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창궐하면서부터, 미국을 비롯한 유럽 각지에서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일어나고 있다는 뉴스는 많이 접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란 비판 때문에 잉어의 이름을 바꾸려는 시도가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오래 전에 배스는 나쁘고 잉어는 착하다?라는 글을 통해 잉어는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포함된 물고기란 것을 알아본 바가 있었습니다.

잉어는 저서생물과 수생식물을 마구 먹어치우는 습성을 가지고 있으며 저온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고, 크기가 60cm를 넘으면 천적이 거의 없어지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규정하고 있는 악성 침입 외래종의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아시아 잉어라고 불리는 잉어로 인한 생태계의 피해가 커서 이를 퇴치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물을 이용하여 대량으로 포획하는 것은 물론이고, 켄터키주에서는 음향을 이용하여 잉어의 유입을 차단하는 연구를 하고 있으며, 미육군 공병대에서는 미시시피강에서 미시간호로 유입되는 잉어를 차단하기 위해 전기가 흐르는 장벽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아시아 잉어는 1970년대 아무것이나 먹어치우는 잉어의 습성을 이용하여, 하천이나 양식장의 잡초나 기생충을 제거하고 환경을 정화하려는 목적으로 미국으로 도입되었습니다.

그런데, 홍수로 인해 연못에서 기르던 잉어가 강으로 유입되면서 급속하게 개체수가 증가하게 되었고, 미국 지질조사국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조사한 결과가 나오면서부터 대대적인 잉어 퇴치작업에 나서게 되었던 것입니다.

미국에서 아시아 잉어라고 부르는 잉어는 대략 10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초어라고 부르는 그래스 잉어(Grass carp)를 비롯하여 은잉어(Silver carp), 큰머리 잉어(Bighead carp) 및 검은잉어(Black carp)의 4종류입니다.

그래스 잉어 (Grass carp)

 

은잉어 (Silver carp)

 

큰머리 잉어 (Bighead carp)

검은잉어 (Black carp)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아시아 잉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코로나를 계기로 아시아인들에 대한 증오범죄가 증가하면서 침략잉어라는 이름도 바꾸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 이름을 바꿀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펑하위 상원의원이 잉어의 이름을 아시아 잉어에서 침략잉어로 바꾸는 법안을 발의한 동기는, 미네아폴리스 공항에 도착한 아시아 경제사절단이 아시아 잉어를 없애자는 뜻의 Kill Asian Carp라는 간판을 보고 불쾌하게 생각했다는 뉴스보도가 나온 것이었습니다.

미네소타주는 중국계 이민자들의 경제지배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많은 중국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이들에게 밉보이면 좋을 게 없다는 실리적인 판단에 따라 잉어의 이름을 바꾸자는 법안을 발의하게 되었던 것인데,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호응을 얻어 2014년 5월 16일에 이름이 바뀌게 되었고, 2021년 4월에는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U.S. Fish and Wildlife Service)에서도 공식적으로 침략잉어로 이름을 변경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볼 수 있는 것은, 인종차별에 대한 정치적이고 인위적인 균형은 유지하는 미국일지는 모르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차별이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란 것입니다.

이름을 바꾸는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아무런 사후조치가 이어지지 않고 있어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물론, 일부 언론에서는 아직까지도 아시아 잉어라고 부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바뀐 잉어의 이름에 침략이란 뜻의 단어가 들어간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최근에 제기되기 시작하였으며, 10여 종류의 잉어를 하나의 이름으로 통칭하는 것보다는 개별적인 이름으로 부르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예년에 비해 출조하는 횟수도 줄었고, 낚시를 좋아하는 지인들과 만나서 소주 한 잔 나누는 시간도 줄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는 자영업자분들의 고통에야 비할 수가 있겠습니까?

하루빨리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나길 바람과 아울러 이 세상에서 인종차별이 사라지기를 희망하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