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어대전(번역)

조어대전 제3장: 차벤더라고도 부르는 처브를 잡는 방법과 요리법

처브(Chub) :황어아과의 민물고기로 흐름이 완만한 강과 운하에 서식하며 자갈이 많은 곳을 선호한하며 5월부터 9월까지가 산란기로 성어의 평균적인 체중과 크기는 1.4~2.3㎏, 30㎝정도이다.

낚시꾼: 처브는 요리를 잘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이렇게 요리하지 않고는 먹을 수가 없습니다. 처브는 잔뼈가 많으며, 살은 수분이 많아 찰지지 않고 물렁거립니다. 게다가 각별한 맛도 없어서 많이들 꺼리는 물고기죠. 프랑스인들은 이 물고기를 하찮게 여겨 추잡한 물고기(unvilain)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그러나 요리만 잘하면 제법 먹을만한데 만일 대형 처브라면 지금부터 말하는 것처럼 요리해야 합니다.

먼저 비늘을 벗기고 깨끗이 씻은 다음 내장을 제거합니다. 이때 아가미 가까운 쪽을 따주는 것이 좋고 자주 물로 씻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목구멍에 있는 풀과 수초를 깨끗이 제거하지 않고 요리하면 시큼한 맛이 납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향초(香草)를 배에 집어넣고 2~3개의 길쭉한 부목을 꼬챙이에 묶고 소금과 버터와 사과식초나 포도식초를 섞은 것을 발라 쪄줍니다. 이렇게 요리를 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혹은 낚시꾼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맛있는 요리가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요리하면 처브가 많이 함유하고 있는 수분을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꼭 기억해두어야 할 것은 될수록 신선할 때 요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죽고 나서 하루 이상이 지난 처브는 맛이 크게 떨어지는데, 그것은 갓 수확한 체리와 하루 이틀 물에 담가둔 체리의 맛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과 같다고 하면 이해가 갈 겁니다.

그러나 신선할 때 즉시 요리를 했다고 해도 내장을 제거하고 물에 오래도록 담가두고 피를 완전히 뺀 다음 요리를 하는 것과 피가 남은 채로 요리를 하는 것과는 맛에서 크게 차이를 보입니다. 피가 다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요리를 하는 것이 고생해서 낚은 노력의 보답도 되고 본인도 자신이 생길 것입니다.

또는 이런 방법으로도 처브를 요리할 수 있답니다.

비늘을 벗긴 다음 꼬리와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물에 깨끗이 씻은 뒤, 바닷물고기를 요리할 때와 같이 등에 칼집을 넣고 연기가 나지 않게 숯불을 멀리 두고 굽습니다. 그리고 버터와 소금을 섞고 작게 썬 백리향을 더한 소스를 계속 바르면서 굽습니다. 이렇게 요리하면 수분이 완전히 빠져서 방금 먹은 것처럼 아주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금 먹고 있는 처브도 내일까지 보관했다 요리했더라면 먹지 못했을 거란 점과 목구멍을 아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것과 내장을 제거한 후엔 절대로 물로 씻지 말라는 것을 기억해두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생선 손질에 관해 공통으로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제가 실추된 처브의 명예회복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알겠죠? 이젠 제자인 당신에게 처브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겠습니다. 처브는 지금부터 알려주는 대로만 하면 초보자들도 쉽게 잡을 수 있답니다.

우선 내가 처브를 잡았던 곳으로 가보세요. 그곳엔 더운 날이면 스무 마리 정도의 처브가 수면 가까이에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도중에 목초지를 지날 때 메뚜기를 두세 마리만 잡으세요.

그리곤 나무 그늘에 몸을 숨기고 될 수 있으면 조용하게 메뚜기 미끼를 바늘에 달고 물속으로 20㎝ 정도 가라앉히는데 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낚싯대를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켜 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처브는 겁이 많은 물고기여서 새의 작은 그림자만 비쳐도 숨어버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낚싯대의 그림자만 보고도 숨어버릴 겁니다. 그러나 그 뒤로 다른 그림자가 나타나 놀라지 않는 한 서서히 위로 떠오를 겁니다. 수면 가까이로 나오면 잘 봐야 합니다. 당신이 있는 곳에서 잘 보일 거예요.

그 다음엔 당신의 낚싯대를 달팽이가 움직이는 것처럼 천천히 움직여서 목표로 삼은 물고기의 입에서 7~10㎝ 정도 지점에 미끼를 이동시키면 틀림없이 처브가 미끼를 먹을 것이니 당신은 처브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처브의 입은 가죽처럼 질겨서 낚싯바늘이 걸리기만 하면 좀체 빠지지 않으므로 물속에서 거세게 반항을 해도 놓칠 염려는 없습니다. 자 이제 저의 낚싯대를 가지고 가서 알려준 대로 해보세요. 나는 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낚시장비나 손질하고 있을게요.

사냥꾼: 스승님께서 여러 가지로 자세히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배운 대로 한 번 해보겠습니다.

보십시오! 잡았습니다. 스승님께서 잡았던 것과 비슷한 크기의 처브를 잡아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낚시꾼: 야, 축하합니다. 소질이 있는 제자가 생긴 것 같군요. 내가 조언해주고 당신도 열심히 연습한다면 조만간 능숙한 낚시인이 될 것 같군요. 제가 보증합니다.

사냥꾼: 하지만 스승님, 메뚜기를 구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낚시꾼: 그럴 때는 검정달팽이의 흰색 몸통이나 조그마한 치즈 한 조각을 사용하면 됩니다. 아니면 지렁이나 날개미, 쇠파리, 집파리 같은 파리 종류도 괜찮으며 혹은 쇠똥에 붙어 있는 쇠똥구리나 딱정벌레도 괜찮고 딱정벌레의 유충보다 조금 크고 흰색의 애벌레처럼 살아있는 미끼면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낚시를 하다 보면 무더운 밤에는 송어도 잡을 수 있어요. 강가를 거닐다 송어가 날벌레에게 덤벼드는 모습을 보았거나 그런 모습을 봤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그때 만약 메뚜기가 있으면 낚싯바늘에 끼우고 낚싯줄은 1.8m 정도 길이로 맞춘 다음 물가에 있는 덤불이나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수면에서 메뚜기가 움직이도록 하세요.

그러면 물고기가 덤벼들 텐데 입질을 해도 무조건 잡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송어는 입이 가죽처럼 질긴 어종(魚種)이 아니거든요. 이렇게 하는 낚시는 어떤 종류의 살아있는 날벌레도 괜찮지만 특히 메뚜기가 가장 좋습니다.

사냥꾼: 그런데 스승님이 말씀하신 입이 가죽처럼 질긴 물고기란 어떤 것을 말하는지 궁금합니다.

낚시꾼: 처브처럼 목에 이빨, 즉 인두치(咽頭齒)가 있는 물고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바벨, 모샘치, 잉어 같은 물고기는 바늘이 입술에 걸리면 빠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파이크, 퍼치, 송어와 같은 물고기들은 목구멍에는 이빨이 없으나 입에는 이빨이 있지요. 이런 종류를 자세히 보면 입속에 뼈가 많고 입술은 아주 얇은데 이런 물고기는 바늘이 제대로 걸리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챔질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사냥꾼: 자세히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잡은 이 처브는 어떻게 할까요?

낚시꾼: 글쎄요. 가난한 분들에게 드리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저녁거리론 꼭 송어를 잡아드릴 테니까요. 낚시에 입문하여 최초로 잡은 물고기를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준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나눔을 받는 분들은 하느님과 당신에게 감사할 겁니다. 아무 말이 없다는 건 동의한다는 뜻이겠죠. 당신이 흔쾌히 나누어준다고 하니 처브낚시에 대하여 더 많은 것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3월과 4월에는 웬만한 처브는 지렁이로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5월, 6월, 7월에는 날벌레와 조갯살(Cherries), 날개와 다리를 잘라낸 딱정벌레, 혹은 달팽이나 토담벽에 번식하는 검은벌로 잡을 수 있답니다.

※ 조갯살로 번역한 체리(Cherries)는 식물성 열매가 아니라 체리스톤(Cherry Stone)이란 조개를 말하는 것이어서 조갯살로 번역하였다.

물살이 빠른 포인트에서 수면에 떠있는 처브를 노릴 때는 메뚜기가 최고예요. 그리고 바닥에 있는 처브는, 풀 속에 번식하고 있어서 풀을 벨 때 곧잘 발견할 수 있는 땅벌 새끼를 미끼로 사용하면 좋습니다.

8월부터 기온이 내려가는 달에는 노란색 계열의 떡밥이 효과적이며, 향이 강한 치즈와 버터에 절구로 빻은 사프란을 섞어서 만드는데 레몬색이 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겨울철 낚시에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처브가 가장 맛있는 시기는 지금 무렵입니다. 왜냐면 날카로운 뼈가 퇴화해서 없어졌거나 연골화되었기 때문이죠. 처브는 치즈와 테레빈유를 발라서 구우면 특히 맛있습니다.

처브는 송어처럼 피라미나 펭크도 먹으며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미끼가 있지만 그 얘긴 차차 하기로 하고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반드시 기억하기 바랍니다. 더울 때는 수중의 중층이나 수면 부근에서 잡기가 쉽고, 추울수록 바닥층에서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딱정벌레나 날벌레를 미끼로 수면을 공략할 때는 낚싯줄을 길게 하여 낚시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처브의 알도 별미입니다만 목구멍을 잘 씻은 대형 처브의 대가리 역시 상당한 별미랍니다. 이 정도로 처브에 대한 얘기를 마칠 테니 다음에는 더 많은 손맛을 보길 바랍니다.

그런데 처브를 요리할 때는 잡자마자 바로 요리를 해야 한다고 자꾸 얘기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점에 대해서 옛날 사람들이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를 생각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세네카의 ‘자연 탐구(Natural Questions)’를 읽으면 알 수 있듯이 고대인들은 생선의 신선함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산 채로 손님에게 대접하지 못하면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그래서 그들은 식당의 테이블 밑에 유리병을 두고 물고기를 그 안에 살려두었던 것입니다. 손님에 대한 최고의 대접은 살아있는 물고기를 손님의 눈앞에서 요리하는 것이었고 요리를 함에 따라 숭어가 죽어가면서 여러 가지 색깔로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이 얘긴 지금은 이 정도로만 하고 송어를 잡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시 시간을 내어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합시다.

낚만 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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