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본문의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릴을 사용한 낚시가 시작된 것은 언제부터인지 정확한 자료로 남아있는 것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릴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홈페이지에도 해당업체의 역사에 대하여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곳은 없다는 점은 안타까움을 넘어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입니다.
오래된 낚시친구와도 같은 1971년 2월 15일에 창간된 낚시 전문 월간지 낚시춘추에 의하면 한국에서 릴을 최초로 생산한 곳은 이전의 포스팅 “낚시인들도 잘 모르는 시마노 릴의 다리에 붙어 있는 스티커의 의미”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서울조구라고 하는 회사이며 최초의 모델은 ‘바이킹 222, 333, 555 시리즈’라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 서울조구의 홈페이지에도 이런 자료는 없으며 인터넷에서도 검색이 되질 않는데, 이제는 이런 일들이 익숙하다 보니 당연한 것처럼도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서울조구에서 생산한 한국최초의 릴 이름이 “바이킹”이라는 사실이 조금 의아하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왜 바이킹으로 정했을까?라는…
다이와의 바이킹 77
서울조구의 홈페이지에 있는 회사의 연혁을 보면 1986년부터 시마노의 제품을, 1989년부터는 다이와의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나오는데 다이와가 서울조구와 거래를 하기 이전인 1975년에 이미 “바이킹 77”이란 이름의 릴을 생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면 서울조구가 처음으로 출시한 ‘바이킹 시리즈’에 대해서 조금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를 것 같습니다. 따라서 바이킹이란 릴의 이름 때문에 또 다시 일본의 낚시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전후(戰後) 복구사업이 이루어지고 점차 사회가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릴이 멀리 던지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등의 이유로 1954년에 아웃 스풀 방식의 스피닝 릴을 개발하게 되고 1956년에 “올림픽 93”이란 이름으로 발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릴낚시가 성행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후 후지공업에서도 소형 스피닝 릴을 만들었으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다이와가 릴을 처음으로 생산하는 것은 1955년으로 그 모델명은 “스피닝 1형”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늦게 뛰어든 시마노는 1970년부터 낚시용품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였으니 최초라는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2010년에 미국시장의 점유율을 발표한 것을 본 기억이 나는데 당시의 자료에 의하면 시마노가 시장점유율 1위이며 다이와는 4위로 시마노의 절반 정도의 매출을 이루었다고 하는 기사가 떠오릅니다.
아무튼 1955년부터 릴을 생산하기 시작한 다이와가 1975년에 출시한 ‘바이킹 77’이란 모델명에 붙은 77은 스풀의 직경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모방은 제2의 창조”라는 말도 있는데 기술력이 부족한 업체에서 제품을 생산하려면 기존업체들의 제품을 분석하고 모방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국최초의 릴을 만들었다는 회사의 홈페이지에도 이런 영광스런 역사를 기록한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의아함 마저 들며, 현재 릴을 생산하고 있는 은성사나 바낙스 또한 업체의 연혁을 연대기로 기록하고 소비자들에게 성장하는 모습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인 경영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쉽지만 한국최초의 릴이라고 하는 “바이킹 시리즈”를 실물로 보지도 못하였고(수정 2018년 11월에 2개를 구하였습니다.) 추후에라도 자료가 보강되면 내용을 수정·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제품의 성능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나중에 올릴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