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물 밖으로 뛰어오르는 물고기의 모습을 보면 “오늘은 큰 놈을 잡을 수 있겠는 걸?” 하고 생각하는 낚시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물 밖으로 뛰어오르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숭어가 뛰는 이유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물고기들이 뛰어오르는 이유는 아래의 4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1. 물 밖의 먹이를 잡기 위해
2. 천적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3. 장애물을 넘기 위해
4. 피부에 있는 기생충을 떨어뜨리기 위해
이 4가지 이유 가운데 숭어가 뛰는 이유는 네 번째인 기생충 때문이라고들 일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숭어는 기생충 때문에 물 밖으로 뛰어오르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숭어가 뛰는 이유에 대해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의문과 관심을 가지고 그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숭어가 뛰는 것을 영어로는 “Jumping mullet” 또는 “Mullet jumping”이라고 표현하는데 이에 관한 연구들 중에서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H. Dickson Hoese”란 사람이 1985년에 발표한 “Jumping mullet-the internal diving bell hypothesis”라는 것입니다.
그의 논문을 보면 자기(H. Dickson Hoese) 이전에는 이에 관한 연구가 없었다고 말하는데 더 정확히 말하면 검증되지 않은 관찰만 있었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H. Dickson Hoese” 이전에 숭어가 뛰는 이유에 대해서 연구한 것으로는 1903년 Holder란 사람이 농어와 같은 천적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놀이로 특별한 의미가 없는 행동이라고 주장한 것이 있고, 그 이후 1966년에는 Thomson이란 사람이 기생충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1973년에는 Cech & Wohlschlag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호흡을 보조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모두 확실한 근거가 없는 저마다의 가설에 불과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H. Dickson Hoese”는 무엇이 정확한 이유인지를 밝히기 위해서 연구를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는 우선 그가 재직하던 대학 근처에서 숭어와 같은 수역에 서식하는 “레피소스테우스과(Lepisosteiformes)”의 물고기에 주목을 했는데 이 물고기는 입으로 삼킨 공기를 부레에 담았다가 직접 호흡에 사용할 수 있는 특수한 어종인데 수중의 산소가 부족하면 자주 수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사실에 주목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중의 산소농도가 낮을 때 숭어가 잘 뛰는 것 같은데 과연 호흡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를 연구하기 위해 야외관찰과 실험실에서의 해부를 통해 가설을 검증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총 16일간 숭어가 뛰는 횟수를 육안으로 관찰하고 다시 물에 입수하는 소리를 세어본 결과를 수온과 수중의 산소농도와 비교한 결과 기본적으로 숭어는 수온이 20℃ 이상이면서 가장 온도가 높은 오후에 물 밖으로 뛰어오르는 행동이 절정에 달하였으며 수중의 산소농도가 낮을수록 많이 뛰어오른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가 발표한 논문에 있는 그래프는 아래와 같은데 회색으로 표시된 점은 저수온(5℃ 이하)에서 숭어가 대량으로 폐사했기 때문에 통계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다음 “H. Dickson Hoese”는 뛰어오른 숭어를 잡아 실험실에서 해부를 했는데 그 결과 숭어 아가미 안쪽의 목구멍에 주머니 모양으로 된 부분에서 공기를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사실로 숭어가 때때로 수면에 입과 얼굴을 내밀고 한동안 헤엄칠 수 있고 이 때 입과 아가미 및 목구멍 안쪽에 있는 공기주머니의 기능을 하는 것이 수면 밖으로 나와 있는 상태에서도 호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H. Dickson Hoese”가 내린 결론은 숭어가 뛰는 것은 수중의 산소농도가 낮을수록 자주 일어나며 결국 이것은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려는 수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H. Dickson Hoese”의 연구도 완전하게 검증되지는 못한 것이기에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전의 가설에 비해서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