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도구

회를 뜰 때 사용하는 데바칼의 어원

낚시와 관련하여 사용하는 용어들 중에는 일본어를 그대로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고기의 이름을 비롯하여 한글로 바꾸어 부를 수 있는 것들조차도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가운데는 마땅히 한글로 바꾸어 부르기가 어려워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들도 있다.

그 중의 하나로 낚시인들이 잡은 물고기를 손질할 때 사용하는 칼의 하나로 ‘데바’라고 부르는 것이 있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단어 역시 일본어로서 정식명칭은 ‘데바칼(出刃包丁: 데바보초우)’이고 흔히 줄여서 ‘데바(出刃)’라고 부른다.

회를 뜰 때 주로 사용하는 칼로는 데바칼과 사시미칼(刺身包丁: 사시미보초우)이 있는데 사시미는 국어사전을 보면 ‘생선회’의 잘못된 표현이라고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 데바란 단어에 대해서는 마땅한 한글표현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아마도 많은 사람이 사용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으나 한글로 부르지 못해 일본어 그대로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어원(語源)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고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먼저 시중에서 회칼을 구입할 경우, 포장겉면을 보면 ○○料理包丁(요리포정)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우선 이것을 알아보고 가도록 하자.

 

 

일본에서 포정(包丁: 보초우)이라고 하면 요리할 때 사용하는 칼을 의미하는데 포(包)는 요리하는 장소를 뜻하고 정(丁)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즉 정원사를 원정(園丁)이라고 하거나 마부를 마정(馬丁)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 포정(包丁)이란 말은 일본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고 중국에서부터 유래된 것으로 장자(莊子)의 양생주편(養生主篇)에 나오는 포정해우(庖丁解牛)가 그 어원이다.

포정(包丁)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고 백정을 지칭하는 말이었는데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백정이 사용한 칼을 일컫는 것으로 사용되면서 일반적으로 조리할 때 사용하는 칼의 의미로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이제 포정(包丁)이 일본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식칼을 뜻한다는 것을 알았는데 생선살과 뼈를 분리하고 생선뼈를 절단할 때 사용하는 칼에는 왜 데바(出刃)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사실, 이에 대하여는 일본에서도 정확한 유래에 대하여 밝혀진 것은 없으나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칼을 처음으로 만든 오사카의 사카이시에 살던 칼을 만드는 장인(匠人)이 심한 뻐드렁니(出歯: 데바 또는 뎃빠)여서 처음에는 데바보초우(出歯包丁)라고 쓰다가 나중에 이빨(歯) 대신에 칼(刃)을 넣어 ‘데바칼(出刃包丁: 데바보초우)’로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한다.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마땅하게 한글로 번역할 만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지만 이 글을 보신 분들 중에서 좋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시면 정말 고맙겠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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