이 차지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유럽에서 홍콩으로 밀수출된 실뱀장어가 우리나라로 수입되어도 자포니카종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정부당국도 외면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회유하는 실뱀장어의 어획량은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기 어렵고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국내외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관리가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자원관리를 향해 내딛는 한걸음은 그리 어렵진 않을 것입니다.

맛조개를 잡을 때 소금을 뿌리는 이유와 올바른 해감 방법

맛조개를 잡을 때 소금을 뿌리는 이유와 올바른 해감 방법

맛소금을 뿌려서 잡기 때문에 맛조개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맛조개는 무엇 때문에 소금을 뿌리면 밖으로 나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삼투압 때문이라거나 만조가 되면서 바닷물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해서라는 것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닷물이 들어온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일본인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바닷물을 뿌려도 맛조개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과, 미국인이 바닷물보다 염분의 농도가 짙은 물을 뿌려서 맛조개를 잡는 영상을 보면 정확한 이유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맛조개가 소금을 뿌리면 밖으로 나오는 것은 염분(鹽分)이 그 원인이라고는 해도 그 이유가 환경변화에 민감한 맛조개의 특성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삼투압 때문이라는 설도 있으나 아직 어떤 것이 정확한 것인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소금을 뿌림으로써 염분의 농도가 급격하게 높아짐으로 인한 환경변화 때문이건, 삼투압으로 인해 맛조개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 때문이건 염분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분명하다.

개인적으로는 짙어진 염분농도로 인한 환경변화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는 것보다는 삼투압 조절을 하지 못해 도망치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다.

비교적 손쉽게 잡을 수 있는 맛조개는 해감이 필요 없다고도 하지만 해주는 것이 좋은데 올바른 해감법과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가장 중요한 점은 해감을 하기 위한 소금물의 농도를 맞추는 것으로 바닷물의 농도에 가깝게 500㎖의 물에 한 큰술(15g)의 소금을 넣어 3% 정도로 맞추어주는 것이 좋으며 만일 염분의 농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맛조개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염분농도를 정확히 맞추기가 어려울 때에는 깊은 용기보다는 얕은 용기에 담아 해감을 하면 맛조개가 호흡을 하지 못해 죽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음은 냉장고에 넣어 해감을 하는 것보다는 상온에서 해감을 하는 것이 좋은데 온도가 내려가면 활동이 저하된 맛조개가 모래나 이물질을 적게 뱉어낸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얕은 용기에 맛조개를 넣고 해감할 때 주변에 물이 튀는 것을 방지하고, 어두운 곳에서 더 이물질을 잘 뱉는 특성을 이용하기 위해 용기 위를 신문지나 검정색 비닐봉지 등으로 덮어주면 좋고, 뱉어낸 모래를 다시 삼키기도 하므로 물은 한 번 이상 갈아주는 것이 좋다.

맛조개 해감의 마지막 방법으로 몇 년 전 국내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일본 히라야마 잇세이(平山一政)의 ‘50℃ 세척법’을 이용하면 아주 간단하게 10분~15분 사이에 해감할 수 있다고 하는 정보들이 있는데 실제 해본 바에 의하면 해감의 효과가 거의 없을 정도로 낮았으며 ‘50℃ 세척법’을 이용하여 맛조개를 해감하면 맛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맛조개를 해감할 때 특히 주의할 점은 다른 조개도 마찬가지지만 해감을 잘못하여 조개가 죽음으로써 냄새가 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양의 소금과 너무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감할 때 너무 많은 양의 물과 소금을 사용하면 삼투압으로 인해 수분이 모두 빠져나와 죽을 수도 있지만, 호흡을 하지 못해 죽을 수도 있다는 점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또한 맛조개 뿐 아니라 다른 조개들을 해감할 때도 깊은 용기를 사용하면 위에 있는 조개가 뱉은 모래나 이물질을 아래에 있는 것들이 삼키게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평평한 트레이를 이용하여 해감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맛조개의 일종인 태평양 맛조개(Pacific razor clam)가 모래 속으로 재빨리 숨으면서 삼킨 모래를 내뿜는 영상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친다.

바지락을 해감하는 방법과 올바른 보관법

바지락을 해감하는 방법과 올바른 보관법

바지락이 제철인 시기가 왔다. 오늘은 코로나 19로 외식하기가 꺼려지는 요즘, 집에서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바지락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 바지락의 제철은 왜 2월~4월일까?

여름철 산란을 위해 영양분을 축적하고 있어서 가장 맛있는 시기란 것이며 바지락은 주로 바닷물의 온도가 20℃를 전후로 산란을 하기 때문에 산란기는 계절보다는 해수온도가 중요하다.

 

■ 바지락을 해감할 때 주의할 점

바지락의 해감은 어제 포스팅한 “맛조개를 잡을 때 소금을 뿌리는 이유와 올바른 해감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주의할 점에 대해서만 살펴볼까 한다.

1. 해감하는 소금물의 농도는 3% 정도로 맞추어 주는 것이 좋다.

2. 자연상태의 바지락이 서식하는 환경과 비슷하도록 해주면 해감이 잘 되므로 바지락을 담은 용기를 쿠킹 호일이나 검정색 비닐 등으로 덮어주도록 한다. 밝은 곳에서 해감을 하면 바지락이 입을 열지 않아 해감이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도록 하자.

3. 해감에 적합한 수온은 15℃~20℃ 정도로 적정온도보다 높거나 낮으면 해감이 잘되지 않을뿐더러 조개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무더운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냉장고에 넣어 해감하는 것보다 상온에서 해감하는 것이 좋다.

4. 너무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여 오랜 시간 동안 해감을 하면 바지락이 호흡을 하지 못해 죽을 수도 있으므로 바지락이 살짝 잠기는 높이 정도로 물을 부어주는 것이 좋다.

5. 바지락을 몇 시간 동안 해감하는 것이 좋은지 궁금해하는 주부님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직접 채취한 것이 아니라면 1~2시간 정도가 좋고 그 이상을 해감하게 되면 용기를 덮어 놓은 상태에서 바지락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 바지락의 보관 방법(냉동과 냉장)

바지락을 보관할 때는 냉동을 하든 냉장을 하든 무조건 해감은 해주어야 한다. 냉장보관은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 것을 권하며 슈퍼에서 구입한 바지락은 대부분 어느 정도 해감이 된 상태이므로 그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지만 3일을 초과해서 보관하는 것은 좋지 않다.

냉장보관을 하면 바지락은 가사(假死)상태에 있게 되고 이것이 길어지면 죽어버리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냉장보관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이다.

바지락을 냉동보관할 경우에도 반드시 해감은 해주어야 하며 해감이 끝나면 키친타올로 수분을 제거하고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고, 특히 주의할 점으로는 공기를 빼고 가급적 겹치지 않도록 평평한 상태에서 급속냉동하는 것이 좋다.

 

냉동 바지락을 요리할 때 주의할 점은 반드시 센 불로 단번에 가열하여야 하고, 자연해동 시키거나 천천히 가열하면 바지락이 열리지 않으므로 된장국을 끓일 때도 바지락은 반드시 물이 끓고 난 뒤에 넣도록 해야 한다.

 

▶ 냉동보관 팁

바지락을 냉동보관하는 경우에는 해감을 시키고 삶은 다음 국물과 바지락 살을 분리하여 보관해두면 간편하게 사용할 수가 있다.

 

■ 바지락을 해감하고 난 뒤 냄새가 나는 경우

해감하고 난 바지락에서 냄새가 나면 대개는 구입한 바지락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해감하는 방법이 잘못되어 바지락이 죽음으로써 냄새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두도록 하자.

바지락을 구입할 때부터 냄새가 나는 것은 죽은 바지락이거나 아니면 오염이 심한 곳에서 채취한 것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바지락을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해감을 잘못하면 바지락이 죽어서 냄새가 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아래와 같은 원인이 대부분이다.

1. 수온이 적정하지 않았을 때

2. 염분농도가 맞지 않았을 때

3. 물의 양이 지나치게 많았을 때

4. 밝은 장소에서 해감하였을 때

 

■ 죽은 바지락에서 나타나는 현상

죽은 바지락은 냄새가 나고 껍질이 열리지 않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 중에서 껍질이 열리지 않는 것은 가열해도 열리지 않지만 반드시 죽은 바지락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바지락과 같이 2개의 껍데기를 가진 조개(이매패: 二枚貝)는 경첩과 같은 역할을 하는 연결부위와 관자가 껍데기를 열고 닫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경첩은 껍질을 열고, 관자는 껍질을 닫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가열하게 되면 껍질에 달라붙어 있는 관자의 힘이 약해지면서 바지락의 껍질이 열리게 되지만 죽은 바지락은 가열해도 관자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열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한 바지락을 세척할 때 껍데기가 연결된 부분에 손상이 갔을 경우에도 바지락은 열리지 않지만 이런 경우에는 냄새를 동반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바지락이 죽었는지 살아있는지는 껍질이 열린 것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안전을 위해 열리지 않은 바지락은 무조건 버리는 것이 좋다.

※ 끝으로 위에서도 한 차례 언급한 내용이지만 한 번 더 강조하면 냉동보관했던 바지락을 요리할 때는 센 불에서 단번에 가열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천천히 가열하거나 자연해동 하게 되면 사후경직이 일어나면서 관자세포가 망가져 바지락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정로환은 아니사키스(고래회충)로 인한 통증에 효과가 있다.

정로환은 아니사키스(고래회충)로 인한 통증에 효과가 있다.

복통, 소화불량, 설사 등의 증상이 있을 때 복용하는 환으로 된 약 정로환은 러일전쟁 당시에도 사용될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정로환을 개발한 일본의 다이코약품(大幸薬品)에서 지난 2014년에 고래회충(아니사키스)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능이 있어서 이것을 특허신청하였다는 내용이 알려진 적이 있었는데 드디어 금년 7월에 특허를 획득하였다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다이코약품의 주가가 17%나 상승했을 정도로 여론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습니다.

위점막에 침투한 고래회충

 

그러나 일본의 의약계에서는 임상실험의 횟수가 너무 적을 뿐만 아니라 정로환의 주원료인 크레오소트는 해독제가 없는 극약으로 세포나 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고, 암의 발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창자액의 분비와 장의 연동운동을 억제하여 설사를 멈추는 작용은 하지만 살균 효과는 없기 때문에 학교에 근무하는 양호교사나 약사들의 87.1%는 정로환을 처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성인을 기준으로 1일 9개를 복용하는 정로환을 아니사키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몇 배에 달하는(18~36개) 양으로 실험을 했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보된 실험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2014년에 신청한 특허(용도특허)를 올해 2018년 7월에 취득하였는데 드디어 7월 24일에 아니사키스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촬영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실험방법은 고등어에서 채취한 아니사키스를 위산과 같은 환경인 ph1.2로 맞춘 염산에 넣고 아니사키스를 활발하게 만든 다음 생리식염수에 옮겨 실험을 했다고 하는데 실험에 사용한 정로환은 현탁액으로 농도는 2.2mg/㎖였다고 합니다.

특히 수도권에서 가까운 시화방조제에서도 고등어가 잡힌다는 얘기가 들리면서 특히 주의하여야 하는 등푸른생선으로 인한 “히스타민 식중독”의 위험성에 대하여 글을 작성한 바가 있었는데 바다생선으로 인한 기생충과 식중독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바다물고기 기생충의 종류와 인체유해 여부

※ 등푸른생선에서 주로 발병하는 히스타민 식중독

무엇이든 과하면 탈이 나는 것이 이치이니 정로환도 권장하고 있는 양만을 복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며, 혹시라도 모를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긴급히 병원으로 갈 형편이 되지 못하거나 극심한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낚시인들은 정로환을 휴대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등푸른생선에서 주로 발병하는 히스타민 식중독

등푸른생선에서 주로 발병하는 히스타민 식중독

며칠 전 개당 80만원에 이르면서 전량 수입되고 있는 히스타민 검출 키트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의해서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하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관련뉴스: 식중독ㆍ고혈압 유발 히스타민 ‘검출 키트’ 국내 개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발표를 보면 “참치·고등어·삼치 등에 들어있는 히스타민을 검출하는 키트 2종을 개발했다”고 하는데 참치·고등어·삼치 등과 같은 등푸른 생선에 의해서 일어나는 식중독이 바로 “히스타민 식중독”이며 대부분 “선도가 떨어진 생선의 섭취로 인한 알레르기성 식중독”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이제 가까운 시화방조제에서도 고등어가 나온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할 뿐만 아니라 특히 음식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여름철 건강과 관련이 있는 “히스타민 식중독”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히스타민 식중독은 영어로 고등어를 뜻하는 Scombroid가 앞에 붙어서 “Scombroid Fish Poisoning” 또는 “Scombroid Poisoning”이라고 하는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주로 참치, 고등어, 삼치, 전갱이, 방어 등과 같은 등푸른 생선을 먹었을 때 발생하는 식중독을 말합니다.

히스타민이라고 하는 것은 식품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20여 가지 아미노산의 하나인 히스티딘에 모르가넬라모르가니균(Morganella morganii)이라고 하는 균이 효소로 작용하여 히스티딘을 히스타민으로 변환시킴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히스티딘이 많이 함유된 등푸른 생선을 상온에 방치하는 등 관리를 잘못 하면 히스타민을 만드는 균이 증식하게 되고 그럼으로 인해서 히스타민이 생성되게 됩니다. 일단 히스타민이 생성되면 가열을 해도 분해되지 않으며, 가공과정에서 제거할 수도 없기 때문에 식중독을 막을 수 없으므로 특히 주의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식중독의 원인은 세균에 의한 것이어서 가열하거나 살균과정을 거치게 되면 예방할 수 있는데 반해 히스타민 식중독은 세균이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껍질이 타도록 생선을 굽더라도 식중독을 예방할 수 없다는 점이 무서운 것입니다. 즉 히스타민은 102℃에서 3시간을 가열해도 일부만 사멸하며 저온(0~10℃)에 저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먹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히스타민 식중독과 같은 독소형 식중독은 우리가 독버섯을 끓여서 먹더라도 위험한 것과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히스타민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낚시로 살이 붉은색인 등푸른 생선을 잡았을 경우에는 빨리 피빼기를 해주고, 바닷물에서도 서식하는 모르가넬라모르가니균(Morganella morganii)이 많이 붙어 있는 아가미와 내장은 반드시 제거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히스타민이 함유된 생선을 먹으면 금속성분을 혀에 댄 것과 같은 자극성의 맛이 느껴지므로 이런 경우에는 먹지 않고 폐기하는 것이 좋으며 히스타민을 생성하는 모르가넬라모르가니균(Morganella morganii)은 20℃ 이상의 고온에서 활발하게 번식하므로 저온 냉장보관되지 않은 것은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외국의 경우에는 드물게는 통조림제품을 먹고도 식중독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감염이 되면 식후 10분부터 길게는 3시간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고 평균 14시간(길게는 36시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구역질, 구토, 설사, 복통, 두통, 혀와 안면의 부종, 두드러기 등이 있습니다.

만일 불행히도 감염이 되었다면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면 된다고 하지만 반드시 처방을 받아야 할뿐더러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토사물(吐瀉物)을 지참하여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