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어대전 제12장: 퍼치의 생태와 낚시하는 방법
퍼치(Perch) : 속명인 페르카(Perca)는 얼룩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perke가 어원이며 다 자란 성어라고 해도 25㎝와 750g을 넘기가 어려우며, 겨울낚시의 대상어종으로 인기가 높다.
낚시꾼: 퍼치는 맛있기는 하지만 식탐이 강한 어종입니다. 또한 강꼬치고기나 송어처럼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는 육식성 어종으로 매우 큰 편이며, 가운데가 볼록한 두 개의 반원형의 등지느러미에는 날카롭고 뻣뻣한 가시가 있고, 피부는 두껍고 단단한 비늘로 덮여 있습니다.
퍼치처럼 두 개의 등지느러미를 가진 물고기는 거의 없으며 강꼬치고기도 동족을 잡아먹지 않는 것에 비해, 퍼치는 동족을 잡아먹을 정도로 공격적입니다. 따라서 얼마나 퍼치가 얼마나 식탐이 강한 물고기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알드로반디의 말에 따르면 퍼치는 이탈리아에서 매우 고급 어종으로 취급되며 특히 작은 것이 더 맛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게스너 또한 퍼치와 강꼬치고기는 송어나 다른 어떤 물고기보다도 맛있다고 하며, 독일에는 “라인강의 퍼치가 제일 건강에 좋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강에서 서식하는 퍼치는 특히 건강에 좋아서 의사들이 환자와 열병에 걸린 사람들과 임산부에게 추천하는 물고기라고 게스너는 말합니다.
퍼치는 1년에 한 번만 산란하며, 의사들은 영양가가 높다고들 하지만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론델레티우스에 따르면 퍼치는 이탈리아의 포 강과 영국에 가장 많이 서식한다고 하며, 퍼치의 뇌에 있는 돌은 신장결석의 치료에 효능이 있어서 여러 나라의 약제상들이 취급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철학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이 민물에 사는 퍼치를 찬양하는 얘기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등지느러미가 하나뿐인 바다 퍼치를 추천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영국에서는 보기가 어렵습니다.
퍼치는 느리게 성장하며 들은 바로는 60㎝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낚시인의 한 명이기도 한 아브라함 윌리엄스 경이 이만한 크기의 퍼치를 잡은 것으로 아는데, 그 녀석은 배가 볼록했다고 하며 아마도 자기 몸의 절반 정도 되는 강꼬치고기를 잡아먹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 녀석은 강꼬치고기를 잡아먹기는 했지만, 강꼬치고기를 두려워하여 칠면조가 꼬리를 세우듯이 등지느러미를 세우고 위력을 과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퍼치는 용맹하게 자기를 방어하는, 식탐이 강한 어종이지만 일 년 내내 먹이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어서 퍼치는 추운 겨울에는 먹이활동을 거의 하지 않지만, 날이 따뜻하면 한낮에 잠깐씩 먹이활동을 합니다.
모든 물고기는 겨울철이면 날씨가 따뜻할 때만 먹이활동을 하는데, 뽕나무의 싹이 틀 때까지 먹이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즉, 냉해를 피한 뽕나무가 꽃을 피우는 것처럼 퍼치가 먹이활동을 하는 시기도 비슷하답니다.
퍼치는 대담하게 먹이활동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퍼치 20~40마리가 떼를 지어 있다면 같은 장소에서 차례로 모두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퍼치는 세상의 악인들처럼 그들의 동료가 차례로 죽어가는 모습을 보더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퍼치는 두려움이 없다고 하지만 단독으로 행동하는 강꼬치고기와는 달리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퍼치를 잡기 위한 미끼는 많지 않으며 지렁이, 피라미, 작은 개구리와 같은 세 가지 정도가 반응이 좋은데, 개구리는 건초를 만들기 위해 풀을 베는 시기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지렁이는 붉은줄지렁이를 이끼나 회향으로 깨끗하게 씻어서 쓰는 것이 제일 좋으며, 쇠똥 밑에 있는 머리가 파란 지렁이도 좋아합니다.
피라미를 미끼로 사용할 때는 살아있는 것을 쓰는 게 제일 좋으며 등지느러미에 바늘을 꽂거나 윗입술에 꽂은 다음 중층이나 그것보다 조금 더 낮은 층에서 아래위로 움직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찌는 너무 작지 않은 것을 사용하여 퍼치가 있는 수심을 탐색합니다.
퍼치를 잡을 때와 마찬가지로 작은 개구리를 미끼로 쓸 때는 낚싯바늘을 뒷다리에서 위로 끼워 고정시키면 됩니다. 끝으로 주의할 점은 퍼치가 미끼를 먹을 여유를 충분히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기다렸다 챔질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얘길 했더니 조금 피곤하군요. 잠깐 쉬었다 하기로 합시다.
사냥꾼: 스승님, 죄송하지만 아직 비가 오고 있으니 다른 물고기에 대해 얘기해주실 수 없겠습니까? 스승님께선 낚싯대는 비싼 이자를 주고 빌린 돈과 같은 것이므로 빌린 동안에는 돈이 아깝지 않도록 충분히 즐겨야 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다른 물고기 얘기를 조금만 더 해주십시오.
낚시꾼: 그보다는 뭔가 힘이 나는 그런 것 없을까요? 기억력도 좋고 유쾌한 성격을 가진 당신이라면 뭔가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만.
사냥꾼: 있습니다. 스승님. 존 던 박사가 지은 시가 있습니다. 특히 그 시는 물고기와 낚시에 대하여도 노래하고 있어서 좋아하는데 이제부터 들려 드리겠습니다.
내 사랑이여 내 집으로 오소서
언제나 즐거움이 가득한 내 집으로 오소서
금빛 모래와 수정같이 맑은 시냇물
은색 바늘과 은색 실로 낚시하는 즐거움이 있는 곳
강물은 부드럽게 속삭이고
당신의 눈동자는 태양보다 따뜻하여라
반짝이는 물고기 헤엄치는 그곳에서
당신이 헤엄칠 때
모든 물고기 모여들고
너의 손에 잡히고파
너를 향해 헤엄치누나.
그대의 수줍음에
해도 달도 빛을 잃어
나의 눈만 남을지라도
나는 그댈 볼 수 있으리.
낚싯대를 쥔 손, 꽁꽁 얼고
조개껍질과 갈대에 상처 입고
진흙투성이 몸으로
물고길 잡은들 어떠리오.
거친 두 손으로 그물을 잡고
힘들게 물고기 건져 올리지만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플라이를 만들어
불쌍한 물고기를 유혹하누나.
그런 속임수, 그대에겐 필요 없나니
그대가 바로 탐스런 미끼이어라
그대의 매력에 모여든 물고기들은
나보다 훨씬 현명하여라.
낚시꾼: 나도 예전에 들었던 것인데, 잘 기억하고 있군요. 덕분에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럼 조금이나마 쉬었으니 장어 얘기로 보답하겠습니다. 비는 아직도 내리고 우리의 낚싯대에 이자도 붙었을 테니 여기 인동 울타리에 앉아서 조금 더 얘기를 나누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