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온 피아노

하늘에서 내려온 피아노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국정부는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로 그 외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였는데 악기를 제조하는 업체도 예외는 아니어서 피아노를 생산하던 스타인웨이(Steinway & Sons)는 피아노를 생산하는 대신 군용글라이더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어야만 했다.

철이나 구리 및 황동과 같은 금속은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생산하는데 사용해야 했으므로 일반제품들의 생산은 중지될 수밖에 없었고 악기를 제조하던 업체에서는 무언가 다른 것을 만들거나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나 이것은 기업으로서는 존폐가 걸린 중요한 문제였으므로 악기를 제조하던 업체들은 이익은 발생하지 않더라도 기업을 존속시키기 위해 스타인웨이는 군용 글라이더의 부품을 생산했고 기타 메이커로 유명한 깁슨(Gibson Guitar Company)은 나무장난감을 만들면서 근근이 사업을 이어나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스타인웨이(Steinway & Sons)는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하여 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군용피아노를 생산하는 계약을 미군과 맺게 되었고, 4명의 병사가 옮길 수 있을 정도로 무게는 200㎏ 이하, 폭은 1m가 안 되는 크기의 피아노를 만들어 1942년 6월부터 납품을 하게 되었는데 이의 제작에 소요된 금속은 일반 그랜드 피아노의 10%에 불과한 15㎏에 불과했다.

상자에 포장되어 수송을 기다리는 빅토리 버티컬

 

이렇게 만들어진 피아노는 빅토리 버티컬(Victory Verticals) 또는 GI 스타인웨이(GI Steinways)로 불렸는데 낙하산을 이용하여 주둔지로 전달하였다고 한다.

빅토리 버티컬과 함께 노래하고 있는 바리톤 벤자민 델로치(Benjamin DeLoache)

 

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3대륙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던 미군에게 2,500대의 빅토리 버티컬(Victory Verticals)을 납품했던 스타인웨이(Steinway & Sons)는 전쟁 이후에도 미군에게 피아노를 납품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1961년 원자력잠수함 토마스 에디슨(USS Thomas A. Edison)이 진수할 때 함장의 요청에 의해 식당에 스타인웨이의 피아노가 설치되었고 1983년 퇴역할 때까지 사용되다가 지금은 워싱턴 DC의 해군역사센터에 보관되어 있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사기진작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큰 역할을 했던 빅토리 버티컬(Victory Verticals)은 어느 병사가 그의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소개되고 있다고 한다.

 

“이틀 전 한 대의 지프가 왜건을 끌고 야영지에 오는 바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만일 엄마가 이 장면을 보았다면 분명 웃었을 텐데, 왜냐 하면 등화장치가 달린 왜건에 실려 있던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제이크 삼촌이 가지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기 때문이예요.

아주 작고 카키색으로 칠해진 그 피아노는 피아노가 아니라 지프처럼 보이더라니까요. 그래도 그 덕분에 우리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출처: Amusing Planet-That Time When America Air-Dropped Pianos For Troops in Battlefiel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