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줄

합사(PE라인)의 품질과 상품정보 고시제도

많은 낚시인들이 사용하는 합사(PE라인)를 만드는 소재는 크게 다이니마(Dyneema)와 스펙트라(Spectra)라고 하는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스펙트라(Spectra)는 미국의 하니웰에서 만드는 브랜드로 북미에서는 다이니마보다는 스펙트라란 브랜드가 사용되는데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이니마를 사용하여 만든 합사(PE라인)에는 원사가 일본산이란 것을 명기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다이니마는 일본 것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자는 얘기도 나왔으나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틀린 말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합사(PE라인) 원료는 네덜란드 DSM사로부터 라이센스 생산을 하고 있는 일본 토요보(Toyobo)에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다이나마=일본산이라고 판단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알아보면 일본 토요보(Toyobo)와 네덜란드 DSM이 합작으로 1991년에 설립한 일본다이니마에서 생산하고 있던 것으로 2016년 4월 1일부터는 이자나스(IZANAS)라는 자체 브랜드로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잠깐 네덜란드의 DSM사에 대해서 알아보고 넘어가자면 정식 명칭은 코닝크릭크 DSM NV이며 DSM의 앞에 붙어 있는 코닝크릭크(Koninklijk)는 영어로 로얄(Royal)이란 뜻을 가진 네덜란드어로서 특정기업이나 단체에 붙여주는 명예 호칭이다.

최근에는 중국도 합사(PE라인)의 원료가 되는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 ultrahigh molecular weight polyethylene)의 생산에 나서고는 있으나 아직은 일본에서 만든 것을 소재로 하여 합사들이 제작되고 있는데 일본 토요보의 새로운 브랜드인 이자나스(IZANAS)는 일본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창조신 부부인 남편 이자나기(伊邪那伎)와 아내인 이자나미(伊邪那美)에서 따왔다고 하니 한국의 낚시인들이 일본의 창조신 이름이 붙은 라인을 사용한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님은 틀림없다.

그런데 시중에서 판매 중인 합사들을 보면 소비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보의 제공은 아주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점은 다른 낚시용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반드시 시정이 필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다.

일본 토요보(Toyobo)는 합사를 제작하는데 사용되는 소재로 SK60과 SK71이란 두 가지를 만들고 있는데 SK71이 강도와 신도가 더 좋아서 이것을 재료로 만든 합사(PE라인)는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일본 다이와의 솔티가 합사를 예로 들면 2015년까지는 가격이 10만 원을 상회하던 것이 2016년에는 60~70%가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가 되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사용하는 재료가 이전까지는 SK71이었던 것을 SK60으로 바꾸었기 때문이었다.

다이와의 합사 중에서 SK71로 만드는 것은 하이퍼 PE라고 하고 SK60으로 만드는 것은 아무런 표기가 없거나 슈퍼 PE라고 표기를 하고 있는데 이런 점을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이전의 제품과 동일한 것이 큰 폭으로 할인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므로 합사를 제작하거나 생산하는 업체에서는 반드시 이런 정보를 명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이와가 SK60과 SK70을 슈퍼와 하이퍼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처럼 YGK도 이것을 슈퍼와 울트라로 구분하여 표기하고 있는데 국내의 판매업체들도 이런 점은 본받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다이와가 SK71이 아닌 SK60으로 합사를 만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품질의 저하가 왔다고는 볼 수 없으며 제작기술에 따라서 SK60으로 만든 제품도 SK71로 만든 것에 충분히 필적할 수도 있다.

‘합사(PE라인)의 제작과정’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합사는 여러 개의 실을 꼬아서 만들며 이때 얼마나 조밀하게 꼬아주는가에 따라서 품질에 큰 차이가 오게 되는데, 예를 들어 동일한 양의 원사를 이용하더라도 조밀하게 만든 오른쪽 제품은 훨씬 짧아지기 때문에 가격은 인상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지만 왼쪽 그림과 같이 조밀하게 만들지 않은 합사(PE라인)는 사용할수록 강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할 뿐 아니라 실과 실 사이의 틈이 크기 때문에 이물질이 쉽게 낌으로써 라인트러블도 쉽게 발생하고 마모에도 약하게 된다. 즉 내구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소비자들이 확인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생산·판매업체에서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합사의 제원으로 표시하고 있는 강도에 대해서 한 마디만 하고 글을 마치도록 하자.

낚시인들이 합사를 선택할 때 살펴보는 중요한 사항으로 최대강도라는 것이 있는데, 사실 이 부분은 낚싯줄을 선택할 때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낚시인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라인의 인장강도, 줄여서 강도라는 것인데 같은 규격의 합사라면 누구나 최대강도가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 있으나 실제는 무의미한 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합사의 최대강도라고 하는 것은 라인에서 가장 튼튼한 부분이 어느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말하며 낚싯줄은 반드시 가장 약한 부분에서 터지므로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며, 업체에서 주장하는 최대강도가 그나마 더 설득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몇 번의 실험을 통해서 나온 강도인지를 함께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수십 차례의 테스트에서 가장 높게 나온 단 한 번의 결과치를 최대강도나 MAX로 표기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거짓말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합사(PE라인)를 비롯하여 낚싯대 등 많은 낚시용품들의 상품정보 고시에 대한 기준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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