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한국전쟁이 가져온 의학계의 발전

종전선언이 금년 중으로 이루어질 것인지 아직도 안개 속을 걷고 있는 지금, 우리는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 있습니다.

미군이 운영하던 야전병원을 일컫는 MASH는 1972년부터 1983년까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하여 미국 CBS에서 드라마로 방송되면서 한국 하면 미국인들에게 전쟁과 가난을 떠올리게 만드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하였습니다만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미국인들이 가지는 반면 우리 동포들과 연합군들의 피로 얼룩진 전쟁은 의학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역사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동병원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MASH(Mobile Army Surgical Hospital)는 1단위가 60개의 병상을 기반으로 14명의 의사, 12명의 간호사, 1명의 준사관, 2명의 위생병과 97명의 지원병력으로 구성됩니다. 그러나 부상자가 너무 많이 발생하게 되면 병상의 수가 최대 200개로 늘어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MASH는 이동명령이 내려지면 6시간 후에는 모든 이동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훈련되었으며 목적지에 도착하면 4시간 이내에 진료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쳐야 했습니다.

2차 대전 때부터 운영되어왔던 MASH는 2006년에 폐지되었는데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매튜 리지웨이(Matthew B. Ridgway)” 장군의 말에 의하면 “한국전쟁의 부상병들은 이전의 다른 전쟁에 비해서 개선된 의료조치를 받을 수 있었고 의료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훨씬 많은 회복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한국전쟁 당시 MASH부대원들의 활약상과 한국전쟁은 의학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를 하였는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노력

1955년까지 미군은 남자간호사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전쟁에 참가한 간호사들은 모두 여성들이었습니다. 미 간호부대 소속의 간호사들 중에서 한국전쟁에는 약 1,500명 정도가 근무하였는데 그녀들이 근무한 장소는 격전이 벌어지는 최전선은 아니었지만 아주 근접한 거리의 열악한 환경임에는 틀림이 없었습니다.

 

이들 간호사들은 미군이 한국에 도착한지 4일 후에 부산에 병원을 설치하였으며 이틀 뒤에는 12명의 간호사가 대전에 MASH를 설치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영화와 TV드라마의 모델이 된 8,055번째 병원이었던 것입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간호사들은 모두 9개의 훈공장과 120개의 동성훈장, 173개의 약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 외상치료의 변혁

한국전쟁은 혈액의 운반, 혈관수술의 개선, 신장투석의 개혁에 혁명을 가져왔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혈액의 운반을 위해 유리병을 사용하였으나 그로 인해 수송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쉽게 파손되는 문제가 있었으나 한국전쟁에서는 혈액을 비닐에 담아 운반·보관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 혈관수술에 있어서는 2차 대전 당시의 49.6%에 달하는 혈관이 손상되거나 절단되던 비율이 20.5%로 줄어들 정도로 일반화 되어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한국전쟁에서는 급성콩팥손상으로 인한 치료에 콜프-브리검 투석기(Kolff-Brigham dialyser)를 사용하게 되면서 이전까지 90%에 달하던 사망률을 53%로 줄일 수 있었다고 하는데 1952년이 되어서야 투석기를 사용한 사례가 출간되었는데 이미 그 이전인 1951년에 처음으로 전쟁터에서 투석기를 사용하여 생명을 구한 간호사들의 노력은 다시 한 번 칭찬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부상병의 수송에 헬기를 이용하다.

육군대변인을 지낸 윌리엄 하워드(William Howard)의 말을 빌면 “한국전쟁은 부상병 수송원칙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1950년 이전에도 환자의 수송에 헬리콥터를 사용하기는 하였지만 부분적인 것에 불과했는데 한국전쟁에서는 일상적으로 헬기를 부상병의 수송에 사용함으로써 헬기수송(medevacs) 인원이 2만 명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군은 물론이고 민간병원에서도 환자의 수송에 헬기를 사용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CBS의 드라마에는 비록 한국의 실상이 지나칠 정도로 좋지 않게 표현된 부분도 있었지만 MASH 부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는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1950년 6월부터 1951년 5월까지만 연인원 1만5천 명의 환자들을 치료했다고 하며 MASH에서 의사로 활동했던 “오토 아펠(Otto Apel)”은 “8,076번째 MASH에서 72시간 이후에는 모든 감각이 상실되었으며 거의 80시간을 논스톱으로 수술을 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런 MASH의 활약상이 영화와 TV드라마로 알려지게 된 것은 8,055번째로 설치되었던 대전의 MASH에서 의사로 근무했던 “리차드 혼버거(Hiester Richard Hornberger Jr)”씨가 필명 “리차드 후커(Richard Hooker)”로 펴낸, 소설(MASH: A Novel About Three Army Doctors) 때문이었습니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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