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지구온난화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feat. 아바타: 물의 길)

고래는 지구온난화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feat. 아바타: 물의 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3년만에 선보인 ‘아바타: 물의 길’이 일본에서 개봉되기 전 마련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진행된 돌고래쇼를 제임스 카메론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관람했다는 사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환경단체들에 의해 나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일본의 네티즌들은 고래고기를 먹는 일본인들을 디스하는 영화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62년 약 23만3천 톤의 고래고기를 소비한 일본은 점차 소비량이 줄다가 2019년에는 세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업포경을 재개하였다.

1988년 이후 중단했던 상업포경을 일본 근해에서 다시 시작한 일본이지만 포획상한을 2019년에는 227마리로 정하는 바람에 추가로 외국에서 더 많은 양의 고래고기를 수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이 고래고기를 수입하는 나라는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로 노르웨이에서는 밍크고래를, 아이슬란드에서는 참고래를 수입하고 있으나 일본인들의 고래고기 소비량이 증가하지 않아 재고가 쌓이고 있어서 포획량과 수입량 모두 앞으로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고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발생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오늘은 그 내용을 얘기해볼까 한다.

알래스카 사우스이스트 대학의 하이디 피어슨(Heidi C. Pearson) 교수와 스탠포드대학의 매튜 사보카(Matthew S. Savoca) 교수 등이 참가한 연구진은 고래의 숫자를 상업포경이 시작되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시키면 지구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원문은 아래의 주소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 Whales in the carbon cycle: can recovery remove carbon dioxide?

연구진은 태평양과 대서양 및 남극해에 서식하는 체장 9~30m의 고래 321마리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였으며 물고기와 크릴새우를 섭취할 때 구분하여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여 관찰한 데이터와 드론으로 촬영한 결과를 토대로 고래가 한번 삼키는 물의 양과 섭취하는 크릴의 양을 계산하였다.

그 결과는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대왕고래의 성체는 여름철에는 하루에 16톤의 크릴을 먹으며 북극고래도 하루 6톤에 이르는 플랑크톤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은 연간 어획하는 크릴생산량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크릴새우를 섭취하는 고래의 숫자가 감소하게 되면 크릴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러한 현상은 고래가 감소하면 크릴의 개체수도 감소한다는 크릴의 역설(krill paradox)이 옳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고래가 탄소저감에 기여하고 있음을 다음과 같이 탄소순환경로를 그려 설명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고래의 배설물은 바다 생태계의 중요한 요인으로서 크릴을 섭취한 고래의 배설물에 함유된 철(Fe)과 같은 영양분이 바다에 공급되면 이를 섭취하는 식물성플랑크톤이 증가하고 식물성플랑크톤이 증가하는 만큼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한다고 한다.

식물성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할 때 태양광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물과 이산화탄소(CO₂)로부터 유기물을 합성하고 산소를 방출한다.

그리고 이런 광합성의 과정에는 미량의 철이 필요하지만 얼음으로 덮인 극지방의 바닷물은 철분이 부족하고 철분이 부족하면 식물성플랑크톤이 줄어들고 크릴과 그것을 먹는 동물도 줄어든다.

게다가 식물성플랑크톤의 광합성 활동이 감소하게 되면 CO₂의 흡수량이 줄어들지 않으므로 철(Fe)은 탄소저감의 매카니즘을 작동시키는 열쇠라고 사보카(Matthew S. Savoca) 교수는 말하고 있다.

즉 위에서 언급했던 크릴의 역설(krill paradox)은 놀랄만큼 많은 양의 크릴을 섭취하는 고래는 오히려 크릴의 개체수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1900년에서 1970년까지 인간의 상업포경으로 남극에서만 150만 마리에 이르는 고래를 잡았고 그로 인해 대왕고래의 99%가 사라졌다고 하며 고래의 개체수가 증가하게 되면 철분이 풍부한 고래의 배설물은 가라앉지 않아 식물성플랑크톤이 증가하게 되고 식물성플랑크톤의 증가는 크릴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결론짓고 있다.

끝으로 연구에 참여했던 미국 국립자연사박물관에 근무하는 니콜라스 피엔슨(Nicholas Pyenson) 박사는 오늘날의 고래잡이는 과거에 비해 규모가 작아 고래의 개체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연간 수십만 마리의 고래가 배에 부딪히거나 인간이 버린 폐그물과 같은 해양쓰레기로 인해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제임스 카메론의 도전과 우리가 해야 할 도전”이란 글에서 살펴보았던 제임스 카메룬의 바다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이번 돌고래 쇼의 관람으로 퇴색되었으며,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다룬 영화를 고래고기를 먹는 일본인을 폄훼하는 영화라고 비난하는 일본의 일부 네티즌들도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조어대전 제19장: 강과 물고기에 대한 관찰

조어대전 제19장: 강과 물고기에 대한 관찰

낚시꾼: 날씨도 좋고, 길도 좋습니다. 아직 토트넘의 십자가가 보이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얘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헤일린 박사가 ‘지리학’이란 그의 저서에서 언급한 바로는 영국에는 모두 325개의 강이 있다고 하는데, 그중에서 중요한 것들을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1. 가장 중요한 강은 탬 강과 아이시스 강으로 이루어진 태머시스 강입니다. 탬 강은 버킹엄셔에서 발원하고, 아이시스 강은 글로스터셔의 사이런세스터 근처에서 발원하여, 옥스퍼드셔의 도체스터에서 합류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합류하는 곳이 태머시스 강이라고도 부르는 탬즈 강인 것입니다. 그리고 버크셔, 버킹엄셔, 미들섹스, 서리, 켄트, 에식스를 거쳐서 켄트 주의 메드웨이 강에서 합류합니다.

영광스러운 이 강은 유럽의 어느 강보다도 바다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100㎞ 이상 거슬러 올라간 곳에서도 하루에 두 번 물이 차오른답니다. 그리고 그 강변에는 아름다운 마을과 웅장한 성도 있어서 독일의 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숲이 우거지고

푸른 들판, 화려한 성곽

우뚝 솟은 첨탑들

온갖 정성으로 단장한

수 많은 정원들,

티베르 강은 탬즈 강에 견줄 수가 없구나.

2. 두 번째는 사브리나 강이라고도 부르는 세번 강입니다. 이 강은 몽고메리셔의 플린리몬 언덕에서 발원하여 브리스톨에서 11㎞ 떨어진 곳에서 끝나는데, 그 사이에 슈루즈베리와 우스터, 그리고 글로스터를 비롯한 유명한 지역과 성벽을 돌아 나갑니다.

3. 세 번째는 트렌트 강으로 30종의 물고기가 살며, 30개의 지류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스태퍼드셔에 발원하는 이 강은 노팅엄, 링컨, 레스터, 요크셔를 거쳐 영국에서 가장 흐름이 거세다는 강인 험버 강으로 흐릅니다.

정확히 말하면, 험버 강은 독자적인 발원지를 가지고 있는 강이 아니라 오히려 강의 하구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드웬트 강, 우즈 강과 트렌트 강이 합쳐진 하구라는 것이죠.(이것은 도나우 강이 드라바 강, 사바 강, 티미슈 강을 비롯하여 그 외에도 많은 지류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강들이 합류하여 옛 지리학자들이 불렀던 험버라부스에서 험버가 되었던 것입니다.

4. 네 번째는 켄트주에 있는 메드웨이 강으로 영국해군의 기지로 유명합니다.

5. 다섯 번째는 영국의 북동쪽 경계를 이루고 있는 트위드 강으로 북쪽의 둑에는 난공불락이라는 버윅이 있습니다.

6. 여섯 번째는 석탄이 무진장 있는 뉴캐슬을 흐르는 타인 강이며 그 밖의 강은 드레이튼의 소네트(14행으로 이루어진 시)에 잘 나와 있습니다.

강의 여왕 탬즈강엔 배와 백조가 왕관을 쓰고

장엄하게 흐르는 세 번 강의 위엄

수정 같은 트렌트 강엔 수많은 물고기

에이번 강의 명성은 알비온에 미치고

칼레기온 체스터는 성스러운 디 강을 자랑하고

우스 강의 신비는 요크가 증명하고

도브 강은 대지를 비옥하게 만드는구나

켄트를 자랑하는 메드웨이 강은 칭송이 자자하고

탬즈로 이어지는 이시스 강은 코츠월드도 칭찬하는구나

트위드 강은 북쪽 국경을 가로지른다.

윌리 강은 서부를 흘러 명성이 높고

옛날을 되새기는 레아 강은 자랑스러운 덴마크의 혈통이어라.

이들 강에 대한 관찰은 헤일린 박사와 지금은 고인이 된 나의 친구, 드레이튼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강이나 물고기와 낚시에 관한 이야기라면 전혀 지루하지 않다고 하니, 더 많은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내가 만약 바다로 흘러드는 이들 강에서 주로 잡히는 이상한 물고기들의 이름을 들기 시작하면 당신은 그 이름만으로도 놀라거나 믿지 못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나는 존경하는 와튼 박사가 최근에 해부한 실험의 진실에 대하여 말하고 싶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지식을 세상에 널리 알리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데, 나와 내가 하는 낚시도 깊이 이해를 해주십니다. 또한, 내가 당신에게 알려준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의 상당수는 와튼 박사로부터 얻은 것들이랍니다.

거짓말 빼고는 무엇이든 한다는 이분이 최근에 이상한 물고기 한 마리를 해부했다고 하면서 제게 그 얘길 들려주었습니다.

그 물고기의 폭은 약 90㎝였고, 길이는 그 두 배나 되었다고 하는데, 사람의 머리가 들어갈 만한 큰 입을 가졌으며, 위의 너비는 18~20㎝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움직임이 매우 둔한 물고기여서 보통 때는 진흙 속에 숨어 있으며, 머리에는 20~25㎝ 정도 되는 움직이는 끈이 붙어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그 끈이 자연의 먹잇감처럼 보여서 그걸 먹으려고 다가온 작은 물고기들은 이 물고기의 큰 입에 빨려 들어가 버린다고 하지 뭡니까?

믿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 얘길 하신 분은 믿을 만한 사람이기도 하고, 이와 비슷한 물고기는 하구나 바다에서 종종 잡히기 때문에 이상한 일은 아니랍니다.

그뿐 아니라 이집트를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나일강에는 아직 이름이 없는 물고기들이 살고 있으며, 강이 범람한 뒤의 진흙에 내리쬐는 태양열에 의해 이상한 물고기가 태어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놀라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옆길로 빠진 것 같습니다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얘기하고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노퍽 주의 야머스 근처에서는 청어가 아주 많이 잡히고, 서부지역에서는 정어리가 많이 잡히는데, 캠던이 브리타니아 178페이지와 186페이지에서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당신도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이 정도로 강에 대한 얘기를 마치고, 다음은 책에서 읽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양어장에 대해서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고산 윤선도에게 배우는 낚시터의 예절

고산 윤선도에게 배우는 낚시터의 예절

지난 주말 모처럼 밤낚시를 즐기고 왔다. 예보와는 달리 바람도 그리 세게 불지는 않아 조용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요즘 가까운 시화방조제는 삼치가 잡힌다는 소식으로 많은 낚시인들이 몰린다는 얘기를 들으니 윤선도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1791년에 간행한 고산유고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만류녹음(萬柳綠陰) 어린 곳에 일편태기기특(一片苔磯奇特)구나.

다리에 닫거든 어인쟁도(漁人爭渡) 허물 마라.

학발노옹(鶴髮老翁) 만나거든 뇌택양거효칙(雷澤讓居效則)하자.

수양버들 그림자 우거진 곳에 이끼 낀 바위가 있는 낚시터도 기특구나.

다리에 도착하거든 낚시꾼들의 자리다툼을 흉보지 마라.

학발노옹을 만나거든 뇌택에서 자리를 양보하던 미덕을 본받도록 하자.

상기와 같은 뜻을 지닌 이 구절에서 학발노옹(鶴髮老翁)은 백발의 노인을 말하고 뇌택양거(雷澤讓居)란 사기(史記) 권1 오제본기(五帝本紀)에 나오는 “순임금이 역산에서 밭을 경작하자 역산의 사람들이 모두 밭두둑을 양보하였고, 뇌택에서 물고기를 잡자 뇌택가의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양보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순임금이란 대상에서 부와 권력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연장자를 공경하자는 뜻으로 해석함이 좋을 듯하다.

굳이 고산유고(孤山遺稿)의 구절을 인용함은 낚시터에서 상식적으로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절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종종 일어나는 다툼을 서로 한걸음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미덕을 발휘하여 방지하자는 뜻에서이다.

낚시를 하러 온 사람들이 모두 시간이 남고, 돈이 많아서 오는 것이 아님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고, 이런 점은 조선 후기의 문신 윤기(尹愭)가 시문집인 무명자집(無名子集)을 통해서 낚시는 한가로운 것이 결코 아님을 지적한 바가 있었다.

인개위조한(人皆謂釣閑): 사람들은 낚시가 한가롭다 말하지만

아독위비한(我獨謂非閑): 내 생각은 그렇지가 않구나.

군간심여목(君看心與目): 그대들이여 자신의 마음과 눈을 보라.

부득잠시한(不得暫時閑): 잠시도 한가롭지 못하질 않은가?

던지고 감고, 그러다 걸리고 터지고… 그런데 이것이 다른 사람의 개념 없는 캐스팅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면 누구라도 욱~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일 터~

이제 본격적으로 시즌을 맞는 낚시터에서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서로를 배려하는 낚시터의 예절이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여기 한 장의 스피닝 릴 사진이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베일암 부분에 있는 와셔가 튀어나온 것이 보인다.

이것이 오래도록 사용해서 생긴 결과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포장을 막 뜯은 신품에서 발견한 것이라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아무래도 교환을 요구하지 않을까?

또 다른 시각에서 이 점을 한 번 생각해보자. 와셔가 튀어나온 것이 신품에서 발견된 것이고 만일 이것이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역시! 중국산은…!”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나 만일 이것이 우리나라 낚시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물 건너 저쪽에 있는 나라의 제품이라면 어떻게들 생각할까? 혹시 개중에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낚시인들도 있지 않을까?

이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도 평가는 엇갈릴 수 있으나 그 엇갈림이 그릇된 편견에 기초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낚시인들이 한국의 낚시용품을 바라보는 생각의 저변에 혹시라도 “역시! 중국산은…!”이라고 평가하는 것과 같은 예단(豫斷)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개인적으로는 조금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오래 전 활동하고 있던 동호회의 게시판에 라인롤러의 안쪽으로 라인이 파고든다는 질문이 올라온 것을 보고 릴의 어떤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댓글로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 댓글에 달린 “괴물 같다.”는 과찬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세간의 말을 새삼 실감나게 해주었다.

그때의의 얘기를 이어가보면 아래의 사진과 같이 해당업체에서는 암캠이라고 부르는 부품을 분해한 다음 조립할 때 첫 번째 사진과 같이 암캠과 암캠 커버의 표면에 있는 일직선이 일치하지 않고 두 번째 사진과 같이 어긋나게 되면 라인롤러의 안쪽으로 라인이 파고드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이 내용은 곧 이어서 업로드할 “스피닝 릴의 베일은 조심해서 다뤄야 합니다.”는 제목의 포스팅을 통해서 더욱 자세히 알아보겠지만 이런 점은 결코 고가의 상위기종에서 발생하는 특징이라고는 할 수 없고, 완벽한 기술과 품질이 뒷받침 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럼, 이제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 제일 처음에 본 사진은 어떤 제품에서 일어난 현상이었는지를 알아보자.

이것은 일본 시마노의 가장 비싼 모델 중에서도 가격이 최고가라고 할 수 있는 제품에서 일어난 일로, 최초로 출시하면서 개최하였던 공식행사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원래 시마노에서 배포했던 사진을 조금 더 윤곽이 뚜렷하게 색상을 보정하면 와셔가 돌출된 것이 보이지만 그래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그런데 호기심 많은 미국의 어느 낚시인이 이 사진을 확대하여 살펴본 사실을 인터넷에 공유하면서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사실에 대하여 알고 있는 낚시인들이 많지 않다.

다시 사진을 다른 각도에서 보아도 와셔의 돌출이 보이고

이를 확대하면 문제점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보인다.

공개적으로 제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촬영된 공식적인 사진이니 당시 시마노는 그야말로 빼박이었고 이 부분의 문제는 라인롤러에도 문제를 야기하였으나 사태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볼 때 시마노의 대처가 빠르고 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 일본불매운동과 궤를 같이하여 낚시용품의 불매운동도 요원의 불길이 아닌 불꽃처럼 타오르다 사그라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불매운동을 하자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객관적으로 한국의 낚시용품을 바라보는 노력을 하자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역시! 중국산은…!”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아직까지 국산은…!”이라 섣불리 예단하지 말고 폄하하지 않으면서 객관적으로 우리나라의 낚시용품을 바라보면, 우수한 제품들도 많이 있다는 점만을 말하고 싶을 따름인 것이다.

조어대전 제18장: 그 밖의 다양한 물고기들

조어대전 제18장: 그 밖의 다양한 물고기들

낚시꾼: 지금까지 알려드린 것 외에 제가 잊고 있었던 물고기들이 몇 가지 있는데 모두 비늘이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맛도 좋아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물고기들은 여름 내내 알을 품고 있으며, 네발 달린 짐승들처럼 자주 산란하고, 알에서 깬 새끼들은 또 빠르게 성장합니다.

이런 물고기들이 자주 산란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것이 다른 물고기들의 먹잇감이 된다는 것입니다. 먼저 피라미와 펜크에 대해서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피라미는 산란을 마치고 나서 병에 걸리지만 않았다면, 옆구리에 얼룩덜룩한 빛깔이 표범의 무늬처럼 보이며, 배는 우윳빛처럼 희고, 등은 검은빛을 띠거나 완전히 검은색을 하고 있습니다.

이 물고기들은 작은 벌레에 좋은 반응을 보이므로 여름철에 낚시를 즐기려는 초보자와 여성들에게 적합한 어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봄철 별미인 미노우 탠지를 이것으로 만드는데, 소금물로 깨끗하게 씻은 다음, 머리와 꼬리를 잘라내고, 내장을 제거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내장을 제거한 후에는 물로 씻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그다음, 달걀노른자와 노란 구륜 앵초의 꽃과 프림로즈의 꽃을 섞어서 튀기면 맛있는 반찬이 됩니다.

미꾸라지는 아까 말한 것처럼 앙증맞게 생겼으며, 물살이 빠른 곳이나 웅덩이의 자갈 위에서 서식하는데 손가락 하나 정도 길이로 성장하며 굵기도 손가락 정도에 불과합니다. 생긴 모양은 장어와 유사하지만, 바벨처럼 수염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꾸라지는 옆구리에 두 개, 배에 네 개, 그리고 꼬리지느러미를 가지고 있으며, 검은색이나 갈색의 반점이 있고, 바벨과 비슷한 생김새의 입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꾸라지는 언제나 알을 품고 있으며, 게스너를 비롯하여 유명한 의사들은 맛도 좋고, 영양이 풍부하다고 하여 환자들에게 추천한다고 합니다.

미꾸라지는 자갈 위에 살면서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므로 작은 지렁이를 바닥에 닿게 해야만 잡을 수 있답니다.

메기(정확히는 눈동자개)는 보기 좋은 외형을 가진 물고기는 아니어서 게스너는 바다의 아귀에 비유하고 있는데, 크고 납작한 머리를 가지고 있으며, 아주 큰 입을 항상 벌리고 있습니다.

메기는 이빨이 없지만, 흡사 줄칼처럼 생긴 매우 거친 입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가미 근처에 둥글고 돌기처럼 삐져나온 두 개의 지느러미가 있고, 배와 등에도 두 개의 지느러미가 있으며, 항문 아래에도 한 개의 지느러미가 있고, 꼬리지느러미는 둥급니다.

희끄무레한 피부는 암갈색의 반점이 있고, 언제나 알을 품고 있으며 4월부터 산란을 시작하여 여름철 내내 산란합니다. 그러나 겨울 동안은 장어처럼 진흙 속에서 생활하는지 그렇지 않고 다른 곳에 서식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4월에 볼 수 있는 뻐꾸기와 제비를 포함한 철새들이 추운 겨울을 어디서 보내는지 우리가 모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메기는 보통 구멍이나 물이 맑은 곳의 돌 틈에 숨어서 지냅니다. 무더운 날이면 납작한 돌이나, 자갈 위에 엎드려 오래도록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때 미끼를 입 앞에 드리우면 초보자도 아주 쉽게 잡을 수 있답니다.

이탈리아 의사, 마티올리는 메기의 모양과 아름다움을 차치하면 맛과 영양은 아주 뛰어나다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티클백이라는 큰가시고기과의 작은 물고기가 있는데, 몸에는 비늘은 없는 대신에 몇 개의 가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물고기가 어디서 겨울을 나는지, 여름철엔 어떤 미끼를 선호하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청소년과 여성들이 낚시를 즐기기에 적합한 물고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다른 물고기를 잡기 위한 미끼로도 좋은데 특히 펜크 강의 송어낚시에 아주 좋습니다.

낚싯바늘에 제대로 끼기만 한다면 송어는 분명히 덤벼들 것입니다. 그리고 마치 풍차가 돌아가는 것처럼 꼬리가 빙글빙글 돌기 때문에 입질을 유도하는데 뛰어나며, 피라미나 펜크를 미끼로 쓸 때보다도 훨씬 빠르게 회전합니다.

바늘에 끼는 방법은, 먼저 입으로 바늘을 넣어 꼬리로 빼낸 다음, 꼬리보다 약간 위쪽을 흰색 실로 묶으면 돌아가면서 송어의 입질을 유도합니다. 잘 돌지 않을 때는 꼬리를 바늘의 안쪽이나 옆쪽으로 조금 돌려주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피라미나 스티클백을 구부러지게 바늘에 끼면 됩니다.

그리고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작은 크기의 미꾸라지도 송어를 잡는 미끼로 아주 좋습니다.

상쾌한 아침에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줘서 고맙습니다. 이것으로써 민물고기에 대해서 제가 아는 모든 것을 알려드렸습니다.

사냥꾼: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영국의 유명한 강이나 양어장에 대하여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물과 물고기와 낚시에 관한 말씀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으며, 덕분에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밑걸림이 있는 곳에 고기가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밑걸림이 있는 곳에 고기가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원투낚시로 잡히는 어종(魚種)의 대부분은 바닥층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이다. 그리고 바닥층에 서식하는 어종의 대부분은 어초(魚礁) 주변에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물속에 암초가 있는 부분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들 한다.

과연 이 말은 사실일까? 아니면 카더라 통신에 불과한 것일까? 지금부터 한 편의 논문을 인용하여 사실을 알아보도록 하자.

영어로는 락 퓌시(Rock Fish), 한자로는 근어(根魚)라고 표기하는 물고기들은 해저의 암초나 해초 사이에서 서식하며 멀리 이동하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으며 서식범위가 좁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마릿수 조황을 올리기가 쉬운 어종이기도 하다.

우럭, 볼락, 놀래미, 쏨뱅이가 대표적인 락피쉬는 일본에서는 근어(根魚)라고 표기하는데 밑걸림의 일본어 표현인 네가카리(根掛り)에도 근(根)이란 한자가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어로 근(根)이란 글자는 많은 뜻을 가지고 있는데 낚시와 관련해서는 해저의 암초지대를 뜻하며 근어(根魚)는 일본어로 네교(ねぎょ), 네우오(ねうお), 네자카나(ねざかな), 콘교(こんぎょ) 등으로 읽으며 때로는 네츠키자카나(根付き魚)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용하는 표현의 다양함 만큼이나 락피쉬의 연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본에서 2009년에 띠볼락을 대상으로 정주성(定住性)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정주성(定住性)이란, 이동이 비교적 적고 한곳에 머물러 서식하는 성질을 말하며 영어로는 사이트 피델러티(site fidelity)라고 하는데 연구진은 마이즈루만(舞鶴湾)에서 잡은 띠볼락의 복부에 초음파발신기를 부착하고 해안으로부터 100미터 떨어진 곳에 방류한 다음, 그 활동을 조사하였다.

논문의 제목은 “Preliminary study on homing, site fidelity, and diel movement of black rockfish Sebastes inermis measured by acoustic telemetry”이며 소정의 금액을 납부하면 전체를 볼 수 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아래의 사진에 나와 있는 그림(a)라고 단언할 수 있는데 이것을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그림에서 삼각형으로 표시된 부분은 마이즈루만(舞鶴湾)에 있는 부두로부터 50~100m 간격으로 줄지어있는 암초지대를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서 잡힌 3마리의 볼락 중에서 1마리는 제일 오른쪽의 암초지대에서 잡은 것이고 나머지 2마리는 가운데의 암초에서 잡은 것으로 가운데 암초를 기점으로 100m 떨어진 곳에서 3마리 모두를 방류하였다고 한다.

조사결과 방류한 볼락은 방류한 당일 모두가 원래 잡힌 곳으로 다시 돌아왔으며 그 이후에 활동을 하더라도 20~40m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 논문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도 확인된 것처럼 원투낚시를 할 때에는 가능하면 어초(魚礁)가 형성된 지역을 찾아서 집중공략하는 것이 좋으며, 밑걸림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좋은 조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하자.

물고기의 먹이활동은 배고픔 때문일까?

물고기의 먹이활동은 배고픔 때문일까?

낚시의 조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잡으려고 하는 대상어종의 생태에 대하여 많은 지식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이번에는 물고기들은 배고픔 때문에 먹이활동을 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자주는 아니어도 감성돔이나 돌돔을 잡을 경우 회를 뜨면서 위속의 내용물은 무엇인지를 살피고 가급적이면 위에 있는 내용물과 동일한 미끼를 사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물고기들의 위에서 먹이활동을 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도 빈번한데 이런 이유로 물고기들이 배고픔 때문에 미끼를 먹었다는 생각을 많은 낚시인들이 하곤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에서 금년 5월에 발표한 “우리나라 서해에서 출현하는 대구(Gadus macrocephalus)의 식성”이란 논문을 보면 관찰한 407개체의 대구 중 위에서 내용물이 발견된 대구는 236개체로 공위율은 42%였다고 한다.

공위율(空胃率: ratio of empty stomach)이란 것은 전체 개체수에서 위장에 내용물이 없는 개체수의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으로 통상 VI(Vacuity Index)로 표시한다.

그런데 위에서 인용한 국립수산과학원의 논문은 관찰한 개체수가 적어서 2011년에 미국의 마크 빈슨(Mark Vinson)과 테드 앙그라디(Ted Angradi)가 발표한 논문(Stomach Emptiness in Fishes: Sources of Variation and Study Design Implications)을 인용해보면 조사한 402종 369,000마리의 평균 공위율은 26.4%였다고 한다.

물론 물고기들의 공위율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변동이 심하지만 어식성 어종일수록, 야행성 어종일수록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사실은 2017년 어류학회지에 실렸던 “여름철 동해 남부에 출현하는 청어(Clupea pallasii) 유어의 일섭식 변동”이란 논문에서도 공위율은 밤에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상기에서 보듯이 서해에서 잡은 대구의 42%와 미국의 논문에 따른 전체 평균 공위율 26.4%라는 것은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개체수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일본에서 1998년에 나가사키 시에 있는 카와하라저수지(川原大池)에 서식하는 배스들의 공위율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년생 이상인 배스의 경우 봄에는 60~70%, 여름에는 10%, 가을에는 50%의 공위율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봄철의 공위율이 높은 것은 산란한 알을 지키려는 것이 원인으로 판단되지만 가을철의 공위율이 높은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

한편 미국의 연구에 의하면 일리노이 주의 크랩 오차드 호(Crab Orchard Lake)에서 서식하는 991마리의 배스는 평균 50%의 공위율을 보였다고 한다.

 

크랩 오차드 호(Crab Orchard Lake)

 

상기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이처럼 높은 공위율을 보이는 것은 물고기들의 먹이활동 성공률이 아주 낮다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비록 자연상태가 아닌 수조에서 한 실험이기는 하지만 배스가 연준모치를 먹이로 삼는 동작에서는 76%의 성공률을 올렸다는 연구논문도 있는데 만일 은신할 수 있는 장애물이 많은 자연상태에서였다면 그 성공률은 더 올라갔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물고기들의 먹이활동 성공률은 결코 낮지가 않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미국 몬타나 주립대학의 토마스 맥마흔(Thomas E. Mcmahon) 교수가 2005년에 발표한 “Foraging success of largemouth bass at different light intensities: implications for time and depth of feeding”이란 논문을 보면 큰입배스의 모기고기에 대한 먹이활동의 성공률은 95%였다고 하는 것에서 보는 것처럼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이 실패할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지난 번 “숏 바이트(short bite)의 또 다른 원인”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물고기들 중에서 특히 어식성 어종의 경우에는 측선과 시각을 통해 먹잇감의 위치를 판단하지만 1/1000룩스의 빛에서도 먹잇감을 볼 수 있는 배스라고 할지라도 시각과 측선의 감각충돌에 의한 먹이활동 실패는 일어난다.

예를 들어 2003년에 발표된 대만의 논문에 따르면 측선의 기능을 상실시킨 홍민어의 경우에는 바로 옆에 있는 먹잇감도 공격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먹잇감이 되는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면서 일으키는 물방울의 주파수가 배스가 감지하는 범위를 벗어나도 측선으로는 먹잇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고 하는데 통상적으로 물고기들의 측선에서 감지하는 주파수 영역은 수십 Hz이내란 사실을 “물고기들의 측선 체계(The Lateral Line System)”란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것은 1초에 0.03㎜ 정도를 움직이는 것도 측선을 통해 인지할 수 있다는 말인데 이에서 보듯이 배스가 먹잇감을 발견하는 능력과 먹잇감을 섭취하는 성공률은 대단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먹이를 발견하는 능력과 섭취하는 성공률이 높다는 것은 물고기들의 높은 공위율과는 괴리되는 현상으로서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이 단순히 배고픔에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란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배스는 포만감이 커질수록 먹이활동 성공률이 지수함수적으로 감소할 뿐만 아니라 입을 벌리는 크기가 작아지고 턱뼈의 움직임이 적어지기는 하지만 결코 먹이활동을 멈추는 것은 아니란 사실은 “검정우럭과의 다양성과 생물학 및 보존(Centrarchid Fishes: Diversity, Biology and Conservation)”이란 책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따라서 상기에서 예로 든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물고기들, 특히 어식성 어종의 먹이활동은 공위율과는 크게 상관이 없음을 알 수 있는데 이로 미루어볼 때 물고기들의 먹이활동은 니콜라스 틴베르헌(Nikolaas Tinbergen)이 규명한 신호자극(sign stimulus 또는 열쇠자극:key stimulus이라고도 함)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신호자극을 검색하면 ‘가시고기의 신호자극’이란 내용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구애활동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본능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모든 자극을 말하는 것으로 루어낚시에서 사용하는 각종 루어들이 수중에서 특정 강도의 주파수를 일으키기 때문에 어식성 어종들의 입질을 유도하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루어낚시로 농어와 같은 어식성 어종을 노릴 때 빠르게 루어를 움직임으로써 본능적으로 반사적인 입질을 유도하는 리액션 바이트(reaction bite)가 바로 신호자극을 발생시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흔히 낚시인들을 보면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어도 특정 액션에서 잘 잡힌다고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물고기들의 측선에 자극을 주는 그 무엇은 아닐까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지만 아직까지는 루어의 어떤 액션이 어느 정도의 자극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많은 열정적인 어류학자들의 연구는 오래지 않아 이 비밀을 규명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번개를 직격탄으로 맞은 낚싯대

번개를 직격탄으로 맞은 낚싯대

지난번에 “여름철 낚시, 번개에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는 글을 올렸었는데 오래전 유튜브와 소셜 사이트 레딧이라는 공간에 한 장의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Billy Alstrom이란 미국인인데 그의 페이스북을 보면 “Had one of the scariest moments of my life yesterday” 어제는 내 인생에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이었다라면서 이어서 잠시 동안 배가 고장 난 것을 제외하고 운좋게 아무런 피해를 당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아래 4장의 사진은 Billy Alstrom이 페이스북에 올린 것입니다.

다행히 번개가 낚싯대에 떨어지는 순간 낚싯대를 만지지 않고 있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 같아 천만다행이라 생각되지만 번개를 맞은 낚싯대는 탄소섬유가 머리카락처럼 타버려 한 올 한 올 그을려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사진을 본 외국인들의 반응도 공포스럽다거나 악마처럼 보인다라는 등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날씨가 급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낙뢰가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낚시를 멈추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여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즐낚(즐거운 낚시)보다는 안낚(안전한 낚시)이 우선이니까요!!!

Billy Alstrom의 인터뷰가 실린 뉴스는 아래 동영상을 참고하십시오.

제임스 카메론의 도전과 우리가 해야 할 도전

제임스 카메론의 도전과 우리가 해야 할 도전

출처: DEEPSEA CHALLENGE 3D Trailer-National Geographic 캡처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에는 깊이가 10,920m에 달하는 챌린저 해연이 있다. 1951년 영국의 해양관측선 챌린저 8호에 의해서 발견되어 ‘챌린저 해연’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1957년 소련의 관측선 비티아즈 호가 챌린저 해연에서 11,034m의 깊이를 관측했다고 발표했으나 공식적으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챌린저 해연’이 일반에게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된 동기는 영화 ‘아바타’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이 2012년 3월 26일 심해잠수정(딥씨 챌린저)을 이용하여 단독으로 다이빙하는 기록을 수립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딥씨 챌린지(Deepsea Challenge)’가 2014년에 공개됨으로서 인해서다.

 

‘챌린저 해연’은 그 명칭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챌린저 해연’과 ‘비티아즈 해연’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챌린저 해연’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오래 전의 포스팅 “죽음을 부르는 고스트 네트(Ghost Net)”에서 미국해양대기관리처(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가 마리아나 해구에서 발견한 쓰레기를 촬영한 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전 세계의 깊은 곳 어디에도 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Deepwater Exploration of the Marianas: Earth Day-Encounters with Trash

 

올해 2019년 2월 27일 영국 뉴캐슬 대학의 연구진이 ‘왕립 오픈 사이언스: 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10년 동안 수심 7,000m~10,890m에 서식하는 단각류를 수집하고 해부하여 90마리 중 72%에 달하는 65마리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 조각이 122개나 발견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연구진이 단각류를 채집한 장소는 마리아나 해구를 비롯하여 일본 해구, 이즈·보닌 해구, 케르마데크 해구, 뉴헤브리디스 해구, 페루·칠레 해구였고 특히 페루·칠레 해구에서는 4곳에서 채집을 하여 모두 9곳에서 샘플을 채집하였다.

사진 출처: Phys.org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일본 해구가 가장 먼저 나오는데 이것은 아마도 일본에서 자금을 지원 받아서 진행하였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되어 조금 부럽기도 하다.

단각류를 채집한 6곳의 해구 중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가장 적게 발견된 곳은 50%를 보인 뉴헤브리디스 해구였고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100%를 보인 마리아나 해구였다고 한다.(정확하게는 챌린저 해연에서 샘플을 채집)

단각류들의 체내에서 검출된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84%가 합성섬유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아래의 사진은 논문에 게재된 것으로 마리아나 해구에서 발견된 단각류와 그 체내에서 검출된 마이크로 플라스틱의 사진이다.

출처: The Royal Society

 

플라스틱 쓰레기는 가볍지만 미생물이 표면에 흡착되면 무게가 증가하여 결국 해저로 가라앉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함부로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닷속 어디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슬픈 현실을 이 논문은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알란 자미슨(Alan Jamieson) 교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찾는 것보다는 그것이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는 경북 의성의 ‘쓰레기산’을 CNN이 보도하면서 우리나라가 세계최대의 플라스틱 소비국이라고 한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은 ‘일회용 플라스틱’의 규제를 시행한지 반년이나 지났음에도 일선에서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정부의 정책을 보면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부 몰지각한 낚시인들을 볼 때면 정말 라이센스제의 도입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뜻을 같이 하는 주변의 지인들과 자주 출조하는 곳에서의 청소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낚시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동참이 있으면 정말 감사하고 기쁠 것이다.

낚시용품에도 친환경 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낚시용품에도 친환경 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사용규제가 확대되고 있는 지금,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한 친환경적인 낚시용품의 생산에 대하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이미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낚시를 다니면서 보게 되는 쓰레기더미와 갯바위에 함부로 버려진 밑밥찌꺼기는 과연 이런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낚시를 할 자격이 있는지? 묻게 되곤 합니다만 많은 낚시인들은 자연을 훼손하면서 취미생활을 즐기지는 않는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낚시를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밑걸림으로 인하여 부득이 라인이나 채비를 잘라내어야 하는 경우와 같이 어쩔 수 없이 낚시용품을 바다에 버리게 되는 것도 바다를 오염시키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낚시인들의 의식전환과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을 생산하려는 조구사들의 노력이 같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을 “플라스틱을 먹고 자라는 벌레, 왁스 웜(Wax worm)”이란 제목의 포스팅에서 한 바가 있었습니다.

 

환경에 피해를 주는 낚시용품으로는 크게 봉돌(추)과 낚싯줄(라인) 그리고 인조미끼인 루어를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중금속이 함유된 집어제도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것이지만 다음에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낚싯줄로 인한 동물들의 피해

먼저 낚싯줄에 의한 피해사례를 들어보면 이것은 바닷새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는데, 2007년에 발표된 논문(Plastic Debris in the World’s Oceans)을 보면 바닷새가 먹이를 먹기 위해 물속에 들어가게 되면 낚싯줄은 투명한 색상을 하고 있어서 눈에 잘 뛰지 않고 설혹 보인다고 하더라도 미끼로 착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닷새들이 둥지를 만들기 위해서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은 낚싯줄과 음료수를 번들로 포장하는 식스 팩 링(six-pack rings)이라고 하는데 식스 팩 링이 몸에 걸린 채 20여 년을 생활한 거북이의 둘로 나뉜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둥지를 만들기 위해 낚싯줄을 사용한 바닷새들이 낚싯줄에 얽혀 사망하는 사례도 아주 많은데 특히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조사한 것을 보면 전체 둥지의 60% 정도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이런 낚싯줄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를 이용하여 둥지를 만들게 되면 그것에 얽혀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하니 우리 낚시인들로서는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참조한 원문: Deleterious Effects of Litter on Marine Life

참고: 죽음을 부르는 고스트 네트(Ghost Net)

 

염화비닐로 만드는 웜의 심각성

우리가 사용하는 웜의 대부분은 염화비닐에 가소제를 첨가하여 부드럽게 만든 것인데 이처럼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첨가되는 화학물질이 들어가는 것 중에서도 특히 폴리염화비닐은 더욱 많은 화학첨가제를 사용하는 것으로써 전체 중량의 10~50%를 차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심지어는 전체무게의 80%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화학첨가제가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대부분의 첨가제가 플라스틱과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않기 때문에 배어 나온다는 것에 있으며 첨가제가 배어 나와 분해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나온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낮은 농도에서도 발암과 생식기능을 손상시키는 내분비 교란을 일으키기도 하며, 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PBDEs, Polybrominated diphenylethers)는 갑상선교란과 신경독성이 있는데 이런 유해한 첨가제를 함유한 플라스틱이 바다에 들어가면 아주 쉽게 생물의 체내에 침투하게 되고 이것을 결국에는 우리 인간이 먹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어서 심각한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 일본의 사례를 중심으로

낚시에 사용하는 추의 재료로는 납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납으로 만든 추에 코팅을 한 것은 사용해도 된다고 하는 것이 현재 우리 정부에서 하고 있는 낙후된 행정처리의 일 단면입니다.

많은 낚시인들이 우수한 국산제품의 출시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외국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1970년대까지만 해도 번창했던 낚시용품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것이 현재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친환경 인증제도’가 아직 낚시용품에는 도입되지 않고 있는 것은 낚시용품업계 뿐만 아니라 정부당국에서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플라스틱 빨대와 같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규제가 대부분이지만 기타 제품들에 대한 규제도 시기적인 문제일 뿐 언젠가는 시행될 것이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고 보면,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앞서가는 발 빠른 대처가 낚시용품을 생산하는 업계에서는 필요하다고 보며, 친환경 낚시용품의 생산에 지원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행정당국에서는 조속히 갖추기를 바람과 아울러 초기에는 비용의 증가가 부담이 될지라도 기꺼이 친환경 낚시용품을 사용하려는 낚시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2007년에 친환경 낚시용품의 보급을 위해 ‘환경보전마크(e-마크)’를 만들어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배스프로협회(JB·NBC)에서는 주최하는 낚시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조건으로 ‘FECO마크’를 달지 않은 제품이 아니면 안 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 납을 포함하지 않고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키는 가소제의 사용을 제한한 친환경 낚시용품의 제조를 업계에 장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낚시용품공업회에서는 ‘환경·미화마크’를 도입하여 낚시용품을 생산하는 업체로부터 부과금을 징수하여 바다를 청소하고, 낚시터를 정비하며 어족자원을 보호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일본 대다수의 용품업계들이 참여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이 마크가 있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자발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합니다.

 

일본에서 2007년에 처음으로 인증한 ‘환경보전마크(e-마크)’를 취득한 제품은 다이와, 도레이, 후지와라, 레이 다운, 필드 메이트 등 5개 업체의 29개 제품이었습니다.

비록 한국에서는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만 지금부터라도 박차를 가한다면 ‘친환경 낚시용품’의 생산에 있어서는 얼마든지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석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디 세계의 흐름에 따라만 가는 수동적인 자세를 지양하는 정부와 업계가 되어주기를 바라면서 친환경 낚시용품의 사용에 적극 동참하려는 낚시인들의 자세도 아울러 부탁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