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이 사용하는 카본로드의 제원을 보면 카본 99%라고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낚시인들은 99%의 탄소섬유로 만든 낚싯대구나 하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탄소섬유 99%를 사용하여 만든 것이 아니란 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낚싯대를 만들 때 사용하는 프리프레그는 탄소섬유와 수지의 무게함량이 67:33이나 76:24인 것이 주를 이룹니다.
복잡한 용어의 설명은 피하고 요점만 알아보면 탄소섬유의 무게함량이 67%인 단방향 프리프레그의 경우에는 탄소섬유와 사용하는 수지의 밀도가 각각 1.8과 1.2로 탄소섬유의 함유율, 즉 탄소섬유의 부피함량은 57.5% 밖에 되질 않고, 무게함량이 76%인 프리프레그의 부피함량도 67.9% 밖에 되질 않습니다.
탄소섬유의 부피함량을 탄소함유율이라고 부르는데, 무게함량이 70%가 안되는 탄소섬유를 사용하여 만든 낚싯대의 제원에 카본 99%라고 표기하는 것은 과장광고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대 과장광고는 아닙니다.
그럼 지금부터 탄소함량이 70%가 안 되는 프리프레그로 만든 카본로드에 카본함량을 99%라고 표시하는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전에 먼저 짚어야 할 중요한 사항은 낚싯대를 판매하는 업체에서 표시하는 몇 % 카본함량이란 표현은 잘못된 것으로 정확하게는 카본함유율이란 표현을 써야 합니다.
프리프레그의 함량은 무게의 비율을 표시하지만 낚싯대의 제원에 표시하는 함량은 무게가 아닌 부피의 비율이므로 정확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아시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로드 표기법은 일본의 것을 준용하고 있는데, 그에 따르면 낚싯대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는 사용섬유의 함유율을 체적비로 표기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우리보다는 조금 더 상세하게, 수지는 에폭시 수지를 사용하였고 카본은 몇 %이며 그 외 글라스섬유를 몇 % 사용하여 만들었다고 표시하여 판매하고 있죠.
즉, 단적으로 얘기해서 탄소섬유의 함량이 76%인 프리프레그 외엔 다른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낚싯대를 만들었다면 제원에 카본 100%라고 표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낚싯대를 과장해서 표현하면 원뿔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보시는 그림처럼 윗부분은 글라스섬유를 사용하고 아랫부분은 탄소섬유를 사용하여 낚싯대를 만들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카본을 사용하여 만든 제일 하단 부분의 반지름은 5cm, 글라스섬유를 사용하여 만든 앞부분 제일 아래쪽의 반지름은 2cm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럼 원뿔을 펼친 단면적은 지금 보시는 것과 같지만 로드의 제원에 표시하는 체적비, 즉 부피의 비율은 5³:2³= 125:8이 됩니다.
결국, 이 로드를 만드는데 사용한 탄소섬유의 함유율은 전체(133)의 93.9%라고 표기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로드의 제원에 표기된 카본 99%란 표현은 여러분들께서 생각하시는 것과는 달리 낚싯대의 재료로 99% 카본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신다면 오늘의 포스팅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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