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작 월턴(Izaak Walton)이 쓴 ‘The Compleat Angler’는 낚시의 바이블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지만, 국내에서 번역본이 출판된 것은 여러 차례 소개한 것처럼 2014년에 작고하신 안동림 교수님과 이재룡씨가 번역한 2권뿐입니다.
그러나, 2권 모두 조어대전(釣魚大全)을 완전하게 번역했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이재룡씨가 번역한 것은 자꾸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감히 이런 평가를 하느냐고 나무라거나 반문할 수도 있기에 지금부터 번역본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안동림 교수께서 번역하신 것은 일본에서 번역된 것을 다시 번역한 것으로, 교수님께서 번역하신 일본의 번역본은, 번역하던 일본인이 영문판의 낙장(落張) 때문에 찰스 코튼이 쓴 제2부의 일부가 빠져있음은 역자도 본문에서 밝히고 있는 바입니다.
그러나 제1부 제5장의 송어낚시에 관한 부분은 전체의 30%가 정도가 빠져있음에도 그 이유를 일본인 역자(譯者)가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마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따라서, 안동림 교수님의 번역본도 제1부 제5장 송어낚시에 관한 내용이 30%가 누락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재룡씨의 번역본에도 이처럼 30%가 빠져있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당시는 이미 1903년판 조어대전이 공개 도메인에 올라있던 터였기에 원본을 번역했다면 이재룡씨는 30%를 빼먹지 않아야 했을 뿐만 아니라, 빠진 부분이 안동림 교수님의 번역본과 일치한다는 것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의문은 금방 풀렸는데, 그 얘기에 앞서 하나만 더 짚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이작 월튼의 The Complete Angler의 번역을 시작하면서”란 포스팅에서 이미 비교해본 바가 있었지만 두 권의 번역본은 목차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원본의 목차는 제1부가 전부 2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안교수님의 번역본은 원본과 같은 21장이 마지막이고, 이재룡씨의 번역본은 20장까지로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아주 중요한 원본의 제19장은 두 권 모두에 빠져있다는 것이 크나큰 문제인 것입니다.
아이작 월튼이 쓴 조어대전의 제1부 제19장은 영국의 유명한 강과 물고기에 대한 내용이지만 국내 번역본 모두는 이것을 빠뜨리고 출판되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2권 모두. 이것도 우연의 일치일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은 금방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안동림 교수님의 번역본은 오역(誤譯)한 부분이 2군데 있었는데, 긍정문을 부정문으로, 부정문을 긍정문으로 번역한 것이 그것이며 글자를 빠뜨린 탈자(脫字)가 딱 한 군데 있었습니다.
물론 탈자는 있을 수 있는 일이어서 문제라곤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빠진 글자가 똑같이 이재룡씨의 번역본에서도 발견된 것은 우연이라고는 보기가 어렵습니다.
특별히 뛰어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1903년 조지 벨 출판사에서 펴낸 아이작 월턴(Izaak Walton)이 쓴 ‘The Compleat Angler’ 제1부의 번역을 드디어 마무리 지었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원고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시원한 맥주나 한잔 마실까 합니다.