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어대전 제11장: 텐치의 생태와 낚시하는 방법
텐치(Tench) : 잉어과의 민물고기로 닥터피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여름철에 산란한다. 성어의 평균 체중과 크기는 1.5㎏, 30~50㎝ 정도이며, 진흙 바닥의 수초에 숨어서 활동하고 경계심이 많아 낚시로 잡기가 어려운 편이다.
낚시꾼: 물고기의 의사라고 하는 텐치는 강보다는 저수지를 좋아하고 깊은 곳을 선호합니다. 캠던의 말에 따르면 도싯셔 주에 있는 어느 강에는 텐치가 아주 많이 서식하고 있다 하는데, 그곳에서도 가장 깊고 조용한 곳에 서식한다고 합니다.
텐치는 아주 큰 지느러미와 아주 작고 부드러운 비늘을 가지고 있고, 금빛의 눈 주위에는 빨간 테두리가 있으며 입 양쪽에는 작은 수염이 있습니다.
모든 텐치의 머리에는 두 개의 조그만 돌이 있는데 외국의 의사들은 이것을 아주 귀하게 여기고 있으며 다른 용도로도 유용하지만 맛은 그렇게 뛰어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론델레티우스가 로마에 있었을 때, 매우 아픈 사람의 발을 텐치를 이용하여 치료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는데 그것은 유대인의 특별한 의식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유대인들은 기독교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많은 것 같으며, 삼나무에서 관목에 이르기까지 만물의 본질을 알고 있던 솔로몬의 시대로부터 구전으로 전해진 것들은 글자로 기록되지 않은 채 다른 나라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대대로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한 것은 타민족과 교류하는 것은 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 나쁜 유대인들도 있어서 그들에 의해 이를 산 채로 먹으면 황달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정보가 우리에게까지 전해질 수 있었으며, 그 밖의 많은 약도 우리가 연구를 거듭한 끝에 얻은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은 것이나 그들이 발견한 것들을 우리에게 알려준 것들입니다.
텐치는 식용하기도 하지만 산 것이건, 죽은 것이건 인간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그러나 그 얘기는 그만두기로 하겠습니다. 겸손하고 정직한 예술인 낚시는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둘 정도로 무례한 것이 아니니까요.
약제와 신성에 대한 숨겨진 비밀을 알고 있다고 자만하는 사람들은 결국엔 그것에 의해 파멸되고 말지만 나는 더이상 그들의 일에 간섭하고 싶지도 않고, 그들이 현명한 분별력을 가지는 걸 바라지도 않습니다.
외람되지만 텐치는 물고기의 의사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강꼬치고기가 병들거나 상처를 입었다면, 텐치와의 접촉만으로도 치유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 폭군인 강꼬치고기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텐치를 잡아먹지 않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물고기도 치료할 수 있는 천연 치료제를 몸에 지니고 있다는 텐치는, 흙탕물을 좋아하고 그곳에 있는 수초에서 먹이활동을 합니다. 텐치의 맛은 그저 그런 편인데, 지금부터 잡는 방법 몇 가지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텐치는 갈색 빵과 벌꿀로 만든 떡밥이나 습지에 사는 지렁이나 갯지렁이를 좋아하며 타르를 섞으면 어떤 떡밥이라도 좋은 반응을 보이며, 작은 지렁이도 효과가 있습니다. 지렁이 머리를 잘라내고 바늘에 끼는 것도 좋으며 그 앞에 대구벌레를 끼우면 더 효과가 좋습니다.
더운 여름철 3달 동안은 플랙 웜이나 배추벌레에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그 외의 기온이 내려가는 9달 동안은 활동성이 떨어져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텐치는 나도 많이 잡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 정도로 마치겠습니다만 당신은 열심히 해서 많이 잡으시기를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