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윤선도에게 배우는 낚시터의 예절

고산 윤선도에게 배우는 낚시터의 예절

지난 주말 모처럼 밤낚시를 즐기고 왔다. 예보와는 달리 바람도 그리 세게 불지는 않아 조용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요즘 가까운 시화방조제는 삼치가 잡힌다는 소식으로 많은 낚시인들이 몰린다는 얘기를 들으니 윤선도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1791년에 간행한 고산유고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만류녹음(萬柳綠陰) 어린 곳에 일편태기기특(一片苔磯奇特)구나.

다리에 닫거든 어인쟁도(漁人爭渡) 허물 마라.

학발노옹(鶴髮老翁) 만나거든 뇌택양거효칙(雷澤讓居效則)하자.

수양버들 그림자 우거진 곳에 이끼 낀 바위가 있는 낚시터도 기특구나.

다리에 도착하거든 낚시꾼들의 자리다툼을 흉보지 마라.

학발노옹을 만나거든 뇌택에서 자리를 양보하던 미덕을 본받도록 하자.

상기와 같은 뜻을 지닌 이 구절에서 학발노옹(鶴髮老翁)은 백발의 노인을 말하고 뇌택양거(雷澤讓居)란 사기(史記) 권1 오제본기(五帝本紀)에 나오는 “순임금이 역산에서 밭을 경작하자 역산의 사람들이 모두 밭두둑을 양보하였고, 뇌택에서 물고기를 잡자 뇌택가의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양보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순임금이란 대상에서 부와 권력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연장자를 공경하자는 뜻으로 해석함이 좋을 듯하다.

굳이 고산유고(孤山遺稿)의 구절을 인용함은 낚시터에서 상식적으로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절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종종 일어나는 다툼을 서로 한걸음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미덕을 발휘하여 방지하자는 뜻에서이다.

낚시를 하러 온 사람들이 모두 시간이 남고, 돈이 많아서 오는 것이 아님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고, 이런 점은 조선 후기의 문신 윤기(尹愭)가 시문집인 무명자집(無名子集)을 통해서 낚시는 한가로운 것이 결코 아님을 지적한 바가 있었다.

인개위조한(人皆謂釣閑): 사람들은 낚시가 한가롭다 말하지만

아독위비한(我獨謂非閑): 내 생각은 그렇지가 않구나.

군간심여목(君看心與目): 그대들이여 자신의 마음과 눈을 보라.

부득잠시한(不得暫時閑): 잠시도 한가롭지 못하질 않은가?

던지고 감고, 그러다 걸리고 터지고… 그런데 이것이 다른 사람의 개념 없는 캐스팅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면 누구라도 욱~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일 터~

이제 본격적으로 시즌을 맞는 낚시터에서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서로를 배려하는 낚시터의 예절이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밑걸림이 있는 곳에 고기가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밑걸림이 있는 곳에 고기가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원투낚시로 잡히는 어종(魚種)의 대부분은 바닥층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이다. 그리고 바닥층에 서식하는 어종의 대부분은 어초(魚礁) 주변에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물속에 암초가 있는 부분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들 한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아니면 카더라 통신에 불과한 것일까? 지금부터 한 편의 논문을 인용하여 사실을 알아보도록 하자.

영어로는 락 퓌시(Rock Fish), 한자로는 근어(根魚)라고 표기하는 물고기들은 해저의 암초나 해초 사이에서 서식하며 멀리 이동하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으며 서식범위가 좁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마릿수 조황을 올리기가 쉬운 어종이기도 하다.

우럭, 볼락, 놀래미, 쏨뱅이가 대표적인 락피쉬는 일본에서는 근어(根魚)라고 표기하는데 밑걸림의 일본어 표현인 네가카리(根掛り)에도 근(根)이란 한자가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어로 근(根)이란 글자는 많은 뜻을 가지고 있는데 낚시와 관련해서는 해저의 암초지대를 뜻하며 근어(根魚)는 일본어로 네교(ねぎょ), 네우오(ねうお), 네자카나(ねざかな), 콘교(こんぎょ) 등으로 읽으며 때로는 네츠키자카나(根付き魚)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용하는 표현의 다양함 만큼이나 락피쉬의 연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본에서 2009년에 띠볼락을 대상으로 정주성(定住性)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정주성(定住性)이란, 이동이 비교적 적고 한곳에 머물러 서식하는 성질을 말하며 영어로는 사이트 피델러티(site fidelity)라고 하는데 연구진은 마이즈루만(舞鶴湾)에서 잡은 띠볼락의 복부에 초음파발신기를 부착하고 해안으로부터 100미터 떨어진 곳에 방류한 다음, 그 활동을 조사하였다.

논문의 제목은 “Preliminary study on homing, site fidelity, and diel movement of black rockfish Sebastes inermis measured by acoustic telemetry”이며 소정의 금액을 납부하면 전체를 볼 수 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아래의 사진에 나와 있는 그림(a)라고 단언할 수 있는데 이것을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그림에서 삼각형으로 표시된 부분은 마이즈루만(舞鶴湾)에 있는 부두로부터 50~100m 간격으로 줄지어있는 암초지대를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서 잡힌 3마리의 볼락 중에서 1마리는 제일 오른쪽의 암초지대에서 잡은 것이고 나머지 2마리는 가운데의 암초에서 잡은 것으로 가운데 암초를 기점으로 100m 떨어진 곳에서 3마리 모두를 방류하였다고 한다.

조사결과 방류한 볼락은 방류한 당일 모두가 원래 잡힌 곳으로 다시 돌아왔으며 그 이후에 활동을 하더라도 20~40m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 논문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도 확인된 것처럼 원투낚시를 할 때에는 가능하면 어초(魚礁)가 형성된 지역을 찾아서 집중공략하는 것이 좋으며, 밑걸림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좋은 조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하자.

물고기의 먹이활동은 배고픔 때문일까?

물고기의 먹이활동은 배고픔 때문일까?

낚시의 조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잡으려고 하는 대상어종의 생태에 대하여 많은 지식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이번에는 물고기들은 배고픔 때문에 먹이활동을 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자주는 아니어도 감성돔이나 돌돔을 잡을 경우 회를 뜨면서 위속의 내용물은 무엇인지를 살피고 가급적이면 위에 있는 내용물과 동일한 미끼를 사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물고기들의 위에서 먹이활동을 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도 빈번한데 이런 이유로 물고기들이 배고픔 때문에 미끼를 먹었다는 생각을 많은 낚시인들이 하곤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에서 금년 5월에 발표한 “우리나라 서해에서 출현하는 대구(Gadus macrocephalus)의 식성”이란 논문을 보면 관찰한 407개체의 대구 중 위에서 내용물이 발견된 대구는 236개체로 공위율은 42%였다고 한다.

공위율(空胃率: ratio of empty stomach)이란 것은 전체 개체수에서 위장에 내용물이 없는 개체수의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으로 통상 VI(Vacuity Index)로 표시한다.

그런데 위에서 인용한 국립수산과학원의 논문은 관찰한 개체수가 적어서 2011년에 미국의 마크 빈슨(Mark Vinson)과 테드 앙그라디(Ted Angradi)가 발표한 논문(Stomach Emptiness in Fishes: Sources of Variation and Study Design Implications)을 인용해보면 조사한 402종 369,000마리의 평균 공위율은 26.4%였다고 한다.

물론 물고기들의 공위율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변동이 심하지만 어식성 어종일수록, 야행성 어종일수록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사실은 2017년 어류학회지에 실렸던 “여름철 동해 남부에 출현하는 청어(Clupea pallasii) 유어의 일섭식 변동”이란 논문에서도 공위율은 밤에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상기에서 보듯이 서해에서 잡은 대구의 42%와 미국의 논문에 따른 전체 평균 공위율 26.4%라는 것은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개체수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일본에서 1998년에 나가사키 시에 있는 카와하라저수지(川原大池)에 서식하는 배스들의 공위율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년생 이상인 배스의 경우 봄에는 60~70%, 여름에는 10%, 가을에는 50%의 공위율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봄철의 공위율이 높은 것은 산란한 알을 지키려는 것이 원인으로 판단되지만 가을철의 공위율이 높은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

한편 미국의 연구에 의하면 일리노이 주의 크랩 오차드 호(Crab Orchard Lake)에서 서식하는 991마리의 배스는 평균 50%의 공위율을 보였다고 한다.

 

크랩 오차드 호(Crab Orchard Lake)

 

상기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이처럼 높은 공위율을 보이는 것은 물고기들의 먹이활동 성공률이 아주 낮다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비록 자연상태가 아닌 수조에서 한 실험이기는 하지만 배스가 연준모치를 먹이로 삼는 동작에서는 76%의 성공률을 올렸다는 연구논문도 있는데 만일 은신할 수 있는 장애물이 많은 자연상태에서였다면 그 성공률은 더 올라갔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물고기들의 먹이활동 성공률은 결코 낮지가 않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미국 몬타나 주립대학의 토마스 맥마흔(Thomas E. Mcmahon) 교수가 2005년에 발표한 “Foraging success of largemouth bass at different light intensities: implications for time and depth of feeding”이란 논문을 보면 큰입배스의 모기고기에 대한 먹이활동의 성공률은 95%였다고 하는 것에서 보는 것처럼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이 실패할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지난 번 “숏 바이트(short bite)의 또 다른 원인”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물고기들 중에서 특히 어식성 어종의 경우에는 측선과 시각을 통해 먹잇감의 위치를 판단하지만 1/1000룩스의 빛에서도 먹잇감을 볼 수 있는 배스라고 할지라도 시각과 측선의 감각충돌에 의한 먹이활동 실패는 일어난다.

예를 들어 2003년에 발표된 대만의 논문에 따르면 측선의 기능을 상실시킨 홍민어의 경우에는 바로 옆에 있는 먹잇감도 공격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먹잇감이 되는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면서 일으키는 물방울의 주파수가 배스가 감지하는 범위를 벗어나도 측선으로는 먹잇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고 하는데 통상적으로 물고기들의 측선에서 감지하는 주파수 영역은 수십 Hz이내란 사실을 “물고기들의 측선 체계(The Lateral Line System)”란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것은 1초에 0.03㎜ 정도를 움직이는 것도 측선을 통해 인지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에서 보듯이 배스가 먹잇감을 발견하는 능력과 먹잇감을 섭취하는 성공률은 대단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먹이를 발견하는 능력과 섭취하는 성공률이 높다는 것은 물고기들의 높은 공위율과는 괴리되는 현상으로서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이 단순히 배고픔에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란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배스는 포만감이 커질수록 먹이활동 성공률이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할 뿐만 아니라 입을 벌리는 크기가 작아지고 턱뼈의 움직임이 적어지기는 하지만 결코 먹이활동을 멈추는 것은 아니란 사실은 “검정우럭과의 다양성과 생물학 및 보존(Centrarchid Fishes: Diversity, Biology and Conservation)”이란 책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따라서 상기에서 예로 든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물고기들, 특히 어식성 어종의 먹이활동은 공위율과는 크게 상관이 없음을 알 수 있는데 이로 미루어볼 때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은 니콜라스 틴베르헌(Nikolaas Tinbergen)이 규명한 신호자극(sign stimulus 또는 열쇠자극:key stimulus이라고도 함)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신호자극을 검색하면 ‘가시고기의 신호자극’이란 내용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구애활동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본능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모든 자극을 말하는 것으로 루어낚시에서 사용하는 각종 루어들이 수중에서 특정 강도의 주파수를 일으키기 때문에 어식성 어종들의 입질을 유도하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루어낚시로 농어와 같은 어식성 어종을 노릴 때 빠르게 루어를 움직임으로써 본능적으로 반사적인 입질을 유도하는 리액션 바이트(reaction bite)가 바로 신호자극을 발생시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흔히 낚시인들을 보면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어도 특정 액션에서 잘 잡힌다고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물고기들의 측선에 자극을 주는 그 무엇은 아닐까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지만 아직까지는 루어의 어떤 액션이 어느 정도의 자극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많은 열정적인 어류학자들의 연구는 오래지 않아 이 비밀을 규명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만조까지 노려야 할 포인트, 조간대에 형성되는 조수웅덩이(Tide pool)

만조까지 노려야 할 포인트, 조간대에 형성되는 조수웅덩이(Tide pool)

낚시인들은 고기를 잡기 위해서 밀물과 썰물에 관한 지식은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조금 소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해안에서 원투낚시를 할 때 갯벌의 지질을 이해하게 되면, 조금 더 다양하고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는데, 갯벌은 오늘의 주제인 조간대(潮間帶)에 해당합니다.

조차가 큰 해안에서 만조 때는 물에 잠기고, 간조 때는 드러나는 해역을 조간대라고 하는데, 조금 더 상세히 말씀드리면, 평균 만조위와 평균 간조위 사이의 지대를 조간대라 하고, 평균 만조위 위쪽의 대조 만조위 때에만 침수되는 지대를 조상대, 평균 간조위 아래쪽의 대조 간조위 때에만 노출되는 지대를 조하대라 합니다.

 

특히, 조간대 중에서 간조시에도 물이 고여 있는 물골을 개옹이라고 부르고, 조하대는 다른 말로 점심대(漸深帶)라고도 하는데, 표현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시청자님들도 해안에 돌을 쌓아 밀물이 되면 고기가 같이 들어왔다가 썰물이 되면 물이 빠지면서 돌담에 남는 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고기잡이 방법인 독살을 경험하시거나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해보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독살어업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오래전부터 행해져 온 것으로 한자로는 석호(石滬, 石沪)라고 표기하는데, 대만에 있는 하트가 두 개 겹쳐진 모양의 쌍심석호는 유명한 관광코스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어로는 스톤 타이들 위어(stone tidal weir)라고 하며, 구글에서 검색하면 영국에서도, 프랑스에서도, 하와이에서도, 일본에서도 독살어업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독살어업의 원리는 낚시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간조와 만조에 따라 물고기들이 이동하는 습성을 이용하는 것으로, 바다를 자세히 관찰하면,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규모는 사람이 만든 것에 비해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낚시로 공략하기에 좋은 포인트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지형을 조수 웅덩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타이드 풀(Tide pool)이라고 하는데, 간조보다는 만조까지의 조과가 좋습니다.

 

그럼, 다시 앞에서 말씀드렸던 갯벌의 지질에 관한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갯벌은 바닥의 퇴적물이 무엇인가에 따라, 모래갯벌, 펄갯벌, 그리고 모래와 펄이 섞여 있는 혼성갯벌로 나눌 수 있는데, 지금 보시는 사진처럼, 갯벌에서 형성되는 타이드 풀은 모래와 진흙의 퇴적차이로 생기는데, 수도권에서 가까운 인천 송도의 갯벌이 바로 혼성갯벌에 해당합니다.

 

한편 모래갯벌은 백령도나 대청도 등에서 볼 수 있으며, 오래전 민물낚시를 즐겨할 때 거의 매주 다녔던 강화도 주변의 갯벌은 펄갯벌에 속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여러 차례, 강조해온 것이지만, 바다낚시에서 공략해야 하는 포인트는 지형의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라는 것은, 오늘 소개한 조수웅덩이 또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암초가 발달한 지역에서는 조간대에 홍합이 층을 이루고 있거나, 게나 새우 같은 먹잇감들이 풍부하기 때문에 만조를 향해 조위가 오르게 되면 그것들을 먹기 위한 물고기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므로 만조 전까지는 타이드 풀이나, 개옹과 같은 물골지형을 노리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제, 결론을 말씀드리면, 오래전 ‘원투낚시 초보자들이 하지 않는 세 가지’란 제목의 글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원투낚시의 초보자들은 낚시터에 도착하면 바늘을 달기 전에 추만 연결한 상태에서 캐스팅한 후 천천히 라인을 감으면서 바닥의 지형을 파악하도록 하고 낚시를 하는 도중에 라인이 늘어졌을 때도 반드시 로드를 들고(거치대에 둔 채 릴링은 피한다) 라인을 감으면서 지형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밑밥에서 사용하는 마키란 무슨 뜻일까?

밑밥에서 사용하는 마키란 무슨 뜻일까?

활동 중인 동호회의 게시판에 마키란 용어가 무슨 뜻인지 문의하는 글을 보고 아는 선에서 몇 자 적어본다.

짐작하는 것과 같이 마키란 말은 일본어이다. 그러나 낚시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마키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의 뜻이 있다.

우선 마키(撒き: まき)라고 하는 것은 뿌린다는 뜻을 가진 일본어 동사 마쿠(撒く: まく)의 명사형으로 일본의 관서지방에서 성행하고 있는 살아있는 생새우를 뿌려서 농어와 같은 어종을 잡는 새우뿌림낚시(エビまき釣り: 에비마키즈리)에서 마키(撒き: まき)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흔히 밑밥을 혼합할 때 사용하는 크릴을 가리키는 마키라는 표현은 정확하게는 마키에(まき餌: まきえ)라고 하는 것으로 이것은 뿌리는 미끼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감성돔 찌낚시 등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바다낚시에서 사용하는 밑밥이란 말에는 뿌린다는 의미가 이미 함축되어 있고, 크릴은 마키가 아니므로 부정확한 일본말인 마키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명태의 고갈을 예언했던 민정중과 명태의 어원

명태의 고갈을 예언했던 민정중과 명태의 어원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정부가 포획을 금지할 정도로 귀한 존재가 되어버린 명태는 2018년에 냉장상태의 생태를 3,664톤이나 수입했다는데 그 중에서 96.8%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했다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관계당국이 나서 원산지표시위반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 숙종 때의 판서를 역임하였던 노봉(老峯) 민정중(閔鼎重)은 “300년 뒤에는 명태가 귀해질 것이다.”고 말했는데 지금은 아예 씨가 말라버렸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정중의 명태에 대한 예언은 조선말기의 문신 이유원(李裕元)의 수록류(隨錄類)를 모아 만든 임하필기(林下筆記)에 나오는데 그와 함께 명태(明太)란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

임하필기(林下筆記)는 모두 39권 33책으로 되어 있으며 명태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제27권은 춘명일사편(春明逸史編)인 제25권~제30권에 속하는 것으로 임하필기(林下筆記)의 다른 글들이 대부분 이미 쓰여진 저술에서 발췌한 것이었는데 비해서 춘명일사편(春明逸史編)은 이유원이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사실들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가치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임하필기(林下筆記) 춘명일사편(春明逸史編) 권27에 나오는 명태(明太)란 제목의 글을 원문과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林下筆記 卷二十七(임하필기 권27)

明太(명태)

명천어부유태성자(明川漁父有太姓者).

명천에 사는 어부 중에 태씨란 성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조일어(釣一魚). 사주이공도백(使廚吏供道伯). 도백심미지(道伯甚味之). 문기명(問其名). 개부지(皆不知). 단도태어부소득(但道太漁夫所得).

하루는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 고을의 아전으로 하여금 도백(관찰사)에게 드리게 하니 도백이 매우 맛있어 하며 물고기의 이름을 물었으나 아무도 알지 못하고 단지 태씨란 어부가 잡았다고만 대답할 뿐이었다.

도백왈명위명태가야(道伯曰名爲明太可也).

이에 도백이 말하기를 명태라고 이름 붙이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자시차어세득루천석(自是此魚歲得屡千石). 편만팔로(遍滿八路). 호위북어(呼爲北魚).

이때부터 이 물고기가 해마다 수천 석씩 잡혀 팔도에 두루 퍼지면서 북어라고 불렸다.

민노봉지언(閔老峯之言). 삼백년후차어상귀촉령(三百年後此魚常貴亍令). 기언예험(其言預驗).

노봉(老峯) 민정중(閔鼎重)이 말하기를, “300년 후에는 이 물고기가 지금보다 귀해질 것이다.”고 말하였는데, 이제 그 말이 들어맞은 셈이 되었다.

여과원산(余過元山). 견어적여오강지치시(見魚積如五江之峙柴). 불계기수(不計其數).

내가 원산을 지나면서 이 물고기가 쌓여 있는 것을 보았는데, 마치 오강(지금의 한강 일대)에 쌓인 땔나무처럼 많아서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었다.

 

민정중이 명태의 고갈을 예견하고 300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임하필기를 쓴 이유원(李裕元)은 남획되는 명태의 모습을 보았고, 그로부터 다시 300년이 못 된 지금은 아예 명태의 흔적을 찾을 수조차 없을 지경이니 다시금 고전(古典)을 통해서 소중한 어족자원의 보호를 되돌아보는 바이다.

낚시와 빛(조명)의 관계

낚시와 빛(조명)의 관계

집어등을 사용하여 낚시를 하는 것은 특정한 장르이기 때문에 이것은 제외하고 일반적인 조명과 빛은 낚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루어낚시에 있어서는 야간조명을 비롯한 빛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며 빠뜨릴 수 없는 전략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크롬으로 만든 루어나 홀로그램을 이용한 것들은 빛이 나게 하는 어필을 지향하는 것들이며 블레이드와 같이 빛이 반사될 수 있도록 한 것들은 지난번에 알아본 “루어의 플러싱(flushing) 효과”를 활용하는 것들입니다.

이처럼 대상어종의 리액션 바이트를 유도하는 플러싱(flushing) 효과에 있어서는 빛이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하지만 그 이외에는 낚시의 조과에는 유용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바로 수중의 시야와 빛이 관련이 있기 때문인데 동물들은 먹이활동을 할 때에도 본능적으로 육식동물(어종)로부터 자신을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수중의 시야가 밝은 곳을 피해 바위나 구조물 등이 있는 그늘 속에서 움직이는 습성이 있고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도망칠 수 있는 공간이 많지만 얕은 곳에서는 도망칠 마땅한 장소가 부족하므로 수심이 얕은 지역에서의 데이게임은 좋지 못한 조과를 올리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빛이 적어 수중의 시야가 좋지 못한 포인트에 있는 베이트 피시들은 먹이활동에 경계심을 풀게 되고 농어와 같은 육식어종들은 이런 베이트 피시를 먹기 위해 몸을 숨기려는 필요성이 적어지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의 낚시는 비교적 조과를 올리기 쉬워지는 것입니다.

 

농어를 예로 들면 기본적으로 빛을 싫어하는 습성으로 인해 시야가 밝은 곳에서는 몸을 숨기고 먹이활동을 하므로 얕은 곳에서 수중시야까지 좋다면 조과를 기대하기가 어렵고 깊은 수심의 포인트라고 하더라도 구조물로 인해 그늘이 진 곳이나 하단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조명이나 빛이 없는 밤에는 미끼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낚시가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사용하는 미끼가 냄새(찌낚시나 원투낚시)가 나지 않는 루어라고 하더라도 인간에 비해 약한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물고기들에게는 선명하지 않아도 보이는 것이며 특히 루어낚시에서는 물에 착수하는 소리와 수중에서의 진동을 통해 존재여부를 알게 됩니다.

단지 낮과는 달리 조명이 없는 야간에는 루어의 움직이는 속도를 조절하고 사용하는 색상을 밝은 것으로 변경하면 데이게임과 같은 격렬한 저크나 트위치 액션을 주더라도 조과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빛으로 인한 수중시야의 차이와 함께 조과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은 흔히 물색이라고 하는 물의 탁도(濁度)를 들 수 있는데 빛이나 조명으로 인한 차이와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후 이와 관련한 글을 다시 작성하겠지만 오늘은 물색이 맑은 경우만 잠깐 살펴보도록 하면, 일반적으로 많은 낚시인들은 사용하는 루어가 물고기에게 진짜 미끼로 보이는지, 가짜 미끼로 보이는지를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 이 부분은 물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맞다!”라고 명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으나 약한 물고기의 모습을 연출하는 트위치 액션을 계속해서 동일한 속도로 동일한 움직임을 연출할 때의 조과가 좋다는 것을 보면 루어를 진짜 미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닐까 추측은 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점은 바로 “목줄의 굵기와 색깔은 정말 조과에 영향을 미칠까?”에서 알아보았던 것과 같이 목줄(쇼크리더)의 두께는 가늘수록 좋고, 가급적이면 색깔이 없는 투명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이와 같이 물색이 맑은 경우 특히 데이게임에서 사용하면 좋은 액션은 빠른 속도의 리트리브와 리액션 바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하면 라인이 중층에 떠있는 경우에는 물고기들의 입질을 유도하는데 좋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는 라인도 비중이 무거운 것이 좋다는 것이며 빛이 밝고 물색이 맑은 경우에는 역으로 보면 바닥에서 수면이 잘 보이기 때문에 립리스 미노우를 사용하는 것이 조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것이지만, 루어낚시의 쇼크리더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플루오르카본 라인의 재료인 폴리불화비닐리덴은 화학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염분에 강한 특성은 가지고 있으나 그만큼 생태계에서는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된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어서 이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최고의 요트를 만들어 기부하는 기업가

세계최고의 요트를 만들어 기부하는 기업가

프리미어리그의 명문구단 첼시의 소유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Roman Abramovich)가 소유한 호화요트 이클립스(Eclipse)를 밀어내고 2013년 4월 5일에 진수한 현 아랍에미리트의 대통령인 “할리파 빈 자이드 나하얀”이 소유한 길이 590피트(180미터)의 호화요트 아잠(Azzam)이 현재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호화요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클립스(Eclipse)

 

아잠(Azzam)을 건조하는 데는 약 6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고 기간만 4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아잠(Azzam)은 94,000마력으로 길이 300피트 이상의 요트 중에서는 가장 빠른 시속 31.5노트(시속 58km)의 속도를 자랑하고 50개의 객실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2020년이면 1위의 자리를 물러나게 될 것 같습니다.

아잠(Azzam)

 

2020년에 건조를 마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세계최고의 호화요트는 세계의 갑부들이 요트를 가지는 이유와는 달라서 관심도 가고 흥미롭기도 합니다.

네덜란드의 갑부로 27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가진 잉아 뢰캬(Kjell Inge Røkke)가 REV Ocean사에 2017년에 주문한 배는 길이가 아잠(Azzam)보다 2미터 정도가 긴 세계최고 길이의 요트로 기록되겠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점이 잉아 뢰캬(Kjell Inge Røkke)가 이 배를 건조하는 이유가 기부를 하기 위함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지난 8월에 동력을 공급할 4개의 발전기를 설치했다고 하는 이 배는 건조를 마치게 되면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 노르웨이본부에서 운용을 하게 될 예정으로 연구탐험선(REV: Research Expedition Vessel)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배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된 동기는 배의 기능 중에서 해양플라스틱을 하루에 5톤씩 수거하여 처리하는 시설을 갖출 것이라는 보도를 접하고서입니다.

18세 때부터 어부로 일을 시작한 잉아 뢰캬(Kjell Inge Røkke)는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하였지만 그가 얻은 물질적인 풍요가 모두 바다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하며 환원사업의 하나로 이 배를 건조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연이어 불거지는 국내 재벌들의 갑질을 보다가 이런 통 큰 기부를 보니 참으로 부럽기만 합니다.

또한 건조 중인 REV는 길이도 세계에서 제일 길지만 총 톤수도 16,000GT로 세계최고가 될 것이라고 하며 90명의 인원이 승선하여 최장 114일 동안 바다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언제나 연구탐사 활동에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가끔은 잉아 뢰캬(Kjell Inge Røkke)가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도 할 것이라고 합니다.^^

교황청은 포유류인 카피바라와 비버를 물고기로 분류한다.

교황청은 포유류인 카피바라와 비버를 물고기로 분류한다.

성당은 다니지만 신앙심은 두텁지 않은 흔히 말하는 발바닥 신자에 불과한 나의 세례명은 안드레아다.

그러나 오늘 얘기의 주제는 종교에 관한 것이 아니라 로마교황청에서는 무엇 때문에 포유류인 카피바라(Capybara)와 비버(Beaver)를 물고기로 규정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는 것이다.

중세에는 사순절 기간 동안 육식을 금지하고 생선을 먹는 것만이 허락되었는데 지니월드를 통해 여러 차례 소개한 적이 있는 줄리아나 버너스란 수녀가 낚시에 관한 책을 쓸 수 있었던 것도 사순절이 하나의 동기일 수도 있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자급자족해야만 했던 수녀원의 생활에서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하는 46일간의 사순절 동안처럼 금식을 하는 기간에는 물고기가 유일한 수녀님들의 단백질원이었을 것이므로 어쩌면 남성들보다 낚시를 자주 할 수 있는 바탕을 지니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단종되었다가 2021년 4월 1일에 재출시된 맥도널드의 필레오피시(Filet-O-Fish)버거도 사순절 기간 동안 육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매출이 떨어지는 것을 타개하고자 개발된 메뉴이며 파파이스에서 판매하는 케이준 플라운더 샌드위치(Cajun Flounder Sandwich)도 같은 이유로 출시된 상품으로 플라운더라는 이름에서 보듯이 가자미를 재료로 만들고 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하면서 특히 중남미에는 많은 성직자들이 함께 나갔는데 그 중에서 베네수엘라로 선교활동을 떠났던 스페인 출신의 성직자들은 사순절 기간 동안은 물론이고 언제나 먹을 것이 부족하자 그곳에 많이 서식하고 있던 카피바라(Capybara)가 수생동물이란 점에 주목하고는 바티칸에 편지를 보내게 된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12세기 웨일즈의 대주교였던 웨일즈의 제럴드(Gerald of Wales)가 “육식을 금하는 동안에도 수생동물인 비버(Beaver)의 꼬리는 물고기와 같은 색과 맛을 가지고 있으므로 먹어도 된다.”고 한 말이었다.

 

그러나 비버와는 달리 카피바라는 꼬리가 없었는데 성직자들은 같은 수생동물이란 점에 착안하여 부족한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사순절 동안에도 카피바라는 먹을 수 있도록 물고기로 분류해달라는 편지를 바티칸으로 보냈다.

그리고 1784년에 바티칸은 이것을 공식적으로 허락하기에 이르렀고 이로 말미암아 수생 설치류는 금육하는 동안에도 먹을 수 있게 물고기로 분류되었던 것이며 물론 비버도 물고기로 분류하고 있다.

바다낚시와 조위편차

바다낚시와 조위편차

흔히들 골프가 잘 될 때나 잘 되지 않을 때에는 수백 가지가 넘는 원인이 있다고들 말하는데 하물며 대자연을 상대로 하는 바다낚시에서의 조과가 좋고 나쁨에는 그 이유가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을 것임은 명확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물을 잡거나 많은 양의 물고기를 잡는다는 것은 낚시인의 실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경험 많은 노련한 낚시인들로부터는 요행히 운이 좋아 모든 조건이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일 뿐이라는 겸손한 말을 종종 듣는다.

나 또한 마찬가지의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낚시인들이 물때표를 보고 출조를 할 때, 같은 조위를 보이는 날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요인에 의해서 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연 앞에 더욱 겸손해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란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은 본인의 예상과는 다른 조과를 보이게 만드는 원인의 하나인 조위편차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남들에 비해 조금 더 나은 조과를 올린다고 하는 것은 자랑할 일도 아니며, 조금 못 잡는다고 해서 자신의 실력 없음을 나무랄 일도 아님을 지적하고자 한다.

조위(潮位)란 조석(潮汐)에 의해서 변화하는 해수면의 높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를 예측한 추산조위와 실제 높이를 측정한 실측조위를 비교하여 발생하는 편차를 조위편차(潮位偏差)라고 한다.

사례를 들어보면 지난 8월 23일의 완도와 울산의 조위를 예측한 결과와 실제 측정한 결과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편차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천안함 피격사건이 있었던 지난 2010년 3월 26일, 대청도의 조위편차는 아래와 같이 아주 컸음을 볼 수도 있다.

낚시인들은 주로 물때표에서 간조와 만조시각이나 몇 물인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당일의 낚시에 대한 결과를 예측하는데 이것은 고려해야 하는 많은 요인 중의 하나일 뿐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낚시에 대한 경험이 조금 쌓인 사람들 중에서“조금이고 사리이니 낚시가 어떨 것이다.”라는 단정적인 말을 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는데 그럴 때면 나는 속으로 “낚시를 배워도 한참 더 배워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보통, 사리는 유속이 빠르고 세며, 조금은 이와는 반대라로 알고 있지만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적은 조금 때일지라도 물흐름이 빠른 경우가 있는데 이 때가 바로 추산조위와 실측조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조위편차(潮位偏差)가 큰 날에 해당한다.

바로 이와 같은 점에서 보듯이 바다낚시에서는 대체로 그렇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있어도 반드시 그렇다고 하는 것은 존재할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이런 평범한 진리를 망각하는 낚시인들을 의외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조위편차(潮位偏差)는 어떤 원인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먼 바다가 아닌 해안에서 가까운 방파제 등에서 낚시를 하는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강수량을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조위편차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많은 비가 내리고 난 뒤에는 일반적으로 낚시가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 많은 비가 온 뒤에 바다낚시가 어려운 이유

 

이처럼 조위의 변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천체의 인력으로 인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강풍이나 기압의 급변 등 기상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하는데 이런 이유로 인해서 발생하는 조위변화를 전문용어로 기상조(氣象潮: meteorological tide)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직전 만조보다 간조 시각의 물높이가 예보로는 -50㎝였는데 실제로는 -100㎝가 된다면 루어낚시를 하는 분들에게는 예상과는 달리 의외의 조과를 안겨다줄 수 있는 물때가 되는 것이어서 단순히 물때표를 보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확정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런 기상조(氣象潮: meteorological tide)의 원인은 기압의 변화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데 많은 정보들을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여기서는 설명을 생략키로 하고 일반적으로 낚시인들이 잘 모르는 것들만 살펴본다.

 

■ 난수성·냉수성 소용돌이

2016년 6월 2일 국립해양조사원에서는“동해 주요 해류를 따라 위성뜰개 2기가 이동한 궤적을 통하여 울릉도 남쪽 부근에서 울릉 난수성 소용돌이가, 그 남동쪽에 독도 냉수성 소용돌이가 발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는데 대표적인 난수성·냉수성 소용돌이로는 울릉도 남서쪽에서 빈번하게 관측되는 ‘울릉 난수성 소용돌이(Ulleung Warm Eddy)’와 독도 남쪽에서 가끔 뚜렷하게 발생하는 ‘독도 냉수성 소용돌이(Dok Cold Eddy)’가 있는 것으로 국립해양조사원은 밝히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제공한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난수성 소용돌이가 일어나면 수위가 상승하고 냉수성 소용돌이가 발생하면 수위는 하강한다.

 

사진출처: 해양수산부 보도자료

■ 부진동(副振動-세이시: seiche)

한국해양학회에 따르면 부진동이라고 하는 것은 ① 만(灣)이나 항만 내부의 수면이 기상이나 파랑의 작용에 의해 일으키는 고유 진동. ② 호수나 반폐쇄형 만에서 갑작스런 교란을 받았다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면서 정해진 고유 공명주기로 움직이는 출렁임이라고 한다.

이런 부진동을 영어로는 ‘세컨드리 언듈레이션(secondary undulation)’이라고 하며 흔히 줄여서 세이시(seiche)라고도 한다.

세이시라고 부르게 된 동기는 호소학(호수와 늪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의 창시자인 스위스의 프랑수아 알퐁스 포렐(François-Alphonse Fore)이 우리에게는 레만호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제네바 호수(Lake Geneva)에서 이 현상을 관찰한 이후 스위스 프랑스어의 방언으로 이리저리 흔들린다는 뜻을 가진 세이시(seiche)로 이름 붙여 1890년에 발표하면서 부터이다.

 

■ 에크만 수송(Ekman transport)

찬 해수가 아래에서 위로 표층해수를 제치고 올라오는 현상인 용승(湧昇: upwelling)의 원인은 유빙이나 해저화산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 우리나라의 바다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는 에크만 수송(Ekman transport)이란 것이 있다.

이것은 쉽게 말하면 바람에 의해서 해수면의 수위가 변동하는 것으로 해상에서 바람이 불면 코리올리 효과에 의해 북반구에서는 바람의 방향과 오른쪽 직각방향으로 해수가 이동하고 남반구에서는 왼쪽 직각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단순히 물때표를 보는 것만으로는 대자연의 현상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따라서 낚시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욱 겸손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특정지역의 조위편차를 살펴보면서 얘기를 마칠까 한다. 아래의 그림은 모 지역의 조위편차를 나타낸 그래프로써 빨간색 동그라미가 쳐진 22일은 사리 때였지만 간조 시에는 조위의 편차가 없고 만조 때에 조위편차가 컸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그래프가 해당하는 달에 물흐름이 없는 날이어서 별다른 조과를 기대하지 않고 출조를 나간 사람들도 간조 때에는 커진 조위편차 때문에 제법 괜찮은 조과를 올렸을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넘치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잘못된 정보들을 마치 사실인양 전달하는 방송들을 보면서 조금은 더 겸손한 자세로 콘텐츠를 꾸며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조위편차를 예로 들어 글을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