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연어는 민물고기의 제왕으로 바다와 떨어져 염분이 없는 강에서 대부분 8월에 산란하는데 자갈바닥의 안전한 곳을 골라 구덩이를 파고 알을 낳은 다음 돌과 자갈로 덮어 감추어 둡니다.
그 뒤로는 해빙기에 불어오는 온기가 다음 해 이른 봄이면 알들이 부화시키고 치어가 되기를 하늘의 뜻에 맡깁니다.
연어는 민물에서 사는 동안 그들의 본능적인 의무를 다하는데, 겨울이 오기 전까지 산란을 마치고 바다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수문이나 강둑에 막혀 길을 잃거나 하면 병들고 약해져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아래턱의 연골이 매의 부리처럼 자라나 먹이를 먹을 수 없게 되어 결국에는 죽고 맙니다.
이런 연어들은 1년 정도는 생존할 수 있으나 활력도 없어지고 핏기도 사라져 맛도 없어지고 결국에 이듬해엔 수척해져서 죽고 마는 겁니다.
바다와 연결된 강에 많이 살고 있는 스케거라 부르는 새끼 연어들은 이런 연어들에게서 태어난 것들로 크게 자라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길을 잃고도 간신히 바다에 도달하기만 하면 매의 부리 같은 연골도 사라지고 기력도 회복하여 다음 여름이면 다시 강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재치있는 사람의 논평에 의하면 연어는 여름과 겨울의 강을 여름별장과 겨울별장을 번갈아 가며 즐기는 부자들처럼 사용한다고 합니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 경이 ‘삶과 죽음의 역사’에서 연어의 수명이 10년이 넘는다고 한 것은 잘못된 것 같으며 바다에서도 성장하긴 하지만 강에서 더 크게 성장하고 바다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더 살이 오르고 맛도 좋아진다고 합니다.
연어는 강에서 바다로 나갈 때도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오거나 산란할 때에도 힘든 고생을 하는데 수문이나 둑과 수중장애물 등을 넘어야만 하고 심지어는 상상을 초월하는 높이까지 뛰어올라야만 합니다.
게스너는 연어가 2.5m 높이도 뛰어넘는다고 하고 캠던도 그의 저서 브리타니아에서 펨브룩셔에 있는 타이비 강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도 그런 곳 중의 하나로써 연어가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고 하며, 그런 이유로 연어가 도약하는 곳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저의 오랜 친구인 마이클 드레이튼도 그의 저서 ‘폴리 올비온(Poly-Olbion)’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연어는 본성에 따라 해마다 바다에서 돌아와
맑은 강을 오르려 한다.
계절이 바뀜에 따라 강으로 온다.
타이비 강의 급류에서 떨어지는 폭포와
폭포가 깎아 만든 바위는
연어의 가는 길을 가로막는다.
있는 힘을 다해
꼬리를 물고 활처럼 몸을 구부린 채
한계를 넘어 뛰어오르고,
마술지팡이라도 된 것처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뛰어오른다.
연어는 민첩하게 구부린 몸을 힘껏 펴면서
결국엔 거센 폭포를 거슬러 오른다.
마이클 드레이튼은 연어의 도약과 공중제비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게스너와 다른 사람들이 관찰한 바로는 영국보다 좋은 연어가 나는 곳은 없다고 합니다. 북부지역은 템스강의 연어처럼 살이 꽉 차고 맛이 뛰어나다고 하는군요.
프랜시스 베이컨 경에 따르면 연어의 수명은 10년을 넘진 못하지만 성장속도는 아주 빠르다고 하는데 바다에 이를 즈음이면 새끼여서 모샘치(Gudgeon)보다도 작지만 새끼 거위가 자라는 것처럼 금방 자란다고 합니다.
이것은 어린 연어의 꼬리에 리본이나 실과 같은 표식을 달고 놓아준 다음 6개월 뒤에 바다에서 돌아오는 것을 다시 잡아 관찰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실험은 제비에게도 이루어졌는데 제비도 6개월 뒤에 둥지를 지었던 굴뚝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이같이 제비가 예전의 둥지를 찾아오는 것처럼 연어도 태어나서 자란 강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수컷 연어는 암컷보다 크지만, 겨울철 민물에서 지내는 능력은 암컷에 떨어지며 그 시기의 수컷은 암컷보다 수분도 많고 맛도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일에든 예외가 있듯이 겨울에도 송어와 연어가 제철인 강도 있어서 몬머셔스의 와이강은 캠던의 말처럼 9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입니다.
다른 것들도 얘기할 것이 많지만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이쯤에서 마치고 연어를 잡는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연어는 송어처럼 정착성 어종이 아니라 회유성 어종으로 송어나 다른 물고기들처럼 물가나 제방, 나무뿌리 근처 등에서 활동하지 않고 깊고 넓은 강의 중심에서 활동하므로 연어를 잡으려면 강의 가운데를 노려야 하며 지렁이나 피라미, 날벌레를 미끼로 쓰면 됩니다.
그러나 피라미나 날벌레보다는 지렁이에 더 좋은 반응을 보이는데 지렁이를 잡아서 낚시하기 전에 이끼 속에 7~8일 정도 넣어두면 16일에서 20일까지 2배나 더 오래도록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으며 바늘에 끼워도 오래 살아있답니다.
그리고 미끼로 쓸 지렁이는 이끼 속에서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며 거기에 장뇌를 함께 넣으면 더 좋다고 합니다.
낚시인들은 연어를 잡기 위해서 보통 낚싯대 끝에 가이드 역할을 하는 고리를 달아서 낚싯줄이 방출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낚싯대 중간이나 손잡이 부근에 릴을 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릴은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더 좋을 겁니다.
그럼 이젠 연어낚시의 비밀이라 할 수 있는 걸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송어낚시와 연어낚시의 유명한 전문가지만 지금은 고인이 되신 올리버 헨리씨와 함께 낚시를 오래 했었는데 그는 서너 마리의 지렁이를 바늘에 끼기 30분 전에 꺼내 호주머니 안의 미끼통에 넣곤 했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조금이라도 더 싱싱한 상태로 사용하기 위함”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렇지만 나와 다른 사람들은 그가 누구보다 많은 연어를 잡는 것을 보았죠. 그리고 최근에 그의 가장 친한 지인으로부터 그가 지렁이를 넣어두는 호주머니 속의 미끼통에 아이비베리 오일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둔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렁이를 그 안에 한 시간 정도 넣어두면 물고기를 유인하는 강한 냄새를 내게 되어 많은 입질을 받는다고 합니다. 제가 친구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은 것은 최근의 일로 아직 직접 해본 적은 없지만, 그 가능성은 인정합니다.
프랜시스 베이컨 경의 ‘자연사’에도 있는 것처럼 물고기도 청각과 후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수달은 물속에서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게스너가 말하는 걸 보면 물고기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규명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두 가지 실험에 대해서 말씀드릴 텐데 그건 내가 한 실험이 아니라 뛰어난 낚시인이기도 한 제 친구가 한 것으로, 두 번째는 너무 뛰어난 것이어서 얘기할 수 없다고 했지만, 문서로 기록하여 전달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나무에 기생하는 다시마일엽초에서 짜낸 악취가 심한 기름에 테레빈유와 벌꿀을 섞어서 미끼에 바르면 틀림없이 잡힐 것입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이렇게 만든 비법은 어떤 물고기에나 효력이 있는데,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아위에서 짜낸 액체를 발라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비법들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신뢰하지 않으며 단지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조지 헤이스팅스 경을 비롯한 몇몇 화학자들은 지금 말한 비법들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얘긴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연어낚시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덧붙이자면 연어는 한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테콘, 샘릿, 스케거는 모두 어린 새끼 연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여기서 거론하지 않은 다른 종류들도 포함한다면, 즉 청어와 정어리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어종인 것처럼 서로 다른 어종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서식하는 강의 차이에 따라 생기는 것이고 이런 사항들은 저보다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 맡겨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송어나 연어는 제철을 맞으면 몸에 빨갛고 검은 반점이 생기는데 그 모습은 어떤 여성이 화려하게 꾸미거나 화장을 하더라도 결코 미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며, 살아있는 동안 몸에서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젠 강꼬치고기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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