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용품과 산업

일제(日製)를 대신할 스피닝 릴은 없는 것일까?

일본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바로 일본제품을 대신할 수 있는 국산 스피닝 릴은 없는지, 있다면 추천을 부탁한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스피닝 릴을 생산하는 업체는 많지 않아도 존재한다. 예를 들면 국내 낚시용품업체 중에서 가장 많은 매출액을 올린다는 바낙스에서는 지금 현재 32개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고 가격대는 가장 저렴한 12,000원에서부터 가장 고가라고 해도 170,000원 정도이지만 많은 낚시인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낚시용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이라 할 수 있는 10만 원대의 가격에 다양한 제품이 구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낚시인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전 세계적으로 스피닝 릴을 생산하는 업체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곳까지 포함한다면 수백 개가 넘는다. 플라이낚시와 루어낚시를 주로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유럽에서도 스피닝 릴을 생산하는 업체는 정말 많은데 가장 스피닝 릴의 생산이 활발한 이탈리아에만 해도 지금까지 90개가 넘는 업체가 존재했었고 아직도 20여 개의 업체는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예로 들어본다면 1950년대 초에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마이크론이란 모델을 생산한 알체도(ALCEDO)란 회사를 꼽을 수가 있다.

알체도사의 마이크론 릴

 

전 세계적으로는 수없이 많은 업체의 스피닝 릴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일본제품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이유는 외국과는 다른 소비행태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낚시인들과 비교하기 위해서 2019년 상반기 동안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피닝 릴 탑텐을 한 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이 글은 2019년에 작성한 것으로 블로그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누락된 것을 재업한 것임.

1위: 펜 배틀Ⅱ(Penn BattleⅡ)

 

2위: 다이와 BG(Daiwa BG)

 

3위: 캐스트킹 썸머 앤 센트론(KastKing Summer And Centron)

 

4위: 시마노 스트라딕 HG(Shimano Stradic HG)

 

5위: 스우가일량 울트라 라이트(Sougayilang Ultralight)

 

6위: 오쿠마 어벤져 ABF(Okuma Avenger ABF)

 

7위: 고츄어 메탈 스풀(Goture Metal Spool)

 

8위: 아부 가르시아 레보 SX(Abu Garcia Revo SX)

 

9위: 플루거 프레지던트(Pflueger President)

10위: 고스왓 12BB(Goswot 12BB)

상기의 10개 제품 중에서 조금 낯선 이름일 수도 있는 것을 알아보면 우선 3위를 차지한 캐스티킹(KastKing)이란 회사는 2011년에 설립된 미국회사로 세계에서 가장 큰 낚시용품박람회인 ICAST에서 2015년에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는데 현재는 국내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다.

※ 세계최대의 낚시박람회에 참가한 한국기업들

다음으로 5위를 차지한 스우가일량(Sougayilang: 嗖嘎一郎)이란 브랜드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회사의 제품으로서 이 업체의 제품들은 국내낚시인들도 해외직구를 통해서 많이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회사의 이름은 ‘이우이다 무역유한공사(义乌市嘎达贸易有限公司: Yiwu Yida Trading Co., Ltd.)’이고 낚시용품 외에도 섬유제품과 자동판매기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7위에 이름을 올린 고츄어(Goture)도 중국의 회사이며 스우가일량 울트라 라이트(Sougayilang Ultralight)는 2019년 상반기,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피닝 릴에서도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개인들이 직구로 구매하는 것이 고작이다.

나머지 이름이 생소한 오쿠마(Okuma)는 대만업체로 국내에서도 일부 제품들이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기는 하지만 제품군이 다양하지 못한 형편이며 플루거(Pflueger)는 미국의 퓨어피싱에서 소유하고 있는 브랜드란 정도만 얘기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국내에서는 미국과 일본과 달리 낚시용품의 순위를 매기는 기관이나 업체가 없어서 정확한 것을 알 수는 없지만 과연 일본제품을 제외하고 몇 개나 톱텐에 진입했을까를 생각하면 답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자국제품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일본에서도 스피닝 릴의 탑텐에는 중국 스우가일량의 울트라 라이트가 5위에 랭크되어 있고, 6위에는 미국 프로 마린(PRO MARINE)의 TRS20이 올라 있는데 TRS20은 현재 아마존재팬에서 우리 돈 8천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프로 마린(PRO MARINE) TRS20

 

자, 이제 우리나라의 사정을 한 번 돌아보자. 바낙스의 가장 저렴한 아르카나(ARCANA)가 현재 12,0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우리 낚시용품 시장에서 스피닝 릴 부문의 10위 안에 들고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는 못할 것임은 낚시터에서 거의 본 적이 없고 간혹 장비를 대여하는 곳에서만 구경할 수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데, 이런 점을 우리 낚시인들은 다시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섬세함이 요구되거나 정밀한 제어가 가능한 고사양의 제품은 국내업체들이 아직까지는 일본업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찾지 않아서, 회사를 땅 파먹고 운영할 순 없으니까… 라는 등의 이유로 여러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노력 망설인다면 그 책임은 과연 기업에게 있는 것일까? 아니면 소비자들에게 있는 것일까? 다시 한 번 소비자들의 인식 재고와 기업의 노력을 당부해본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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