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용품과 산업

한국시장이 다이와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낚시용품시장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다이와의 이름은 정확하게는 글로브라이드 주식회사(GLOBERIDE, Inc)이며 다양한 사업분야 중에서 낚시용품의 매출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세계 낚시용품시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달성하여 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한 이후 계속해서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의 보도지만 결산서에서 낚시용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몇 %나 되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는 사실로 미루어 언론의 보도는 내부자정보를 이용한 추정치에 가까운 것일 수가 있다.

아무튼 세계 1위부터 3위까지의 기업들의 매출액은 모두 6천억 원을 상회하고 있고 4위는 그 절반 정도의 매출에 머물고 있는데 자세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국내 업계들 중에서는 매출액 1위는 아마도 B사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우려스러운 점은 국내기업 중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의 매출액을 이미 글로브라이드 주식회사(GLOBERIDE, Inc)가 주식 100%를 소유하고 2005년에 한국에 설립한 ‘한국다이와 주식회사’가 넘어섰다는 점이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국내에 지사를 두지 않은 시마노와 함께 일본의 브랜드인 다이와가 국내 낚시용품시장의 1위와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시마노의 국내 공식대리점인 윤성조구의 2017년 매출액 482억 중에는 낚시용품 이외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겠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시마노와 다이와가 국내 낚시용품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이런 시장지배력을 가진 시마노와 다이와에 대하여 “국내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하는 질문을 던져본다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과연 다이와나 시마노란 기업에게 있어서 한국이란 시장은 어떤 비중을 차지할까? 무시해도 좋을 정도의 작은 규모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지금부터 다이와의 결산서를 인용하여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다이와는 중국에 2개의 공장과 베트남, 태국에 각각 1개씩의 생산법인을 두고 있으며 해외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현지법인은 미국에 1개, 유럽에는 제조를 겸하고 있는 영국을 포함하여 4개(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가장 많은 판매법인이 있는데 우선 호주에 1개가 있고 아시아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중국, 대만, 싱가폴, 말레이시아에 1개씩의 판매법인을 두고 있고 특별히 홍콩에는 2개의 법인이 있다.

매출액의 비율을 보면 일본 71.2%, 유럽 11%, 미주 6%, 아시아·오세아니아 11.8%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매출액 중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40%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한국에서의 매출액이 미주 전체 매출액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미국에서는 대형 유통체인점들과 도매상들이 계속해서 도산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시장의 정체현상이 계속되고 있어서 지금 다이와의 해외판매는 아시아가 주요한 시장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중요한 아시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시장이기에 그들로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임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아시아시장의 중요성은 2016년에 33%, 2017년에는 24.7%라는 전년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다이와의 재무제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며 그 중심에 바로 한국시장이 자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와에 대하여 일반소비자들의 불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은 A/S에 대한 것인데 소요되는 기간과 개인의 귀책사유에 대하여는 다이와를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나 자국의 소비자들과 한국의 소비자들을 차별하고 있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국내에 설립한 법인의 주식을 100% 일본의 모기업에서 소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영업을 하는 장소가 한국이라면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하는 것이 옳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면에 소홀하다는 것은 한국다이와가 깊이 있는 고민을 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국내에 낚시 붐이 일기 시작한 2017년도는 아이러니하게도 증가하는 낚시인구와 함께 낚시용품 무역수지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해였다.

2001년도에 2018년의 총 수출액인 1,304억 보다도 많은 1,635억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였던 낚시용품산업은 점점 위축되어 작년에는 사상최고치의 무역적자를 기록하였다.

다른 산업과는 달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으나 고용창출효과는 타업종에 비해서 높은 것이 낚시용품과 관련한 업종이란 점을 정부에서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업계에 대한 정부차원의 정책지원을 수립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방송사 카메라에 얼굴 한 번 디밀고, “저도 낚시를 무척 좋아합니다.”라는 인터뷰를 하는 정치인들의 가식적인 행동으로는 사양산업으로 치부되고 있는 낚시용품의 고부가가치화는 더욱 요원한 일이 될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국내 관련업계에서도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지난 2007년에 낚시춘추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당시 한국다이와의 대표이사였던 아베 코이치씨가 했던 아래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 조구업체는 단순히 경쟁사보다 한두 가지 기능을 향상시킨 제품을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창의성이 부족하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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