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지상낙원이란 이름의 항공모함

남북대화의 창구를 차단한 북한이 오래전 체제선전을 위해 대남삐라를 살포할 때 내세웠던 문구의 하나로 북한은 지상낙원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 낙원(樂園)이 아니라 떨어질 락(落)을 써서 락원(落園)이라고 하거나 지옥과도 같은 곳이라는 뜻으로 나락(奈落)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윈난성 티베트족자치주의 중뎬(中甸)이란 지역을 제임스 힐튼이 쓴 잃어버린 지평선이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상향이라고 하면서 아예 지명을 샹그리라(香格里拉)로 바꾸기도 했다.

이처럼 공산주의사회에서 낙원을 강조하는 모양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2월, 미국에서는 12번째 에섹스급 항공모함이 지상낙원이라 명명되어 취역하였는데 그 항공모함의 이름은 USS 샹그리라(USS Shangri-La)이다.

농담이 진담이 된다는 뜻의 영어표현 “Many a true word is spoken in jest.”가 딱 들어맞는 사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항공모함 USS 샹그리라(USS Shangri-La)호의 이름은 일본의 진주만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실행되었던 둘리틀 공습에서 비롯되었다.

1942년 4월 18일 태평양상의 미국 항공모함 호넷호에서 출격한 B-25 폭격기 16대가 도쿄를 비롯하여 요코하마, 나고야, 고베 등을 폭격하자 폭격기들이 어디서 출격하였는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다.

 

당시의 기술수준으로는 미 본토로부터 출격해 일본까지 날아간다는 것은 어려웠기 때문에 많은 기자들은 어디서 출격했는지를 궁금해 했고 둘리틀공습과 관련한 루즈벨트 대통령의 기자회견 석상에서도 이런 질문이 나왔다.

이때 루즈벨트 대통령은 폭격기의 발진은 샹그리라였다고 대답하였는데 농담으로 한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써, 출격한 장소는 샹그리라라는 실제하는 장소였다고 보도한 신문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둘리틀공습으로부터 약 2년 뒤인 1944년 2월 24일, 항공모함 USS 샹그리라(USS Shangri-La)의 진수식이 거행되었는데 항공모함의 이름을 결정하는 계기가 된 둘리틀공습 당시, 중령으로서 도쿄공습의 책임을 맡았던 제임스 둘리틀(James Harold Doolittle)의 부인 조세핀 둘리틀(Josephine Doolittle)이 초대되어 샴페인을 깨뜨렸다고 한다.

 

지상낙원이라던 북한은 빗장을 다시 잠갔고 세상은 코로나로 아직도 신음 중이며 인종차별이 불러온 미국과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이 불러온 사태는 혼란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농담이 진담된다는 말도 있는데 우리 겨레가 한마음으로 염원하는 통일은 언제쯤이나 이뤄지고 세계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려나?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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