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잡히는 물고기는 따로 있다?

잘 잡히는 물고기는 따로 있다?

“물고기는 낚시로 잡혔던 것을 기억할까?”에서는 물고기들은 낚시에 잡혔던 것을 기억한다는 “Beukema의 학습이론”을 알아보았는데 이번에는 낚시에 잘 잡히는 물고기는 따로 있다는 “마틴의 가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틴의 가설”이라고 하는 것은 미국의 해양학자인 “존 마틴(John Martin)”이 처음으로 제기한 것으로 선천적으로 경계심이 약한 반면에 호기심은 강하여 낚시에 잘 잡히는 개체가 따로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마틴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1992년 일본에서는 모잠비크틸라피아를 실험용 연못에 넣어 낚시를 하는 실험을 실시하였습니다.

 

모잠비크틸라피아

 

실험에 사용한 모잠비크틸라피아는 모두 144마리로서 낚시에 잘 잡히는 개체가 따로 있다는 가설이 사실이라면 처음에 낚시로 잡은 모잠비크틸라피아만 따로 모아서 다시 낚시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일정 비율은 잡혀야만 가설이 확립될 수 있다는 것이 실험의 주제였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144마리의 모잠비크틸라피아를 반으로 나눈 연못에 넣고 낚시로 잡힌 절반(72마리)은 새로운 연못에 수용하여 다시 2번째 낚시를 하고 거기서 잡힌 것을 다시 모아 3번째로 낚시로 잡는 경우에 과연 일정비율이 유지될 것인가 하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그러나 실험결과는 예측과는 달리 처음 낚시로 잡은 72마리 중에서 다시 2번째 낚시에 잡힌 것은 51마리나 되었고 처음에 낚시로 잡지 못한 72마리 중에서는 2번째 낚시에서도 51마리나 잡히지 않았습니다.

3번째 낚시를 한 결과는 더욱 뚜렷하게 그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즉 한 번 잡힌 모잠비크틸라피아는 두 번째에도 쉽게 잡히지만 첫 번째 낚시에서 잡히지 않는 것들은 두 번째, 세 번째 낚시에서도 잘 잡히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실험 전에 예측한 낚시에 잘 잡히지 않는 개체의 마릿수는 18마리(전체의 12.5%)일 것이라는 것도 실제로는 훨씬 상회하는 41마리(전체의 49%)를 보여주어 낚시로 잡기 힘든 개체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낚시로 쉽게 잡힌 개체를 관찰하여 다른 개체보다 먹이에 강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는데 그것은 다시 말해 식탐이 강할수록 낚시에 잘 잡혔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역시 욕심은 화근(禍根)임을 다시 한 번 알려줍니다^^

그런데 “Beukema의 학습이론”과 “Martin의 가설”은 태생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인공으로 만든 실험환경에서 먹잇감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다른 물고기들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실험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2002년에 낚시인들도 거의 찾지 않는 홋카이도의 산간 계곡의 500미터~700미터의 구간을 4개나 선택하여 일출 무렵부터 낮까지 낚시로 산천어를 잡고, 나머지 잡지 못한 산천어는 전기충격을 가하여 모두 잡은 다음 표식을 붙여 방류하고 50일 후에 다시 2차 실험을 실시하는 다소 무식한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50일 뒤에 다시 낚시로 잡은 산천어를 조사한 결과 첫 번째 낚시로 잡혀 표식을 달고 방류된 것들과 첫 번째 낚시에서 잡히지 않았던 개체가 서로 비슷하게 잡힘으로써 낚시로 잡혔던 물고기는 그 경험을 기억하기 때문에 잘 잡히지 않는다는 “Beukema의 학습이론”도 물고기는 원래 잘 잡히는 개체가 따로 있다고 하는 “Martin의 가설”도 모두 맞지 않는 결과를 보여줌에 따라 인공적으로 꾸며진 실험시설에서의 관찰은 자연상태에서의 실제 모습과는 다르다는 점과 아직도 물고기들의 습성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입니다.

물론 이 글을 작성하는 저는 해양학이나 어류학과는 전혀 무관한 그저 낚시를 좋아하는 일개인에 불과합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낚시가 잘 된다는 그야말로 완전한 기법은 존재하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언제나 다른 날씨와 환경 속에서 다양한 조건들이 서로 우연히 맞아떨어져 운 좋게 고기를 잡은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이런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기 위해 왜? 잡힌 것인지를 분석하고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자신만의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하는 것도 진정한 낚시의 또 다른 묘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번에 걸쳐서 작성한 글의 요지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전에 낚싯바늘을 삼킨 물고기를 놓아주면 살 수 있을까?”란 글에서도 낚시로 잡은 77마리의 바늘을 삼킨 산천어를 방류한 결과 체내에서 낚싯바늘이 부식되어 방출되고 70% 가까운 마릿수가 다시 낚시에 잡혔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즉, “Beukema의 학습이론”과 “Martin의 가설”이 옳다고 한다면 낚시인들이 희망하는 대물을 잡기 위해서는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류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일일 것이며 두 이론이 틀린다고 하더라도 놓아준 고기는 자연상태에서 다시 잡을 수 있는 것이기에 우리 낚시인들로서는 최소한 금어기간과 체장의 기준 만큼은 실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이렇게 에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물고기는 낚시로 잡혔던 것을 기억할까?

물고기는 낚시로 잡혔던 것을 기억할까?

강과 바다 및 저수지에서 낚시를 할 때면 사실은 개체수가 많고 활성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물고기들이 미끼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경험을 간혹 하게 되곤 하는데 그럴 때면 물고기들의 경계심이 높아졌다거나 아니면 개체수가 줄었거나 하는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낚시인들이 가지는 이런 의문에 대하여 50여 년 전부터 한 번이라도 낚시에 잡힌 물고기는 낚싯바늘을 기억하고 그에 대한 학습효과가 남아 있기 때문에 잘 잡히지 않는다는 이론과, 물고기는 원래 잘 잡히는 개체가 따로 있다는 두 가지 이론이 내려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 두 가지 이론을 종합하여 실험한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물고기는 낚시로 잡힌 경험을 기억한다는 “Beukema의 학습이론”과 잘 잡히는 물고기의 개체는 따로 있다는 “Martin의 가설”이 있는데 오늘은 첫 순서로 “Beukema의 학습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의 “Jan J. Beukema”박사는 의역하자면 “잉어의 학습효과에 의한 어획 감소(Decreasing catchability through one-trial learning)”로 번역할 수 있는 논문을 1970년에 발표하였습니다.

Beukema박사는 실험을 위하여 한 번도 낚시로 잡힌 경험이 없는 잉어를 실험할 연못에 넣고 2주 동안 모두 800명의 연인원을 동원하여 매일 낚시를 하도록 했으며 사용하는 장비와 미끼는 마음대로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잡은 잉어는 반드시 표식을 달고 놓아주어야 했고, 하루에 낚시를 하는 시간은 1인당 4시간으로 제한을 하였습니다.

실험결과에 의하면 1인당 조과가 가장 좋은 날은 첫째 날(평균 1.24마리)이었으며, 2일째부터 하락하기 시작하여 5일째에는 첫날의 1/4 정도의 조과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즉 항상 같은 마리수의 잉어가 연못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잡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은 잉어가 바늘에 걸린 경험을 학습하여 바늘에 끼워놓은 미끼를 피하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것을 검증하기 위해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그 첫 번째는 학습효과가 없는 잉어가 잡힐 것인지의 여부는 랜덤으로 결정될 것이고 낚인 횟수는 “푸아송분포”와 일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실제로 관찰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실험결과는 예측과는 달리 푸아송분포를 크게 벗어나 있었는데 처음으로 잡힌 잉어가 다시 낚시로 잡히는 것은 예측보다 훨씬 적은 수치를 보였던 것입니다.

두 번째 검증방법은 그날 잡은 잉어의 몇%가 이전에 낚시로 잡힌 경험이 있는지를 알아보았는데 1일~4일까지는 한 번도 잡힌 적이 없던 잉어의 20~30%가 낚시에 잡혀 낚시에 잡힌 경험을 가진 잉어가 다시 잡힌 5%보다 더 잘 잡힌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나 5일째부터는 잡힌 경험이 있는지의 유무를 떠나 모두 5%에 불과한 조과를 올리는 것에 그치고 말았는데 이것을 바탕으로 Beukema박사는 실험시작 이후 4일이 지나면서 연못에 있는 잉어의 대부분이 한 번씩은 낚싯바늘에 걸린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또한 Beukema박사는 1년 이후에도 물고기들의 학습효과는 지속되는 것으로 발표하였습니다. Beukema박사가 제시한 이론은 현재에 와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요? 그리고 다음 시간에 살펴볼 잘 잡히는 물고기의 개체는 따로 있다는 “Martin의 가설”과 동시에 성립할 수 있을까요?

궁금하시다면 다음 편을 기대해주십시오^^

왜 나만 고기를 잡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

왜 나만 고기를 잡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

낚시를 처음 시작하고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본인만의 스타일이 생기기 시작하고 충분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주변의 조언이나 도움을 받지 못할 때 겪는 일 중의 하나가 바로 낚시터에서 주변의 조사들은 다들 잘 잡는데 왜 자신만 고기를 잡지 못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노리는 대상어종의 습성과 채비와 미끼 등에 대해서 더욱 깊이 있게 알아가게 되니까….

그러면 지금부터 왜 나만 잡지 못하는 몇 가지 원인을 차례로 알아보자.

우선,사용하는 바늘의 종류와 크기가 맞지 않는 경우이다.

 

낚시점에 진열된 바늘을 보면 형태도 정말 다양하고 크기도 다르며 기성품의 경우에는 바늘의 홋수에 따라 사용된 목줄의 규격도 저마다 다르다.

100종류의 물고기가 있다면 그것은 100가지 입모양을 가진 물고기가 있다는 말이고 입의 크기도 물고기의 크기에 따라 제각각이며 같은 물고기라도 계절별로 차이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각각의 어종에 맞는 다양한 바늘의 모양과 크기가 있는 것이고 이런 사항을 어느 정도 알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미끼를 사용한다고 할지라도 고기를 잡을 확률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미끼 다음으로 물고기와 직접 접하는 것이 바늘이므로 상황에 맞는 바늘을 선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쉽게 말하자면 큰 바늘로 작은 물고기는 잡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연안에서도 잡히기 시작하는 전갱이의 경우 루어낚시가 아닌 카드채비를 사용하여 잡고자 하는 경우 바늘의 크기가 크면 입에 들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마릿수에서 타인에 비해 떨어지는 조과를 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작은 바늘을 사용하면 큰 물고기도 잡을 수 있는가에 대하여 의문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대답은 절반의 정확함이라 하겠다.

무슨 말인가 하면 주변에 비해 조과가 떨어지는 분들의 경우에는 십중팔구 낚시의 경력이 적기 때문에 기성품 바늘을 사용하는 경향이 많고 그런 바늘의 경우에는 바늘의 크기가 작을수록 목줄의 호수도 작기 때문에 큰 물고기가 걸리면 목줄이 끊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 첫째 이유이며 둘째 이유로는 작은 바늘을 사용할 때 큰 물고기가 입질을 하면 후킹이 어려우며 미끼와 함께 삼켰을 경우라도 물과 함께 뱉어내면 입에서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간단하게 바다낚시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바늘의 형태 다섯 가지에 대하여 특징을 살펴보고 가도록 하자.(사용하는 바늘의 용어가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 많아 일본식 표현이 사용되는 점은 이해를 부탁드린다.)

▶ 우선 가장 범용성이 높으며 흔히 세이코바늘(丸セイゴ)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바늘은 먹이를 씹지 않고 통째로 삼키는 물고기에 적합하고 물고기가 물었을 경우 바늘이 빠지기 어려운 형태로 바다낚시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바늘이다. 여기서 변형되어 락피시를 대상으로 할 때는 바늘끝이 몸통 쪽으로 휘어진 바늘을 사용하기도 한다.

▶ 다음은 감성돔바늘과 벵에돔바늘의 바탕이 되고 있는 이세마마(伊勢尼)가 있다.

이것은 먹이를 빨아먹거나 통째로 삼키는 어종에 적합하며 작은 것부터 대물까지 사용범위가 넓지만 대체로 입이 작은 어종에 적합하다.

▶ 입이 작은 어종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바늘(袖針)

이것은 몸통의 길이가 길고 전체적으로 가는 모양으로 하고 있는데 다른 바늘에 비해 밑걸림에 약하고 소형 어종을 대상으로 하는 낚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 소매바늘과 세이코바늘을 합친 듯한 모양의 바늘(キツネ: 여우바늘이라고 해야 하는지…)

이 바늘은 주로 보리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밑걸림이 다소 덜하지만 바늘이 이탈될 가능성은 조금 높은 편이다.

▶ 락피쉬 전문의 바늘(ムツ)

이것은 먹이를 깊이 삼키는 습성이 있는 락피쉬에 맞게 특화시킨 바늘로 바늘의 미늘 부분의 끝을 몸통 쪽으로 구부린 형상(네무리라고 함)을 하고 있다. 즉 먹이를 통째로 삼키는 입이 큰 물고기에 적합하며 일단 걸리면 바늘이 빠질 위험은 적다.

이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바늘의 5가지 형태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이외에도 바늘의 색상과 도금 등 여러 가지 분류가 있으나 이쯤에서 멈추고 본인만 잡지 못하는 이유의 두 번째로 넘어가자.

바늘 다음으로 초보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바로 사용하는 미끼다.

대체적으로 만능이라고 생각하는 갯지렁이를 사용하는데 이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지만 역시 대상어종에 맞는 미끼를 선택하는 것이 좋고 바늘의 크기와 마찬가지로 미끼의 크기도 조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낚시를 하는 장소에 따라 같은 어종이라도 동일한 미끼에 반응을 하는 경우도 있고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장소에 맞는 미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다양한 미끼를 준비하려면 비용도 적잖이 들게 되므로 출조 전에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물고기가 있는 유영층을 노려야 한다.

예를 들어 갈치를 대상으로 찌낚시를 하는 경우 수심을 잘 맞추지 못하면 상층이나 중층의 갈치는 잡히지 않고 바닥층의 물고기만 잡히게 되는데 요즘 낚시에서 사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장치를 이용하여 물고기가 있는 유영층을 살펴보면 주로 1.5미터와 10미터 근처에서 물고기가 유영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나 이런 사실(물고기의 습성)을 모르고 수심 5~7미터를 노린다면 당연히 조과는 좋을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낚시를 떠나기 전에 대상으로 하는 어종의 습성에 대해서는 알아두는 것이 조과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이상으로 낚시터에서 다른 분들에 비해서 조과가 떨어지는 원인을 살펴보았는데 위에서 언급한 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경력이 적은 분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 생각되는 점만을 추려본 것입니다.

바늘과 미끼, 그리고 물고기의 습성을 알고 나면 남는 것은 약간의 기술적인 부분이므로 앞으로는 많은 조과를 올리실 것으로 믿으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무늬오징어의 올바른 캐치 앤드 릴리스

무늬오징어의 올바른 캐치 앤드 릴리스

플라이낚시에서부터 시작된 캐치 앤드 릴리스는 점차 많은 낚시인들 사이에서 실천되고 있으며 특히 법으로 금하고 있는 기준 체장 이하의 물고기를 잡았을 때에는 돌려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은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올바른 릴리스 방법을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잡은 물고기를 손상 없이 돌려보내는가 하는 것과 특히 에깅낚시에서 언제나 제가 강조하고 있는 산란을 마치지 않은 암컷 무늬오징어는 어떻게 놓아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어종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것부터 먼저 알아보면 잡은 물고기를 랜딩할 때에도 도구를(갸프나 뜰채 등) 이용하는 것이 좋지만 여건에 따라 힘으로 랜딩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① 가능하면 손을 차갑게 하여 물고기를 잡는다.

물고기의 입에 걸린 바늘을 제거할 때에는 대개가 맨손으로 잡게 됩니다. 이럴 경우에는 물고기의 체온보다 사람의 체온이 높아서 물고기에게 손상을 가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손을 차갑게 하여 바늘을 빼주는 것이 좋으며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물속에서 바늘을 빼주는 것이지만 바다낚시에서는 이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② 산소를 공급해준다.

잡은 물고기를 오래도록 공기에 노출시키게 되면 물고기의 호흡을 방해해서 회복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아가미에 물을 공급해서 호흡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살림망에 넣어두고 호흡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③ 물고기가 회복할 시간을 준다.

잡은 물고기를 바로 놓아주면 배를 위로 뒤집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기에 노출되고 낚시인과의 힘겨루기로 체력이 소진된 물고기가 회복할 시간을 주었다가 놓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상이 가장 기본이 되는 캐치 앤드 릴리스의 방식이며 이제는 어떻게 무늬오징어를 놓아주는 것이 좋은가를 살펴보겠습니다.

 

▶ 차가운 손으로 만지도록 한다.

다른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손으로 오래 잡고 있으면 화상을 입게 되어 생존할 확률이 줄어들게 됩니다. 여름철 폭염이 지속되면서 41.1℃의 고체온을 보인 사람이 사망한 사례가 있는 것과 같이 무늬오징어도 바닷물의 온도보다 평균적으로 10~15℃ 이상이나 높은 사람이 맨손으로 잡게 되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 바닥에 두지 않는다.

기온이 높아지고 있음에 따라 지면의 온도도 상승하게 됨으로 무늬오징어를 바닥에 방치하는 것 또한 사람이 맨손으로 잡는 것처럼 화상을 입히게 됩니다.

▶ 높은 곳에서는 뜰채를 이용하여 방류한다.

갯바위나 테트라 등에서 놓아주게 되면 충격에 의해 생존율이 떨어지므로 가능하면 충격이 적도록 물과 가까운 위치에서 놓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 에기를 위로 하여 오징어를 들지 않도록 한다.

에기를 위로 하여 에기에 무늬오징어가 달린 채로 들게 되면 손상을 주게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방류해도 생존할 가능성이 적은 경우에는 놓아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에기의 칸나가 눈에 박힌 무늬오징어는 놓아주지 않는 것이 좋다.

무늬오징어의 눈과 촉완은 먹이활동에 가장 필요한 신체의 일부분이어서 눈이나 촉완(가장 긴 다리)에 상처가 심한 경우에는 놓아주더라도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놓아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체내의 수분이 빠진 경우에도 놓아주지 않는 것이 좋다.

다른 어종의 릴리스 방법과 마찬가지로 무늬오징어의 릴리스도 가급적이면 물속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산란을 마치지 않은 것인지 구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가능하면 신속하게 칸나를 제거하고 산란여부를 확인한 다음 방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참고가 될 만한 것을 한 가지 말씀드리면 무늬오징어의 개체수가 우리보다 많은 일본에서도 강제규정은 아니지만 지자체에서는 7월부터 9월까지는 무늬오징어의 금어기로 정하고 있으며 잡을 수 있는 크기는 15cm 이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의 실천은 바늘의 선택에서부터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의 실천은 바늘의 선택에서부터

 

바다낚시에서는 잡은 고기를 회로 먹거나 아니면 다른 요리로 만들어 먹기 위해 가지고 귀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일정 크기 이하의 물고기는 잡아도 돌려보내는 것이 낚시인들이 지켜야 할 기본덕목의 하나인데 이런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 문화는 플라이낚시로부터 출발하여 이제는 점차 그 저변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무늬오징어의 올바른 캐치 앤드 릴리스”에 대하여 살펴본 내용은 일반적인 어류들을 놓아주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물고기를 잡더라도 손맛만 보고 놓아줄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상처를 덜 받도록 하자는 취지의 논문 2편을 인용하여 진정한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의 실천은 물고기를 잡기 전에 바늘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낚시에 관하여 우리보다는 앞서가는 나라답게 미국에서는 낚시와 관련한 학술논문의 편찬도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논문은 1. 서클훅과 J훅의 후킹성공율과 바늘을 삼키는 비율 및 물고기의 출혈에 관한 것들을 비교한 “A Comparison of Circle Hook and “J” Hook Performance in Recreational Catch-and-Release Fisheries for Billfish”와 2. 송어낚시에서 여러 종류의 낚싯바늘을 삼키는 비율과 물고기의 사망률을 조사한 “Hooking Mortality and Landing Success Using Baited Circle Hooks Compared to Conventional Hook Types for Stream-dwelling Trout”이 그것입니다.

논문의 제목을 검색하시면 구글에서 PDF파일을 다운 받을 수 있으니 보다 상세한 내용을 알고자 하시는 분들은 원문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미국의 논문을 인용하기는 하지만 어업이 아닌 취미생활의 하나인 낚시에 관해서도 이런 학술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내심 부럽기만 하고 이런 연구를 후원하는 기업들이 있다는 사실도 부러울 따름입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으니 이쯤에서 멈추기로 하고 우선 우리에게는 생소한 용어인 ‘서클 훅’은 “왜 나만 고기를 잡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에서 살펴본 바늘의 종류 중 락피시를 잡기 위한 전문바늘인 미늘의 끝을 안으로 구부린 넴바늘(네무리 바늘)과 같은 모양의 훅을 말합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새치류(참치류) 어종을 잡을 때 이렇게 미늘의 끝이 안쪽으로 구부러진 ‘서클 훅’을 사용하지 않으면 유어선의 영업을 정지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서클 훅이 무엇인지를 알았으니 위의 사진에서 본 J훅과 서클 훅, 트레블훅 및 드라이플라이 훅을 이용하여 낚시를 한 경우 바늘을 목까지 삼킨 비율과 물고기의 사망률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바늘의 종류 바늘을 삼킨 비율 사망률
J훅 21% 25%
트레블 훅 5% 29%
서클 훅 4% 7%
드라이플라이 훅 1% 4%

상기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서클 훅을 이용한 낚시가 물고기의 사망률을 줄일 수 있어서 잡은 물고기를 놓아주더라도 생존할 확률이 커지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서클 훅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며 놓아주는 물고기의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바늘을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서클 훅이 물고기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것은 알았는데, 과연 조과는 다른 바늘에 비해서 어떤가를 알아본 내용은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J 서클 훅
횟수 % 횟수 %
낚시 횟수 225 365
후킹 횟수 161 72% 300 82%
잡은 횟수 125 78% 235 78%
바늘이 걸린 곳
입 가장자리 34 27% 200 85%
상악 21 17% 30 13%
삼킨 경우 58 46% 4 2%
후킹 실패 11 9% 1 40%
기타 부위 1 1% 0 0
출혈량
심각한 출혈 32 26% 6 3%
중등도의 출혈 23 18% 5 2%
소량의 출혈 16 13% 5 2%
출혈 없음 154 43% 221 94%

상기의 표에서 살펴본 대로 서클 훅이 J훅에 비하여 바늘을 삼키는 비율도 적고 출혈량도 적기 때문에 물고기에게 손상을 덜 입힐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족자원이 감소하면 낚시를 즐기는 것도 당연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낚시인들은 법으로 규정하는 기준 크기 이하는 반드시 방생하는 실천이 필요할 것이며, 이런 학술논문의 편찬과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이 하지 않으려 해도 부럽기만 합니다.

정부나 행정당국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할 수 있는 정책보다는 보다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낚시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행정을 펼치는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하고(1회 출조 시에 6.5kg의 물고기를 잡는다는 당치 않은 연구에 돈을 낭비하지는 말고), 낚시와 연관된 기업을 운영하는 업체에서도 이런 연구에 뒷받침하는 사례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