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하는 일본 후지가이드(후지공업)

쇠락하는 일본 후지가이드(후지공업)

낚싯대에는 골라 먹는 재미가 없다는 글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지루미스(G·Loomis)社의 플래그십 모델인 NRX시리즈에는 1968년에 창업한 REC(REC Components)의 가이드가 사용된다고 설명한 적이 있는데 1982년에 창업한 지루미스는 1997년에 일본 시마노의 자회사가 되면서부터 가이드에 후지공업의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여담이지만 지루미스가 단기간에 미국시장에서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요인 중에는 미국 캐스팅협회의 챔피언 45회와 월드챔피언 14회를 차지한 스티브 라제프(Steve Rajeff)라는 걸출한 인물이 로드를 설계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스티브 라제프(Steve Rajeff)

 

아무튼 이젠 지루미스의 로드에도 후지가이드가 사용되고 있으니 후지공업의 사세는 확장일로를 걷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현실은 그와는 반대로 후지공업의 매출액은 감소를 거듭하고 있다.

사실 오늘 얘기의 주제는 후지공업의 가이드라기보다는 맹목적으로 후지가이드가 최고라는 선입견을 경계하자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많은 낚시인들은 토르자이트 가이드를 사용한 로드가 좋다고들 하지만 토르자이트 가이드는 합사를 사용할 때 소음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로 후지공업의 흑역사라는 평가를 수년 전부터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후지공업은 2018년엔 한화로 580억, 2019년과 2020년에는 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으나 2021년에는 470억 원으로 크게 감소하였고 작년에 약간 회복하여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단순히 매출액의 감소만으로 쇠락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후지공업은 2002년부터 생산비 절감을 위해 중국 청도로 제조시설을 이전하여 생산해오고 있었으나 다시 일본으로 재이전하려 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체물량의 80%를 수출하고 있던 것이 수출물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의 인건비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후지공업 일본 본사

 

후지공업 중국 청도공장

 

또한 최근에 와서는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그것은 일본에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할 당시 170명의 사원 중 절반 정도가 퇴사하는 바람에 개발인력이 크게 부족하고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점 때문에 경영진이 다른 분야로의 사업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도 가이드와 릴시트 분야에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하게 만들고 있다.

드라마 카지노에서 화무십일홍을 빗대 권무십일홍이라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후지공업을 보노라니 그 말이 실감이 난다.

카본 99% 낚싯대는 99%의 카본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 아니다.

카본 99% 낚싯대는 99%의 카본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 아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카본로드의 제원을 보면 카본 99%라고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낚시인들은 99%의 탄소섬유로 만든 낚싯대구나 하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탄소섬유 99%를 사용하여 만든 것이 아니란 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낚싯대를 만들 때 사용하는 프리프레그는 탄소섬유와 수지의 무게함량이 67:33이나 76:24인 것이 주를 이룹니다.

복잡한 용어의 설명은 피하고 요점만 알아보면 탄소섬유의 무게함량이 67%인 단방향 프리프레그의 경우에는 탄소섬유와 사용하는 수지의 밀도가 각각 1.8과 1.2로 탄소섬유의 함유율, 즉 탄소섬유의 부피함량은 57.5% 밖에 되질 않고, 무게함량이 76%인 프리프레그의 부피함량도 67.9% 밖에 되질 않습니다.

탄소섬유의 부피함량을 탄소함유율이라고 부르는데, 무게함량이 70%가 안되는 탄소섬유를 사용하여 만든 낚싯대의 제원에 카본 99%라고 표기하는 것은 과장광고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대 과장광고는 아닙니다.

그럼 지금부터 탄소함량이 70%가 안 되는 프리프레그로 만든 카본로드에 카본함량을 99%라고 표시하는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전에 먼저 짚어야 할 중요한 사항은 낚싯대를 판매하는 업체에서 표시하는 몇 % 카본함량이란 표현은 잘못된 것으로 정확하게는 카본함유율이란 표현을 써야 합니다.

프리프레그의 함량은 무게의 비율을 표시하지만 낚싯대의 제원에 표시하는 함량은 무게가 아닌 부피의 비율이므로 정확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아시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로드 표기법은 일본의 것을 준용하고 있는데, 그에 따르면 낚싯대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는 사용섬유의 함유율을 체적비로 표기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우리보다는 조금 더 상세하게, 수지는 에폭시 수지를 사용하였고 카본은 몇 %이며 그 외 글라스섬유를 몇 % 사용하여 만들었다고 표시하여 판매하고 있죠.

 

즉, 단적으로 얘기해서 탄소섬유의 함량이 76%인 프리프레그 외엔 다른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낚싯대를 만들었다면 제원에 카본 100%라고 표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낚싯대를 과장해서 표현하면 원뿔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보시는 그림처럼 윗부분은 글라스섬유를 사용하고 아랫부분은 탄소섬유를 사용하여 낚싯대를 만들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카본을 사용하여 만든 제일 하단 부분의 반지름은 5cm, 글라스섬유를 사용하여 만든 앞부분 제일 아래쪽의 반지름은 2cm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럼 원뿔을 펼친 단면적은 지금 보시는 것과 같지만 로드의 제원에 표시하는 체적비, 즉 부피의 비율은 5³:2³= 125:8이 됩니다.

 

결국, 이 로드를 만드는데 사용한 탄소섬유의 함유율은 전체(133)의 93.9%라고 표기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로드의 제원에 표기된 카본 99%란 표현은 여러분들께서 생각하시는 것과는 달리 낚싯대의 재료로 99% 카본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신다면 오늘의 포스팅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낚싯대의 선경과 원경이란 정확이 어디를 측정한 것일까?

낚싯대의 선경과 원경이란 정확이 어디를 측정한 것일까?

수온도 점차 상승하고 기온도 올라감에 따라 야외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낚시를 즐기려는 숫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수반하여 새로이 낚시에 입문하시는 분들로부터 낚싯대와 관련한 질문을 자주 받게 되는데 로드를 선택할 때에는 많은 조건을 따져보아야 하지만 처음 장비를 구매하는 분들로서는 여러 변수를 고려하여 올바른 소비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주변의 권유와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의 제원(스펙)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게 됩니다.

로드를 판매하는 업체마다 제공하고 있는 제원을 보면, 먼저 선경과 원경이란 말이 나오며 그 다음으로 자중(무게)이 나오고 기타 로드의 경도, 사용할 수 있는 채비의 한계치 등등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낚싯대(로드)의 선경과 원경 및 표시된 제원의 허용오차는 얼마나 될까.1

 

그런데 아주 많은 분들이 이해를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있는 선경과 원경은 정확하게 어떤 부분에서 측정한 수치이며, 또 그것은 외경을 말하는지 내경을 말하는지를 알아보고 다음으로 업체가 표기한 제원의 오차는 그 허용치가 얼마나 되는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선경과 원경이란 용어에 대하여 알아보면 한자로는 선경(先徑: 先径) 원경(元徑: 元径)이라고 표기를 하고 있는데 짐작하시겠지만 이것은 일본에서 사용하는 표현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원경의 한자가 멀 원(遠)자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생각과 차이가 나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조구사와 유통업체들이 모여서 만든 사단법인 한국낚시협회(일반 개인도 회원이 될 수 있음)라는 단체가 있지만 아직까지 기준이 되는 제원의 표기와 허용오차에 관한 기준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일본에서는 “낚싯대의 표시에 관한 공정경쟁규약”과 그 “시행규칙”을 “낚싯대 공정거래협의회”라는 단체에서 만들어 권장하고 있으며 특히 선경과 원경에 관한 기준은 규약이 새롭게 개정되기 전에는 업체들마다 제각각의 기준으로 표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 다이와의 경우에는 찌낚싯대는 원경을 끝에서 5cm 지점에서 측정을 하고 원투낚싯대의 경우에는 끝 지점의 지름을 원경으로 표시하는 등 제품마다 그 측정하는 부위가 달랐으며(지금도 일부 제품은 다르게 측정) 이것은 업체마다 다르게 표시가 되어 왔었습니다.

이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개정된 규약에서는 원경과 선경에 대하여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낚싯대에 표시하는 제원에 대한 허용오차의 범위도 설정하고는 있으나 강제성은 없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용어를 차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통일된 기준이 없어서 낚싯대의 선경과 원경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일반적으로 선경은 초릿대의 가장 끝 부분, 원경은 손잡이 부분의 가장 끝 부분의 지름을 나타낸다고 하는 내용을 흔히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제시하고 있는 선경은 로드의 앞쪽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으로 부품(가이드)이 붙어 있지 않으며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지점의 외경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으며, 원경은 초릿대에서 가장 먼 부분으로 부품이 붙어있지 않고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지점의 외경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 아마도 국내의 업체들도 이 기준을 따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릿대의 끝에 가이드가 있거나 손잡이 부분, 즉 버트에 그립이 있는 경우에는 가이드의 뒤쪽과 그립의 앞쪽에서 지름을 측정한 것을 선경과 원경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선경은 영어로 “Top Diameter” 또는 “First Diameter”이라고 하며 원경은 “Butt Diameter”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듣거나 사용하는 버트(Butt)란 말은 골프클럽에서 비롯된 것을 낚싯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버트 지름(Butt Diameter) 다시 말해서 원경(元徑: 元径)의 측정은 아래의 그림과 같이 그립의 앞쪽에서 측정하는 것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로드를 판매하는 국내 모 업체의 글에서 “무게의 오차에 대한 국제기준이 5%”라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로드에 대한 제원의 허용오차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기준이 없으며 있다면 일본에서 만든 기준이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낚싯대의 허용오차에 대하여 정하고 있는 일본의 기준은 먼저 길이(전장:全長)는 진출식 로드는 모두 뽑았을 때의 길이를 재고 꽂기식의 경우에는 모두 꽂았을 때의 길이를 측정하며 그 오차는 “+2cm, -1cm×칸 수” 이내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무게(자중:自重)는 가이드와 릴시트 및 그립, 페인트 등을 모두 포함한 무게로 측정하며 오차는 +5% 이내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접었을 때의 길이는 진출식의 경우에는 앞 마개(민물대에 많음)와 뒷마개를 제외한 길이를 재고 꽂기식 로드의 경우는 가장 긴 길이를 측정하며 그 오차범위는 ±3% 이내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국내 낚시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많은 생산업체들의 제품들도 발전하고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사용하는 용어를 일본으로부터 차용하고 있다는 것을 트집 잡으려는 것은 아니나 올바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표기하는 제원과 제품의 허용오차에 관한 기준은 강제적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업체들의 자율적인 노력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례를 들어 국내 모 조구사에 만든 로드의 경우 자중의 오차가 9.45%나 나는 것을 보면서 이제는 국내에서도 제대로 된 기준의 설정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