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관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를 보고 있으면 차제에 위장전입 3회 미만, 부동산 시세차익 실현 10억 미만인 자는 후보가 될 수 없다는 내용과 함께 후보자의 병역사항이나 가족의 이중국적에 대해서는 청문회장에서 질의하면 의원자격을 영구히 상실하도록 한다는 법을 만드는 것이 좋을 듯 싶소이다. 당신들이 하는 일이 법 만드는 것이잖소?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바뀌고 나서 많은 국민들은 이제는 무언가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면서 새로운 정부에 힘을 실어주었으나 지금은 바꿔봐야 도루묵이라는 자조 섞인 한숨만 내쉬고 있소이다.
누가 당신들에게 사회지도층이란 수식어를 붙였는지는 모르겠소 만은 한글은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내가 얘기 하나 해줄 테니 잘 듣고 생각들 좀 했으면 좋겠소이다.
호주의 태즈매이니아 섬에서 남동쪽으로 약 1,500㎞ 떨어진 곳에는 유네스코가 1977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한 매쿼리섬(Macquarie Island)이란 곳이 있소이다.
1810년에 발견된 이 섬은 물개와 바다표범 및 펭귄을 잡아 가죽을 채취하고 고래로부터 기름을 얻기 위한 배들의 전진기지로 사용되면서부터 배에서 상륙한 쥐들이 섬에서 번식하게 되었다오.
그리고 쥐의 개체수가 급속도로 증가하자 선원들은 이를 퇴치하기 위해 고양이 몇 마리를 섬에다 풀어놓았는데 이 녀석들의 번식력도 아주 뛰어나서 급속도로 증가하였다고 하오.
그러다가 섬을 발견하고부터 60년이 지난 시점에서 혹시라도 난파한 배의 선원들이 굶어죽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또 토끼를 몇 마리 섬에다 풀었다고 하는구려.
그러자 섬에 있던 고양이들이 토끼를 먹이로 삼게 되었고 그런 와중에도 요행히 살아남은 토끼들은 빠르게 번식하여 점점 그 수가 늘어났고 먹잇감이 풍부해짐에 따라 고양이의 개체수도 더욱 증가하였다는구려~
그런데 고양이가 토끼만 먹는 것이 지겨웠는지 이제는 별식으로 섬에 있던 조류들을 잡아먹기 시작했고 마침내는 몇몇 종은 아예 씨가 말라버리는 일이 생겼다고 하오. 우리사회의 중산층이 점점 사라지는 것처럼 말이오.
그러다가 1970년대에 토끼에게 치명적인 병인 ‘점액종증(myxomatosis)’이 섬에 만연하여 그때까지 13만 마리나 되었던 토끼의 개체수는 2만 마리로 격감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먹이가 부족해진 고양이들은 더 많은 새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오.
이를 보다 못한 환경보호론자들의 활동으로 1985년부터 고양이를 섬에서 퇴치하는 작업을 벌여 마침내 2000년에 마지막으로 남은 한 마리의 고양이를 사살했다는 구려~ 조금 쫄리지 않소? 정치인님네들~
그런데 힘없는 국민들처럼 평화가 온줄로만 알았던 토끼들은 자신들의 숫자가 점차 증가하자 이제는 먹을 것이 부족해서 섬에 있는 식물들을 닥치는대로 먹기 시작했고 이런 피해는 또 다른 서민인 펭귄이 먹을 것이 없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오. 아래 사진이 바로 토끼들이 닥치는대로 먹어대는 통에 울창했던 숲이 횡뎅그레 변해버린 태즈메이니아의 모습이라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구요?
그야 당연한 일 아니겠소! 보다 못한 태즈메이니아를 관리하는 곳과 호주 야생동물보호국에서는 2009년에 토끼 13만 마리를 비롯하여 생쥐 103,000마리, 쥐 36,000마리를 모두 없애버리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는구려~
말로는 국민들을 위한다고 하면서 정작 본인들을 위해서만 아주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님네들도 국민이 열 받으면 태즈메이니아의 쥐와 같은 꼴을 면키는 어려울 것이오.
쥐에 비유해서 죄송하오이다만은 뭐 인용한 가디언지의 기사에 그렇게 나와 있어서 달리 표현하지 못하는 점은 양해 바라오.
그런데 참 신기하고 부럽기는 하오. 경제는 안 좋다는데 작년보다 재산이 증가한 고위공직자가 72%나 된다는 사실이~ 그리고, 내 얘기가 사실인지 궁금하면 아래에 가디언지의 기사를 링크하니 올 연말 외유가서 읽어들 보시든지~
※ Macquarie Island faces ‘ecosystem meltdown’ after conservation efforts backf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