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과 새끼고양이의 숨겨진 이야기
한국전쟁 당시 미해병 1사단 소속으로 참전한 종군기자였던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가 어미 잃은 새끼고양이에게 우유를 먹이는 이 한 장의 사진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동료가 찍은 이 한 장의 사진이 1,770여 개의 언론을 통해 미국 전역에 전파되어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는 일약 유명인사로 떠오르면서 “Kitten Marine, Korea”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수백 통이나 받았다고 하는데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는 이 새끼고양이에게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에서 태어났다(Born at the wrong place at the wrong time)”는 의미에서 “Miss Hap”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런데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가 구한 새끼고양이의 어미는 레이션을 훔쳐 먹으려다 다른 병사가 쏜 총에 맞아서 죽었고, 남겨진 두 마리의 새끼 중 다른 한 마리는 미군병사에게 깔려 숨지고 말았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구한 새끼고양이가 나중에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를 위기에서 구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한국전쟁에 종군특파원으로 참전한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는 1947년 버밍엄뉴스(Birmingham News)에서 경찰을 취재하는 것으로 기자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한국전쟁 동안에는 해외에 파견된 미군들을 위한 신문인 “Stars and Stripes”의 소속으로 전장을 누볐으며 아래의 사진들이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가 한국전쟁에서 찍어 기고한 사진들입니다.
전쟁의 와중에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는 한국전쟁에서 부상당한 해군병사를 치료하는 위생병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사진대회에 응모한 것이 1등에 뽑혀 시상식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그가 찍은 사진이 “군의 검열을 거치지 않고는 출판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기소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법원서류를 해병대 지휘관이 찢어버리고 기소를 면하게 해주었는데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로 그는 새끼고양이에게 우유를 먹이는 사진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믿는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의 이런 생각이 맞는지는 검증할 방법이 없으나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인해 해병대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었던 것만은 분명해보이기 때문에 일리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기소를 면하고 무사히 돌아온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는 “Stars and Stripes”의 도쿄지부에 근무하게 되면서 새끼고양이와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판문점에서 한국의 정전협정에 관하여 취재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새끼고양이 “Miss Hap”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고 새끼고양이는 사무실의 마스코트가 되었다고 합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프랭크 프레이터
그 후 새끼고양이 “Miss Hap”은 프랭크가 없는 동안 보살펴주었던 프랭크의 동료 콘래드 피셔(Conrad Fisher)가 입양하였고 그가 귀국하면서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고 합니다.
한편 새끼고양이를 구한 프랭크는 종전과 함께 귀국하여 여러 가지 일을 하다가 금년 2018년 1월 10일 사망하였는데 그의 유해는 산타페 국립묘지(Santa Fe National Cemetery)에 안장되었고, 프랭크는 그의 유언에서 자신의 묘지에 꽃을 바치는 대신에 그 돈을 동물애호협회나 자선단체에 기부하도록 하였다고 하니 그가 한국전쟁에서 새끼고양이를 구한 행동은 진정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