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에서는 잡은 고기를 회로 먹거나 아니면 다른 요리로 만들어 먹기 위해 가지고 귀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일정 크기 이하의 물고기는 잡아도 돌려보내는 것이 낚시인들이 지켜야 할 기본덕목의 하나인데 이런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 문화는 플라이낚시로부터 출발하여 이제는 점차 그 저변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무늬오징어의 올바른 캐치 앤드 릴리스”에 대하여 살펴본 내용은 일반적인 어류들을 놓아주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물고기를 잡더라도 손맛만 보고 놓아줄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상처를 덜 받도록 하자는 취지의 논문 2편을 인용하여 진정한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의 실천은 물고기를 잡기 전에 바늘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낚시에 관하여 우리보다는 앞서가는 나라답게 미국에서는 낚시와 관련한 학술논문의 편찬도 아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논문은 1. 서클훅과 J훅의 후킹성공율과 바늘을 삼키는 비율 및 물고기의 출혈에 관한 것들을 비교한 “A Comparison of Circle Hook and “J” Hook Performance in Recreational Catch-and-Release Fisheries for Billfish”와 2. 송어낚시에서 여러 종류의 낚싯바늘을 삼키는 비율과 물고기의 사망률을 조사한 “Hooking Mortality and Landing Success Using Baited Circle Hooks Compared to Conventional Hook Types for Stream-dwelling Trout”이 그것입니다.

논문의 제목을 검색하시면 구글에서 PDF파일을 다운 받을 수 있으니 보다 상세한 내용을 알고자 하시는 분들은 원문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미국의 논문을 인용하기는 하지만 어업이 아닌 취미생활의 하나인 낚시에 관해서도 이런 학술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내심 부럽기만 하고 이런 연구를 후원하는 기업들이 있다는 사실도 부러울 따름입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으니 이쯤에서 멈추기로 하고 우선 우리에게는 생소한 용어인 ‘서클 훅’은 “왜 나만 고기를 잡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에서 살펴본 바늘의 종류 중 락피시를 잡기 위한 전문바늘인 미늘의 끝을 안으로 구부린 넴바늘(네무리 바늘)과 같은 모양의 훅을 말합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새치류(참치류) 어종을 잡을 때 이렇게 미늘의 끝이 안쪽으로 구부러진 ‘서클 훅’을 사용하지 않으면 유어선의 영업을 정지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서클 훅이 무엇인지를 알았으니 위의 사진에서 본 J훅과 서클 훅, 트레블훅 및 드라이플라이 훅을 이용하여 낚시를 한 경우 바늘을 목까지 삼킨 비율과 물고기의 사망률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바늘의 종류 바늘을 삼킨 비율 사망률
J훅 21% 25%
트레블 훅 5% 29%
서클 훅 4% 7%
드라이플라이 훅 1% 4%

상기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서클 훅을 이용한 낚시가 물고기의 사망률을 줄일 수 있어서 잡은 물고기를 놓아주더라도 생존할 확률이 커지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서클 훅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며 놓아주는 물고기의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바늘을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캐치 앤드 릴리스(Catch And Release)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서클 훅이 물고기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것은 알았는데, 과연 조과는 다른 바늘에 비해서 어떤가를 알아본 내용은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J 서클 훅
횟수 % 횟수 %
낚시 횟수 225 365
후킹 횟수 161 72% 300 82%
잡은 횟수 125 78% 235 78%
바늘이 걸린 곳
입 가장자리 34 27% 200 85%
상악 21 17% 30 13%
삼킨 경우 58 46% 4 2%
후킹 실패 11 9% 1 40%
기타 부위 1 1% 0 0
출혈량
심각한 출혈 32 26% 6 3%
중등도의 출혈 23 18% 5 2%
소량의 출혈 16 13% 5 2%
출혈 없음 154 43% 221 94%

상기의 표에서 살펴본 대로 서클 훅이 J훅에 비하여 바늘을 삼키는 비율도 적고 출혈량도 적기 때문에 물고기에게 손상을 덜 입힐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족자원이 감소하면 낚시를 즐기는 것도 당연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낚시인들은 법으로 규정하는 기준 크기 이하는 반드시 방생하는 실천이 필요할 것이며, 이런 학술논문의 편찬과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이 하지 않으려 해도 부럽기만 합니다.

정부나 행정당국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할 수 있는 정책보다는 보다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낚시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행정을 펼치는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하고(1회 출조 시에 6.5kg의 물고기를 잡는다는 당치 않은 연구에 돈을 낭비하지는 말고), 낚시와 연관된 기업을 운영하는 업체에서도 이런 연구에 뒷받침하는 사례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