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줄에 숨어있는 제곱근(√)의 비밀

낚싯줄에 숨어있는 제곱근(√)의 비밀

낚시에 경험이 많은 사람과 초보 낚시인이 사용하는 낚싯줄을 비교해보면 경험이 적은 사람일수록 사용하는 낚싯줄이 굵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은 대물의 입질이 왔을 때 혹여나 낚싯줄이 약하여 터지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이 가장 클 것으로 생각되는데, 과연 사용하는 낚싯줄이 얇으면 대물을 걸어 올리기가 힘든 것일까?

그러나 정답부터 얘기하면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 실제로는 인장강도 이상의 체중을 가진 대물도 거뜬히 잡아낼 수 있는데 물론 그러기에는 스킬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면 지금부터 초보자들이 낚싯줄의 굵기, 즉 호수(號數)를 선택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점들을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낚싯줄의 호수에 대해서 한 번 더 살펴보고 가자. “낚싯줄의 역사-호수(號數)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에서 알아보았던 것과 같이 나일론 라인의 호수는 원래 사명(社名)이 동양레이온이었다가 1970년에 사명을 도레이로 변경하고 도레이(TORAY)란 상표의 낚싯줄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가 “은린(銀鱗)”이란 나일론 낚싯줄을 1947년에 최초로 생산하면서부터 낚싯줄의 호수와 표준직경이라는 것을 사용하면서 1호 낚싯줄의 지름을 0.165mm라고 규정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합사(PE)의 경우에는 정해진 기준이 없어서 릴을 구매하고 ○호 라인이 ○○m 감긴다는 제원을 보고 라인을 감다보면 덜 감기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이처럼 제각각이었던 합사(PE)의 규격을 2010년에 일본에서 표준규격을 지정하면서부터 지금은 릴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권사량은 아래와 같은 기준에 맞춰 제원에 표기하고 있지만 낚싯줄의 호수에는 제곱근2(√2)가 숨어있다는 내용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 참고: 합사(PE)의 표준직경

호수
강 도
표준치
표준직경
lb
kg
데니어(d)
mm
0.1
4
1.81
20
0.054
0.15
4.5
2.04
30
0.066
0.2
5
2.27
40
0.076
0.25
5.5
2.49
50
0.085
0.3
6
2.72
60
0.094
0.35
7
3.18
70
0.101
0.4
8
3.63
80
0.108
0.45
9
4.08
90
0.115
0.5
10
4.54
100
0.121
0.6
12
5.44
120
0.132
0.7
14
6.35
140
0.143
0.8
16
7.26
160
0.153
1
20
9.07
200
0.171
1.2
24
10.89
240
0.191
1.5
30
13.61
300
0.209
1.7
34
15.42
340
0.219
2
40
18.14
400
0.242
2.5
50
22.68
500
0.270
3
55
24.95
600
0.296
4
60
27.22
800
0.342
5
80
36.29
1,000
0.382
6
90
40.82
1,200
0.418
8
100
45.36
1,600
0.483
10
130
58.96
2,000
0.540

 

호수가 크면 굵기도 굵어진다는 것은 알지만 어떤 기준에 의해서 굵어지는지, 그것은 비례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하는 등의 내용은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알아두는 것은 낚싯줄을 이해하는데 도움은 될 것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또 많은 낚시인들이 사용하는 합사 제품의 뒷면을 보면 아래와 같이 제원이 표시되어 있는데 1호의 지름을 보면 위의 표와 같이 0.171㎜이고 2호는 0.242㎜임을 알 수가 있다.

 

제목을 보신 분들이라면 벌써 알아차렸겠지만 낚싯줄의 호수는 지름의 제곱근2(√2)에 비례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0.171㎜×√2=0.241㎜) 또한 낚싯줄과 같은 선재(線材)의 인장강도는 단면적에 비례하는데 제품에 있는 제원에서도 1호보다 2호의 인장강도가 대략 2배 조금 안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제곱근2(√2)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낚싯줄은 어떤 호수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일본 야마나시대학의 오오하마 히데키(大浜秀規) 교수가 쓴 논문에서 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논문에서는 몸길이 50㎝, 체중 1.7~1.8㎏ 정도 되는 연어와 무지개송어를 대상으로 루어낚시를 하여 바늘에 걸렸을 때의 당기는 힘(장력)과 지속되는 시간을 관찰하였는데 결과에 의하면 순간의 최대장력은 연어가 2.4㎏, 무지개송어가 2.9㎏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즉 체중의 1.3배~1.7배 정도의 장력이 작용하고 최대장력이 걸리기까지의 시간은 바늘에 걸린 후 대략 70초가 걸렸으며 150초 이후에는 1/5로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을 조금 풀어서 살펴보면 합사(PE)의 수면과의 각도에 따른 저항력은 제외하고라도 바늘에 걸린 물고기는 이에 맞서 헤엄치는 속도를 점점 높여가면서 70초 정도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하는 힘겨루기를 보여주는데 이것은 바늘에 걸린 물고기가 신체에 느끼는 저항(속도의 제곱)에 의해 70초 이후에는 갈수록 힘이 빠진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몸길이가 1m, 체중이 10㎏인 물고기의 몸통의 지름은 20㎝이고, 60㎞/h의 속도로 헤엄을 친다고 가정하면 최대장력은 아래와 같은 공식에 의해서 산출된다.

최대장력=(1/2)×항력계수×단면적×해수밀도×속도². 따라서 10㎏의 대물이 발휘하는 최대장력은 약 13㎏ 정도가 됨을 알 수 있다.

즉, 이것은 10㎏의 대물도 합사(PE) 2호로 거뜬히 잡을 수가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초보자들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조금 얇은 낚싯줄을 사용하여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굵은 낚싯줄을 사용하기보다는 평소에 라인의 손상이 없는지 등을 점검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낚싯줄의 역사-말총(말의 갈기나 꼬리의 털)

낚싯줄의 역사-말총(말의 갈기나 꼬리의 털)

위의 사진은 1700년대 중후반~1800년대 초반까지 미국에서 사용되던 도구함인데 그 속에 말총으로 만든 낚싯줄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사진 속 낚싯줄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이 사용하던 말총으로 만든 낚싯줄이며 조지 워싱턴은 낚시를 즐겨 하여 상어를 낚시로 잡기도 하고 오하이오에서는 메기낚시를 즐겼으며 1787년 여름, 55명의 대표들이 필라델피아에 모여 미국헌법을 제정하는 중의 휴회기간 동안에도 송어와 농어낚시를 즐겼다고 합니다.

 

낚싯줄로 사용된 재료들은 나일론이 발명되기 이전에는 천연재료들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품질과 성능이 저하되는 경연열화가 진행되고 오래 보관하기도 어려워 보존되어 있는 것이 드물고, 특히 한국에서 소장하고 있다는 곳을 아직까지는 찾지 못했습니다.

낚싯줄의 역사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지난번에 “낚싯줄의 역사-천잠사(天蠶絲)”에서 소개한 천잠사(天蠶絲)는 견사(絹紗)나 말총의 역사보다는 짧습니다. 즉 견사나 말총을 낚싯줄로 사용하다가 나중에 천잠사(天蠶絲)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천잠사(天蠶絲)와 견사(絹紗)가 산누에나방으로부터 만든다는 점은 같지만 견사는 누에고치로부터 실을 뽑고 천잠사(天蠶絲)는 고치가 되기 전의 유충의 분비선으로부터 실을 뽑는다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견사를 포함한 섬유소재의 낚싯줄에 대해서는 별도로 포스팅을 할 계획입니다만 한국에서는 칡뿌리를 낚싯줄에 이용하였다는 단서도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말총을 이용한 낚싯줄에 대해서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플루타크 영웅전’으로 유명한 로마의 전기 작가 플루타르코스(플루타크는 영어 발음)는 말총으로 만든 낚싯줄에 대하여 “최대한 매듭을 줄인 백마의 털이 좋고 같은 백마라도 종마의 털로 만든 것이 암말이나 거세마의 털로 만든 것보다 강하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종마의 털은 구하기가 어려워서 주로 암말의 털을 재료로 사용하였는데 플루타코스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암말의 꼬리털이 좋은 이유는 항상 소변에 의해 젖어 있기 때문이다.”

 

말총을 사용한 낚시에 관한 자료를 한국의 옛 문헌들에서는 정확한 내용을 아직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일본의 경우를 보면 산천어낚시에는 말꼬리의 털을 3개 꼬아 사용하였다거나 은어낚시에는 5개를 꼬아서 그 길이가 2~3척이 되도록 사용하였다는 내용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1884년에는 말총으로 만든 낚싯줄의 강도를 시험했다는 자료가 남아 있는데 일본의 재래종 말들은 꼬리털이 그리 길지 않았다고 하니 낚싯줄로 사용하기 위해서 길이를 길게 하려면 여러 가닥의 말총을 연결해야만 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실제 말의 꼬리털의 단면은 원형이 아니라 평평한 타원형을 하고 있으며 한 마리의 말에서도 꼬리털의 굵은 정도와 길이는 제각각이어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1/3 정도이며 두께는 현재의 규격으로 보면 0.8~1.2호 정도이며 강도는 나일론 라인 0.4호 정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1929년 일본의 낚시용품 카탈로그에 나와 있는 것을 보면 백마의 털이 흑마의 털보다 다소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보다 훨씬 이전에 말총을 낚싯줄로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는 것으로는 1557년에 영국인 윌리엄 사무엘(William Samuel)이 출간한 낚시의 기술(Art of Angling)이란 책을 들 수 있습니다.

그 책의 내용을 보면 문답식으로 낚싯줄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는데 “거세마의 털로 만든 낚싯줄과 양모(羊毛)로 만든 것은 물을 잘 빨아들이기 때문에 원줄로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목줄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3개 이상의 털을 꼬아서 만든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등의 얘기가 나옵니다.

이런 말총과 견사와 같은 섬유소재의 낚싯줄을 사용하다가 그 다음에 천잠사(天蠶絲)를 이용한 낚싯줄을 사용하고 이어서 나일론이 발명되면서 나일론 낚싯줄로 넘어가는 것이 대체적인 세계의 흐름인데 이런 내용에 관한 것들을 국내에서는 찾아보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은 언제나 느끼는 안타까움입니다.

다행히도 단양에 낚시박물관이 있어 그나마 명맥은 유지되고 있지만 주로 민물 견지낚시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한국낚시의 역사에 대한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다고 봅니다.

합사(PE라인)의 역사와 숨은 이야기

합사(PE라인)의 역사와 숨은 이야기

낚시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합사(合絲)는 정확히는 여러 가닥의 실을 합쳐서 꼬임을 주어 빔실로 만든 실이라는 뜻을 가진 합연사(合撚絲)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그러나 여기서도 통상적으로 부르는 합사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합사가 아닌 PE라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낚싯줄의 역사와 숨은 이야기들을 알아보기로 하자.

1992년 최초로 PE라인이 세상에 선을 보인 이후부터 독점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던 일본의 특허는 대부분 1980년대에 집중적으로 취득한 것들이어서 이제는 기한의 만료로 일본의 기술을 따르지 않아도 되게 됨으로써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에서도 개발에 성공하게 되었다.

한편 일본 토요보(Toyobo)는 지금까지 다이니마(Dyneema)란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던 것을 일본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창조신 부부인 남편 이자나기(伊邪那伎)와 아내인 이자나미(伊邪那美)에서 따와 2016년 4월 1일부터는 이자나스(IZANAS)라는 브랜드로 판매를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달갑지 않다.

그러면 지금부터 합사(PE라인)의 역사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그런데 그 전에 먼저 다이니마(Dyneema)란 이름이 무슨 뜻을 지니고 있는지부터 알아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이니마(Dyneema)는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으로 만든 제품으로 네덜란드의 DSM과 일본의 토요보(東洋紡)가 함께 개발한 것인데 DSM에서는 힘을 뜻하는 그리스어 다이나미(Dynami)와 섬유를 뜻하는 이나(Ina)를 결합하여 Dynema로 만들었으나 일본에서 ‘니’는 2를 뜻하는 발음과 같으므로 E를 1개 더 넣어 Dyneema로 하자는 토요보(東洋紡)의 제안에 따라 정해진 것이다.

그런데 토요보(東洋紡)는 무슨 이유로 다이니마(Dyneema)가 아닌 이자나스(IZANAS)란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의 경제계와 낚시업계는 물론 학계와 정부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토요보(東洋紡)가 새로운 브랜드인 이자나스(IZANAS)로 영업을 전개하는 첫째 이유는 토요보(東洋紡)가 판매하는 다이니마 제품과 네덜란드 DSM이 판매하는 다이니마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며, 둘째 이유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하는 반면에 모방품이 끊이질 않고 있고, 셋째 이유는 보유한 특허의 기한 만료로 독점적인 위치를 누릴 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위에서 열거한 3가지 문제를 일본 토요보(東洋紡)는 어떻게 돌파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일본 군마대학(群馬大学)의 공과대학원에서 분자과학과 교수를 맡고 있는 히로키 우에하라(上原宏樹)의 연구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은 우에하라 교수의 논문 요약본에서 캡처한 것임

 

히로키 우에하라(上原宏樹)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을 모노필라멘트 방식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2016년 제42회 일본 섬유학회상을 수상하였는데 토요보(東洋紡)가 다이니마(Dyneema)에서 이자나스(IZANAS)로 브랜드를 변경하기로 한 것도 2016년의 4월의 일이며, 게다가 히로키 우에하라(上原宏樹)는 관련기업으로부터 개발과 제휴를 받았으며 지금은 실제로 생산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서 충분히 수긍이 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추론해보면 토요보(東洋紡)는 1세대 합사라 할 수 있는 다이니마(Dyneema) 의 시장지배력이 약해지는 것을 차세대 합사라 할 수 있는 모노필라멘트로 만든 제품으로 확고히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 관련 논문을 보지 못하고 요약본만 본 상태지만 기존의 모노필라멘트로 만든 합사(PE라인)는 기존 제품보다 2배나 강한 강도를 가지며 PE라인의 가장 큰 단점인 연신율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 합사 개발의 역사와 주역들

다이니마(Dyneema)는 슈퍼섬유로 분류되는 매우 가볍고 강한 섬유로 네덜란드의 화학회사인 Royal DSM N.V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일본의 토요방적주식회사(東洋紡株式会社: 줄여서 토요보)의 생산기술에 의해 공업화된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섬유로 그 역사는 1963년부터 시작된다.

DSM의 정식 명칭은 코닝크릭크(Koninklijke) DSM N.V이며 DSM의 앞에 붙어 있는 코닝크릭크(Koninklijk)는 영어로 로얄(Royal)이란 뜻을 가진 네덜란드어로서 특정기업이나 단체에 붙여주는 명예 호칭이다.

1963년, DSM에서 폴리머의 기초연구를 하고 있던 알버트 J. 페닝스(Albert J. Pennings: 이하 페닝스)와 그의 동료는 폴리에틸렌을 상온에서 결정화시키는 기술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때 발견된 기술로는 상업화할 정도의 생산량을 얻지 못했으며 매우 균질한 폴리에틸렌을 분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들은 1964년에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고 1966년에는 폴리에틸렌을 시트 형태로 결정화시키는 방법의 특허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1960년대 중반 DSM의 중앙연구소에서는 폴리에틸렌 섬유를 어느 분야에서 제품화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제조 시설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기초연구를 지향하였으므로 결정의 구조와 성질을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었고 이처럼 기초연구에의 지향은 1950년대와 60년대에 유럽의 기업들에게는 일반적이었던 일로서 페닝스가 결정화 방법을 발견한 섬유에 대하여 DSM의 전사적(全社的)인 관심은 없었다.

그러나 기초연구에 집중하던 방침은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대 전기를 맞게 된다.

경제환경의 악화로 인해 DSM 중앙연구소의 기초연구 예산이 크게 삭감된 결과, 폴리머 기초연구부문의 인원은 25명에서 15명으로 대폭 감축되었는데 페닝스도 그로닝겐대학교(University of Groningen)로 옮기게 된다.

그러나 DSM은 페닝스의 연구에 계속해서 자금을 지원하여 관계를 유지하지만 페닝스의 지도를 받으며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던 폴 스미스(Paul Smith)가 DSM의 연구소에 입사하게 되면서 페닝스와 DSM이 결별하는 계기를 맞게 된다.

폴 스미스(Paul Smith)는 연구소 동료인 피에트 렘스트라(Piet Lemstra)와 함께 겔 방사법을 개발하였는데 바팅이 되는 아이디어는 페닝스가 오랫동안 연구하였던 것에서 나온 것이었다.

아무튼 DSM은 1979년 스미스와 렘스트라가 개발한 겔방사법에 대한 특허를 신청하여 1980년에 인증을 받는다. 그리고 DSM과 페닝스 사이에는 이 특허의 소유권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게 되었고 당연히 페닝스와 DSM의 관계는 종결될 수밖에 없었는데 분쟁 끝에 겔방사법의 특허는 DSM이 보유하게 되었다.

겔방사법을 쉽게 표현하면 열이 아닌 용매로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을 녹인 다음 그것을 노즐에서 밀어내고, 겔 상태의 섬유에서 용매를 제거하여 섬유를 뽑아내는 기술인데 알버트 J. 페닝스(Albert J. Pennings)와 DSM의 역사와 합사의 개발에 대한 역사를 오늘 모두 다루기에는 너무 장황한 포스팅이 될 수밖에 없기에 일정 부분의 시간은 뛰어넘기로 하고 DSM이 토요보(東洋紡)와 손을 잡은 얘기를 하기로 한다.

 

■ DSM과 토요보(東洋紡)의 제휴

1980년대에 들면서 DSM은 오일쇼크로 인한 경제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전략을 수정하여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시하는 사업영역으로 제품 포트폴리오의 이행을 도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1981년에는 새로운 폴리에틸렌 섬유를 DSM이 자체적으로 생산할 것인지 라이선스로 생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로에 서는데 1982년의 실적악화는 사업 파트너를 찾아야만 하는 것으로 진로를 수정하게 만들었다.

또한 ICI(Imperial Chemical Industries), 악조노벨(Akzo Nobel), 얼라이드 시그널(Allied Signal)과 같은 경쟁업체에서도 동일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업화가 임박했다는 정보가 입수됨에 따라 DSM은 적을 동지로 만들기 위해 악조노벨(Akzo Nobel), 얼라이드 시그널(Allied Signal)에 제휴를 제안하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만다.(거절이란 표현이 일부 맞지 않을 수도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포스팅에서 다룰 계획임)

이로 인해 DSM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게 되었고 합성섬유의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DSM이 잘 알지 못하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시장에 대해서도 정통한 일본의 토요보(東洋紡)로부터의 제휴를 받아들이게 된다.

한편 토요보(東洋紡)로서는 1970년대의 오일쇼크로 인해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섬유사업은 더 이상의 확장은 무리가 있다는 결론에 따라 비섬유 사업으로의 확대와 해외진출의 확대를 꾀하면서 감량 경영과 함께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던 시기여서 1984년 DSM과의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하고 1985년에는 고강력 폴리에틸렌 섬유의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P-13그룹을 발족시키기에 이른다.

이어서 토요보(東洋紡)는 1985년 12월 1일에는 DSM과 조인트벤처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준비회사로 네덜란드에 Dyneema VOF를 설

립하고 1986년 5월 14일에는 합작회사로서 다이니마 재팬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 운 좋게 잡게 된 PE라인 시장의 주도권

1993년은 토요보(東洋紡)가 합사(PE라인)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는 아주 운이 좋은 해였다고 할 수 있다.

당시 토요보(東洋紡)는 미쓰이석유화학공업(三井石油化学工業)이 제조하는 테크밀론(TEKMILON: テクミロン)을 두고 특허권 경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1993년에 양사가 화해협정을 맺으면서 미츠이석유화학공업은 철수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토요보(東洋紡)가 유일한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섬유업체가 된다.

그런데 미쓰이석유화학공업의 철수가 토요보에 미친 영향은 단순하게 경쟁제품이 시장에서 사라졌다는 점에만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의 주도권도 함께 넘겨받는 행운을 함께 가져다 주었다.

토요보와 미쓰이가 크게 경쟁을 벌이지 않았던 장갑과 낚싯줄 시장에서는 미쓰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는데 미쓰이가 철수하면서 기존 거래업체의 공급권도 자연스럽게 토요보로 넘어오게 되었는데 낚싯줄을 생산하는 대기업 2곳에 테크밀론(TEKMILON: テクミロン)을 공급하고 있던 미쓰이에 비해 기타 중소규모의 메이커에 소량을 납품하는 것에 그치고 있던 토요보는 합사(PE라인)의 단일 공급자로 변모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의 고센에는 테크미(TECMY: テクミー)라는 이름의 제품이 존재하는 것이다.

 

■ 글을 맺으며.

다이니마(Dyneema)는 해외의 원자재 메이커와 높은 기술력을 가진 섬유기업과의 합작에 의해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이노베이션이며 이런 콜라보의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DSM의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의 삭감에 있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중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토요보(東洋紡)가 가지고 있던 기술력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도록 탄탄한 기술력을 지닌 낚시용품 관련업체는 국내엔 어디가 있을까?

루어로드의 그립에 대하여

루어로드의 그립에 대하여

루어로드의 그립과 그립핸드에 대하여 잘못 이해하시는 분들이 더러는 계시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루어로드의 그립에 대하여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 그립에 사용되는 소재는 EVA와 코르크가 있다는 정도만 알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그립과 그립핸드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하여야 하는데 로드의 그립은 아래 그림과 같으며 흔히 착각을 하는 그립의 손잡이, 즉 그립핸드는 크게 싱글핸드 그립과 더블핸드 그립, 그리고 세미 더블핸드 그립으로 구분되는데 자세한 내용은 이곳(바로가기)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특히 리어 그립 부분의 길이는 로드의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며 프런트 그립은 없는 그립리스 제품들도 판매되고 있으며 리어 그립은 일체형과 분리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사족이지만 로드와 릴을 연결하는 부위가 헐거워지면 태클의 사용에도 문제를 야기하고 감도도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릴 스톱 러버”라고 하는 반투명의 고무로 된 부품을 장착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그립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입니다.

다음으로 그립의 길이에 대하여 짧은 것이 좋은가? 긴 것이 좋은가? 하는 문제가 남는데 무엇이 좋고 나쁘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대상어종의 회유 반경을 생각하여 한 포인트에서 넓게 공략하고 정확도보다는 비거리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이 긴 쪽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하여 짧은 그립을 선호하는 분들은 비거리 보다는 정확한 포인트에 캐스팅하는 정확도를 중시하고, 로드의 액션도 더 많이 가하는 공격적인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 선택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립이 길면 로드를 받치는 다른 손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비거리는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고 팔꿈치에 로드를 지지하고 겨드랑이에 로드를 끼울 수 있음으로써 장시간의 낚시에 피로도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물이나 특히 농어낚시에서 겨드랑이에 끼우도록 그립의 길이를 설정한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짧은 그립은 섬세한 컨트롤이 가능해서 주로 근거리 공략과 정확도에서 장점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느 것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로드의 전체 길이와 그립의 길이가 비례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란 점입니다.

물론 현재의 추세는 8피트 이하면 짧은 그립 엔드(그립 핸드)를 사용하고 10피트 정도의 로드는 긴 그립 엔드를 채택하고는 있지만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라 피력하기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이런 추세의 이면에는 생산업체들의 판매전략이 숨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카약이나 보트낚시를 즐기는 분들의 경우에는 비거리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짧은 그립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스피닝릴의 공회전식 핸들이란 어떤 것일까?

스피닝릴의 공회전식 핸들이란 어떤 것일까?

며칠 전 드디어 금년의 프로젝트를 끝냈다. 비록 내년의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 남았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것이기에 밀린 글도 쓰고 낚시도 다니면서 끝나가는 시즌을 맘껏 즐겨보자.

오늘 올린 글을 비롯하여 한동안 업로드한 글들은 이전에 티스토리와 워드프레스에서 발행했던 글들을 재업한 것이었기에 글을 작성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하지만 바쁘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이웃님들의 댓글에 성실하게 답을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그리고 오늘은 그동안 받았던 질문 중의 하나로 “나사식이 아닌 스피닝 릴의 공회전식 핸들은 어떤 것인지?”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이 공회전식 핸들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한다.

나사식이 아닌 스피닝 릴의 핸들은 무엇이라 부르는지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한글로는 ‘공회전식 핸들’이라 부르고 일본어로는 ‘토모마와리시키한도루(供回り式ハンドル)’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공회전식 핸들이란 표현은 일본에서 물 건너온 용어를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자동차 엔진을 공회전시키는 것처럼 스피닝 릴을 공회전시키는 방식의 핸들이란 번역기 수준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판매업체들의 제품명에 적혀 있는 것에서 보는 것처럼~~

 

그러나 일본어 ‘토모마와리시키한도루(供回り式ハンドル)에서 토모마와리(供回り)는 자동차의 공회전과 같이 빌공(空)자 공회전(空回轉)이 아니라 함께 회전한다 또는 동시에 회전한다는 뜻의 corotation의 의미로 붙여진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이 타입의 핸들은 대부분 6각형 또는 4각형 구조의 샤프트에 나사가 달린 핸들캡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고정되고, 핸들을 돌리면 핸들캡도 함께 회전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핸들과 핸들 캡이 함께 돈다는 뜻에서 토모마와리시키한도루(供回り式ハンドル)라 이름 붙인 것이므로, 한자를 병기하지 않고 한글로만 표기하는 공회전식이란 표현은 적합하지 않는 것이며, 굳이 부르자면 동시회전식 핸들이라거나 6각(4각도 있지만) 샤프트 핸들로 부르는 것이 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분들이 공회전식으로 알고 있는 것이기에 굳이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하더라도 릴을 수입 또는 판매하는 곳에서는 정확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자동차의 공회전과 같은 의미의 공회전이 아니고 함께 회전한다는 뜻을 가졌다는~~~~~

다이와의 FC LT 모델의 바디사이즈

다이와의 FC LT 모델의 바디사이즈

다이와의 FC(피네스 커스텀 : Finesse Custom) 모델의 바디 사이즈에 대하여 문의하신 분이 계셔서 짧게 포스팅을 해본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다이와의 FC LT모델의 번수는 1000번, 2000번, 2500번의 세 가지가 있는데 스풀의 크기만 다를 뿐 바디는 공통적으로 1000번의 바디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스풀의 크기는 서로 달라서 스풀의 지름이 1000번은 40mm, 2000번은 42mm, 2500번은 45mm로써 이 크기의 차이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을 모르는 분들은 바디의 크기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다.

또한 같은 1000번 바디를 사용하는 FC LT기종이라 하더라도 1000번과 2000번은 1000번 로터를 사용하고 있어서 스풀이 호환되지만 2500번은 2500번의 로터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호환이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같은 FC 기종이라 하더라도 18이그지스트와 20루비아스는 서로 호환되지 않으며 그룹1과 그룹2로 나뉘는 기종에 따라 TYPE-α스풀로 호환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실감할 경우가 많지 않고 글을 읽으실 분들도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되어 작성을 미루기로 하고 모쪼록 조금이라도 궁금증이 해결되셨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좁쌀봉돌의 규격은 왜 B와 G로 표시할까?

좁쌀봉돌의 규격은 왜 B와 G로 표시할까?

좁쌀봉돌의 크기를 나타내는 B와 G가 무엇을 뜻하는가에 대하여 B는 간단하게나마 제대로 된 정보들이 검색되는 반면에 G의 경우에는 중력(Gravity)에서 따온 것이라거나 곡식의 낟알(Grain)을 뜻하는 단어에서 따온 것, 심지어는 벵에돔의 일본어인 그레(グレ)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것이라는 등 제각각의 정보들이 넘쳐나는데 오늘은 좁쌀봉돌의 크기를 나타내는 B와 G는 무엇을 나타내는가에 대하여 알아볼까 합니다.

근대화가 우리보다 앞섰던 일본으로부터 낚시도구와 채비들이 많이 유입되다 보니 사용하는 용어 또한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게 되었고 이제는 그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져 별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많은데 좁쌀봉돌의 규격을 나타내는 B와 G 또한 마찬가지의 경우입니다.

좁쌀봉돌은 봉돌의 중앙에 홈이 나 있어 그 안에 낚싯줄을 넣고 눌러서 고정시킬 수 있는 조개봉돌의 일종으로 조개봉돌은 일본어로 와리비시(割ビシ)라고 하며 좁쌀봉돌은 간다마(ガン玉) 또는 카미츠부시(カミツブシ)라고 합니다.

 

특히 좁쌀봉돌을 일컫는 간다마의 간(ガン)은 영어의 GUN을 나타내며 글자 그대로 총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다마라고 하는 것은 총알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낚시에서 사용하는 좁쌀봉돌에 총이란 뜻의 간(ガン)이 원래부터 사용된 것은 아니며 1939년에 발간된 일본의 낚시용품 카탈로그를 보면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고 연합군최고사령부가 통치하는 군정체제하에 들어가면서 무기의 생산에 사용되는 재료들의 엄격한 통제를 받게 되면서 납을 사용한 제품들을 만들지 못하게 되었으며 아울러 민간인의 엽총소지도 금지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953년이 되어서야 민간인의 엽총소지가 허가되었고 엽총에 사용되는 총알의 수입도 허용이 되면서 이 총알을 낚시에 사용하는 봉돌로 이용하면서부터 총알을 뜻하는 간다마(ガン玉)란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간다마(ガン玉)라고 부르지 않고 아예 산탄(散彈: サンタン)이라고 이름 붙여 판매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일본어 산탄(散彈)의 표기는 산단(さんだん)이며 제품명을 나타내기에 카타카나로 산탄으로 표기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엽총으로 사용되는 산탄총의 총알규격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B, BB, BBB가 있는데 좁쌀봉돌의 규격을 나타내는 BB가 ‘Ball Bullet’ 또는 ‘Ball Bearing’의 약자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이며 BB는 산탄의 한 규격일 뿐 딱히 무엇의 약자는 아니란 것입니다.

다음으로 좁쌀봉돌에서 사용하고 있는 G란 규격은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호수를 말하는 호(号: 고우(ごう))의 영문표기에서 G를 딴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G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업체가 바로 츠리겐(釣研)이며 이전부터 사용하던 봉돌의 호수와 다른 규격을 나타내기 위해 G를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제까지 나와 있는 세간의 여러 설들 중에서는 가장 신뢰가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더욱 정확한 내용이 확인되면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호수(號數)의 바늘인데 왜 크기가 다를까?

같은 호수(號數)의 바늘인데 왜 크기가 다를까?

낚시를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는 여러 가지 중의 하나가 바로 바늘의 크기를 나타내는 호수입니다.

이 호수가 바늘마다 제각각이어서 초보자들로서는 잘 이해할 수가 없으며, 낚시를 오래 했다는 분들도 왜 같은 호수의 바늘이 크기가 다른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호수지만 왜 낚싯바늘의 크기가 다른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바늘의 호수가 같음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려면 중국에서부터 유래된 척관법(尺貫法) 또는 척근법(尺斤法)이란 것을 알아야 하는데 자세한 것은 검색을 통해 알아보는 것으로 하고 여기서는 낚싯바늘에서 사용하던 몇 가지 단위들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낚싯바늘에서 사용하던 길이는 아래와 같으며

1리(리: 釐/厘)=0.0303cm

1푼(분: 分)=0.303cm

1치(촌: 寸)=3.03cm

1자(척: 尺)=30.3cm

사용하던 무게는 1문(匁 )또는 1돈(錢)=3.75g이란 것만 알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이라면 1문(匁)이란 단어에서 이상함을 느끼셨을 텐데, 이것은 바로 일본에서 사용하던 척근법의 단위였습니다.

이런 잔재가 남아있게 된 이유는 1902년에 당시 조선이 사용하던 척근법을 버리고 일본의 표준척을 도량형을 통일하기 위하여 설치되었던 궁내부 산하 관청인 평식원(平式院)이 도입하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자 이제 척근법 또는 척관법이란 도량형이 무엇인지를 알았으니 낚싯바늘로 넘어가겠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가 바다낚시에서 사용하는 바늘은 루어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에서부터 유래된 것들입니다.

예전에 일본에서는 관동과 관서에서 만드는 낚싯바늘의 크기를 저마다 다르게 부르고 있었는데 예를 들면 관동에서는 30.3cm(1척)의 무게를 37.5g으로 맞추어 바늘의 크기를 정했는데 1척에서 만드는 바늘이 10개면 1개를 1문(匁)이라고 부르고 100개를 만들게 되면 1개를 1리(厘)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바늘의 크기를 중량을 기준으로 했던 관동지방과는 달리 관서지방에서는 길이를 기준으로 불렀으며 따라서 그 단위도 길이를 나타내는 몇 분(分) 또는 몇 촌(寸)이었습니다.

이렇게 지방마다 다르게 부르던 것을 1951년 척관법을 폐지하고 강제로 호수(號數)를 사용하도록 하면서 억지로 크기를 정하다 보니 지금과 같이 같은 호수의 바늘이 크기가 다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전까지 관동지방에서 사용하던 것을 호수로 바꾸면서 1리는 1호, 1분은 10호, 1문은 20호로 부르게 되었으며 관서지방의 바늘은 1분이 1호, 1촌이 10호, 촌1이 11호, 촌2가 12호 하는 식으로 그 크기가 정해졌던 것이지요~

무게와 길이에 따라서 구분하던 바늘의 규격을 억지로 통일시키면서 벌어진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그 결과 우리는 혼란 속에서 바늘 선택에 애로를 겪게 된 것이랍니다.

마지막으로 낚시도구와 관련한 글을 작성할 때마다 우리의 고유한 낚시문화와 도구에 대해서는 많은 자료를 모으지 못해서 아직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움으로 남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자료를 모으고 있으니 오래지 않아 한국의 낚시문화와 역사에 대한 글들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스피닝 릴의 라인이 한쪽으로 치우쳐 감기는 원인과 대처법

스피닝 릴의 라인이 한쪽으로 치우쳐 감기는 원인과 대처법

“릴의 와셔는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란 글에서 스풀조정와셔란 낚싯줄이 스풀의 한쪽으로 치우쳐 감기게 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사용하는 부품이란 것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와셔를 몇 개나 넣고 빼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무엇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원인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오늘은 부족한 부분을 추가하여 살펴볼까 한다.

스풀에 라인이 균일하게 감기지 않고 정테이퍼나 역테이퍼의 형태로 감기는 것은 라인롤러의 위치가 스풀보다 높거나 낮을 경우에 발생하는데 그 원인으로는 와셔의 마모를 비롯하여 로터나 스풀을 교환하였을 때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런데 스풀이나 로터를 교환하지 않았음에도 라인이 치우쳐서 감긴다면 그 원인은 대부분 베일암의 회전축 마모를 의심해볼 수 있는데, 이 경우 역테이퍼 형태로 라인이 감기는 현상을 동반한다.

그림을 보면서 자세히 알아보면, 핸들을 돌리면 스풀이 상하로 움직이고 스풀이 가장 고점과 저점에 있을 때는 라인롤러의 하단부와 스풀이 일치하도록 만들어져 있는데 이 위치가 어긋남으로써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스피닝 릴은 계속해서 사용함에 따라 베일 암의 회전축이 조금씩 미세하게 깎이는데 이것이 누적되면 라인을 감을 때 상대적으로 스풀보다 라인롤러가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되면서 라인이 역테이퍼(역사다리꼴)의 형태로 감기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라인롤러보다 스풀이 높이 위치하는 원인은 기술적으로 복잡한 부분이기 때문에 다음에 상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오늘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역사다리꼴의 형태로 감기는 역테이퍼에 대해서만 알아보기로 하자.

역테이퍼로 라인이 감기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위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베일암의 회전축이 깎이는 것인데 이렇게 되는 원인의 대부분은 밑걸림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강한 힘으로 라인을 당김으로써 일어난다.

따라서 밑걸림에서 탈출할 때에는 반드시 라인을 강하게 눌러서 라인롤러에 전해지는 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조금 더 자세히 그림과 함께 알아보면 스피닝 릴을 사용함에 따라 베일암의 회전축은 미세하게 깎이게 되어 제품이 출시 될 때보다는 라인롤러가 내려가게 되는데 라인을 감을 때는 장력(텐션)이 걸리게 되어 미세하게 깎인 틈만큼 라인롤러가 위로 올라가게 되는 것이고 이 때문에 라인이 역사디리꼴의 역테이퍼 형태로 감기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라인롤러가 스풀보다 높은 경우에는 스풀의 위치를 높여서 높이를 맞춰줘야 하기 때문에 스풀조정와셔를 추가해주는 것인데, 초보낚시인들로서는 몇 개를 넣어야 하는지, 얼마나 두꺼운 것을 넣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스피닝 릴을 제조하는 회사와 기종에 따라 와셔가 여러 개 들어있는 모델도 있고 1개만 들어있는 것들도 있는데 초보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범용 모델을 기준으로 하면 대부분 얇은 것, 중간 두께, 두꺼운 것의 3개가 들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스피닝 릴을 구매하면 첨부되어 있는 예비 와셔는 두께가 0.25㎜인 것과 0.5㎜인 것을 제공하고 있는데 역테이퍼의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0.25㎜ 1장을 추가하면 증상을 수정할 수 있다.

그러나 0.25㎜의 예비와셔가 없는 경우라면 기존에 들어있던 0.25㎜를 빼고 0.5㎜ 1장을 추가하면 되는데 역테이퍼의 상태가 아주 심한 경우에는 미세한 역테이퍼가 될 때까지 0.5㎜ 와셔를 추가하고 제일 마지막으로 0.25㎜ 1장을 추가해주면 된다.

끝으로 라인롤러보다 스풀의 위치가 높은 순테이퍼의 경우에는 위의 경우와 반대로 와셔의 수와 두께를 줄여주면 된다.

회를 뜰 때 사용하는 데바칼의 어원

회를 뜰 때 사용하는 데바칼의 어원

낚시와 관련하여 사용하는 용어들 중에는 일본어를 그대로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고기의 이름을 비롯하여 한글로 바꾸어 부를 수 있는 것들조차도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가운데는 마땅히 한글로 바꾸어 부르기가 어려워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들도 있다.

그 중의 하나로 낚시인들이 잡은 물고기를 손질할 때 사용하는 칼의 하나로 ‘데바’라고 부르는 것이 있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단어 역시 일본어로서 정식명칭은 ‘데바칼(出刃包丁: 데바보초우)’이고 흔히 줄여서 ‘데바(出刃)’라고 부른다.

회를 뜰 때 주로 사용하는 칼로는 데바칼과 사시미칼(刺身包丁: 사시미보초우)이 있는데 사시미는 국어사전을 보면 ‘생선회’의 잘못된 표현이라고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 데바란 단어에 대해서는 마땅한 한글표현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아마도 많은 사람이 사용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으나 한글로 부르지 못해 일본어 그대로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어원(語源)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고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먼저 시중에서 회칼을 구입할 경우, 포장겉면을 보면 ○○料理包丁(요리포정)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우선 이것을 알아보고 가도록 하자.

 

 

일본에서 포정(包丁: 보초우)이라고 하면 요리할 때 사용하는 칼을 의미하는데 포(包)는 요리하는 장소를 뜻하고 정(丁)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즉 정원사를 원정(園丁)이라고 하거나 마부를 마정(馬丁)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 포정(包丁)이란 말은 일본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고 중국에서부터 유래된 것으로 장자(莊子)의 양생주편(養生主篇)에 나오는 포정해우(庖丁解牛)가 그 어원이다.

포정(包丁)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고 백정을 지칭하는 말이었는데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백정이 사용한 칼을 일컫는 것으로 사용되면서 일반적으로 조리할 때 사용하는 칼의 의미로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이제 포정(包丁)이 일본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식칼을 뜻한다는 것을 알았는데 생선살과 뼈를 분리하고 생선뼈를 절단할 때 사용하는 칼에는 왜 데바(出刃)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사실, 이에 대하여는 일본에서도 정확한 유래에 대하여 밝혀진 것은 없으나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칼을 처음으로 만든 오사카의 사카이시에 살던 칼을 만드는 장인(匠人)이 심한 뻐드렁니(出歯: 데바 또는 뎃빠)여서 처음에는 데바보초우(出歯包丁)라고 쓰다가 나중에 이빨(歯) 대신에 칼(刃)을 넣어 ‘데바칼(出刃包丁: 데바보초우)’로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한다.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마땅하게 한글로 번역할 만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지만 이 글을 보신 분들 중에서 좋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시면 정말 고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