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용품과 산업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여기 한 장의 스피닝 릴 사진이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베일암 부분에 있는 와셔가 튀어나온 것이 보인다.

이것이 오래도록 사용해서 생긴 결과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포장을 막 뜯은 신품에서 발견한 것이라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아무래도 교환을 요구하지 않을까?

또 다른 시각에서 이 점을 한 번 생각해보자. 와셔가 튀어나온 것이 신품에서 발견된 것이고 만일 이것이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역시! 중국산은…!”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나 만일 이것이 우리나라 낚시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물 건너 저쪽에 있는 나라의 제품이라면 어떻게들 생각할까? 혹시 개중에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낚시인들도 있지 않을까?

이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도 평가는 엇갈릴 수 있으나 그 엇갈림이 그릇된 편견에 기초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낚시인들이 한국의 낚시용품을 바라보는 생각의 저변에 혹시라도 “역시! 중국산은…!”이라고 평가하는 것과 같은 예단(豫斷)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개인적으로는 조금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오래 전 활동하고 있던 동호회의 게시판에 라인롤러의 안쪽으로 라인이 파고든다는 질문이 올라온 것을 보고 릴의 어떤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댓글로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 댓글에 달린 “괴물 같다.”는 과찬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세간의 말을 새삼 실감나게 해주었다.

그때의의 얘기를 이어가보면 아래의 사진과 같이 해당업체에서는 암캠이라고 부르는 부품을 분해한 다음 조립할 때 첫 번째 사진과 같이 암캠과 암캠 커버의 표면에 있는 일직선이 일치하지 않고 두 번째 사진과 같이 어긋나게 되면 라인롤러의 안쪽으로 라인이 파고드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이 내용은 곧 이어서 업로드할 “스피닝 릴의 베일은 조심해서 다뤄야 합니다.”는 제목의 포스팅을 통해서 더욱 자세히 알아보겠지만 이런 점은 결코 고가의 상위기종에서 발생하는 특징이라고는 할 수 없고, 완벽한 기술과 품질이 뒷받침 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럼, 이제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 제일 처음에 본 사진은 어떤 제품에서 일어난 현상이었는지를 알아보자.

이것은 일본 시마노의 가장 비싼 모델 중에서도 가격이 최고가라고 할 수 있는 제품에서 일어난 일로, 최초로 출시하면서 개최하였던 공식행사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원래 시마노에서 배포했던 사진을 조금 더 윤곽이 뚜렷하게 색상을 보정하면 와셔가 돌출된 것이 보이지만 그래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그런데 호기심 많은 미국의 어느 낚시인이 이 사진을 확대하여 살펴본 사실을 인터넷에 공유하면서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사실에 대하여 알고 있는 낚시인들이 많지 않다.

다시 사진을 다른 각도에서 보아도 와셔의 돌출이 보이고

이를 확대하면 문제점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보인다.

공개적으로 제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촬영된 공식적인 사진이니 당시 시마노는 그야말로 빼박이었고 이 부분의 문제는 라인롤러에도 문제를 야기하였으나 사태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볼 때 시마노의 대처가 빠르고 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 일본불매운동과 궤를 같이하여 낚시용품의 불매운동도 요원의 불길이 아닌 불꽃처럼 타오르다 사그라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불매운동을 하자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객관적으로 한국의 낚시용품을 바라보는 노력을 하자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역시! 중국산은…!”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아직까지 국산은…!”이라 섣불리 예단하지 말고 폄하하지 않으면서 객관적으로 우리나라의 낚시용품을 바라보면, 우수한 제품들도 많이 있다는 점만을 말하고 싶을 따름인 것이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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